미국 노드스트롬 백화점은 직원의 유능감(competence)을 최고로 높여주는 조직으로 손꼽힌다. 직원 복무규정을 보면 이 회사가 직원의 유능감을 얼마나 높여주는 회사인지 알 수 있다. 노드스트롬 백화점의 복무 규정은 다음과 같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당신의 현명한 판단에 따라 주십시오. 그 외에 다른 규정은 없습니다. 궁금한 사항이 있으면 언제라도 부서장, 점포장, 사업부 책임자에게 자유롭게 질문해 주십시오.”
노드스트롬이 공식적으로 표방한 바와 같이 다른 경쟁사들과 그들의 유일한 차이는 고객을 대하는 방법에 있다. 한마디로 요약하면 “고객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라면 자신의 현명한 판단에 따라 무엇이든 하라”는 것이다. 노드스트롬에서는 “윗사람과 상의해봐야 한다”는 말을 들을 수 없다. 직원의 유능감을 높여주는 조직의 직원들은 자신의 업무에 대한 책임의식과 자부심을 갖고 일하게 된다.
퍼블릭스 슈퍼마켓은 1930년 George W. Jenkins가 설립한 후 포춘 500대 기업으로 성장한 미국의 식료품 체인점이다. 미국 전역에서 800개 이상의 점포를 운영하고 있으며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회사 중 하나다. 퍼블릭스의 홀리스 사장은 직원들은 물론 심지어 매장에서 일하는 아르바이트생의 이름까지 모두 기억한다. 자주 현장을 방문해 아르바이트생에게 인사를 건네고 공부는 잘하고 있는지 묻는다. 신입사원의 딸이 병원에 입원하면 관리자가 병문안을 가고, 직원들을 위한 파티를 자주 열어 그들을 격려한다. 구성원이 열정적으로 일하도록 하는 한 가지 원칙은 자주 칭찬해주고 격려해주는 것이다.
1.직원의 자아존중감을 높여주는 조직
직원의 자아존중감을 높여 직원들 스스로가 열정과 자부심을 갖고 즐겁게 일하도록 환경을 조성해주는 조직은 직원의 유능감, 중요감(significance), 호감을 높여주는 조직이다. 유능감, 중요감, 호감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말은 다음과 같다.
유능감: “당신은 대단한 능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입니다.”
중요감: “당신은 우리 회사에 없어서는 안 되는 소중한 사람입니다.”
호감: “우리 회사는 당신을 사랑합니다.”
권력투쟁, 의존성 확산, 갈등 회피, 뒷담화, 소문, 무관심, 비협력적 태도… 이는 여러 조직에서 빈번히 일어나는 문제다. 이러한 문제의 공통점은 바로 무의식 중에 자기 스스로를 지키려는 의지가 왜곡 표현된 결과라는 점이다. 오늘날 많은 기업들이 안고 있는 문제인데도 쉽게 해결되지 않는다
긍정심리학의 창시자인 셀리그먼 교수는 “행복한 삶은 자신의 강점을 매일 발휘해서 행복을 만들어 가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주장은 현대 경영학의 아버지 피터 드러커의 “조직이 성공하려면 각 구성원의 강점을 활용해야 한다”는 메시지와 일맥상통한다.
심리적인 질환을 가진 환자에 대한 치료에 초점을 맞춘 기존 심리학에서 벗어나, 보통의 사람이 좀 더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특징을 연구하고 육성하는 데 초점을 둔 긍정심리학은 비즈니스에서도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다.
1951년 미국 해군은 당시 윌 슈츠 하버드대 교수에게 원자력 잠수함의 승조원들이 오랫동안 잠수해야 하는 근무 환경 속에서 유발되는 극도의 스트레스 상황을 극복하고, 서로 협력해 함께 일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연구를 수행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잠수함에서 일하는 팀들을 연구한 뒤 FIRO(Fundamental Interpersonal Relationship Orientation·기본대인관계 지향)라고 이름 붙인 이론을 개발했다.
이 이론은 인간관계의 심층부에 대해 설명한다. 사람들은 그룹을 이루고 함께 있을 때 인간관계에서 ▲Inclusion(사회적 관계/소속) ▲Control(지배의 욕구/리더십) ▲Affection(애정) 등의 세 가지 요소를 얻고 싶어한다.
①Inclusion(사회적 관계/소속)
무시 당하지 않고, 자신이 중요하게 여겨진다는 느낌을 갖는 것을 말한다. 자아존중감이 확립되지 않은 사람들은 쉽게 자신의 기여 혹은 공로가 과소평가된다고 느낀다. 자신이 홀대 받고 있다고 생각되면 행동이 경직될 수밖에 없다.
② Control(지배의 욕구/리더십)
능력이 있다는 느낌을 가지는 동시에 바보취급 당하지 않는 것을 말한다. 자아존중감이 부족하면 지위를 통해 권력을 휘두르려고 하거나 극단적으로 반대의 행동을 보여서 자신의 의견을 제시하지 못하는 수동적인 사람이 된다.
③Affection(애정)
자신이 사랑받고 칭찬받고 있다고 느끼는 것이다. 자아존중감이 확립돼 있지 않은 사람들은 극단적인 행동을 택한다. 새로운 아이디어가 있어도 전혀 이야기를 하지 않거나, 다른 사람에게 너무 지나친 칭찬(아첨)만 늘어놓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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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기업의 지속적 성장을 위한 열쇠, 자아존중감
긍정심리학을 기업에 적용한 예로 ‘나에 대한 긍정적인 자기상 또는 자기 이해’라고 할 수 있는 Self-esteem(자아존중감)을 활용해 조직 진단, 교육프로그램, 컨설팅 등을 수행하는 ‘The Human Element’를 들 수 있다. The Human Element는 윌 슈츠(Will Schutz) 박사가 자아존중감이라는 심리학 용어를 바탕으로 긍정심리를 기업현장에 침투하기 위해 만든 툴이다.
슈츠 박사는 비즈니스 세계에서 자신에 대한 깨달음, 신념, 선입견 등이 조직의 생산성, 리더십, 팀워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연구했다. 그는 “기업 조직은 반드시 이러해야 한다”는 기존 상식에 의문을 품고 “기업은 제품이 아닌 사람에게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때까지 많은 기업들은 단기적인 목표달성을 위한 전술과 방책에만 집중해 비즈니스의 중심이 되는 제품과 서비스의 개선을 위한 투자에만 신경썼다. 또 생산성 향상을 위한 조직 구조에 집중한 나머지 조직 내에서의 인간관계가 가져오는 영향을 무시하고 있었다. 심지어 ‘우리 회사의 가장 큰 자산은 사람이다’를 사훈으로 내세운 기업들조차 직원들의 인간관계를 개선하기 위한 투자를 거의 하지 않았다.
슈츠 박사는 조직에서 전략도 중요하지만 전략을 실제 수행하는 인간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야말로 생산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고 생각했다. 그렇기에 조직이 단순한 ‘우량조직’에 머물지 않고 ‘위대한 조직’으로 비약하고 장기적으로 성공을 이루려면 자아존중감에 대한 인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슈츠 박사는 올해 일본에서 출간된 책 ‘모든 것은 당신이 선택한다’에서 자아존중감의 개념을 다음과 같이 정의했다.
“Self-esteem이란 단어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의미로 자만심 또는 자부심으로 해석돼 부정적으로 쓰이는 일이 많다. 하지만, Self-esteem이란 자기자신에 대한 긍정적인 감정으로, 강한Self-esteem을 가진 사람은 정직하고, 유연성 있으며, 자기 책임감이 높고, 실패에 대한 회복력이 강하며, 창조성을 발휘하고, 타인에 대한 배려심이 강하다.”
자아존중감은 내가 나의 ‘자기개념’에 대해 가지고 있는 기분이다. 내가 ‘되고 싶은 자신’과 ‘현재 나의 모습’이 합치되면, 나는 ‘긍정적인 자기개념’을 가지게 돼 내가 바라는 만큼 활기 있고, 중요하고, 유능하고, 사랑받아 마땅한 사람이라고 느끼는 게 가능해진다. Self-esteem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다음과 같은 사례를 소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