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례 1맥도널드와 험머(Hummer)의 파트너십
맥도널드는 2006년 8월 1일 자동차 생산업체인 험머와 파트너십 계약을 하고 장난감 험머를 어린이 해피밀 세트 기념품으로 제공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 결정은 환경단체의 반발을 샀다. 험머가 배기가스 배출이 많은 자동차라는 이유에서였다. 맥도널드의 험머 장난감 제공이 환경을 오염시키는 자동차를 널리 알리는 행위로 인식된 것이다. 이 일은 곧 <뉴욕 타임스> 등 언론을 통해 알려지기 시작했다. 친환경 자동차 단체인 하이브리드닷컴(Hybrid-Cars.com) 등은 맥도널드에 대항하는 온라인 인터랙티브 캠페인 웹사이트(www.ronaldmchummer.com)까지 개설했다. 이 사이트 방문자들은 맥도널드 측에 배기가스 배출이 높은 차량이 환경과 공공 보건에 미치는 영향에 주목할 것으로 촉구했다. 이어 블로고스피어에서 영향력이 큰 블로거들이 언론 기사와 관련한 추가 코멘트와 포스트를 게재하자 관련 이슈는 점점 더 널리 알려지게 됐다.
사례 2코카콜라의 인도 사업
코카콜라는 2000년 인도 북부 라자스탄 주에서 저수지 및 용수로 주변에 공장을 설립하고 콜라 생산을 시작했다. 그러던 중 한 지역 단체가 2002년 “코카콜라의 관련 사업이 수질 오염과 물 부족을 일으킨다”며 공장 폐쇄를 요구하며 시위를 시작했다. 인도자원센터(IRC·India Resource Center)를 비롯한 지역 운동가들도 이 시위에 동참하기 시작했다. IRC 담당자들은 관련 이슈를 유러피언 & 월드소셜 포럼에서 발표하고 국제적인 관심을 촉구했다. 2006년에는 인도 유력 국제비정부기구(NGO) 단체 중 하나인 과학환경센터(Center for Science and Environment)가 인도 12개 주에서 판매되는 코카콜라와 펩시의 57개 제품을 분석한 결과 농약 잔여물이 유럽연합(UN)의 허용치보다 24배나 높게 검출됐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후 인도 정부는 국민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이 음료의 생산 및 판매 금지 명령을 내렸다. 인도 내 코카콜라 생산 및 판매 금지 조치는 곧바로 <파이낸셜타임스> 2건, <뉴욕 타임스> 3건 등 유력 매체의 보도로 이어졌다. 언론 보도는 블로고스피어에서의 추가 논쟁으로 번졌다. 30일간 관련 이슈에 대해 2500건이 넘는 블로그 논의가 진행됐다. 인도 내에서는 유명 블로거 18명이 관련 이슈에 대해 상세하게 포스팅했고, 관련 이슈를 접하지 못한 누리꾼의 추가 논의를 이끌어내는 시발점 역할을 하게 됐다. 코카콜라는 이제 수자원 이용의 효율성과 법적 문제, 상수원, 수자원 공급 타당성 등 경제적 사회적 문제들과 결부된 정보를 수집, 분석하고 이해관계자들에게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 2가지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일반 대중은 기후 변화, 가스 배출, 폐수 처리, 상수원 보호, 물 이용의 효율성 등 환경 및 사회적 이슈에 대해 이전보다 더 민감해졌다. 소비자와 기업 이해관계자들은 수익성만 쫓는 회사보다는 투명하고 정직한 기업, 환경을 보호하는 기업, 지역사회와 함께 발전하는 기업에 높은 가치를 부여하고 이런 브랜드를 선호한다. 기업들도 사회적 이슈를 외면하기 힘들어졌다. 환경적·사회적 신뢰성을 확보하지 못하면 사업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이 된 것이다.
이 같은 변화의 한복판에 소셜 미디어가 있다. 개인들은 비윤리적이고 투명하지 못한 기업 경영 방식에 대한 정보를 소셜 미디어를 통해 공유하고 이슈화한다. 이 과정에서 언론매체, 블로거 등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이끌어내고 기업 비즈니스에 실제적인 압력을 행사하고 있다. 소셜 미디어는 기업의 위기관리라는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글로벌 기업들은 더 나아가 지속가능 경영의 도입과 확산이라는 적극적 측면에서 소셜 미디어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사회적·환경적 이슈를 공유하는 소셜 미디어
블로그, 트위터, 유투브, 소셜 네트워크 사이트를 비롯한 소셜 미디어는 개인 간 대화와 함께 다양한 형태의 공적 대화를 촉진시키고 있다. 소셜 미디어 등장으로 기업들은 지역사회와 비즈니스 이해관계자들의 기대를 이해하고, 그들과의 대화에 보다 활발하게 참여해야 한다. 이는 소셜 미디어와 기업의 지속가능 경영이 기업, 정부, 시민사회, 개인 간의 역동적인 쌍방향 의사소통을 전제로 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PR회사인 에델만이 2006년 말 발표한 ‘블로고스피어상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지속가능성’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블로고스피어에서는 지속가능 경영 관련 환경, 윤리, 인간 권리 등 다양한 주제의 대화가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지속가능 경영과 관련한 다양한 주제에 대해 블로거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블로그 포스트의 주요 관심 주제들은 다음과 같다.
일반적 기업의 사회적 책임 이슈:지속가능성, 지속가능 발전, 윤리, 자선
사회적 이슈:인간 권리, 다양성, 아동 노동
환경적 이슈:환경, 기후 변화/지구 온난화, 대체 에너지
경제적 이슈:경영, 투명성
2005년 8월부터 2006년 8월까지 1년간 지속가능 경영 관련 연관 키워드로 작성된 글은 모두 12만 건이었다. 이 가운데 가장 많이 나타난 단어는 환경, 윤리, 인권 등 순서였다. 또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과 지속가능성 주제와 관련해 활동하는 개인 블로거는 인권, 다양성, 투명성 등 여러 가지 주제로 글을 올리지만, 이중에서도 환경을 중점적으로 다루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NGO 및 기업들은 지속가능 경영 이슈에 대한 대화 참여에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의 기업들이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신제품 소개 등 마케팅 이슈에만 중점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NGO의 상황도 비슷하다. NGO들이 운영하는 블로그는 외부 블로거들의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2010년 한국 현실도 이 같은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소셜 미디어를 통한 대화 참여
이해관계자들은 소셜 미디어를 활용해 자신들의 의견을 기업 및 조직에게 적극적으로 전달하고, 변화를 요구하고, 끊임없이 쌍방향으로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 기업 및 조직들은 각 이해관계자 그룹과 지속적이고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전개해야 한다.
이 같은 소셜 미디어를 활용한 대화 참여 활동을 소셜 인게이지먼트(Social Engagement)라고 정의할 수 있다. 소셜 인게이지먼트는 소셜 미디어의 전략적 활용에 기반한 기업 및 조직의 실용적이고 진보적인 커뮤니케이션 모델이다. 이는 주요 이해관계자들과 활발한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신뢰 관계를 구축하고, 이를 통해 비즈니스의 지속적인 성장을 유지해나가는 개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