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cle at a Glance KB국민카드가 외부 스타트업과 함께 추진한 오픈 이노베이션 사례는 다음과 같은 교훈을 준다.
1. 대기업과 스타트업의 중장기적인 협업을 이끌어낼 전담 조직과 예산을 확보해야 한다. 2. 전략 과제를 선정하고 스타트업을 선발하는 단계부터 개발, 영업, 기획 등 전 이해관계부서의 참여가 필수적이다. 3. 성급한 성과 창출의 함정에 빠지지 않으려면 최고경영자의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 4. 시장 검증 결과물이 상용화되거나 연구개발로 이어질 수 있는 관리 체계를 마련함으로써 단발성 프로젝트로 끝내지 말아야 한다.
오픈 이노베이션(Open Innovation, OI)이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기업 경영의 새로운 화두로 부상한 지 오래다. 짧아진 제품수명주기로 인한 수익 감소와 증가한 개발/혁신 비용이 기업의 수익성을 잠식해가고 있는 가운데 외부 조직을 활용해 혁신의 비용과 시간을 절감하는 OI는 일시적인 유행에 그치지 않을 것이다. KB국민카드가 전문 자문기관인 로아인벤션랩 및 역량 있는 스타트업들과 함께 한 2년여에 걸친 퓨처나인의 여정은 대기업뿐 아니라 중견 기업에도 다양한 시사점을 줄 수 있다.
퓨처나인, 카드업계의 생존 위기에서 출발
2017년은 카드업계에 위기의 해였다. 수수료 인하와 더불어 IT기업이 경쟁적으로 출시한 지불 결제 솔루션이 인기를 끌면서 기존 사업모델이 한계에 봉착했다. 경쟁사와 유사하게 KB국민카드도 상품 출시, 신규 카드 발급, 이용 확대, 카드 대출 증대라는 전통적인 사업 목표를 뛰어넘는 고객 데이터 기반 마케팅 기업(Data Driven Company)으로 거듭날 필요성이 커졌다. 하지만 카드업계는 고객의 행동 데이터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풍부한 데이터를 비즈니스에 적용한 경험이 많지 않다는 역설에 빠져 있었다. 데이터 기반 마케팅 기업으로 변화하기 위해서는 자체 역량만이 아닌 외부 혁신기업과의 협업이 필수적이었다. 외부의 혁신 조직과 손잡는 OI는 이처럼 당면한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찾기 위한 목적에서 출발했다.
KB국민카드는 우선 자사 사업모델과 관련성이 높은 스타트업을 발굴, 선발, 협업하기 위해서 외부 전문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판단, OI 자문기업이자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인 로아인벤션랩과 손을 잡았다. KB국민카드의 OI 전담조직 담당자들은 로아인벤션랩 측과 수차례 워크숍을 진행하면서 KB국민카드가 스타트업과 함께할 수 있는 분야와 영역을 논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