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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R2. Interview: ‘구독경제 창시자’ 티엔 추오 주오라 CEO

“디지털 시대, 시장과의 빠른 교감이 생명
자사의 핵심 가치, 어떻게 전할지 고민해야”

김기태,이미영 | 301호 (2020년 7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구독경제 창시자라고 불리는 티엔 추오 주오라(Zuora) 대표는 구독 비즈니스 모델이 향후 지배적인 경영 트렌드가 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디지털 전환 시대를 맞아 어느 때보다 고객을 제대로 이해하고 빠르게 반응해 시장에 결과물을 내놓는 것이 중요한데 고객과 지속적으로 연결돼 있는 구독 비즈니스 모델이 제격이라는 것이다. 그렇다고 기존 기업이 넷플릭스와 같은 ‘태생적’ 구독 비즈니스 기업의 전략을 그대로 따르긴 어려울 것이다. 자사 기업의 핵심 가치를 먼저 파악하고 이 가치를 어떻게 고객에게 전달해 새로운 관계를 맺을 수 있을지부터 고민해야 한다. 똑똑한 가격 전략, IT 인프라, 재무 전략이 함께 조화를 이룰 때 비즈니스 모델 전환의 성공 확률을 높일 수 있다.



획기적이고 신박한 아이템이 사랑받던 시절이 있었다. 경쟁사에는 없는 ‘히트’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들어 시장에 큰 영향을 주기 위한 기업들의 노력도 힘겨웠다. 히트 아이템, 효자 상품 등 매출을 든든히 버텨줄 우리만의 ‘필살기’가 있어야 시장에서 생존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최근 시장의 판도가 달라졌다. 더 이상 일회성 제품으로는 성공하기 힘들다. 사람들은 제품이나 서비스를 ‘씹고 즐기고 맛본다’. 이를 토대로 내가 그 브랜드를 좋아할지, 계속해서 구매할지 결정한다. 한 개인의 경험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타고 세상과 공유된다. 이제 어떤 제품이 살아남고, 어떤 서비스가 좋은지는 기업이 아닌 소비자가 결정하는 시대가 왔다. 제품이 아닌 고객을 파악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

구독 서비스는 고객을 이해하고 파악하는 데 최적의 비즈니스 모델이다. 고객과 장기간 관계를 맺으면서 얻는 데이터와 반응을 실시간으로 살필 수 있고, 이를 제품과 서비스에 반영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고객이 정기적으로 제품과 서비스를 ‘반복적으로’ 구매하면서 얻는 안정적인 수익도 구독 비즈니스의 장점이다.

이런 구독 서비스의 장점을 이미 2007년에 간파, 구독 서비스에 필요한 결제 서비스와 매출 분석 소프트웨어를 제공하고 있는 티엔 추오 주오라(Zuora) CEO는 기업들이 자사의 비즈니스 모델을 구독 서비스로 전환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주장한다. 다양한 니즈를 가지고 빠르게 변화하는 소비자를 사로잡을 방법은 ‘구독’을 통한 관계 맺음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의 통찰은 어느 정도 설득력이 있는 듯하다. 주오라에 따르면 지난 7년간 구독 모델을 선보인 기업은 평균 300% 이상 성장했고, 미국 S&P 500 일반 기업보다 구독 모델 기업의 성장 속도가 5배 더 빨랐다. 주오라도 덩달아 함께 성장해 2018년 기업 상장을 마쳤다. 지난해 기준 주오라의 기업 가치는 1조 원이 넘는다. 세간에서 그를 구독경제 ‘창시자’라고 추켜세우는 이유기도 하다. DBR은 티엔추오 CEO와의 e메일 인터뷰를 통해 구독경제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 구독 비즈니스 모델을 성공하기 위해 고려해야 하는 핵심 요소는 무엇인지 물었다.


DBR mini box I
주오라 회사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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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오라는 미국의 구독 기반 서비스를 위한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기업이다. 클라우드 기반으로 구독 비즈니스를 제공하는 개별 기업에 맞춤형 요금 결제 및 매출 관리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 2007년 실리콘밸리에서 설립된 지 10년 만에 기업 가치 10억 달러 이상으로 성장한 주오라는 2018년 4월 뉴욕 증시에 상장했다. 현재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마테오에 위치한 본사를 비롯해 애틀랜타, 보스턴, 런던, 파리, 도쿄 등 18개 도시에 사무실을 두고 있고 1200명 이상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주오라를 창업한 티엔 추오 CEO는 클라우드 기반의 CRM(고객 관계 관리) 소프트웨어 업체 세일즈포스 최고전략책임자 출신이다. 세일즈포스에서 근무할 당시 구독 비즈니스 모델의 스타트업 고객들이 급성장하는 것을 목격한 후 ‘콘텐츠나 소프트웨어 같은 무형 상품 외에도 의류, 화장품, 식료품 등 다양한 산업에서 정기 구독 방식으로 결제하는 시스템에 대한 수요가 커질것이라고 직감했다. 이후 ‘소유의 시대는 가고 사용의 시대가 올 것’이라는 신념을 갖게 됐다. 그의 생각에 동조하는 WebEx의 엔지니어였던 쳉 주, K.V. 라오와 함께 주오라를 창업했다.

주오라 고객의 범위는 매우 넓다. 자동차 기업 포드, GM, 에너지 기업 슈나이더일렉트릭, 영국 언론 매체 가디언, 프레젠테이션 제작용 소프트웨어 제공 업체 프레지, 고객 관리 서비스 기업 젠데스크, 건강 관리 앱 마인드보디 등 대기업뿐만 아니라 많은 신생 IT 기업도 이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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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경제(Subscription Economy)’라는 말을 처음 쓴 주인공이다. 구독경제가 새롭게 각광받는 비즈니스 모델이 될 것이라고 판단한 계기가 궁금하다.

2007년, 세일즈포스에서 최고전략책임자(CSO, Chief Strategy Officer)로 일하고 있을 때였다. 당시 세일즈포스의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들을 보면서 새로운 트렌드를 감지했다. 회원제 렌터카 공유회사인 집카(Zipcar)가 성장하는 것을 보면서 더 이상 사람들이 차를 구매하지 않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넷플릭스를 통해 영화를 한 편씩 구매하는 소비 행태는 점차 줄어질 것이라고 확신했다. 정기 결제만 하면 원하는 콘텐츠를 언제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많은 구독경제 모델을 도입한 회사들이 빠르게 성장하는 것을 눈으로 확인했다. 이는 구독 서비스에 필요한 결제 및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주오라를 창업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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