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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과 '장소'를 중시하는 그들, 겸손과 고객 중시가 '힙플레이스' 만든다

송규봉,이일섭 | 243호 (2018년 2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힙스터는 다른 하위문화 집단보다 훨씬 ‘공간 중심적’이다. 예전의 ‘핫플레이스’라는 단어는 그래서 이제 ‘힙한 곳’ ‘힙플레이스’라는 단어에 의해 대체되고 있다. 물론 엄밀하게 보면 그 뜻은 다르다. 힙플레이스는 ‘차별적 가치’ ‘정체성’ ‘취향 중시’ ‘흡인력’ ‘전파력’ 측면에서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글로벌 유통/쇼핑몰 기업 웨스트필드그룹이 소비자를 6개의 부족으로 나눈 바에 따르면 힙스터는 그중에서 ‘소셜쇼핑 홀릭형’ ‘스타일 충만형’ ‘나 홀로 취향추구형’과 공통분모를 지니고 있다. 이 같은 특성과 공통분모를 조합하다 보면 힙스터의 소비패턴과 힙플레이스의 특성을 그려낼 수 있다. 그러나 그게 끝은 아니다. 결국 비즈니스는 트렌드에 올라타면서 그 트렌드를 넘어설 수 있어야 한다. 겸손한 마음으로 힙스터의 특성을 공부하고 고객 중심의 가치를 놓지 않는 게 중요하다. ‘장사의 신’이라 불리는 우노 다카시의 얘기를 통해 트렌드 너머의 경영학, 그 본질을 다시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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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플레이스, 힙플레이스, 그리고 힙스터

2000년대까지, 아니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방송과 신문에서는 ‘요새 뜨는 곳’ 혹은 ‘핫플레이스’를 소개하곤 했다. 보통은 술집과 맛집이 모여 있는 곳으로 대로변의 큰 상권이 조명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SNS, 특히 인스타그램과 같은 사진 위주의 소셜미디어가 발달하면서 예전의 전통적 핫플레이스, 압구정, 종로, 강남역과 청담동 등은 더 이상 ‘힙’하지 않은 곳이 됐다. 지인이나 팔로하는 친구, 혹은 명사의 SNS와 블로그를 보고 어렵게 찾아가고 줄 서서 기다려 음식을 먹고, 수제품을 구입하고, 벼룩시장을 찾아다니는 ‘힙한 생활’은 서울 홍대 인근을 지나 상수동으로, 연남동으로, 망원동으로, 이태원 경리단길로 사람들을 흩어놓았다. 그러다가 한 곳에 사람이 몰리고 대기업 프랜차이즈가 들어오고 ‘기성 언론’의 조명까지 받고 나면 그곳은 잠시 ‘핫’해졌다가 곧 ‘힙플레이스’로서의 성격을 잃게 된다. 그렇게 ‘진짜 힙한 지역’은 몇 년, 아니 몇 개월 단위로 변화한다.

힙스터라는 집단만큼 ‘공간’ 중심적인 하위문화 집단도 없다. 힙스터의 원조가 있는 미국이나 유럽에서도 그렇다. 캐나다 밴쿠버의 메인스트리트, 덴마크 코펜하겐의 거리, 미국 뉴욕 브루클린과 오리건주 포틀랜드에 이르기까지. 힙스터는 항상 그들이 ‘사는 공간’으로 그 정체성이 드러났다. 이는 한국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다만 미국과 유럽의 힙스터는 ‘다른 방식의 삶의 공간’으로 규정됐다면 한국에서는 ‘힙플레이스’라는 이름으로, 즉 ‘소비가 이뤄지는 공간’의 의미로 나타났다. 이는 한국의 힙스터 다수가 ‘현실주의자 힙스터’, 즉 완전히 새로운 삶의 방식을 창출하기보다는 ‘힙한 스타일’의 제품과 먹거리를 구입하고 아이템을 사는 힙스터였기 때문이다.1  이 글에서는 ‘힙스터’ 자체에 대한 분석과 비즈니스적 함의를 도출하기보다는 사람들이 이제 ‘핫’하다기보다 ‘힙’하다고 부르는 ‘힙플레이스의 변천사’를 통해 한국 힙스터들의 소비패턴과 이동경로를 알아보고자 한다. 또한 ‘경영과 창업의 기본 원칙’을 통해 힙스터든 그 무엇이든 새로운 집단과 함께 비즈니스를 만들어갈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고자 한다.

힙플레이스는 어디인가?

“A카드는 VIP 서비스를 개선하려 합니다. 특히 강남권에 거주하는 고객들에게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하고 싶어 GIS 분석을 진행했습니다.” 대학원 ‘지역마케팅’ 수업에서 [지도 1·2]를 소개했다. 2016년 9월 주말 경기지역에서 사용된 외식 분야 카드결제액을 지도에 담았다. 특정 시기에 지역을 제한했다. 그렇지 않으면 패턴이 잘 드러나지 않기 때문이다. 20∼30대 전체 카드사용액을 수도권 전체로 주중·주말 구분 없이 1년 치를 뿌려 봤다. 직장인과 유동인구가 밀집한 서울의 중심상권만 두드러질 뿐이다. 세밀한 서비스를 기획하기 어려웠다.

인스타그램 해시태그의 위치정보를 연구하던 대학원생과 토론이 시작됐다. 자신이 확보한 데이터를 GIS(지리정보시스템)에 올려 기존 상권과 신흥 상권의 차이를 분석하고 있었다. “많은 2030 세대가 포털사이트의 블로그를 내비게이션처럼 활용하고 있거든요.” 사람을 만날 지역과 장소를 정할 때 스마트폰으로 계속 검색하고 실시간 의견을 나눈다. 오늘날 젊은 세대는 이미지 기반 SNS로 일상을 만들어 간다. 짧은 동영상과 해시태그를 적극 활용한다. “이전에는 SNS가 온라인 소통에 초점을 뒀다면 최근에는 자신만의 정체성, 그러니까 톤앤매너(Tone & Manner)를 포스팅하는 성향이 두드러진다”고 강조했다.

[지도 1]에서 매출밀도가 가장 높은 핫플레이스는 분당 판교지역이었다. 대형 백화점, 스트리트몰, 전철역, IT 기업들과 연결된 곳이다. 만나기 쉽고, 먹고, 마시고, 걷고, 놀고, 영화 보고, 서점 가고, 쇼핑하기를 한번에 즐길 수 있다. 다양한 선택이 가능한 복합상권이다. [지도 2]에서 60∼70대는 전혀 다른 소비동선을 보여준다. 갈비골목, 장어마을, 장작곰탕, 백숙집과 ‘가든’이 많은 청계산과 행주산성 맛집골목이 눈에 띈다. 초가을 6070세대의 핫플레이스는 건강을 챙길 수 있는 ‘웰빙·보양’의 패턴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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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핫플레이스’와 다른 ‘힙플레이스’를 20∼30대와 연관 짓는 것은 자연스럽다. ‘힙플레이스’를 좁은 의미로 살핀다면 [지도 1]에서 시작해야 한다. 하지만 A카드는 전체 카드사용자를 고려하고 있다. 특정 업종에서는 60∼70대의 구매력이 20∼30대보다 훨씬 높은 경우도 많다. ‘힙플레이스’에 대해 넓고도 입체적인 접근이 필요한 이유다. 어떤 맛집이나 상업공간은 다양한 연령층의 고른 사랑을 받고 수십 년씩 건재한 경우도 있다. 따라서 20∼30대에 초점을 맞춘 좁은 의미의 ‘힙플레이스’에서 먼저 시작하려 한다. 더불어 일시적인 유행을 뛰어넘어 오래도록 생존과 성장을 모두 달성한 사례도 살펴보려 한다.

1. 힙플레이스의 초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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