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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업체 주도 혁신

공급업체와의 공생...혁신으로 가는 지름길

천 장(Chun Zhang),존 W 헨케 주니어(John W. Henke Jr) | 52호 (2010년 3월 Issue 1)

현대 경영학의 아버지 피터 드러커는 이미 50여 년 전 기업이 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입지를 구축하고 유지하기 위한 기본적 방법이 혁신이라는 사실을 발견했다.1 하지만 드러커의 가르침에도 불구하고, 많은 기업들은 최근에야 혁신에 도움을 주는 조직 내부 환경을 구축하고, 혁신에 필요한 다양한 외부 자원을 발견, 육성, 활용하기 시작했다. 2

외부 자원 중에서도 공급업체가 특히 거대한 혁신 잠재력을 갖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공급업체들은 자신들의 고객 기업이 무엇을 하고 있으며, 어떤 것을 필요로 하는지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3  하지만 여러 해 동안 다양한 제조 및 서비스 산업에 속하는 공급업체를 평가한 결과, 공급업체가 고객 기업에게 혁신을 전수하는 메커니즘이 존재한다고 해서 반드시 공급업체가 실제로 고객 기업에게 혁신을 전수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었다.
 
협력 이면에 존재하는 고객 기업과 공급업체의 경쟁
고객 기업과 공급업체가 협력 활동을 하면 상호 신뢰가 형성되고, 이 신뢰를 바탕으로 공급업체가 고객 기업에게 혁신을 전수할 수 있다. 하지만 고객 기업과 공급업체의 관계에는 언제나 경쟁 활동이 따르게 마련이다. 경쟁 활동은 상호 불신을 야기하며, 공급업체의 지식 전수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A라는 고객 기업과 B라는 공급업체가 성실하고 이기적이지 않은 자세로 협력하면 최상의 품질을 가진 최종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 그 결과 상호 신뢰가 강화될 수 있다. 하지만 A가 B에게 가격 인하를 요구하면 양측 모두가 유리한 결과를 얻어낼 수 있는 방향으로 협상을 끌고 나가기 위해 경쟁을 벌이고 스트레스가 증폭된다. 이게 바로 관계로 인한 스트레스 및 스트레스에 수반되는 불신이다. 관계 스트레스가 생겨나고 불신이 자리를 잡으면 공급업체는 고객 기업에게 제한적인 수준의 혁신만을 전수할 뿐이다.

다음 3개의 두드러진 경쟁 활동은 부정적 결과를 초래한다. 첫째, 고객 기업 내 여러 부서들이 상충되는 목표를 내놓아 공급업체가 숨을 곳도 없는 전장 한가운데 서거나, 불쾌한 심판 역할을 맡는 등 불편한 입장에 처할 때. 둘째, 필요한 자원이나 마감 기한의 합리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공급업체에게 뒤늦게 과도한 기술 변화나 사양 변화를 요구할 때. 셋째, 요구의 공정성이나 공급업체의 재정 상황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고객 기업의 재정 상황만을 고려하여 공급업체에 가격 인하 압력을 가할 때.



상반된 목표 굴뚝과 같은 조직 구조를 갖고 있는 기업에서는 각 부서의 목표가 상충되는 일이 흔히 발생한다. 고객 기업의 사내 부서끼리 대화하지 않거나 서로 경쟁하면 공급업체는 매우 곤란한 상황에 처한다. 대표적 예가 신제품을 개발하려는 기업의 구매부서와 기술부서가 서로 다른 목표를 가지고 있으며, 서로 절충안도 거부하는 상황이다. 구매부서는 원래 역할대로 비용을 낮추기 위해 노력한다. 반면 최종 소비자들 사이에서 뛰어난 명성을 유지하기를 원하는 기술부서는 품질이 우수하고 오래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을 생산하기를 원한다. 두 부서 간 의사소통이 제한적이거나 의사소통 자체가 전혀 이뤄지지 않으면 충돌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혼다와 도요타를 제외한 대부분의 자동차 업체에서 이런 충돌이 흔히 발생한다. 우리가 연구를 진행하던 중, 공급업체에서 일하는 한 판매원은 필자들에게 이 얘기를 들려줬다. “혼다와 함께 일하는 건 매우 즐겁다. 혼다의 구매부서 담당자들과 기술자들이 서로 충분히 대화를 나누고 무엇을 요구할지 합의한 후 회사에 들어달라고 요청하기 때문이다. 다른 자동차 회사에서 경험한 일과는 전혀 달랐다. 다른 회사의 구매 담당자들과 기술자들은 비록 같은 회사에서 일하고 있었지만, 그 무엇에 대해서도 합의를 도출해내지 못했다.”

서비스 업계에서도 부서 간 충돌이 흔하다. 특히 여러 부서가 프로젝트의 구체적인 사양을 논의할 때 충돌이 발생하는 사례가 많다. 한 광고대행사 대표는 한 고객 기업에 관한 얘기를 들려줬다. “마케팅 부서에서는 거의 항상 최고 사진작가를 구해줄 것을 요청한다. 사실 최고 사진작가를 구하는 일은 어렵지 않다. 문제는 최고 사진작가가 단 한 번의 촬영을 위해 이국적인 장소를 찾아 다닌다는 점이다. 하지만 구매부서는 비용 절감을 위해 덜 알려진 사진작가를 구해 멀지 않은 곳에서 촬영하기를 원한다. 작년에는 두 부서 간 충돌이 정말 추할 정도로 심각해지기도 했다. 그럴 때마다 내가 매번 중간에 끼어 정말 힘들었다.”

고객 기업의 여러 부서들이 서로 상반된 목표를 갖고 있으면 공급업체도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는다. 이런 종류의 스트레스는 당연히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고객 기업에게 전달하려는 의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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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 장(Chun Zhang)

    천 장(Chun Zhang)chun.zhang@uvm.edu

    Chun Zhang is an assistant professor at the University of Vermont’s School of Business Administr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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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존 W 헨케 주니어(John W. Henke Jr)

    존 W 헨케 주니어(John W. Henke Jr)

    John W. Henke Jr., is president of Planning Perspectives Inc. in Birmingham, Michigan, and associate professor of marketing at Oakland University in Rochester, Michig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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