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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론 종합

합리적 니즈에 의한 소비? 이젠 쾌락의 욕망이 마케팅 열쇠다

이준영 | 110호 (2012년 8월 Issue 1)




욕망은 인간을 살아 움직이게 만듭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욕망이 바뀔 수는 있지만 욕망 그 자체가 없어지지는 않습니다. 우리는 깨어 있는 시간은 물론 우리가 인식하지 못하는 무의식의 순간에도 무엇인가를 욕망합니다. 욕망이 왜 일어나고, 우리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며, 어떻게 해야 욕망을 정복할 수 있을지를 이해할 때 새로운 기회의 창이 열립니다. 이번 호 DBR 스페셜리포트에서는 욕망의 구조와 근원에 대해 심층적으로 분석했습니다. 니즈 중심에서 욕망 중심으로 변화해가는 트렌드 속에서 욕망을 사업화로 연결시키는 방법론도 소개했습니다. 사람들의 성격 유형에 따라 달리 나타나는 욕망 유형과 그에 맞는 대처법도 실었습니다. 이번 호 DBR을 통해 욕망에 대한 깊은 통찰을 얻어가시기 바랍니다.

 

버려진 선풍기 날개에 인조 나뭇잎을 붙여 새로운 사물로 재탄생시킨 작품이다. 잡힐 듯 잡히지 않는 바람을 형상화한 모습은 무정형의 형태로 계속해서 변화하는 인간의 욕망과 닮아 있다. 투명한 필름 위에 녹색의 나뭇잎들을 붙여 만든 조각물은 영원히 변치 않는 젊음을 원하는 인간의 보편적 욕망을 상징한다.

 

박소영 _ Wind 18x8x8, imitation leaf, object, 2007

작가_ 박소영, 코디네이터_ 윤정미, 디자인 디렉터_ 최훈석



 

편집자주

본 글은 필자의 기존 발표 논문과 자료 등을 수정, 보완해 작성한 원고입니다.

 

마케팅의 관점이 니즈(needs) 중심에서 욕망(desire) 중심으로 전이하고 있다. 인간은 이성적 존재이기는 하지만 여전히 욕망에 휩싸여 비합리적인 행동을 하는 복합적인 존재이기도 하다. 이러한 특성은 소비 영역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이성적 합리성에 기반해 의사결정을 내리는 호모 이코노미쿠스(Homo Economicus)적 소비자에서 감성적 욕망에 충실한 호모 콘슈멘스(Homo Cosumens)적 소비자를 전제로 하는 욕망 중심의 분석이 주목을 받고 있다.

 

소비자가 경제적 계산과 합리적 판단에 의해서만 소비하는 게 아니라 감정적이고 비합리적 선택을 할 때가 더 많다는 점이 강조되면서 최근 들어 본격적으로 소비자의 감정이나 정서 등 심리적 요소들을 고려하기 시작했다. 특히 소비행동의 근원적이고 심층적인 원인으로서 소비자의욕망과 같은 개념에 관심을 기울이는 연구가 많이 시도되고 있다.

 

인문학적 욕망 이론

욕망에 대한 논의는 중세철학에서 출발해 현대 심리학으로까지 이어진다. 인간이 합리적 사유와 이성적 논리에 따라 행동한다는 데카르트(Descartes)의 철학 패러다임에 대해 스피노자(Spinoza), 쇼펜하우어(Schopenhauer), 니체(Nietzsche), 프로이트(Freud), 라캉(Lacan), 푸코(Foucault), 들뢰즈(Deleuze) 등의 철학자들은 반론을 제기했다. 이들은 인간을 움직이는 힘으로 합리적 사유 외에 내재적 욕망에 주목했다. , 자존성(自存性)을 뜻하는 코나투스(conatus), 권력에의 의지, 성본능(性本能)인 리비도(libido), 에너지의 흐름(flow), 승인욕망(타인에게 인정받고 보다 높은 명예를 얻고자 하는 욕망) 등 인간을 추동하는 힘으로서의 욕망을 다양한 모습으로 설명했다. 특히 포스트 모더니즘 등장 이후에는 인간해석의 원리가 이성과 논리 위주에서 감성과 욕망 중심으로 이동했다.

 

인간 욕망의 양태는 매우 다양하지만 철학사에서 가장 대표적인 주요 이론을 검토해 보면 존재욕망, 성적욕망, 권력욕망, 승인욕망의 네 가지가 가장 강력하고 근원적인 인간의 욕망으로 요약된다. 먼저, 스피노자의 코나투스, 프롬의 헌신의 욕망 등은 인간이 자기 존재를 유지·보존하고자 하는 존재욕망으로 분류된다. 둘째, 프로이트의 리비도, 라캉의 쥬이상스(jouissance, 향락) 등은 본능적이고 무의식적인 성적욕망을 이론화한 것이다. 셋째, 니체의 권력의지, 프롬의 창조의 욕망, 아들러의 우월의 추구는 타자를 힘으로 지배하고자 하는 권력욕망으로 분류된다. 넷째, 헤겔의인정투쟁(recognition struggle)’ 같은 이론은 타자의 승인과 인정을 받고자 하는 승인욕망으로 분류된다. (1)

 

 

유사개념과의 구별

충동과 욕망

구매충동은 감성적·비이성적이고, 충동적이며 갈등상태에 있는 열정적인 소비욕망과 닮은 점이 있다. 이러한 유사점으로 인해서 소비자 관련 연구들은 욕망을 충동(impulse)이나 충동성(impulsivity)과 동일시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구매 충동과 소비욕망은 서로 다른 개념이다. 욕망은 특정 대상을 추구하도록 동기화돼 이것을 지속적으로 인식(cognition)하는 것을 포함하는 심리 상태인 반면(Bagozzi, 2005), 충동은 근시안(myopic)적으로 눈앞의 쾌락만을 위해 갑작스럽게 행동을 하는 경향성(: 상품자극 등으로 인해 갑작스럽게 반응하는 충동적 행동 등)을 지칭한다. , 구매충동은 일시적(temporary)이고 즉각적(immediate)인 데 반해 소비욕망은 갈망과 인내를 포함하는 보다 근원적이고 지속적인 개념이다(Belk, 2003).

 

필요(Need), 욕구(Want)와 욕망(Desire)

욕망과 구별해야 할 또 다른 개념으로 필요(need)와 욕구(want)가 있다. Belk(2003)는 욕망, 필요, 욕구 이 세 가지 개념을 분명히 구별했다. 우선 욕망은 개방적으로 발생하고, 욕망하는 대상이 특정적이며, 그 범주가 심리적ㆍ개인적 욕구를 넘어 사회적 관계를 갖는 개념이다. , 특정 대상을 열정적(passionate)으로 갈망(longing)하는 상태다. 반면 필요는 생존이나 삶을 위해 반드시 요구되는 것으로서 기본적으로 물리적ㆍ육체적 결핍에 의해 형성되기 때문에 그 결핍을 채울 수 있는 필수품의 모습으로 고정적으로 발생한다. 욕구는 욕망과 같이 심리적인 요소를 포함하는 개념이지만 행동을 유발하는 강도가 욕망보다 덜하다. 요약하면 필요는 육체적 관계에서 필수품에 대응해 발생하고, 욕구는 육체적 관계를 넘어 심리적 관계에서 발생하는 소망인 반면 욕망은 이 둘을 넘어 사회적 관계까지 포괄하는 차원에서 열정적으로 발생한다. ( 2)

 

욕망의 특성

욕망의 분석에 있어서 중요한 특성은 무의식과 잠재의식이다. 무의식적 특성 때문에 소비자들은 자신들이 특정한 소비 대상을 갈구하고 있지만 도대체 왜 그토록 원하는지 잠재의식에 침전된 의미는 알지 못한다. 프로이트적 관점에서는 이러한 욕망의 잠재의식적 특징을 투사(projection)라는 심리기제로 분석할 수 있다.

 

소비욕망에는 근원적인 인간의 욕망이 투사돼 있다. 다시 말해 소비욕망에는 인간의 기본적이고 근본적인 열망이 내재돼 있다. , 특정물의 소비를 열망하는 소비자에게는 그 이면에 인간의 기본적 욕망이 투사돼 있다. 구체적으로 예를 들어, 어떤 소비자가 자동차의 소비를 욕망한다고 할 때 그 소비욕망은 타인으로부터 인정을 받고자 하는 승인 욕망의 발현일 수도 있고, 또는 이성에게 성적 매력을 내세우거나 유혹하고자 하는 성적 욕망의 발현일 수도 있다. 즉 소비욕망의 심층 의식에는 인간의 기본적 욕망이 내재돼 있어서 이러한 기본적 욕망은 소비욕망을 통해 구체적ㆍ실제적으로 발현되고 투사된다. 이러한 심리적 투사기제는 <그림 1>과 같이 그려질 수 있다.

 

 

Dichter(1964)사람들이 소비물에 자신을 투사하기 때문에 상품과 상표가 인성(personality)을 가진다고 했다. , 소비에 대한 정신분석적 탐구를 통해 소비상품들에 연관된 욕망과 환상을 일종의투사체계로 분석했다. 이러한 욕망과 환상에 대한 소비자의 경험은 소비를 통한 투사 기제로부터 출발하며 소비자의 내적 세계는 외적 세계에 대한 스스로의 투사 지각에 기초한다고 봤다.

 

투사와 동일한 맥락에서 프로이트는 전위(傳位·displacement)의 개념을 이론화했다. 전위는 인간 욕망의 근원과 목표는 동일하지만 그 대상이 바뀌거나 에너지가 변환되는 것을 말한다(Hall, 1954). 이러한 전위는 잠재된 인간욕망의 에너지가 소비욕망으로 어떻게 변환되는지를 잘 설명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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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준영

    - (현)상명대 소비자주거학과 교수
    - (전)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 근무
    - (전) LG전자 LSR 연구소 근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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