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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R2. 테리사 아마빌레 하버드경영대학원 교수 : 전진의 법칙

모두가 ‘작은 성공’ 거둘 수 있게 돕고
매일같이 축하하는 조직 문화 키워야

장재웅 | 360호 (2023년 01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전진의 법칙’을 조직 내에 확산시키는 방법 중 하나는 리더들이 직원들의 ‘직장 생활의 내면 상태(inner work life)’를 관리하는 것이다. 특히 매일의 ‘작은 성공’이 중요하고 이를 위해 조직 내 ‘전진의 고리’를 만들어야 한다. 전진의 고리란 직장 생활의 내면 상태와 작은 성공이 선순환을 이루는 것으로 내면 상태가 좋으면 직원은 더욱 창의적으로 일하게 되고 덕분에 전진을 경험하게 되는데 그 결과 내면 상태는 더욱 좋아지는 상태를 말한다.



테리사 아마빌레 하버드경영대학원 교수

하버드경영대학원 베이커재단 소속 교수이자 창의성 분야 대가다. 45년간 창의성과 혁신 분야에 대한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면서 개인의 타고난 역량보다 개인의 잠재성을 끌어낼 수 있는 조직의 업무 환경과 문화가 훨씬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2018년 미국 경영학회(Academy of management) 조직행동 부문 평생공로상을 수상했고 2017년에는 인격사회심리학회(The Society for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우수학자상을 받았다. 2011년에는 2년마다 발표되는 ‘가장 영향력 있는 경영 대가 50인(Thinker 50)’에서 18위에 오르기도 했다. 주요 저서로는 『전진의 법칙(The progress principle)』 『창조의 조건(Creativity in context)』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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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시대, 직원의 웰빙과 기업의 성과를 동시에 향상시킬 수 있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 질문에 답을 찾기 위해 먼저 여러분의 경험을 공유해 주면 좋을 듯하다. 무엇이 사람을 동기부여할까. 직장인에게 가장 큰 동기부여 요소는 무엇일까. 참가자 모두 내가 공유한 멘티미터1 에 자신의 생각을 적어주면 좋겠다.

(채팅창을 살펴보며) 여러 대답이 나온 게 보인다. 나 자신부터 시작해 감정적 만족도, 돈, 의미, 가치, 보상 등을 언급했다. 또 존중받는 느낌, 금전적 보상, 흥미로운 일을 할 기회, 성장할 기회, 경험, 성공적인 아웃풋, 비전, 칭찬, 인정, 문화, 자존감… 다양한 대답이 보인다. 모두 훌륭한 답변들이다. 이런 요소들이 모두 동기부여에 영향을 준다. 다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중에서도 딱 한 가지가 더 큰 동기부여 요소로 작용한다. 이게 무엇인지 곧 말씀드리겠다.

직장에서 일어나는 일을 이해하는 심리 상태를 ‘직장 생활의 내면 상태(Inner work life)’라고 한다. 직장 생활의 내면 상태는 크게 세 가지로 구성된다. 첫째는 인식(Perception)이다. 인식은 여러분 주변에서 나타나는 일에 대한 감각을 뜻한다. 또 하나는 감정(Emotion)이다. 감정은 좋은 혹은 나쁜 기분을 말한다. 세 번째는 동기부여다. 특히 내재적 동기가 중요하다. 나는 오랜 기간 내재적 동기를 주목해 연구를 진행했다. 내재적 동기가 창의성에 특히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매일의 직장 생활에서 다양한 일을 경험하면서 다양한 내면 상태에 놓이게 된다. 좋은 날도 있고, 나쁜 날도 있기 마련이다. 여기서 또 한 번 여러분의 경험을 듣고자 한다. 커리어 초기 5년 동안 내 직장 생활에서의 내면 상태가 최고였던 경험을 공유해달라.


포럼 참가자 1

“나는 강연 관련 기업에서 일을 하고 있다. 당시 반품률을 획기적으로 줄이라는 미션을 받아 목표를 달성해냈고 이에 고객을 만족시킬 수 있었다. 덕분에 인센티브도 받을 수 있었다. 이때 나를 동기부여시켰던 건 두 가지였다. 첫째, 일을 성공적으로 마쳤다는 성공의 경험, 둘째 다른 사람에게 인정받은 기분이었다. 이 두 가지 덕분에 내가 이 일에 적임자라는 자긍심이 들었고 회사에 헌신하게 된 계기가 됐다.”


포럼 참가자 2

“2016년 미국 시카고에서 근무할 당시, 사내 아날로그 프로세스를 디지털화하는 일을 맡게 됐다. 마이크로소프트 애저(Azure)를 이용해 디지털 전환을 하는, 금융 업계 내 거의 최초의 시도를 진행한 경험이었다. 이 업무를 진두지휘한 CTO(최고기술책임자)는 상당히 진취적인 사람이었고 덕분에 함께 일하면서 동기부여가 될 수 있었다. ‘나는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있다.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던 게 동기부여 요소로 작용한 것 같다. 시간도 부족했고 자원도 충분치 않았지만 프로젝트는 성공했고 이를 통해 큰 재미와 보람을 느꼈다.”

훌륭한 사례 두 가지를 들었다. 이번엔 상황을 바꿔 직장 생활에서 내면 상태가 최악이던 날에 대해 묻고 싶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커리어 초반 5년 내 겪었던 경험을 이야기해 달라.

포럼 참가자 3

“십여 년 전 금융회사에서 근무했는데 당시 이 회사는 성격이 다른 두 회사가 합쳐져 탄생했다. 하필 내가 있던 곳의 부문장이 바뀌었다. 새로 온 상사는 이 팀이 하는 일이 과연 필요한지 모르겠다며 해산시켰고 나도 다른 부문으로 보내지면서 하던 일이 180도 바뀌었다. 각각 전문성이 있어 외부에서 영입된 사람들이 모인 팀이었는데 갑자기 다른 일을 하게 되니 나를 포함해 팀원들 대부분은 결국 또다시 이직을 결심했다. 내 존재나 전문성을 인정해주지 않는 상사나 회사와는 일하고 싶지 않았다.”

최고와 최악의 내면 상태의 차이는
생각보다 작다

최고의 내면 상태나 최악의 내면 상태나 우리의 직장 생활에서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이 같은 직장 생활의 내면 상태가 성과에 영향을 미칠까? 답은 ‘그렇다’이다. ‘내면 상태의 힘’에 대해 생각해보자. 먼저 두 기업 사례를 비교해서 살펴보도록 하겠다. 하나는 카펜터(Karpenter)라는 기업이고 다른 하나는 오라일리(O’Reilly)라는 기업이다. 실존하는 회사들이지만 가명을 붙여 설명하기로 한다.

이 기업들은 내가 관심을 가지고 연구하던 초반에는 거의 유사한 모습을 보였다. 양쪽 모두 혁신적인 리더를 보유했고 직원들의 역량도 뛰어났으며 일하기 좋은 직장으로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연구 후반부에 갈수록 두 기업의 길이 갈리기 시작했다. 카펜터는 최악의 기업 사례가 됐다. 원래는 소비재 브랜드 기업으로 상당히 유명한 회사였다. 하지만 몇 년 전 CEO가 바뀐 이후 달라졌다. 회사는 비용 절감을 위해 회사의 핵심 자산들을 팔아 치우기 시작했고 이를 지켜보는 직원들의 사기는 떨어졌다. 한때 ‘쿨하고’ 혁신적인 제품을 만들던 회사는 이후 작은 라이벌 회사에 의해 합병돼 사라졌다. 이에 반해 오라일리는 최고의 기업 사례가 됐다. 이 회사는 방수 옷이나 직물을 만드는 회사다.

두 회사는 모두 공기업이었다. 인센티브 시스템도 유사했고 업계 최고 인재를 고용하는 회사였다. 회사나 산업의 특성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카펜터는 망했고 오라일리는 여전히 업계 최고의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차이는 어디서 발생했을까. 나를 포함한 연구팀은 그 해답을 ‘직장 생활의 내면 상태’에서 찾았다. 카펜터의 경우, 새 경영진이 매일 직원들에게 하는 말이나 행동 때문에 직원들의 내면 상태가 나빠졌다. 이에 결국 회사 전체의 업무 환경이 악화됐다. 이렇듯 직장 생활의 내면 상태는 눈에 보이지 않고, 그래서 간과하기 쉽지만 한번 망가지기 시작하면 회사에 큰 해를 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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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2000여 일기를 통해 본 고성과의 비밀

직장 생활의 내면 상태의 중요성을 알아보기 위해 나와 연구팀은 직장인들에게 매일 일기를 받아 분석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3개 산업에 걸쳐 있는 7개 기업의 26개 신사업팀이 대상이었다. 여기서 신사업팀은 특정한 문제를 해결하는 전담팀을 의미한다. 일종의 혁신사업팀이다. 이 팀들을 대상으로 연구 시작일부터 마지막 날까지 일기를 쓰게 했다. 26개 팀 내 238명의 직원에게 일과 후 회사에 대해 느끼는 감정을 e메일로 보내게 한 것이다. 결국 총 1만2000여 건의 일기 자료를 모을 수 있었다. 형식은 일기지만 이 안에는 다양한 설문 조사 문항이 있었다. 1점부터 5점까지 감정이나 동기부여에 점수를 매기도록 해 정량적 데이터를 확보했다. 그런가 하면, 일기에는 정성적 데이터도 있었다. 상사나 가까운 동료들이 준 피드백이 그것이다. 주기적으로 상사나 동료들에게 창의성과 생산성을 평가해 달라고 했다. 이 데이터에서 흥미로운 부분은 일기 마지막 부분에 있던 질문과 그 대답이었다. 일기 마지막 부분에 “오늘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이 있었다. 이 질문에 대한 답변 몇 가지를 소개한다. 첫 번째는 소피(가명)라는 직장인의 일기다. 소피는 카펜터사의 프로덕트 제품 매니저였다. 그는 최악의 날을 이렇게 묘사했다. “왜 R&D 파트에서 내 프로젝트를 매번 거절하는지 모르겠다. 나는 제품 개발로 성과를 보여줘야 하는데 프로젝트 승인까지 왜 3주 이상이 걸리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소피 외에도 카펜터에서는 이런 일들이 빈번하게 발생했다. 이유 없이 계획을 바꾸거나 특별한 논의 없이 프로젝트를 없애는 것이다. 이런 경험들이 소피에게 최악의 날로 기록됐다. 반대로 오라일리사의 데이브(가명)란 팀 리더의 일기를 살펴보자. 그는 최고의 날의 일기로 “오늘 90분 남짓 발표를 했다. 좋은 평가를 받았고 질문도 많이 받았다. 또한 내 발표로 경영진을 설득하는 데 성공해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게 됐다”라고 썼다. 아마 많은 직장인이 이런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이런 경험을 하면 당연히 내면 상태는 최고가 된다. 흥미로운 점은 데이브뿐만 아니라 오라일리의 신사업팀 4개에 소속된 직원들은 모두 이렇게 느끼는 날이 많았다. 이렇게 일기를 분석하면서 우리 연구팀이 발견한 것은 다음과 같다. 첫째, 직장 생활의 내면 상태가 성과를 높인다는 것이었다. 수개월에 걸쳐 심층 분석한 결과 긍정적 생각, 감정, 강력한 내재적 동기부여가 있을 때 사람들이 가장 많은 생산성을 발휘할 수 있고, 창의성과 의지를 발휘하면서 유대감을 갖고 협업할 수 있었다. 또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긍정적인 시각이나 좋은 감정이 많은 날에는 그날만 창의성이 올라가는 것이 아니라 그다음 날까지도 그 영향이 이어졌다. 그다음 날 내면 상태가 꼭 좋지 않더라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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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적 내면 상태를 이끄는 동기

직장 생활의 내면 상태가 창의성과 성과에 미치는 영향을 발견하고 나서 연구팀은 이런 의문이 생겼다. 그렇다면 좋은 내면 상태를 만드는 동기는 무엇인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으면서 두 번째 시사점을 발견했다. 1만2000여 개의 일기를 분석해 최고의 직장 생활 내면 상태는 어떤 특징이 있는지 살펴본 것이다. 분석 결과, 내면 상태가 좋을 때는 회사 생활에서 의미 있는 진전이 있을 때라는 것을 발견했다. 우리는 이를 ‘전진의 법칙(Progress Principle)’이라고 부르기로 했다. 결국 좋은 내면 상태를 만들면 의미 있는 전진을 이룰 수 있다. 단순히 일의 진도만 나가면 되는 것은 아니다. 그 일이 의미가 있어야 한다. 즉, 누군가에게 나의 일이 가치를 창출한다는 것이 느껴져야 의미 있고 중요한 일이라는 뜻이다. 결국 우리가 찾은 가장 중요한 동기부여 동인은 전진이었다. 앞서 청중들이 공유해 준 최고의 날 사례를 살펴보자. 공통적으로 일의 진전이 있었다. 첫 번째 발표자의 경우 반품률을 50% 낮추는 진전이 있었다. 그 과정에서 자부심도 느끼고 인정도 받았다고 말했다. 두 번째 사례 역시 성공과 기여에 따른 보람이 있었다. 기여를 하면서 뭔가 의미 있는 것에 가치를 더한다는 이야기를 했다. 이는 다시 말해, 의미 있는 일에 진전이 있었다는 뜻이다. 모든 성공적 기업은 미션을 갖고 있다. 구글의 목표는 ‘전 세계 정보를 체계화해 모두가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내 학생 중 구글에서 엔지니어로 일하다 경영대학원에 온 사람들이 있다. 이들에게 물어보면 매일의 업무는 따분할 수 있지만 무엇인가 의미 있는 일을 한다는 생각이 자신을 동기부여시킨다고 말한다. 매일같이 수천만 명이 사용하는 검색 엔진을 개선하면서 사명감을 느끼는 것이다. 그리고 내가 몸담은 하버드경영대학원의 미션은 ‘세상을 바꿀 수 있는 리더들을 교육하는 것’이다. 나 역시 이 미션을 생각하면서 스스로를 동기부여한다. 이제 다시 한번 생각해보자. 여러분의 조직 내 구성원들은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있다고 느낄까? 이런 생각은 위기 상황에서 더욱 중요하다. 코로나19 팬데믹 경제 침체의 위기, 우리가 목도하고 있는 조용한 퇴사 현상 등 위기 상황일수록 이런 생각들은 더욱 중요해진다. 특히 MZ세대가 조직 내에서 그 수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MZ세대는 특히 일의 의미를 중시한다. 그 때문에 여러분이 비즈니스 리더라면 구성원들이 의미 있는 전진을 만들어 낼 수 있도록 이들과 끊임없이 유의미한 대화를 나눠야 한다. 직원 개개인에게 나의 일이 미션에 어떻게 기여하고 있고 기여할 수 있는지를 보여줘야 한다. 이렇게 하면 전진의 법칙을 구현해낼 수 있는 원동력과 기반이 생길 것이다.

직원 행복의 핵심, ‘전진의 법칙’

우리 팀이 연구한 전진의 법칙을 수치로 확인해보자. 최고의 날의 76%에는 전진이 있었다. 이에 반해 최고의 날에 지연이나 차질(setback)이 발생한 경우는 13%뿐이었다. 지연이나 차질은 전진의 반대 의미로 일이 진전되지 않는 답보 또는 실패 상태를 뜻한다. 이와 반대로 최악의 날에는 67%의 비중으로 차질이나 지연이 나타났다. 전진은 25%만 나타났다. 연구진의 발견 중 가장 의미 있었던 것은 이 전진의 법칙이 아주 작은 사례에도 유효하다는 것이었다. 우리는 이것을 ‘작은 성공의 힘’이라고 명명했다. 우리 연구에 참여했던 톰은 하이테크 기업의 프로그래머로 재직 중이었는데 일주일 동안 소프트웨어 버그 해결에 힘쓰다 결국 이를 해결하고 신났던 경험을 최고의 날로 기록했다. 물론 톰이 이 버그를 해결했다는 것을 직원들은 잘 알지 못했다. 하지만 스스로 진전과 기쁨을 느꼈고 그 결과 직장 생활의 내면 상태가 좋아졌다. 사실 버그 자체는 굉장히 사소했다. 하지만 톰에게는 이 특별한 날이 중요한 하나의 사건이 된 것이다. 놀라운 통계치를 말씀드리겠다. 작고 사소한 성공의 28%가 최고의 날에 큰 역할을 했다. 작은 성공의 힘이 크다는 의미라고 할 수 있다. 작은 성공이 중요한 것은 큰 성공보다 빈번하게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장애물이 있거나 지연 또는 차질이 있어도 그 이면을 살펴보면 큰 성공을 이루기까지 작은 성공이 많았음을 알 수 있다. 작은 실패도 있을 수 있다. 또한 실패는 안 좋은 내면 상태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일이 진전이 되지 않는 차질 상태가 지속되면 안 좋은 내면 상태가 더 크게 발현될 수 있다. 작은 성공이 좋은 내면 상태를 만드는 것보다 4~5배 더 강력한 효과를 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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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작은 성공과 큰 성공을 만들 수 있는 방법의 팁이 있다. 먼저 작은 성공의 힘에 신경 써야 한다. 자신뿐만 아니라 동료의 진전을 돕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 작은 걸림돌이라도 차질을 만든다면 조직에 해가 될 수 있다. 작은 실패가 성공보다 4, 5배 파급력이 크단 걸 기억해야 한다.

작은 성공의 중요성을 이해했다면 큰 목표를 세분화하려는 노력도 필요하다. 마지막 종착점인 큰 성공을 이루기까지 중간 점검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달성하기 쉽고 올바른 방향성이 있는 작은 성공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

직장 생활의 내면 상태와
작은 성공의 선순환 ‘전진의 고리’

직장 생활의 내면 상태 효과와 작은 성공의 힘인 전진의 법칙을 결합하면 ‘전진의 고리(ProgressLoop)’를 만들 수 있다. 좋은 내면 상태는 직원들을 더 창의적으로 일하게 하고 그 과정에서 더 많은 작은 성공을 경험하게 되면서 내면 상태가 더 좋아지는 것이 전진의 고리다. 악순환의 고리도 빈번하게 발생한다. 이는 카펜터사의 예처럼 긍정적인 내면 상태를 불가능하게 하는 업무 환경에서 비롯된다. 그렇다면 전진의 고리를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 작은 성공이나 작은 실패에 기반한 직장 생활의 내면 상태 효과는 최고의 날이나 최악의 날뿐만 아니라 보통날에도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특별한 진전이 없거나 뚜렷한 실패가 없는 날에도 내면 상태는 변화가 있었다. 왜일까. 바로 매일매일 촉매와 영양소가 직장 생활에서 내면 상태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여기서 촉매는 전진의 기폭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업무를 지원하는 모든 요소를 뜻한다. 여기에는 분명한 목표, 자율성, 충분한 자원, 업무에 대한 지원, 어려움과 성공 사례를 통한 학습, 아이디어가 흐르는 환경, 충분하지만 남아돌지는 않는 시간 등이 해당한다. 먼저, 분명하고 유의미한 목표는 무엇을 위해 일하는지, 왜 그 일이 유의미한지 이해하고자 하는 것을 뜻한다. 자율성은 문제를 해결하고 일을 하는 과정에서 최대한의 자율을 주는 것을 뜻한다. 세 번째 촉매는 충분한 자원이다. 넘쳐나는 게 아니라 충분히 할 수 있을 정도의 적절한 자원을 말한다. 다음은 업무에 대한 지원이다. 충분한 정도로 일을 원활히 할 수 있게 회사가 개인을 도와주는 것이다. 다음은 어려움과 성공 사례를 통한 학습이다. 이는 관리자들에게 가장 어려운 부분이다. 조직에서 실패는 피해야 하고 덮어야 할 것이라는 생각이 만연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는 실패를 반면교사 삼아야 한다. 왜 일어났고 무엇이 문제였는지 분석해보고 얻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실패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 이런 노력은 조직 내 심리적 안전감을 높여 큰 변화를 만들 수 있다. 여섯 번째는 아이디어가 흐를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전사적으로 아이디어가 원활하게 흐르게 해줘야 한다. 마지막으로 충분하지만 너무 많지는 않은 시간이다. 시급성은 일을 끝맺음하는 데 중요하다. 비현실적으로 시간이 적으면 창의성을 절대 발휘할 수 없다. 하지만 너무 많은 시간 역시 창의성을 방해한다. 각각의 촉매에는 반대로 부정적 요인인 방해제도 있다. 제대로 지원을 해주지 않거나 목표가 뚜렷하지 않은 상황 등이 이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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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영양소로는 크게 4가지가 있다. 첫째 존중과 인정이다. 내가 잘한 것에 대한 인정을 받는 것, 사적으로 받는 인정, 공적으로 받는 인정을 모두 포함한다. 둘째는 격려다. 자신감을 주고 할 수 있다고 말해주는 것이 내면 상태를 긍정적으로 이끄는 영양소 역할을 한다. 세 번째는 감정적 서포트다. 누군가 업무에서 어려움을 겪을 때 이야기를 들어주고 공감해주는 감정적 서포트가 중요하다. 코로나19로 인해 갑작스럽게 재택근무가 시행되면서 어린아이를 둔 부모가 자신과 아이를 돌보고 부모를 부양하면서 업무도 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됐던 경험을 떠올려보자. 이런 상황에 대한 공감과 감정적 서포트는 갑작스러운 재택근무로 고통받는 직원들에게 큰 힘이 된다. 마지막으로 소속감과 유대감을 들 수 있다. 이 자체만으로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실천

지금까지 행복하고 동기부여된 직장 생활에서 중요한 전진에 대해 이야기했다. 얼핏 단순하고 당연해 보인다. 사실 관리자들도 대부분 알고 있다. 문제는 실천이다. 연구팀이 관리자 700명의 인식을 설문 조사한 자료가 있다. 인정(Recognition), 인센티브(Incentive), 분명한 목표(Clear Goal), 업무에서의 전진(Progress in the work), 동료 간 서포트(Interpersonal Support) 등 5가지 직원 동기부여 요소를 제시하고 이 중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요소를 골라달라고 요청했다. 결과는 흥미로웠다. 가장 많은 선택을 받은 요소는 인정이었다. 분명한 목표와 인센티브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우리가 지금까지 중요하다고 설명한 업무에서의 전진은 많은 선택을 받지 못했다. 응답자의 5% 남짓이 전진을 선택했다. 이 결과를 보면 여전히 많은 관리자가 전진의 원리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조직 내에서 전진의 법칙을 활용하는 법은 매일 작은 성공을 거둘 수 있도록 관리자들이 직원들을 도와주는 것이다. 이는 비단 관리자만의 몫은 아니다. 모두가 이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누구든 자신을 위해서, 또 모든 구성원을 위해서 작은 성공을 위한 지원을 해야 한다. 이런 노력이 결국 좋은 내면 상태로 이어지고 결과적으로 탁월한 장기 성과를 담보한다. 좋은 내면 상태의 직원이 좋은 실적을 낸다. 전진의 법칙을 적용하고 작은 성공을 매일같이 축하하고 기념하며 동료의 삶을 변화시키고 회사의 변화를 가져오도록 노력해야 한다.


정리=장재웅 기자 jwoong04@donga.com

DBR mini box : 정동일 연세대 경영대 교수와의 대담

“저성과자, 성과 줄어든 시점 살펴 원인 찾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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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리사 아마빌레 하버드경영대학원 교수는 정동일 연세대 경영대 교수와의 대담을 통해 한국의 기업인들이 적용할 수 있는 실질적이고 적용 가능한 팁들을 쏟아냈다.

정동일 연세대 경영대 교수 기업의 구성원들의 내면 상태를 관리할 수 있는 실천적인 팁이 있다면?

테리사 아마빌레 교수 우선 관리자의 입장에서 직원들의 좋은 시도 및 노력을 인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개개인 팀원과 팀 자체의 작은 성과도 인정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결국 팀원 개개인이 무엇을 하는지를 알아야 한다. 팀원들에게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이들이 어떤 업무를 하고 있고,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를 집중해서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또한 조직 내에서 이뤄질 수 있는 작은 성공들이 무엇인지 알고,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각자의 노고에 감사하는 마음을 표현해야 한다.

최근 한국 기업에서는 저성과자 관리가 이슈가 되고 있다. 혹시 저성과자는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 팁을 준다면?

저성과자의 경우, 지속적으로 저성과자였는지 아니면 원래는 성과가 좋았는데 어떤 시점에 성과가 줄어든 상황인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전자라면 회사에서 내보내는 것이 최선이지만 만약 후자라면 내면 상태의 변화가 원인일 수 있다. 이럴 경우에는 적절한 도움을 제공해야 한다. 이를테면 현재 소속된 팀이나 업무와 궁합이 안 맞을 수 있다. 이럴 경우 그 사람을 적절한 직무로 이동시키는 것이 대안일 수 있다. 환경이 아닌 동기부여나 의지의 문제라면 내재적인 흥미 요소를 찾아 줘야 한다. 도전 의식을 불러일으키는 일이 아니거나 너무 어려워서 도전 의식이 꺾이는 것은 아닌지 살펴봐야 한다. 이 역시 결국, 팀원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통해 발견할 수 있다.

사실 모든 직원이 의미 있는 일을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업무의 중요성 자체를 느끼지 못하는 직원들을 어떻게 동기부여해야 할까?

제넨텍(Genentech)이라는 바이오 기업과 협업을 한 적이 있다. 당시 이 회사에는 과학자와 엔지니어들이 새로운 의약품 개발을 위해 밤낮없이 일하고 있었다. 이들은 희귀병 치료제를 개발한다는 사명감에 열심히 근무했다. 그런데 우연히 이 건물을 청소하는 청소부와 대화를 하게 됐다. 이 청소부는 자신이 신약을 만드는 사람들과 함께 일하고 신약 개발 랩(Lab)을 청소하면서 이 회사에 기여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나에게 과학자와 엔지니어들이 편하고 안전하게 일할 수 있도록 한다면 청소부도 신약 개발에 도움이 되는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얼핏 의미 없거나 사소해 보일 수 있는 청소라는 일에서 의미를 찾고 있다는 점이 놀라웠다. 제넨텍은 월별 포럼처럼 사내 모든 직원이 모여 환자나 환자 가족들의 이야기를 듣는 행사를 운영한다. 우리가 만드는 약으로 실제 혜택을 보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자리다. 이 자리에 참가한 제넨텍의 경비원은 이 모임을 통해 스스로 얼마나 의미 있고 중요한 일을 하고 있는지 깨닫게 됐다고 말한다. 결국 어떤 일에서든 의미를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중요한 것은 그 일이 중요한 것을 느끼게 해주려는 노력이다. 경영진은 모든 구성원이 의미를 찾을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최근 비즈니스 리더로서 가장 중요한 책무가 차세대 리더 발굴이다. 차세대 리더는 어떻게 발굴할 수 있을까.

미래의 비즈니스 리더는 하드 스킬 외 소프트 스킬 역시 갖춰야 한다. 외부 환경 변화에 대응해 전략을 짜고 창의성을 발휘하는 등의 능력은 꾸준히 중요하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그 중요성을 더해가는 것이 바로 소프트 스킬이다. 소프트 스킬에는 커뮤니케이션 역량, 신뢰 구축, 리더십 역량 등이 포함된다. 회사 직원들을 동기부여할 수 있는지, 일을 맡길 때 이 일이 왜 중요한지, 무엇이 유의미한지를 설명할 수 있는지, 남의 이야기를 경청할 줄 아는지 등의 능력이 앞으로의 리더에게는 더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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