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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재관리도 ‘저스트 인 타임’

DBR | 5호 (2008년 3월 Issue 2)
피터 카펠리
번역 오영건 kwonoy@hotmail.com
 
오래전부터 기업 경영자들은 인재 관리의 실패로 골머리를 앓아 왔다. 미국의 선진 기업들조차도 자사의 인력이 초과되거나 부족해지는 문제를 반복 경험하며 수십 년 동안 인재 관리에 어려움을 겪었다. 인재 관리는 인적 자원에 대한 수요를 예상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계획을 수립하는 일이다.
 
인재 관리에 대한 기업의 대응방안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첫째는 지금까지 가장 일반적이었던 방법, 즉 ‘아무런 대응도 하지 않는 것’이다. 인재 관리라는 말이 의미가 없을 정도로 수요를 예측하지도 않고, 계획도 수립하지 않는 것이다. 이런 기업은 전적으로 외부채용에 의존하며 관리자급 인재가 넘쳐나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
 
두번째는 대기업이 일반적으로 활용하는 방법으로 1950년대의 복잡하고 관료적인 모델을 기반으로 인재 수요를 예측하고, 실행 계획을 수립하는 식이다. 이는 사업 예측 가능성이 상당히 높았던 시기에 개발된 전통적인 방법이기 때문에 오늘날과 같이 변화가 극심한 환경에서는 예측이 힘들고 실행에 비용이 많이 들어 실패할 확률이 높다.
 
이제는 기업 환경의 불확실성을 감안해 인재 관리 접근법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 다행히 많은 기업들이 수십 년 동안 공급망 관리와 같이 불확실한 환경에서 수요를 예측하고 이를 달성하는데 필요한 모델을 개발해왔다. 생산관리와 공급망 관리의 교훈을 활용해 기업들은 현실에 맞는 인재 관리 모델을 개발할 수 있다. 자세한 내용을 살펴보기 전에 인재 관리의 역사를 간략하게 살펴보자.
 
인재 관리 약사(略史)
1950년대에는 내부 인재 육성이 일반적이었다. 임원 코칭 프로그램부터 360도 피드백, 직무 순환제, 유망인재 개발 프로그램까지 오늘날 기발해 보이는 관리자 육성 프로그램은 모두 이미 이 시대에 보편적인 활동들이었다.
 
내부 인재 개발 프로그램은 몇몇 대기업을 제외하고는 1970년대 들어 불확실성이 커진 시장 환경 변화에 대응하지 못하고 사라졌다. 당시 경기침체에 대해 예측하지 못하면서 성장 가설에 따라 운영되던 인재 공급 경로는 경기가 침체되자 중심을 잃게 됐다. 관리자급 인재의 초과 공급이 사무직 근로자를 함부로 해고하지 못하는 정책과 맞물리면서 기업의 팽창을 불러왔다. 1980년대 초 급격히 경기가 침체되면서 화이트칼라가 잇따라 해고됐으며, 많은 기업이 인재 육성을 위한 활동과 관련한 인력을 감축하고 위계 구조를 단축하면서 평생 고용의 개념도 사라졌다. 인력을 줄이기 위해, 특히 중간 관리자를 축소하기 위해 이런 조치들을 취했음에도 불구하고, 왜 내부 인력을 위한 인재 프로그램은 유지되고 있을까?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펩시나 GE 등의 기업은 ‘인재 사관학교’로 불리며 아직도 내부 인재 육성에 투자하고 있다. 과거 대부분의 기업이 실시했던 일부 프로그램을 단순히 유지하는 방식으로 인재 육성을 위한 기반을 닦았다. 이 기업들의 상당수는 인재 프로그램의 비용만 삭감하고 프로그램은 그대로 유지한 덕분에 1980년대 기업 구조조정의 물결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다.
 
2000년 이후 유니레버가 인도에서 직면한 문제도 적절한 사례가 된다. 1950년대부터 모범적인 고용주이자 인재 개발 기업으로 알려진 유니레버는 2001년 경기침체 이후 경영층이 비대해지고, 기업의 성장이 정체됐다. 새로운 경영환경상 따라 관리자에 대한 수요가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2004년 유니레버의 중간 관리자는 2000년에 비해 27% 증가한 1400명에 이르렀다. 직원을 해고하지 않는다는 암묵적인 정책 때문에 유니레버는 다른 나라에서 이들의 일자리를 찾아주거나 새로운 일자리를 사들여야 했다.
 
전통적인 인재 개발 방법의 대안은 외부 채용이다. 이 방법은 기업들이 해고된 인재 풀을 통해 대규모 채용이 가능했기 때문에 1990년대 초에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경제가 지속적으로 성장함에 따라 기업들이 잇달아 경쟁사에서 인재를 채용하면서 인재 유지에 문제가 생겼다. 자사가 키운 인재들이 기업을 떠나는 것을 보면서 고용주들이 인재 개발 투자에 손을 떼기 시작한 것이다. 한 의료기기 회사의 인사팀이 관리자 육성 프로그램을 제안하자 최고경영자가 ‘경쟁사가 우리를 위해 인재들을 육성하고 있는데 왜 우리가 인재를 육성해야 하는가’라고 필자에게 물었던 기억이 난다. 이렇듯 1990년대 중반까지 대부분의 기업들은 경쟁사를 통해 인재를 채용하는 동시에 내부 인재를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외부 인재 채용은 1990년대 말 필연적인 한계에 봉착했다. 경제가 확장되면서 활용 가능한 인력들이 모두 고용됐기 때문이다. 기업들은 경험 있는 인재들을 끌어 모으는 동시에 같은 비율로 경쟁사에게 그런 인재를 빼앗기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특히 헤드헌터를 고용할 경우 외부 인재 탐색 비용은 더욱 증가했고 직원들의 외부 채용으로 내부 인재 유지 프로그램은 악화됐다. 적절한 인재의 유치와 유지는 경영진이 관심을 가져야할 우선 항목이 됐지만 아직도 이렇다할 진전이 없는 게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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