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스타들은 어디서든 빛난다 그들의 생존지혜를 배워라

3호 (2008년 2월 Issue 2)

4년쯤 전 인재 쟁탈전이 한창 벌어지고 있을 때, 나와 동료학자들은 경영자들에게 경쟁사에서 높은 실적을 올린 스타들을 빼올 때 상당한 위험이 따른다는 경고의 글을 하버드비즈니스리뷰에 게재한 적이 있다.
 
1000명이 넘는 스타 증권분석가들의 부침을 조사한 뒤, 우리는 스타 플레이어가 회사를 옮길 경우 그의 실적만 추락하는 게 아니라 그가 새로 옮겨간 회사의 시장가치도 함께 떨어진다는 것을 알아냈다. 게다가 이 스타들은 자신들을 유혹한 후한 보수 패키지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조직에 그리 오래 머물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지난 3년 동안 데이터를 좀 더 깊숙하게 분석해보니 이 문제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는 것을 알았다. 한 집단의 애널리스트들은 고용주를 바꾼 뒤에도 실적을 유지했다는 믿을 만한 결과가 도출됐다. 바로 여성 집단이었다.
 
남성 스타들과 달리 여성 스타들-최초 조사한 스타 애널리스트의 18%인 189명의 여성 스타들-은 회사를 옮긴 뒤에도 직장을 옮기지 않은 여성 스타들 못지않은 실적을 냈다. 그리고 회사에서 남성 스타들에게 너무 많은 돈을 주고 있다고 믿거나, 남성 스타들의 실적 저하를 예상하는 듯했던 투자자들도 여성 스타들에 대해서는 다른 인상을 가졌다. 남성 스타들을 빼내온 회사들은 통계적으로 의미있는 0.93%의 주가 하락을 겪은 데 반해, 여성 스타들을 빼내온 회사들은 통계적으로 큰 의미는 없지만 0.07%의 주가 상승을 기록했다.
 
왜 그런 차이가 날까? 나는 매우 소중한 두 가지 설명을 찾아냈다. 첫째, 최고의 여성 애널리스트들은 회사 내부적 관계보다 그들이 분석을 담당하는 기업과 고객들과의 외부적 관계들을 구축했다. 이는 다른 회사로 옮기더라도 이동이 가능하다. 이에 비해 남성 애널리스트들은 자신이 일하는 회사의 내부 네트워크 고유 자원, 능력 등에 더 많은 투자를 하면서 특정 회사와 특정 팀을 기반으로 한 인적 자본을 더 많이 확보하는데 주력했다.
 
둘째, 여성들이 장래의 고용주를 평가하는 문제에 대해 더 큰 신경을 썼다. 그들은 자신이 이미 성공을 거둔 회사를 떠나기로 결심하기 전에 자신이 선택한 회사를 세심하게 평가했고 여러 요인들을 폭넓게 분석했다. 여성들은 자신의 성공을 보장해주는 인적 네트워크를 자신의 방식으로 구축할 수 있는 회사를 찾는다.
그렇다고 여성 스타들의 행운을 여성 특유의 내재적 특징 덕분이라고만 볼 수는 없다. 그들은 업무추진 중 어떤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전략적 선택을 하게 된다. 이런 일련의 과정에서 다른 직장으로 이동이 가능한 역량을 쌓은 경우가 많다. 이것이 바로 그들을 스타로 만들었다. 이런 과정을 바탕으로 다른 회사에서 자신의 능력을 고도로 발휘할 수 있게 됐다.
 
여성 스타들은 자신들을 불리하게 만드는(내부적)관행을 극복하는 수단으로서(외부를 지향하는) 경력관리 전략을 채택하지만, 그렇다고 그들의 전략이 차선의 대안인 건 아니다. 이는 오히려 어떤 매니저라도 마땅히 가져야 할 능력 중 하나다. 높은 실적을 올리는 스타들에 대한 연구는 단 하나의 노동시장 -월가의 애널리스트- 에 초점을 맞췄지만, 여성들이 직면하는 문제는 경영 컨설팅, 건강관리, 홍보, 광고, 법조계 같은 다른 지식 기반 산업들에서도 유사하게 나타난다. 여성 스타들의 전략은 남성과 여성 모두가 어떤 환경에서도 빛나는 자신의 능력을 증진시키는 데 보탬이 될 수 있다.
 
외부 네트워크 구축
영업사원, 증권거래인, 투자은행원들은 대부분 남자다. 남자들은 다른 남자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경향이 있다. 연구 대상인 스타 여성들은 현행 권력구조에 자신들을 융화시키려는 노력이 좌절을 겪고 나서 고객들과의 관계 및 자신이 상대하는 회사들과의 접촉 지점을 개척하는 데 상당한 노력을 기울였다. 그들이 외부에 초점을 맞추기로 결정하는 데는 다음 네 가지 요인이 영향을 미쳤다. 불편한 사내 관계, 빈약한 멘토십(영업부와 주식거래인들 사이에 특히 두드러진), 동료들의 무관심, 노동시장에서의 취약한 지위가 그것이다.
 
불편한 사내 관계
참호 속 같은 문화에 진입한 별난 소수자로서, 연구 대상 여성들은 월가에 발을 딛는 순간 자연스런 관계의 결핍을 경험했다. 노골적으로 적대감을 표현하거나 고의적으로 ‘왕따’를 시키지는 않았지만 진심으로 여성을 수용하는 직장은 드물었다. 회사들은 이런 분위기를 사실상 방치했다. 이는 공공연한 성차별의 결과이거나 아니면 단지 남성 경영자들인 기업문화를 바뀔 필요성을 인식하지 못했기 때문이기도 했다. 메릴린치(Merrill Lynch) 주식 리서치부의 전 인사과장 새라 칼렌(Sara Karlen)은 사람들이 자신과 유사한 점이 많은 사람들과의 관계를 발전시키는 과정에서 가장 큰 편안함을 느낀다고 지적했다. 투자은행의 세계에서 그것은 남자들끼리의 관계를 뜻했다.
 
어떤 여자들은 또 내부 관계를 개척하는 데 따르는 리스크-남자들에게는 해당되지 않는 위험-를 지적했다. “누군가가 ‘그 여자가 그 남자한테 최고 점수를 받은 건 그와 함께 자는 사이이기 때문이야.’라고 말하는 소리를 듣고 싶은 사람은 없을 겁니다.” 전 스타 애널리스트 보니타 오스틴(Bonita Austin)의 말이다. “나는 여자들이 회사, 특히 영업이나 주식거래를 하는 모든 남자들-자신의 보수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모든 남자들-과 진심이면서도 매우 직업적인 관계를 유지할 때 여성 애널리스트로서 더 나은 대우를 받을 거라고 생각해요.” 여성 애널리스트들은 이처럼 이중의 굴레에 매여 있었다. 관계와 네트워크의 기반이 중시되는 산업에서 그들은 관계를 오해받을까 두려워 남자 동료들과 친하게 지낼 수 없었다.
    
빈약한 멘토십
스타가 된 여성 애널리스트들에게는 대부분 멘토가 있었다. 사실, 주식 리서치 분야에서의 스타 여성과 스타 아닌 여성의 가장 두드러진 차이는 도와주는 멘토가 있는지 여부다. 그러나 스타 여성들은 그런 관계를 맺는 데 따르는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들은 남자들에 비해 멘토를 가질 가능성이 적었고, 멘토를 가진 이들도 남성 스타들에 비해 도움을 덜 받았다.
 
게다가 연구 대상 여성 애널리스트들은 지도를 받을 때조차도 자신들이 같은 직급의 남자들과 비교해 거의 임시직 처우를 받았다고 밝혔다. 그 결과 그들은 멘토가 제공하는 가장 귀한 서비스 한 가지를 받지 못했다. 인간관계 네트워크에 대한 접근이었다. 칼렌은 자신이 메릴린치를 떠나 다른 회사에 들어갔을 때의 이야기를 전해줬다. “새로 옮긴 회사의 어떤 남성은 곧장 중역의 반열에 올라 최고위험관리자(CRO ·chief risk officer)가 되었습니다. 그는 3일 내내 사무실이 있던 건물에 머물렀는데, 그동안 CEO가 그를 다른 사무실로 데리고 돌아다니며 사람들을 소개해줬어요. 나는 속으로 이런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난 누구한테 날 소개해야 하는 거지? 그래서 CEO에게 물었지요. 그가 세 사람의 이름을 알려주었습니다. 그러고는 ‘당신은 세 사람 외에는 만날 필요가 없다’고 말하더군요.” 한 남성 스타는 자신은 여자들을 지도할 맘이 내키지 않는다는 걸 시인했다. 시간 낭비가 될 것 같은 위험 때문이라고 했다. “많은 여성 애널리스트들이 이 비즈니스에서 성공하기가 무척 어렵다는 이유로 이직을 합니다. 개인적인 이유로 떠나는 사람도 많지요. 남자들은 더 오래 머무르는 편이니 지도한 만큼 더 성과가 생기는 것이죠.”
 
나아가 여자들을 지도하는 남자들은-예컨대 성차별에 대처하는 방법이나 사회경력과 가정의 균형을 유지하는 법과 같은-심리사회적 측면의 지원을 많이 제공할 수 없다. 여성 멘토들은 자신의 제자가 사내 문화에 융화되도록 도울 위치에 있지 않을 수도 있다. “여자들이 여자의 지도를 받고 싶어 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꼭 도움이 되진 않기 때문이죠.” 칼렌의 말이다.
 
무심한 동료들
애널리스트들의 보고서와 투자 아이디어는 전통적으로 투자은행의 영업사원들 주로 남성에 의해자산운용사의 펀드매니저 같은 최종 고객들에게 유포된다. 그들은 주로 같이 스포츠를 즐기며 샤워를 하거나 술을 함께 마시며 유대관계를 유지한다. 따라서 애널리스트들은 그들과 강력한 유대관계를 맺기가 쉽지 않다. 남자 영업사원은 자신들이 상품과 사람을 동시에 팔고 있으며, 자신이 애널리스트와 여행할 때 바에서 술을 마시는 건 서로를 알고 믿어가는 과정의 중요한 한 부분이라고 말할 것이다. 여자들은 함께 여행할 가능성이 적다. 결혼한 여자의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그리고 여자들은 남자들보다 술집에 들락거리기가 쉽지 않다. 그렇다고 해서 정보 교환이 부족해지는 것은 결코 아니다. 투자은행의 세일즈맨은 애널리스트가 준비한 보고서의 개요를 힐끗 보고 말거나 고객을 찾아가는 도중 택시 안에서 잠깐 필수적인 사항만 챙기기도 한다.
 
남자 영업사원들은 여성들의 딜레마를 인정한다. 누군가 그것을 적나라하게 표현했다. “두 명의 애널리스트, 존(남성)과 조앤(여성)이 있다고 합시다. 둘 다 똑같이 영리하고 똑같이 훌륭한 애널리스트이며, 둘 다 20대 후반과 30대 초반의 나이에 하루 14시간 일합니다. 하루는 24시간뿐이니 나도 내 시간을 현명하게 나눠 써야 합니다. 누가 회사에 남을 가능성이 더 많을까요? 내 경험에 따르면 난 존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습니다. 조앤은 결혼을 할 거고요. 아마 아이를 낳기로 결심할 겁니다. 이게 합리적이지 않은가요? 비즈니스란 게 그런 거죠.”
 
노동 시장에서의 취약한 지위
연구 대상 여성들의 전략적 선택 가운데 일부는 해고를 당했을 때 다른 회사로 이동할 수 있는 능력을 보호하기 위한 의도가 있었던 것으로 볼 수 있다. 불황기에는 친(親)여성 기업조차도 남자보다 여자를 더 많이 해고하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 1986년 월가의 애널리스트 중 여성은 겨우 21%에 지나지 않았는데도 뒤이은 1987년 불황기에 해고된 이들 중 무려 64%가 여성이었다.
 
여성들은 사내의 이런 불이익을 상쇄하기 위해 외부 고객들과의 관계 구축에 초점을 맞추었다. 이는 적응력이 높고 전술적으로도 기민한 전략이다. 그것은 다른 회사로 이동할 수 있는 능력을 보호할 뿐만 아니라 동료들 사이에서의 평판을 높이는 추가적인 이익도 가져다준다. 고객 관계에 힘입어 기관투자가들이 뽑은 베스트 애널리스트 랭킹에 오름으로써 자신의 능력을 입증한 여성들은 그 후 사내에서 좀더 진지한 대우를 받게 된다. 한 여성 스타는 처음 랭킹에 오른 뒤에 이전에 자신을 무시하던 동료들로부터 전화를 받기 시작했다. 한 남자 영업사원은 미안한 기색조차도 없이 이런 현상의 실상을 다른 측면에서 확인해주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고객들이 내게 ‘그녀에 대해’ 더 자세히 좀 알아보라고 등을 떠민 거지요.”

    
장래 고용주에 대한 정밀 조사
남녀를 막론하고 모두가 여자들이 고용주를 바꾸는 데 훨씬 더 신중하다는 점에 동의한다. 자신의 실적과 업무 만족도 양 측면에 환경과 문화가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을 여성들이 배웠기 때문일 것이다. 남자들은 보수에 초점을 두는 경향을 갖고 있지만 여자들은 직장을 옮길 때 리서치 책임자의 태도, 여자 동료의 존재, 역할 모델과 같은 여러 가지 사항을 비중 있게 고려하는 경향이 더 크다. 리크루터(recruiter) 데브라 브라운(Debra Brown)은 “전직을 결정할 때 여자들에게 보수는 남자들한테만큼 중요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조시 에스퀴벌은 남자 동료들이 전체적인 패키지보다는 보수에 초점을 맞추는 것에 대해 이렇게 정리했다. “난 여기서 스타였고, 거기서도 스타가 될 수 있어. 돈을 더 벌고 싶을 뿐이야.” 베르트하임 슈뢰더(Wertheim Schroeder)에서 리만 브러더스(Lehman Brothers)로 옮긴 보니타 오스틴은 새 보스가 자신의 보수를 두 배로 올려주긴 했지만 그럼에도 전반적인 조건이 맞지 않는다는 느낌이 들었으면 전직을 하지 않았을 거라고 토로했다. 여자들은 부서의 문화를 바라볼 때 여자들이 적응할 수 있는지와 함께 추구하는 가치, 분위기, 기풍 등도 함께 고려한다.
 
여성에 대한 감수성
남자가 회사를 옮길 때는 그곳에 남성 역할 모델이 있을지 궁금하게 여길 일이 없다. 투자회사인 스탠퍼드 번스타인(Sanford C. Bernstein)의 리자 샐럿(Lisa Shalett)은 “많은 남자들에겐 그런 생각조차 떠오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한 회사의 문화가 이렇다는-대학교 같고, 신사적이고(white-shoe, 적대적 인수에 강력 반대하는), 능력으로 경쟁하고, 개방적이라는-일반적 관찰은 여자들이 그 회사에서 겪게 될 경험과 꼭 부합하진 않는다.
 
실제 연구 대상 여성 스타들이 직장을 옮긴 것은 정확하게 새 회사에서는 이전 회사에서보다 내부 지원을 더 많이 받을 수 있을 거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투자전략가 애비 조지프 코헨(Abby Joseph Cohen)은 채용하는 회사에서 처음부터 관심의 신호를 보낸다고 지적했다. “당신이 어딘가에서 제의를 받고 있다면 당신의 새 매니저가 당신에 대해 믿음을 갖고 있는 게 분명합니다.”
 
조직 문화의 자율성과 유연성
여성에 대한 감수성과 함께, 여자들은 대체로 자신을 독특한 스타일과 개성, 그리고 자신의 고객 네트워크를 돋보이게 할 방법을 갖고 있는 개인으로 받아들여줄 조직을 찾는다. 역사적으로 많은 회사의 종업원들은 허용 범위가 지나치게 협소한 회사의 각종 규정들과 씨름해야만 했다. 회사는 남녀 모두에게 협소하게 규정된 양식의 행동을 하고 옷을 입기를 기대했다. 이런 풍토는 어느 정도 완화되긴 했지만 여성 애널리스트들은 여전히 자신이 줄타기를 하고 있는 것 같다고 느낀다. 그들은 자신의 개인적 삶에 대한 언급을 억제하게 되는데 이런 자제가 그들을 새침하게 보이도록 만들 수 있다. 여성들의 멘토와 리서치 책임자들은 그들에게 시원시원하게 자신을 옹호하고 펼치라고 부추기지만 여자들의 공격적인 태도는 여전히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대상이다. “드세고 공격적인 여자는 여전히 고약하고 비합리적이며 감정적인 존재로 비친다.”고 새라 칼렌은 말했다.
 
매니저의 지원
여성 스타들은 부서의 기풍을 만드는 리서치 책임자를 세심하게 살핀다. 여성들은 이런 측면이 있다는 것을 서슴없이 인정한다. 코헨은 드렉슬 번햄 램버트(Drexel Burnham Lambert)로의 전직 이유를 설명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나는 직장 상사인 버트 시즐(Burt Siegel)의 사무실에서 야구 유니폼을 입은 그의 세 딸이 버트와 함께 찍은 사진이 눈에 잘 띄는 곳에 걸려 있는 걸 보았습니다. 버트는 소녀 야구팀의 코치였어요. 나는 그가 자기 딸들에게 기회를 제공하는 것처럼 내게도 기회를 만들어주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부서 사무실을 둘러보며 그가 이미 회사에 잘 적응한 것처럼 보이는 고급 인력 여성을 몇 사람 채용한 걸 보고는 그런 느낌이 더욱 굳어졌지요.” 헬레인 베커(Helane Becker)도 시즐에 대해 똑같은 결론에 이르렀다. 자기 딸들의 성취를 그렇게 드러내놓고 지원하는 건 여성의 업무 능력에 대한 그의 신념의 징표일 거라는 추론이었다.
 
회사 경영진은 영업사원이나 투자은행가들이 여성 애널리스트를 대하는 방식을 바꿀 수 있을 만큼 영향력을 지니고 있다. 한 애널리스트는 메릴린치에서 자신이 다른 한 여성 애널리스트와 함께 잭 리브킨(Jack Rivkin)과 고위 영업 간부들의 회의에 참석했던 때의 이야기를 들려줬다. 논의를 하던 중 한 영업 간부가 ‘아가씨들’이 의견을 내달라고 제안했다. 리브킨은 그런 차별적 발언에 반대 의사를 밝히면서 즉각 중재에 들어가 여자들에게 대응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평가의 객관성
마지막으로, 일부 여성들은 정치와 편애에 대한 방파제로서 부서 내의 공정한 평가제도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캐럴 무라토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공정한 실적 평가제도에 대한 기대는 생존의 필수 요건이지요. 여자들은 자연스럽게 경영진이 애널리스트의 업무 효율을 높이고 객관적인 실적 기준을 강화하려는 노력을 해온 회사를 선택할 겁니다.” 리크루터 데브라 브라운(Debra Brown)은 객관적인 평가의 보호 기능을 강조했다. “여자들은 투명한 상태를 좋아합니다… 자신의 능력을 객관적인 기준에 따라 평가받을 수 있도록요.”
    
여성 인력을 유지하며 남성을 발전시키기
내 연구결과는 성공으로 이끄는 서로 다른 방법에 대한 전략적이고 창의적 사고가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잘 보여준다. 이 연구가 한 업종에 초점을 맞추긴 했지만 남성들이 지배하는 직종에서 여성들이 유사한 문제에 직면해 있음을 보여준 연구들이 상당수 있다. 주식 리서치처럼 외부에서 객관적인 평가 기준을 갖고 있는 직업군에서조차 인지되지 않는 성차별이 상존한다는 사실은 예컨대 컨설팅처럼 보다 주관적인 평가기준을 갖고 있는 지식 직업군에 종사하는 여성들은 더 가파른 경사로를 힘겹게 올라가고 있을지 모른다는 걸 시사한다. 내가 조사한 월가의 여성 스타들이 창조적인 성공 전략을 구사했던 것처럼 남자든 여자든, 자신이 회사의 틀에 잘 맞지 않다고 느끼고 있는 다른 직업 종사자들도 얼마든지 성공할 수 있다. 스타가 되는 길은 하나만 있는 게 아니다.
 
직장인들에게 주는 또 한 가지 교훈은 이직 결정을 전략적으로 해야 한다는 것이다. 승진과 급료 인상만 볼 게 아니라 새 회사의 자원과 문화도 미리 살펴봐야 한다. 연구 대상 남성들은 여성들에 비해 보다 높은 보수라는 미끼에 끌려갔을 가능성이 훨씬 높았고, 그 결과 실적 감소라는 대가를 치렀다. 자신의 일에서 여성들이 구사하는 성공 전략은 필요에 따라 생겨난 것일지 모르지만, 일부 남성 애널리스트 역시 외부에 좀 더 초점을 맞추는 전략을 택함으로써 이익을 보지 못할 이유는 없다.
 
이 연구 결과가 조직에 시사하는 함의는 회사들이 내부에서 능력을 구축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남자든 여자든 똑같이, 사내에서 만들어지는 스타들을 붙들기 위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것이다. 스타가 되는 방법에 대한 전망의 다양성은 어떤 조직에도 소중한 자산이다. 무엇보다도 그것이 배움과 최고의 실천의 원천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스타 여성들의 경력에 보다 깊은 관심을 기울임으로써 회사들은 여자들을 끌어당기고 붙드는 일뿐만 아니라 남자들을 발전시키는 일도 더 잘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남자들이 전통의 틀에서 깨어 나오도록 고무하고 여자들이 남자들의 성공에 기여하는 내적 유대를 발전시키는 걸 도울 수 있다.
 
1980년대 말과 1990년 대 초에 리만 브러더스의 리서치센터는 1000 송이의 꽃을 피움으로써-남자든 여자든 다양한 애널리스트 집단의 상이한 전략과 재능을 뒷받침함으로써-성공을 일구어냈다. 그들은 여자들이 월가의 저평가된 자원임을 알고 그들을 끌어들여 여자들이 성공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그런 다음 모두가 이익을 볼 수 있도록 여성들의 전략을 직원 교육 과정에 포함시켰다. 잭 리브킨과 프레드 프랭클(Fred Fraenkel)의 지휘하에 리먼브러더스의 리서치센터는 여성 애널리스트들이 채용 과정에 참여하도록 장려하면서 부서 운영의 모든 측면에서 성별을 따지지 않는 정책을 엄격하게 추구했다. 그러는 사이에 1987년에 15위였던 베스트 애널리스트 랭킹 진입자 수가 1988년에는 7위로, 1989년에는 4위로, 1990, 1991, 1992년에는 1위로 뛰어올랐다. 회사가 랭킹 1위였던 기간 중 리먼의 여성 애널리스트 랭킹 진입자 비율은 다른 어떤 회사보다 높았다. 실제로 가장 탁월하고 총명한 여자들이 다른 투자은행의 리서치센터를 떠나 리만 브러더스의 리서치센터에 많이 합류했다.
 
리만의 경쟁사들의 채용위원회는 대부분 거의 남자 일색으로서 고의는 아니지만 지원자들에게 경력을 신장시킬 다양한 접근 기회가 거의 없다는 신호를 보냈다. 회사가 보다 공개된 방식으로 능력을 평가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하기 위해 리먼의 채용 절차는 지원자들이 폭넓은 범위의 직원들과 접촉할 수 있게 했다. 리브킨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매우 다른 사람들 10명을 만나다 보면 지원자가 자신과 어울릴 수 있는 누군가를 발견하게 돼 있어요. 몇몇 지원자들은, 심지어는 우리의 제안을 받지 않은 사람들조차도, 성공에 이르는 길이 하나가 아니라는 걸 보여준 데 대해 고마움을 표하더군요.” 나아가 일부 남성 애널리스트는 채용 절차를 중단하기도 했다. 여성 -최소한 자신의 팀장이 될 가능성이 있는 여성- 이 자신에 대해 면접을 하고 평가하는 것이 불편해서였다. 달리 표현하면, 그 절차는 여자가 잘 나가고 남자가 여자한테 배울 수 있는 문화에 불편함을 느끼는 남자들을 솎아내는 과정이었다.
 
이런 과정은 중요했다. 리만에서는 남자든 여자든 배울 뿐만 아니라 가르칠 수도 있는 애널리스트를 원했다. 프랭클은 뭔가 새로운 것을 내놓을 수 있는 능력을 지닌, 또 다른 직원들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보완적인 재능을 지닌 애널리스트들을 찾았다. 리만 브러더스가 이런 접근을 한 것은 최고의 애널리스트가 되는 ‘유일한’ 길이 있다는 것을 거부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프랭클과 리브킨은 다양한 스타일을 가진 인재를 끌어들여 사람들로 하여금 성별을 비롯한 자신의 개인적 정체성의 여러 측면을 자신에게 맞는다고 생각하는 방식으로 통합할 수 있게 했다. 이런 열린 채용 방식에서 진화해 나온 가르치고 지도하는 문화는 남자와 여자를 불문하고 모든 직원들에게 이익을 가져다준다.
 
자신의 능력을 다른 회사로 옮길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한 직원들의 인식은 회사마다 다르며 항상 실제와 일치하진 않는다. 스타들의 성공에 비슷하게 기여하는 두 회사, 골드만삭스(Goldman Sachs)와 메릴린치에서 그 인식은 놀랄 만큼 달랐다. 메릴린치 직원들은 자신의 능력을 다른 회사로 얼마든지 옮겨갈 수 있다고 믿었다. “우린 자유로운 대리인입니다”가 그곳의 전형적인 멘트였다. 그에 반해서 골드만삭스의 직원들은 자신이 회사에 의존하고 있다고 믿는 경향이 있다. 한 애널리스트의 말대로, “우리가 스타인 건 회사 덕분이었다.” 출근 첫날부터 직원들은 골드만삭스가 그들의 성공에 얼마나 많은 투자를 하는지 듣는다.
    
이번 연구는 직원과 회사에 공히, 경력 관리와 개발에 대한 다양하고 풍부한 접근 방식의 가치를 보여준다. 직원들은 자신의 다른 회사로 옮길 수 있는 능력을 기르고 보존하고 싶을지 모른다. 고용주들은 회사 특유의 인적자원을 구축하고 보유하고 싶을 것이다. 어느 쪽이든 목표는 그들이 어느 곳에 있건 보다 밝게, 보다 오래 빛나는 스타들을 길러내는 것이다.
 
[HBR TIP] 연구방법
 
이 글을 뒷받침하는 연구는 내가 하버드대 경영대학원의 아시시 난다(Ashish Nanda), 니틴 노리아(Nitin Nohria)와 함께 ‘스타 채용이라는 위험한 비즈니스(The Risky Business of Hiring Stars)’라는 제목으로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 2004년 5월호에 그 결과를 수록한 바 있는 보다 광범한 연구의 일부다. 여기서 우리는 월가의 제트세터들(Jet-setters, 제트기를 타고 세계를 돌아다니는 상류계급)과 그들의 빛나는 실적이 그들을 따라 한 회사에서 다른 회사로 이전된 정도를 조사했다. 우리는 여러 이유로 스타 증권분석가들에 초점을 맞췄다.
 
첫째, 스타 증권분석가들의 실적과 그들의 회사 간 이동 둘 다에 관한 믿을만한 데이터가 있었다. 우리는 ‘기관투자자II(Institutional Investor)’란 잡지에서 업계 최고 수준으로 분류한 사람들을 스타 애널리스트라고 정의했다. 이 랭킹은 월가와 학계에서 공히 믿을 만한 실적 보증수표로 인정받는다.
 
둘째, 애널리스트들은 일자리를 바꿀 때 상대적으로 적은 혼란을 겪는다. 그들은 뉴욕에 살고, 여전히 같은 분야에서 일하며, 같은 고객들을 보유한다.
 
셋째, 그들의 실적은 그 능력에 따른다는 폭넓은 믿음이 있다. 9년간에 걸쳐 동료들과 나는 78개 투자은행에 근무한 1052명의 스타 애널리스트들을 조사했다(애널리스트 연수로는 총 4200년이다). 연구에 완벽성을 기하기 위해 우리는 24개 투자은행의 증권분석가 86명, 그리고 그 상사들과 167시간의 인터뷰를 했다. 지난 3년 동안 나는 스타 애널리스트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계속 데이터를 분석하면서 추가 인터뷰를 해왔다. 개인과 회사의 여러 특징들은 배제한 채, 한 회사에 그대로 남아 있던 스타 남녀 애널리스트의 랭킹과 회사를 옮긴 스타 남녀 애널리스트의 랭킹을 더욱 깊숙이 비교해본 결과, 나는 그들이 회사를 옮길 때의 실적 추이를 알아낼 수 있었다. 이 글은 우리가 수집한 견실한 데이터와 함께 동료들과 내가 수행한 솔직하고도 상세한 인터뷰를 기초로 남녀 애널리스트들의 이동성과 실적의 복잡한 차원을 조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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