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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정영훈 코오롱글로벌 전무

대장금 90% 시청률, 제조업 기반 탄탄 수출절벽 한국, 5억 시장 교두보를 선점하자

장재웅 | 203호 (2016년 6월 lssue 2)

Article at a Glance

 국내 최고이란통으로 불리는 정영훈 코오롱글로벌 전무는 이란 진출을 위해 현지 업체와의조인트벤처수립을 최선의 방법으로 제시했다. 이란 현지 업체를 끌어들이면초기 투자 비용을 줄일 수 있고, △정보 불충분 등으로 인한 리스크를 줄일 수 있으며, △현재 생산품에 대한 관세 장벽 활용 등 불확실성이 큰 이란 시장에서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특히 국내 유휴 설비들을 활용해 이란에 현물투자를 해 합작법인을 설립할 경우 큰 투자 없이도 이란 비즈니스를 시작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편집자주

이 기사의 제작에는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 인턴연구원 손지현(이화여대 경영학과 4학년) 씨가 참여했습니다.

 

‘마지막 남은 기회의 땅.’

 

최근 곳곳에서 이란을 이렇게 부르고 있다. 그동안 경제 제재로 원활한 거래가 불가능했던 이란 시장의 빗장이 풀리면서 국내 기업뿐만 아니라 글로벌 대기업들이 입맛을 다시고 있는 상황이다.

 

이란이 매력적인 시장임은 분명한 듯하다. 일단 인구가 8000만 명에 달한다. 소비시장으로서 충분히 매력적이란 뜻이다. 2014년 기준 세계 4위 규모의 원유 확인매장량과 세계 1위 규모의 천연가스 확인매장량을 보유했을 뿐만 아니라 중동 제1의 자동차 생산국인 동시에 중동 지역에서 가장 발달한 제조업 기반을 갖추고 있다. 유엔 무역개발협의회(UNCTAD)에 따르면 중동 주요 산유국 중 석유·천연가스 등 에너지 의존도 비중 역시 이란이 71%로 가장 낮다. 산업 분야별로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에너지 비중은 27.9%.

 

지정학적으로도 이란은 아시아와 유럽, 러시아·CIS(독립국가연합) 지역을 연결하는 중요한 고리로 평가받는다. 특히 동쪽으로는 파키스탄, 아프가니스탄, 서쪽으로는 터키와 이라크, 북쪽으로는 아르메니아, 아제르바이잔, 투르크메니스탄 등 7개국과 접하고 있어 역내 생산 거점으로도 손색이 없다. 풍부한 노동력 역시 장점으로 꼽힌다. 이런 조건은 국내 산업계에 기대감을 불어넣기에 충분하다. 우리 기업들은 현재 지속적인 저성장 추세, 수출 감소, 조선 및 건설업의 위기로 골머리를 앓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란 이전에도 새로운 기회의 땅으로 불린 곳이 많았다. 그중에 실제로 기회가 된 경우도 있지만 섣부르게 덤볐다가 큰 실패를 경험했던 경우도 많다. 이란에 대한 이해 없이 장밋빛 전망만을 좇다보면 또 다른 실패의 역사를 쓸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란 사업은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 DBR은 국내 기업인들 사이에 이른바이란통으로 통하는 정영훈 코오롱글로벌 상사사업본부장(전무)을 만나 이란의 비즈니스 환경과 사업기회 등에 대해 물었다. 정 전무는 1998년부터 이란에서 주재원 생활을 시작해 14년간 현지에서 근무하며 다양한 사업을 수행했다. 또 부임 첫해인 1998년 당시 600만 달러에 불과했던 테헤란 지사의 연매출을 귀임하던 시기에는 3억 달러까지 끌어올렸다. 그 공로를 인정받아 2004년 산업자원부장관 표창과 코오롱그룹 최우수 사원상을 받기도 했다.

 

그가 자타공인이란통인 이유는 또 있다. 2001 9·11테러 이후 미국의 이란 공습 위협 속에서 유럽·일본·한국 등에서 온 외국 주재원들이 다들 철수한 상황에서도 마지막까지 이란을 지키며 거래선과 관계를 유지했기 때문이다. 그의 이런 노력은 현지인들에게 신뢰감을 심어줬고 덕분에 각계각층에서 다양한 네트워크를 쌓을 수 있었다. 그는물건만 팔 생각으로 이란 시장을 접근하면 절대 성공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란은 실제로 기회의 땅인가.

잠재력이 어마어마한 것은 사실이다. 일단 이란 내 인구 8000만 명에 배후지역인 카스피안 연안 국가나 CIS 국가들을 합하면 적게는 25000만 명에서 많게는 5억 명을 거느린 시장이 된다. 이 시장의 거점이 되는 곳이 이란이다.

 

 

 

 

한국은 지금 수출 절벽을 경험하고 있다. 실제로 새로 진출할 수 있는 나라가 많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미개척 시장 중 가장 잠재력이 큰 곳이 이란이다. 하지만 조급하면 일을 망칠 가능성이 크다. 개인적으로는 우리나라 사람들 특유의 조급함을 버리는 것이 이란 진출의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란은 장기적 접근 방식(long-term approach)으로 공략해나가야 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쉽지는 않을 것이다. 글로벌 시장에 나선 지 불과 50년 정도에 불과한 우리가 2000년 장사꾼인 페르시아 상인의 후예들과 거래하는 것이 만만한 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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