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이 자금력과 우수 인재 등 혁신에 필요한 자원을 확보하고도 파괴적 혁신을 주도하지 못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관료주의 조직문화 때문이다. 기업은 제로-섬 경쟁을 강화하는 개인 인센티브 제도를 철폐하고 상시적 혁신에 유리한 역피라미드형 조직 운영 구조로 변화해야 한다. 특히 창의성을 촉진하기 위해 혁신 활동을 주도할 여유 인력을 확보하고, 이들을 위한 독립적 조직 운영 체계를 구축하며, 상대평가는 실질적 성과 향상 및 역량 제고에 기여하는 수시 피드백 제도로 대체하고, 집단성과급 제도와 인정 제도를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리더 스스로가 변화 챔피언으로서 구성원들의 혁신 역량을 끌어올릴 수 있어야 한다.
상시적 혁신이 요구되는 시대
전통적인 산업과 시장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파괴적 혁신의 등장으로 인해 전통적 비즈니스 모델에 의존하던 업종이 통째로 위협받는 상황이 여기저기에서 벌어지고 있다. 온라인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의 등장이 대표적이다. 아마존(Amazon)이나 알리바바(Alibaba)로 대표되는 온라인 소매유통업이 월마트(Walmart)나 타깃(Target) 같은 오프라인 소매유통업을 위협하고 있으며 우버(Uber)와 리프트(Lyft) 등 차량 공유 서비스가 택시업의 생태계를 뒤바꾸고 있다. 넷플릭스(Netflix)와 같은 동영상 스트리밍 플랫폼은 블록버스터(Blockbuster)와 같은 오프라인 영상유통업을 시장에서 축출했으며 유튜브(YouTube) 등 동영상 공유 서비스 플랫폼은 1인 방송 시대를 열면서 전통적 대중매체의 독점적 지위에 금을 내고 있다. 높은 접근성과 네트워크 효과에 기반한 디지털 플랫폼 기반의 비즈니스 모델은 다양한 업종으로 확산되고 있으며 머지않아 수많은 산업에서 기존의 오프라인 비즈니스 모델들을 위협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지금 새롭게 부상한 비즈니스 모델이라고 해서 앞으로 계속 시장 지배력을 유지할 것이라고 장담할 수는 없다. 오늘날 환경 변화와 기술 발전의 속도를 감안하면 새로운 파괴적 혁신이 언제, 어디서라도 튀어나올 수 있기 때문에 어떠한 기술이나 비즈니스 모델이라 해도 장기간 지속성을 보장받을 수는 없다. 요컨대, 파괴적 혁신을 주도하지 않으면 누군가에 의해 주도된 파괴적 혁신에 당할 수밖에 없는 혁신 기반 경쟁생태계가 대두했다. 상시적 혁신을 이뤄내면서 환경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는 내부 역량을 갖췄는지에 따라 기업 경쟁력의 지속성 여부가 판가름 나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