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수십 년 동안 소비자들이 획기적인 신제품을 갈망할 때마다 기업들은 ‘다다익선’이라는 생각에 더 많은 제품을 선보여왔다. 그런데 요즘 시중에 나와 있는 제품 수가 많아지고 복잡해지면서 소비자들이 아예 구매를 하지 않는 사례가 빈번해졌다. 이 때문에 기업들의 기존 관행이 잘못됐다는 인식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제 기업들은 잡초를 뽑듯 ‘나쁜 복잡성’과 ‘좋은 복잡성’을 구분하는 현명한 복잡성 관리법, 이른바 ‘스마트 컴플렉시티(smart complexity)’ 개념을 토대로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 이 방법은 기업이 경쟁에서 진정 승리하도록 이끌어줄 것이다.
복잡성을 관리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은 전혀 새로운 얘기가 아니다. 수십 년 동안 기업의 운영 관리자들은 비용 절감을 위해 최고경영자(CEO)들에게 제품 라인의 단순화를 요구해왔다. 또 마케터들은 잘 안 팔리는 제품들을 기업의 포트폴리오에서 없애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복잡성은 그 어느 때보다 더 커지고 있다. 오늘날 기업들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비용 절감이 절실한데도 오히려 복잡성이 커져 비용을 늘리고 있다. 이런 복잡성은 소비자들의 구매 과정도 방해하고 있다.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1100가지 토마토소스와 45가지 샴푸를 일일이 알지 못한다.
운영 관리자들은 복잡성을 잘 관리해야 한다는 사실을 잊고 있는 걸까? 아니면 기존 철학과 이론, 방법론들이 실패한 걸까? AT커니는 최근 글로벌 소비재 기업의 복잡성을 관리하기 위해 새로운 방법론을 적용한 결과, 고무적인 성과를 얻었다. 이 회사의 마진은 1%포인트 올라 3%가 됐다. 놀라운 사실은 이러한 성과가 일시적이지 않고 지속됐다는 점이다. 보통 무리하게 비용 절감을 실행하면 일시적 성과만 내고 오히려 향후 성장을 저해할 수도 있지만, 새 방법론으로 접근한 결과 수익이 꾸준히 개선되는 토대가 만들어졌다.
우리가 적용한 ‘스마트 컴플렉시티’ 방법론은 단순히 기업 내부의 특수한 문제를 풀거나, 기존 방법론을 바꾸는 것 이상의 혁신적 사상에 기반을 두고 있다. 스마트 컴플렉시티는 실질적으로 기업을 보는 관점을 바꾼다. 특히 ‘새롭고 다양한 모든 제품이 성장을 이끈다’는 기존 개념에 정면으로 도전한다. 단순히 ‘무엇을 줄여야 하는가?’라는 질문 대신에 ‘우선 얼마나 필요한가?’라는 새로운 질문을 내놓는다.
물론 철학을 바꾸기가 쉽진 않다. 직원들이 ‘더 많은 것이 더 좋은 것’이라 믿은 채, 많이 만들수록 그만큼 더 보상을 받으면서 더 많은 비즈니스 모델을 만드는 게 왕도라고 여기며 일해왔다면, ‘더 많은 것’은 곧 ‘지나치게 많은 것’과 같다는 개념을 쉽게 받아들일 수 없을 것이다.
스마트 컴플렉시티는 기존 복잡성 관리 방법론을 뛰어넘는 새로운 개념으로, <그림1>과 같이 4단계로 구성돼 있다. 이 방법으로 접근하면 각 기업들은 제품 포트폴리오를 통해 보다 큰 성과를 얻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