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R3. 임플로이언서 시대의 ‘휴탈리티(Hutality) 리더십’

MZ세대 창의력은 존재감에서 나와
선한 영향력 발휘하며 성장할 기회 줘야

340호 (2022년 03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조직 구성원의 자기 인식이 바뀌고 있다. 고용주의 손발이 돼 주던 고용자, 즉 임플로이(employee)에서 일을 통해 세상에 의미 있는 영향력을 발휘하고 싶은 임플로이언서(employeencer: employee+influencer)로 전환되고 있다. 임플로이언서는 자신의 재능과 지향점을 세상의 필요점과 연결해 차이와 공감의 가치를 극대화하는 사람이다. 이러한 구성원의 자기 인식 변화는 조직과 리더십 대전환의 전주곡이 되고 있다. VUCA의 시대에 지속가능한 조직이 되려면 조직은 일부 핵심 인재뿐만 아니라 구성원 모두를 ‘영향력자’로 만드는 몰입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 창의와 혁신의 근간인 몰입은 구성원 모두가 자신을 의미 있는 영향력의 주체로서 존재감을 느낄 때 만들어진다는 것을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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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한 영향력과 독립성이 중요한
MZ세대의 출현

2020년 한국의 인구가 사상 처음으로 감소했다. 사망자 수가 출생자 수를 초과하는 이른바 ‘데드 크로스’가 발생한 것이다. 이런 추세라면 2030년에는 생산가능인구가 급격히 줄어드는 인구절벽을 경험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가구 수는 오히려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1인 가구 비중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2020년 664만 가구였던 1인 가구는 2040년 824만 가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1

1인 가구 증가의 이유로는 고령화, 이혼율 증가, 혼인율 감소, 저출산, 만혼 등이 꼽힌다. 중장년층은 이혼과 사별, 자녀 독립으로 1인 가구가 되고, 20∼40대의 MZ세대는 높은 실업률과 늦은 취업, 치솟는 부동산 가격 등으로 자발적으로 1인 가구 되기를 선택한다. 가족관이 바뀌어 남녀가 결혼해 자녀를 양육하는 것을 필수가 아닌 선택으로 여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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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것이 전부가 아니다. 1인 가구 증가의 근본적 원인은 개인주의 심화에 있다. 제니퍼 딜(Jennifer J. Deal)과 알렉 레빈슨(Alec Levenson)의 연구에 따르면2 MZ세대는 3가지의 독특한 개인주의적 성향을 갖는다. (그림 1)

첫째, MZ세대의 개인주의적 성향은 철저히 자신에 대한 관심에서 기인한다. 이들이 조직에서 자기중심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까닭은 일 외에도 개인적 삶을 갖길 원하며, 이를 미래가 아닌 ‘지금’ 원하기 때문이다. 이 연구에서 MZ세대의 63%는 일터의 요구 때문에 가정과 개인적 삶이 방해받는다고 답했다. 재미있는 일을 하며 충분한 보상이 주어지는 좋은 직장에 다니고 싶지만 일 때문에 삶의 질을 희생하려는 마음은 없다. 그렇다고 MZ세대가 일을 싫어하거나 못 하거나 게으른 건 아니다. 이들도 기꺼이 일을 삶의 중심에 놓을 수 있다. 단, 까다로운 조건이 하나 있다.

MZ세대가 드러내는 독특한 개인주의 성향의 두 번째는 이들이 일에 몰입하려면 그 일이 자신에게 의미 있고 세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이어야 한다. 이들은 일이란 돈 버는 것을 넘어 세상에 무엇인가 기여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고 믿는다. 92%는 세상을 더 좋은 곳으로 만드는 일이 본인에게 중요하다고 말한다. 88%는 지역사회 활동과 자선 활동에 참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런 일이라면 열심히, 그리고 잘하고 싶어 한다.

이유가 뭘까? 펠드만(Feldmann, D)의 연구3 에 따르면 이들의 79%가 ‘선한 영향력에 대한 열정이 있어서’다. 56%는 ‘선한 영향력에 대해 관심 있는 사람을 새롭게 만나고 싶어서’, 61%는 ‘이러한 부문과 연계된 전문적 스킬의 범위를 넓히기 위해서’라고 답했다.

정리하자면 MZ세대는 좋은 일을 하면서 그 일이 자신의 커리어 전략에 일치하는지, 또 일을 통해 어떤 수혜를 얻을 수 있을지를 염두에 둔다. 즉, 동기부여의 핵심 요소는 선한 영향력 및 본인의 성장 여부다. 세상과 나에게 모두 의미 있고 이를 통해 계속 성장할 수 있다는 확신이 서는 일을 하고 싶은 것이다. 이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일은 MZ세대의 몰입을 끌어내지 못한다.

MZ세대가 보이는 세 번째이자 마지막 독특한 개인주의적 성향은 인정 욕구가 크면서 동시에 철저히 독립적이라는 것이다. MZ세대의 73%는 조직 내 누군가가 자신에게 조언해주고 인정과 칭찬, 피드백을 통해 도움을 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일터에서 적절하고 적시적이며 충분한 피드백을 받기 원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들이 조직이나 타인에게 의존적이라고 오해해선 안 된다. 성장하려면 주변과 조직의 적절한 도움이 필수지만 스스로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면 언제든 주변과 조직에 의해 소진되고 도태될 수 있음을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정 욕구가 크면서 동시에 철저히 독립적인 이들의 양면성은 VUCA4 라는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진화된 생존 전략이라 할 수 있다. 이들의 75%는 현재 회사에서 앞으로도 학습과 성장의 기회가 주어진다면 이직하지 않을 것이라 응답했다. 지속적 학습과 이를 통한 성장만이 자신의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존재감을 유지해 특정 조직에 대한 의존도를 낮출 수 있다고 믿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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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플로이언서가 요구하는 조직의 모습

필자는 이러한 MZ세대의 개인주의적 특징을 ‘개별화’라고 명명한다. 이들의 개별화 경향은 조직 내 구성원으로서의 자기 인식을 바꾸고 있다. (그림 2) 고용주의 손발이 돼 주던 고용자, 즉 임플로이(employee)에서 일을 통해 세상에 의미 있는 영향력을 주체적으로 발휘하는 임플로이언서(employeencer: employee +influencer)로 스스로를 인식하기 시작한 것이다.

임플로이가 조직과 자신과의 관계를 팔로워십(followership) 또는 멤버십(membership)으로 받아들이는 반면 임플로이언서는 파트너십(partnership)으로 여긴다. 임플로이들은 조직이 정한 위계 내에서 자신이 대체 가능한 구성 요소의 하나라고 본다. 어차피 방향 설정에 참여하지 못하고 일은 조직이 ‘주는’ 것이기에 일과 자신을 가급적 분리한다. 반면 임플로이언서들은 의미 있는 가치를 만들어 가는 여정에 있어 시너지를 위해 조직과 함께한다고 생각한다. 이 때문에 임플로이언서들은 자신의 일에서 객(客)이 되지 않고 일의 주체가 된다. 또한 자신과 조직을 대등한 동반자 관계로 간주한다. 그래서 조직 내 지위의 차이가 계급이 돼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MZ세대의 자기 인식 변화는 조직과 리더십 대전환의 전주곡이 되고 있다. MZ세대의 개별화 경향이 몰고 올 조직의 변화를 조정(漕艇)과 래프팅, 서핑의 세 스포츠에 빗대 살펴본다.

1. 조정형 조직 : 일사불란함이 생명

조정 경기는 물살이 없는 경기장에서 진행된다. 물살이 거센 조정 경기장이란 없다. 원천적으로 물살이라는 변수가 통제된 환경에서 최고의 스피드와 최단 거리 주행을 할 수 있다면 승리한다. 유일한 변수는 선수들이 단합된 모습으로 근력의 최대치를 운동에너지로 변환해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정해진 거리를 이동하느냐 여부다.

조정 선수들의 복장은 심플하다. 복장에 군더더기가 있을 이유가 없다. 속도가 관건이므로 배는 저항을 최소화하는 형태와 재질이다. 노의 생김새와 소재 또한 효율을 극대화하도록 최적화돼 있다. 배 위에서는 조타수 한 사람만 결승 지점을 바라보고 나머지 선수는 출발 지점을 바라본 채 노를 젓는다. 승기(勝機)의 주요 요건 중 하나인 방향 설정에 대한 모든 권한은 조타수에게 있다. 선수들은 조타수가 제시하는 대로 성실하게 왼쪽과 오른쪽에 자신의 근력을 안배한다. 경기 중 대화는 별로 필요하지 않다. 아니, 오히려 해선 안 될 것 같다. 말할 힘조차 노 젓기에 쏟아부어야 하기 때문이다. 일사불란함을 위해 선수 간 위계가 필요하다. 조정에서 훌륭한 선수란 조타수가 제시한 방향을 정확히 이해하고 협동 정신과 최고의 근력을 성실하게 발휘해 팀의 승리에 기여하는 팔로워(follower)다.

2. 래프팅형 조직 : 소통과 협업에 능한 ‘원 팀’

래프팅은 조정과 달리 강 상류에서 하류로 내려오는 경기다. 급물살은 거스를 수 없는 경기 조건이다. 따라서 결승점까지 빨리 도착하는 것만큼 무사히 경기를 마치는 것 역시 관건이 된다. 급물살과 암초 등 위험 요소가 많고 이것이 선수들에게 여과 없이 노출되기 때문에 래프팅 선수들의 복장은 다소 복잡하다. 안전모와 구명조끼를 착용한다. 배는 충격에 강하고 방향 전환이 용이하도록 고무 재질의 유선형 형태다. 노 역시 방향 전환이 쉽도록 길이가 짧고 쉽게 부러지지 않는 강한 소재로 제작된다.

래프팅 선수들은 모두 결승점이 있는 전방을 향해 시선을 둔다. 모두가 결승점을 바라보고 있기 때문에 리더에 대한 의존도가 적다. 상황 변화에 따라 최선의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으므로 주인 의식이 고양될 확률도 높다. 당연히 경기 중에 조정 선수들보다 더 많은 대화를 나눌 수 있다. 언제, 어디서 위기 상황을 맞이할지 모르기 때문에 모두가 자신이 파악한 정보를 빠르게 전달해 위기에 대비해야 한다. 팀 내에 나름의 위계가 있겠지만 조정만큼 비중 있어 보이진 않는다. 오히려 위계를 필요 이상 강조하면 소통에 벽이 생겨 팀이 큰 위험에 직면할 수 있다. 훌륭한 래프팅 선수란 돌발 상황을 빠르게 인식하고 판단해 주변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협업하는 멤버(member)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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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서핑형 조직 : 개인의 몰입과 개방형 협업에 탁월

서핑은 조정, 래프팅과 확연하게 달라 보이는 스포츠다. 우선 경기장이 바다다. 래프팅과 마찬가지로 통제되지 않은 날것 그대로의 환경을 경기장으로 삼으면서 동시에 더 광활해졌다. 선수들은 더 이상 노를 젓지 않고 각자 따로 보드를 탄다. 온전히 자신의 몸으로 균형을 유지하며 파도를 이용해 동력을 얻는다. 공통의 결승점도 없다. 해변가에 이르기까지 탁월한 퍼포먼스를 이어가는 것이 핵심이다. 즉, 개개인의 기술과 몰입도가 조정이나 래프팅보다 훨씬 탁월해야 한다.

서핑은 조정과 래프팅에 비해 철저히 개별화된 스포츠다. 단체전이라 하더라도 조정이나 래프팅과는 다른 양상을 보인다. 각자 플레이하되 조화를 만들어내야 한다. 동료의 움직임에 상호 반응하며 즉각적이고 창의적인 하모니로 퍼포먼스를 만들어야 한다. 마치 정해진 악보 없이 각 악기의 호흡으로 펼쳐지는 재즈 연주 같다. 선수 각자의 자유도가 높고 언제든 새 멤버와 새 팀을 꾸릴 수 있기에 선보일 수 있는 결과의 독창성이 무궁무진하다. 서핑에서 선수 간 위계는 있을 수 없다. 물론 팀플레이 상황에서는 누군가 리딩하는 역할을 맡을 수 있다. 하지만 누구든 리딩할 수 있고, 리딩하는 선수가 언제든 바뀔 수 있다. 훌륭한 서핑 선수는 최고의 서핑 기술과 몰입을 바탕으로 어느 누구와도 협업하며 최상의 퍼포먼스를 함께 만들어가는 파트너(partner)다.

서핑형 조직으로의 변화에 앞서

산업사회에서 대부분 기업 조직의 구성원들은 조정 선수처럼 일했다. 시장은 이른바 세이의 법칙5 을 따랐고 기업들은 규모와 속도전을 펼쳐야 했기 때문이다. 결승점은 정해져 있고 승기의 요건은 분명했다. 변수는 많지 않았을뿐더러 대부분 제어 가능했다. 추진력 있는 카리스마적 리더의 지휘하에 하나로 단합해 협동을 발휘하면 됐다.

하지만 지식정보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기업은 조정 경기장을 떠나게 됐다. 급물살과 암초에 부딪혀 보트가 전복돼 일등은 고사하고 생존조차 보장되지 않는 래프팅 경기에 임하게 됐다. 보트에 탄 누구도 이 상황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에 더는 리더 한 사람에게 모든 것을 맡길 수 없다. 복잡성과 이로 인한 위험이 증대된 환경에서 획일화와 독단은 조직의 생존을 오히려 어렵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 조금씩 익숙해져 가고 있는데 안타깝게도 우리는 또 다른 경기장으로 내몰렸다. 환경은 더 광활해졌고, 어디까지가 경기장인지 경계도 사라졌다. 이제는 각자 자기 보드를 가지고 파도와 겨뤄야 한다. 자신의 안전은 자신이 담보해야 한다. 개별화를 근간으로 고도의 협업을 해나가는 새로운 조직의 모습이 필요해졌다.

서핑은 개별화 시대의 조직 모습과 닮았다. 구성원 한 명 한 명이 개별 주체로서 자신의 존재감을 유지한 채 일에 몰입하고 일의 결과를 통해 자신의 영향력을 피부에 와 닿게 실감하며 일을 지속해나갈 동력을 축적할 수 있는 조직이 바로 미래 조직, 임플로이언서가 원하는 조직인 것이다.

그렇다면 임플로이언서 조직으로 어떻게 전환할 수 있을까? 각종 제도와 조직문화 개선을 그 답으로 떠올리겠지만 이에 앞서 먼저 해야 할 것이 있다. 바로 사람과 조직에 대한 가정을 점검하는 일이다. 즉, 조정과 래프팅 시대를 거치며 당연하게 여겨온 핵심 가정에 대한 비판적 성찰이 필요하다. 이 가정이 제도와 조직문화의 근간이 되기 때문이다. 사람과 조직에 대한 근본 가정이 바뀌지 않으면 제도와 조직문화 수정은 피상적일 수밖에 없다.

1. ‘핵심 인재 중심’ 파레토 법칙은 유효한가
‘롱테일 인재 관리’로 변화 모색해야

먼저 점검해야 할 가정은 ‘2대8 법칙’으로 알려진 파레토 법칙이다. 1896년 이탈리아의 사회학자이자 경제학자인 빌 프레도 파레토(Vilfredo Pareto)는 ‘이탈리아 인구의 20%가 이탈리아 전체 부의 80%를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말이 루마니아의 경영 컨설턴트 조지프 주란(Joseph Juran)에 의해 파레토 법칙으로 불리기 시작했고 이후 지금껏 약 100여 년간 경영과 의사결정 상황에서 기본 가정으로 통했다. ‘전체 소득의 80%가 상위 20%의 고객에 의해 발생한다’ ‘기업 내 20%의 제품이 매출의 80%를 담당한다’ ‘상위 20%가 하위 80%를 먹여 살린다’ 등이 그것이다. 그간 파레토 법칙이 경영의 근본 가정으로 주효했던 것은 지금껏 게임의 룰이 규모와 속도였기 때문이다. 즉, 단일화와 획일화를 통한 효율 극대화는 승기를 결정하는 관건이었다.

하지만 이제 게임의 룰이 바뀌고 있다. 디지털 혁명은 조직과 시장, 고객 등 모든 영역에서 개별화와 다양성에 불을 지폈다. 이로 인해 파생된 복잡성을 생산적으로 포용하고 갈무리할 수 있는가가 경쟁력의 관건이 됐다. 이러한 시대에도 과연 파레토 법칙이 경영의 유효한 가정이 돼 줄 수 있을까?

21세기에 막 들어섰을 때 파레토 법칙을 비판적으로 들여다볼 필요성을 상기시킨 계기가 생겼다. 2004년 등장한 ‘롱테일 법칙’6 이다. 미국 온라인 잡지 와이어드(Wired)의 편집장이었던 크리스 앤더슨은 인터넷 플랫폼의 매출 구조를 분석하다가 적게 팔리는 상품들이 마치 공룡의 꼬리처럼 낮고 길게 연결된다는 점, 그리고 이 꼬리 쪽 상품들의 판매량 합이 인기 상품 판매량을 압도한다는 점을 발견했다. 기업의 성공이 20퍼센트의 인기(히트) 상품이 아닌 나머지 80퍼센트의 틈새 상품 덕분이라는 것이다. 롱테일 시장은 따로 보면 작은 규모지만 모두 합하면 매우 큰 시장이 된다. 상위 20퍼센트의 주류 제품이 전체 매출액의 80퍼센트를 발생시킨다는 파레토 법칙이 적용되지 않는 사실이 발견된 것이다. 그래서 롱테일 법칙은 ‘역(逆)파레토 법칙’이라고도 불린다.

롱테일 현상은 특히 디지털 혁명에 힘입은 온라인 비즈니스가 활성화되며 본격적으로 두드러지기 시작했다. 온라인에서는 장소와 시간의 제약 없이 셀 수 없이 많은 콘텐츠가 제공되기 때문에 그 꼬리가 엄청나게 길어진다. 실제로 아마존, 넷플릭스 같은 기업들은 20퍼센트의 머리가 아닌 80퍼센트의 꼬리에 기반해 성공할 수 있었다.

이러한 롱테일 법칙의 증명으로 우리는 대량 생산에 익숙했던 20세기 시장에서 개별화되고 다양한 다수의 기호와 관심을 가진 고객이 존재하는 21세기 미래 시장으로 눈을 돌리게 됐다. 그렇다면 인재와 조직 관리 영역에서도 파레토 법칙이 아니라 이제 롱테일 법칙이 작동하는 것 아닐까. 20퍼센트의 핵심 인재가 80퍼센트의 보통 인재보다 더 높은 성과를 내는가, 아니면 80퍼센트의 보통 인재가 20퍼센트의 핵심 인재보다 더 높은 성과를 만드는가.

규모와 속도전 속에서 효율이 최고의 덕목이었던 시대에는 소수 핵심 인재 중심의 조직 관리가 주효했다. 어차피 관리자 자리는 소수니 관리자가 될 만한 인원들만 신경 쓰고 나머지는 잘 따르도록 하거나 잘 내보내면 됐다. 하지만 VUCA의 시대, 개별화와 다양성이 지속가능한 조직의 핵심 화두가 되고 있는 이 시점에서 몇몇 핵심 인재 중심의 기존 조직 관리가 여전히 유효할 수 있을지 고민해봐야 한다. 감동시켜야 할 고객과 시장 자체가 개별화되고 다양화됐는데 소수의 핵심 인재에 의존하기보다 그간 ‘변변찮게 여겼던’ 다수의 구성원 하나하나가 모두 가치 창출의 주체가 되도록 하는 것이 더 맞지 않을까?

2. 기존 팀제가 시너지를 가져오는가
존재감과 영향력 욕구에서 시너지 동력 찾아야

두 번째로 점검해야 할 것은 팀 다이내믹스에 대한 기존 가정이다. 우리는 기존의 팀제 및 팀워크 방식을 가지고 여전히 1 더하기 1에서 2는 물론 그 이상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

옛날 어느 왕이 크게 잔치를 벌였다. 왕이 음식을 마련하고 백성에겐 포도주 한 병씩 가져오게 해 큰 그릇에 포도주를 모아 담았다. 모두가 왕이 준비한 진귀한 음식을 맛있게 먹은 다음 포도주를 잔에 따랐다. 그런데 포도주에선 맹물 맛이 났다. 다들 ‘나 하나쯤 물을 가져와도 모르겠지’ 하며 포도주 대신 물을 가져왔기 때문이다. 왕은 시너지를 기대했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이 우화는 우리의 일상에서도 쉽게 발견된다. 합창을 할 때 ‘나 하나쯤은 괜찮겠지’란 생각에 입만 뻥긋한 경험이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사회심리학에서는 집단에 참여하는 개인의 수가 증가할수록 성과에 대한 개인 공헌도가 오히려 떨어지는 집단적 심리 현상을 사회적 태만(Social Loafing), 혹은 링겔만 효과(Ringelmann Effect)라고 부른다.7 링겔만 효과는 육체뿐만 아니라 두뇌를 사용하는 지적 작업에서도 나타난다. 브레인스토밍에서 도출되는 아이디어 개수를 세어 보면 구성원이 1명에서 2명, 4명, 8명, 12명으로 증가함에 따라 전체 아이디어 개수는 증가하지만 1인당 아이디어 수는 25개, 17개, 12개, 8개, 6개로 떨어진다. 이러한 사회적 태만은 집단 및 조직 단위에서도 동일하게 발견된다. 부문 또는 팀 간 책임 떠넘기기가 그것이다.

아무도 링겔만 효과가 지배하는 조직을 원치 않는다. 우리 모두는 1 더하기 2가 3이나 4, 혹은 그 이상이 되길 희망한다. 이 바람을 담은 용어가 바로 ‘시너지’와 ‘집단지성’이다. 시너지와 집단지성은 현존하는 모든 조직의 로망이다. 로망 실현을 위해 조직은 팀제를 도입해 구성원 간의 팀워크를 장려해왔다.

그런데 시너지와 집단지성은 사회적 태만, 즉 링겔만 효과와 상치된다. 링겔만 효과를 극복해야 비로소 시너지와 집단지성을 얻을 수 있다. 이러한 시너지와 집단지성을 얻으려는 리더들의 노력은 실로 눈물겹다. 조직이 태동한 이래 ‘고성과 팀빌딩’은 리더들의 가장 해묵은 숙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더군다나 4차 산업혁명이 회자된 이후 시너지와 집단지성은 ‘연결’ ‘융합’이라는 표현과 함께 미래 생존 키워드로 더욱 강조되고 있다. 하지만 노력에 비해 수확은 만족스럽지 않은 듯하다. 조정이나 래프팅에서 작동했던 기존 팀 다이내믹스 설계와 이에 근간한 팀빌딩이 서핑과 같은 미래 조직에서 유효할 리 없기 때문이다. 이제 비대면 근무, 하이브리드 근무가 보편화됐다. 물리적으로 한배에 모여 앉아 있던 조정과 래프팅 상황에서 각자 떨어져 플레이하고 그 퍼포먼스를 연합시키는 서핑처럼 돼 가고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이제 시너지와 집단지성은 ‘개별화가 몰고 온 임플로이언서’라는 맥락에서 그 접근 방식을 찾아야 한다. 협동보다는 ‘협업’에서 구해야 한다. 협동이 팔로워십과 멤버십을 통해 얻어졌다면 협업은 파트너십을 통해 구할 수 있다. 파트너십은 직장인이 아닌 직업인, 즉 임플로이가 아닌 임플로이언서로서의 자기 인식 변화와 맥이 닿아 있다. 조직 내 구성원들은 자신을 임플로이언서로 생각하며 일을 통해 영향력을 미치고 존재감을 만끽하고 싶어 한다. 이러한 욕구는 당연히 핵심 인재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다. 만일 조직이 핵심 인재만을 임플로이언서로 간주한다면 그 외 구성원들로부터 진정성 있는 업무 및 조직 몰입을 얻어낼 수 없을 것이다. 20퍼센트의 핵심 인재만 몰입하는 조직과 80퍼센트의 구성원이 몰입하는 조직 중 어느 조직이 더 지속가능하겠는가?

휴탈리티, 임플로이언서의 정체성

VUCA의 환경에서 조직이 지속가능하려면 구성원 모두를 ‘영향력자’가 되도록 해야 한다. 물론 영향력의 범위와 정도, 파급성에서 개별적 차이가 있겠으나 구성원 하나하나가 의미 있는 영향력의 주체로서 존재감을 갖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바로 여기서 창의와 혁신의 근간인 몰입이 생성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구성원을 임플로이언서로 만드는 동력원은 무엇일까? 이를 확인하기 위해 각 개인이 갖고자 하는 영향력의 동력이 어디서 나오는지, 임플로이언서를 만드는 요소를 살펴본다.

사실 영향력이란 세종대왕이나 스티브 잡스 정도 돼야 어울리는 표현으로 생각된다. 조직 내에선 리더와 핵심 인력의 전유물 정도로 여겨진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런던비즈니스스쿨의 경영철학자 게리 하멜 교수는 ‘예산도 권위도 없을 때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보여달라. 그것이 리더임을 보이는 방법’이라고 말했다.8 진정한 영향력의 근간은 돈과 지위가 아닌 존재 자체에서 나온다는 것을 강조한 말이다. 찐 영향력의 방향성은 ‘안에서 밖으로’ 향한다. 그러므로 우리 자신을 면밀하게 들여다보는 것이 우선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과 세상이 만나는 지점에 ‘직업(Vocation)’이 있다고 말했다. 다수 속에서 존재감 없던 우리가 세상과 만나는 지점에서 비로소 살아 있음을 실존적으로 느끼게 된다는 것이다. 즉, 진정한 존재감/자존감은 혼자 있을 때가 아닌 세상과 만났을 때 생기는 것이며 바로 그 지점에 직업이 있다는 것이다. 나와 세상이 직업을 통해 제대로 만나면 세상에 대해 크건 작건 자신이 끼치는 기여를 자연스럽게 체험하게 된다. 자신의 존재감과 영향력을 만끽하는 터전으로서의 일터/직장/조직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이 메커니즘은 사람을 가리지 않고 공평하게 작동된다.

내 안의 어떤 것이 나를 대변하는가. 그리고 나의 어떤 요소가 세상과 만나야 할까. 아리스토텔레스는 이를 ‘재능(talent)’이라고 했다. 우리는 각자 고유한 재능을 가지고 있으며 재능이 한 개인의 정체성을 대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글로벌 리서치 기업 갤럽은 이 재능이 지속적 투자로 연마되면 ‘강점’이 된다고 봤다.9 강점이 개인의 정체성을 규명하는 대표 요소임과 동시에 주변으로부터 객관적으로 인정되는 생산성 요소도 된다는 것이다. 즉, 강점은 성과 창출에 직결되는 개인의 차별화 요소인 셈이다. 버크만은 여기에 흥미와 욕구, 두 가지 요소를 추가했다.10 강점/흥미/욕구를 핵심 요소로 봤을 때 보다 균형감 있게 개인의 정체성을 바라보는 관점을 얻을 수 있으며 강점/흥미/욕구가 직업을 통해 세상과 제대로 만날 때 개인의 존재감과 영향력이 극대화된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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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이 중 욕구를 ‘지향점’으로 바꾸어 제안한다. (그림 3) 즉, 강점/흥미/지향점을 개인의 정체성 구성의 대표 요소로 보고자 한다. 매슬로는 인간의 욕구를 5단계(생리적 욕구/안전 욕구/사회적 욕구/자기 존중 욕구/자아실현 욕구)로 나눴는데 모든 욕구는 결국 본질적으로 자신의 삶을 통해 추구하는 방향성, 즉 지향점을 갖는다는 점에서 공통적이기 때문이다.11 여기서 통상 흥미와 지향점(욕구)을 합해 한 개인의 ‘인간성(Humanity)’이라 부르고 재능 또는 강점을 탤런트(Talent)라 일컫는다. 필자는 이를 합쳐 ‘휴탈리티(Humanity+Talent: Hutality)’로 명명하고자 한다. 정리하자면 우리 각자의 정체성을 규명하는 것은 바로 각자의 강점/흥미/지향점, 즉 휴탈리티다.12

영향력 있는 가치란? 차이×공감

임플로이언서가 지향해야 할 영향력은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즉, 자신의 휴탈리티를 세상의 필요점과 연결해 어떤 가치를 만들어내야 할까?

디지털이 주도하는 VUCA 환경으로의 변화는 이제 지식정보화 시대를 넘어 지식 정보 홍수의 시대로 우리를 몰아가고 있다. 현대인은 하루 평균 3000여 개의 광고에 노출되고 있다는 통계도 있다.13 수요자, 다시 말해 잠재 고객 입장에서 이 어마어마한 선택지는 어찌 보면 풍요를 넘어선 포화다. 반면 공급자, 즉 기업 입장에서 보면 극강의 경쟁 환경이다. 2999개의 경쟁자를 따돌리지 못하면 곧 죽음이다.

이러한 척박한 상황에서 경쟁 우위는 우선 차별화에서 나온다. 알 리스(Ries, Al)와 잭 트라우트(Trout, Jack)는 “차별화하지 못하면 죽는다(Differentiate or Die)”고 말한다.14 포화의 시대, 비슷한 것으로는 최종 낙점을 받을 수 없다. 단순히 개선된 정도로는 어림 없다. 경쟁자들이 갖지 못한 확실한 차이를 부각시켜야 한다.

하지만 이것이 전부는 아니다. 차별화된 신기술과 아이디어로 무장한 스타트업이 이상하게도 시장에서 성공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데릭 톰슨은 시장에서 히트하는 것들의 공통점으로 ‘마야(MAYA: Most Advanced, Yet Acceptable)’를 꼽았다.15 히트하려면 기존의 것들과 달리 진보적이어야 하지만 동시에 수용할 만한 정도여야 한다는 뜻이다. 즉, 급진적 차이를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어도 결국 고객과 시장이 수용할 수 있는 임계점 정도까지여야 한다는 것이다. 스타트업의 주요 실패 요인은 보유한 기술과 아이디어로 진보된 면모를 부각시키는 것은 잘했지만 정작 그것을 사줄 고객과 시장이 수용하도록 공감시키지는 못했다는 데 있다. 미래학자 제러미 리프킨은 ‘미래의 문맹은 글을 모르는 것이 아니라 공감력이 없는 것이다’라고 강조한다. 16 이렇게 볼 때 풍요와 포화가 만드는 극강의 경쟁 시대에 영향력 있는 가치의 속성은 ‘세상의 필요점에 대해 공감할 수 있는 차이를 만들었는지 여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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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와 공감, 이 둘은 곱하기로 연결된다. (그림 4) 둘 중 하나가 만족스러운 수준이라도 다른 하나가 제로(0)라면 결과는 제로가 된다. 다시 말해 영향력 있는 가치란 ‘차이와 공감을 만드는 일’을 통해 구현된다. 차이와 공감이 ‘공존하도록’ 일할 때 우리는 그 일에서 의미 있는 존재감을 얻고 선한 영향력을 끼칠 확률을 높이게 된다. 이전과 또 남과 다르게 특유의 차이를 만들고 이를 통해 세상의 필요점을 해갈하는 데 긍정적 영향을 끼친다면 그 일은 차이와 공감을 만들어 낼 것이다. 여기에 관여한 개인들은 존재감과 영향력을 얻게 된다.

이제 임플로이언서는 다음과 같이 정의할 수 있다. ‘자신의 휴탈리티를 세상의 필요점과 연결해 차이와 공감의 가치를 극대화하는 사람.’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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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제 관리 조직에서 탐색 실험 조직으로

직장은 임플로이언서를 꿈꾸는 구성원들의 플레이그라운드가 돼야 한다. (그림 5) 물론 직장 외 커뮤니티 활동을 통해서도 자신의 휴탈리티와 연결되는 세상을 만날 수 있다. 하지만 하루 9시간 또는 그 이상을 투입하는 일터에서 임플로이언서로서의 존재감을 만끽하지 못한다면 일터에서 주도적으로 몰입하지 못하고 활력을 잃을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기업과 조직은 세상의 필요점, 즉 고객과 시장의 니즈가 무엇이며 이를 위해 차이와 공감의 가치를 어떻게 창출할 것인지에 대해 구성원에게 명확하고 매력적인 청사진을 제시해야 한다. 또 이 청사진과 구성원의 휴탈리티가 잘 연결되도록 환경과 풍토를 조성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구성원들이 일터에서 자신의 휴탈리티를 온전히 발휘하려면 조직 구조와 조직문화, 일하는 방식과 피드백 시스템을 컴플라이언스(Compliance) 기반에서 커미트먼트(Commitment) 기반, 즉 ‘통제 관리 풍토’에서 ‘탐색 실험 풍토’로 전환해야 한다.

통제 관리 풍토는 행동 전에 일어날 만한 상황을 고심하게 만들고 탐색 실험 풍토는 행동 후 결과로부터 메시지를 확인하게 한다. 과거에는 통제 관리 풍토가 유효했다. 효율이 최고의 덕목이었던 규모와 속도전 상황에서 통제 관리 풍토는 필수 조건이었다. 하지만 다양성과 복잡성이 두드러진 VUCA 상황에선 누가 경쟁자로 등장할지, 기존 경쟁자가 어떻게 변신할지, 새로운 시장의 난이도가 어떠할지 그 누구도 단언할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차이와 공감을 창출하려면 조직 내 탐색과 실험이 활발하게 가동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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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에게 탐색과 실험은 자신의 휴탈리티와 세상을 연결하려는 가장 자연스러운 충동이다. 탐색과 실험이 이끄는 대로 따라갈 때 동기부여 및 즐거움과 관련된 신경 전달 도파민이 분비되고 이를 통해 우리는 더 많이 몰입하게 된다.18 날 새는 줄 모르고 자신의 강점 분야에 매달리거나 흥미로운 기술 및 아이디어를 찾아다니며 어렵더라도 목표를 달성하려는 것은 우리의 휴탈리티가 동력으로 작동한 결과다. 일터에서 휴탈리티가 활성화되면 우리는 더 큰 동기를 지니고 열정적으로 일에 몰입하고 목표에 집착하게 된다. 살아 있다는 느낌이 더욱 생생해진다.

하지만 아직까지 많은 기업 조직이 탐색 실험 풍토를 활성화하도록 설계돼 있지 않다는 것이 문제다. 산업혁명 이후 효율 극대화를 위해 과학적 경영 관리 방식을 도입하면서 기업들은 학습하고 탐험하려는 인간의 자연스러운 충동을 억누르는 방향으로 흘러왔다. 측정과 감시를 바탕으로 수천, 수만 명의 거대 조직을 통제해왔다. 관리자는 직원들이 협소한 업무에만 집중하도록 만들고 각종 규칙을 세워 조직을 통제 시스템화했다. 이로써 생산량이 증가하고 불량률이 떨어졌지만 직원 개개인의 자기 표현, 실험과 학습 능력, 최종 생산물에 대한 애착이 희생됐다. 조직의 구성원은 ‘임플로이’로 전락했다. 상황을 이렇게 만들어놨음에도 불구하고 기업과 조직에서의 창의, 혁신, 몰입을 구하려는 목소리는 어느 때보다 높다. 모순적이며 안타까운 상황이다.

조직 내에 탐색 실험 풍토를 만들고 임플로이언서들이 뛰어노는 플레이그라운드로 변화하려면 조직과 리더들은 구성원의 휴탈리티 파악부터 서둘러야 한다. 우리는 빨주노초파남보 일곱 개 색깔을 하나로 합쳐 검은색을 만들 수도 있고, 이를 연결해 무지개를 만들 수도 있다. 지금까지는 검은색을 바라보며 감격하는 조직 생태계를 꾸려왔다. 구성원들은 자신의 휴탈리티 색깔을 내려놓은 채 검은색을 탁월하게 내사화(introjection) 했다.19 내사화를 잘할수록 장래가 촉망되는 핵심 인재로 분류될 확률이 함께 올라갔다. 하지만 이제 검은색만으로는 VUCA 시대를 살아낼 재간이 없다. 이제는 무지개를 만들어야 한다. 기업과 조직이 원하는 몰입과 창의 혁신은 일부 관리자와 핵심 인재뿐 아니라 다양한 구성원의 휴탈리티가 존중받고 이것이 시장의 다양한 고객의 필요점과 연결될 때 비로소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미래에도 조직이 지속가능하려면 개별화와 다양성을 경영의 근간으로 세우고 구성원의 휴탈리티가 세상의 필요점과 연결되도록 기회를 줘야 한다. 구성원도 자신의 휴탈리티가 무엇인지 명확히 인식하고 조직 및 리더와 적극적으로 소통해야 한다. 자신이 빨강인지, 파랑인지 모르는 상태에서 조직과 조직 내 다른 색깔들과 생산적으로 상호작용할 수 없으며 고객과 시장의 필요점과도 어떻게 연결할 수 있을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휴탈리티 리더십이란 결국 ‘구성원의 휴탈리티가 일터에서 동력이 되도록 탐색 실험 풍토에 기반한 몰입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이다. 조직에서 ‘찐’ 몰입과 창의, 혁신을 목격하고 싶은가? 그렇다면 더 늦기 전에 ‘휴탈리티로 리더십 하기’를 시작해야 한다.


박정열 현대자동차그룹 경영연구원 전임교수 soulpark77@hyundai.com
필자는 연세대 철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를, 서울대 대학원에서 교육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LG경영개발원을 거쳐 삼정KPMG에서 Learning & Development Center Director를 지냈다. 최근 발표한 논문 ‘지식근로자의 일터학습민첩성 진단도구 개발’로 한국인력개발학회 최우수논문상을, 특허청으로부터 ‘지식근로자 일터학습민첩성 진단방법 및 시스템’에 관한 특허를 받았다. 저서로는 『AI시대 사람의 조건 휴탈리티』(한국경제, 2020)가 있다.


참고문헌

1. 데릭 톰슨. (2021). 히트 메이커스. 21세기북스.

2. 박정열(2020). AI시대 사람의 조건 휴탈리티. 한국경제.

3. 안성은. (2019). 드디어 팔리기 시작했다. 더 퀘스트.

4. 알 리스, 잭 트라우트. (2008). 마케팅 불변의 법칙. 비즈니스맵.

5. 제러미 러프킨. (2010). 공감의 시대. 민음사.

6. Abraham, H. Maslow. (1998). Maslow on Management. Ann R. Kaplan.

7. Amy C. Edmondson(2019). The Fearless Organization : Creating Psychological Safety in the Workplace for Learning, Innovation, and Growth. John Wiley & Sons, Inc.

8. Birkman, R. W., Elizondo, F., Lee, L. G., Wadlington, P. L., & Zamzow, M. W. (2008).The Birkman Method Manual®. Houston, TX: Birkman International, Inc.

9. David M. Kreps(2018). The Motivation Toolkit : How to Align Your Employees’ Interests with Your Own. Norton & Company Inc.

10. Daniel M. Cable(2018). Alive at Work : The Neuroscience of Helping Your People Love What They Do. Harvard Business Review Press.

11. Frederic Laloux , Wilber, Ken (2014). Reinventing Organizations A Guide to Creating Organizations Inspired by the Next Stage in Human Consciousness. Nelson Parker.

12. L. M. Roberts et al.(2005). Composing the Reflected Best-Self Portrait: Building Pathways for Becoming Extraordinary in Work organizations. Academy of Management Review 30.

13. N. Doshi & L. McGreger(2015). Primed to Perform : How to Build the Highest Performing Cultures Through the Science of Total Motivation. New York : Harper Collins.
동아비즈니스리뷰 350호 Smart Worcation 2022년 08월 Issue 1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