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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로열티

마케터의 꿈, 소비자-브랜드 릴레이션십

이문규 | 73호 (2011년 1월 Issue 2)

 

 

 

 

2009년 여름, 세계 자동차 시장을 강타했던 사건을 모두 기억할 것이다. 자동차 시장에서 부동의 세계 1위 브랜드 자리를 지키고 있던 도요타에 가속 페달문제가 생기면서 이 회사는 대규모 리콜 사태를 겪게 됐고 이로 인해 엄청난 손실을 보았다. 그야말로 브랜드의 위기였다. 그런데 그 사태가 발생한 지 1년여가 지난 지금의 상황은 어떠한가? 2010년 말 현재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승용차가 무엇인지 아는가? 놀랍게도 바로 도요타 캠리다. 도요타는 사태 이후 성실하고 신속한 자세로 소비자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고, 그와 동시에 공격적인 판매촉진과 마케팅 투자로 꾸준히 시장점유율을 회복했다. 도요타의 이러한 위기극복 사례는 우리에게 중요한 교훈을 준다. 평소에 고품질의 상품과 효과적인 브랜드 전략으로 신뢰의 이미지를 쌓아온 기업은 위기가 닥쳐도 회복속도가 빠르다는 사실이다. 소비자 신뢰는 브랜드 로열티(brand loyalty)를 형성한다. 브랜드 로열티, 혹은 브랜드 충성도를 간단히 정의하자면 반복구매(repeat purchase)라고 할 수 있다. 상황 변화에 상관하지 않고 같은 브랜드를 지속, 반복적으로 구매하는 행위, 이것이 바로 브랜드 로열티다.

 

그러나 브랜드 로열티를 단순히 반복구매로 볼 수 없는 이유가 있다. 예를 들어, 소비자가 기업과의 계약에 의해 한 브랜드의 반복사용에 묶여 있을 수도 있고, 다른 뾰족한 대안이 없어서 그냥 한 브랜드를 계속 사용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경우를 가()충성도(spurious loyalty)라고 한다. 소비자가 해당 제품이 진정 좋아서가 아니라 어쩔 수 없이 계속 사용하게 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기업이 계약 등의 관계로 소비자들이 다른 브랜드로 쉽게 옮겨 갈 수 없도록 전환장벽(switching barrier)을 쌓아서 형성한 브랜드 로열티는 사상누각이라고 할 수 있다. 소비자들은 항상 브랜드를 전환할 준비가 되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진정한 브랜드 충성도는 고객들이 특정 브랜드를 마음에서 우러나서 좋아하고 이용할 때 형성된다. 한 브랜드에 대한 애호도와 충성도는 시간의 경과에 따라 굳어져 브랜드와 소비자 간의 장기적인 관계(long-term relationship)를 형성해간다. 그야말로 소비자 입장에서는 그 브랜드가 삶의 일부가 되고 파트너가 된다.

 

이러한 브랜드 로열티는 모든 마케터의 최종 목표다. 소비자의 소비행위라고 하는 것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하는 지속, 반복적인 행위다. 이러한 상황에서 같은 소비자에게 반복 판매할 수 있는 것이야말로 기업이 존속할 수 있는 열쇠다.

 

브랜드 로열티는 기업에 대해 꾸준한 순이익을 보장해준다. 따라서 브랜드 로열티, 고정고객은 기업의 입장에서 큰 자산이다. 훌륭한 브랜드가 기업에 가져다 주는 가치, 즉 브랜드 자산(brand equity)에는 (1)브랜드 인지도(brand awareness), 즉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그 브랜드에 대해 알고 있는가, (2)브랜드 선호도(brand preference), 즉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그 브랜드를 선호하는가, (3)브랜드 충성도(brand loyalty), 즉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그 브랜드를 지속적으로 구매하는가 등으로 구성돼 있다.

 

 

 

(그림1) 사람들이 어떤 브랜드를 알고만 있다든지, 좋아만 하고 있다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그 브랜드를 지속적으로 이용해야 기업은 발전한다.

 

로열티의 결정요인

그렇다면 브랜드 로열티는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소비자들의 반복구매 과정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소비자들은 어떠한 상품을 구매할 때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일정 수준의 위험부담(perceived risk)을 느낀다. 이 물건을 잘못 사서 손해를 보면 어떻게 하나? 나중에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어떻게 하나? 몸과 마음에 상처를 입게 되면 어떻게 하나? 남들로부터 창피를 당하면 어떻게 하나? 이러한 각종 우려와 생각들이 구매 전 소비자들의 마음을 괴롭힌다. 그래서 소비자들은 정보를 탐색한다. 이 물건이 정말 안심하고 쓸 수 있는 제대로 된 물건인지를 확인하고자 한다. 인터넷 검색도 하고 그 상품에 대해 경험이 있는 친구들에게 물어보기도 하면서 열심히 최선의 대안을 고른다.

 

이러한 구매행위가 두세 번 반복됨에 따라 소비자들은 과거의 경험을 바탕으로 상품대안을 평가한다. 이때 처음 사서 이용한 브랜드에 별 문제가 없었고 만족스러웠다면 다른 대안을 생각할 필요가 없다. 왜냐하면 상품에 대한 정보를 찾고 대안을 평가하는 데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기 때문이다. 반복적인 만족은 소비자 신뢰와 애착을 낳고, 브랜드에 대한 신뢰감과 애착심은 브랜드 로열티로 이어진다. 따라서 Chaudhuri & Holbrook이 이야기한 것처럼, 브랜드 로열티의 가장 중요한 결정요인은 소비자 만족(consumer satisfaction)과 소비자 신뢰/애착(consumer trust/affect)이라고 볼 수 있다.

 

브랜드 로열티는 습관적 구매(habi-tual buying)로 이어진다. 자신이 좋아하는 브랜드가 다른 상품 카테고리로 확장돼도 그 브랜드를 믿고 사게 된다. 예를 들어 한 명품브랜드를 좋아하는 사람은 그 브랜드의 어떠한 상품이라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장수브랜드들은 소비자들의 마음을 선점해 습관구매를 이끌어냈기 때문에 그 선점우위를 오래 지속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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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문규mlee@yonsei.ac.kr

    - (현) 서비스마케팅학회장
    - (현) 연세대 경영대학 교수
    - 미국 콜로라도대 조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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