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기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
설문 설계 및 분석 협조=문영일 왓슨와이어트 이사(youngil.moon@watsonwyatt.com)
설문 조사 협조=인크루트(www.incruit.co.kr)·엠브레인(www.embrain.com)
동아비즈니스리뷰(DBR)는 한국 리더십의 실태와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2008년 12월 19∼23일 일반 직장인 1105명(남 756명, 여 349명)을 대상으로 직속 상사의 리더십 역량에 관한 설문을 실시했습니다. 응답자의 연령은 20대 24.7%, 30대 35.4%, 40대 30.4%, 50대 이상 9.5% 등 주로 20∼40대 직장인이었습니다. 직급은 과장급 이하가 66.0%로 가장 많았으며 차장급 13.2%, 부장급 12.1% 순이었습니다. 응답자의 직속 상사 직급은 차장급 18.0%, 부장급 20.4%, 임원 20.1%로 차장급 이상이 대다수를 차지했습니다. 직군 별로는 지원 관리 24.9%, 영업 마케팅 20.3%, 제조 생산 18.8%, 연구개발 14.0% 분야의 직장인이 주를 이뤘습니다. 또 한국계 기업 종사자가 95.4%, 외국계 기업 종사자가 4.6%를 차지했습니다. 설문은 리서치 전문기관 엠브레인과 인크루트가 공동 진행했습니다.
무한경쟁 시대를 맞아 전문성과 창의적 능력을 갖춘 인재가 기업 경쟁력을 높이는 가장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았다. 이런 인재들을 효과적으로 육성하고, 한국 경제의 미래를 책임질 차세대 리더로 키우려면 기업 리더들이 바람직한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그러나 리더십 설문 결과는 자못 충격적이다. 한국 직장인이 자신의 리더에 대해 상당히 낮은 만족도를 나타냈으며, 리더의 역량에 대해서도 매우 낮은 평가를 내리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특히 프로페셔널의 기본이라 할 업무 능력 및 전문성에서 리더의 역량이 크게 떨어진다고 지적하는 직장인이 많았다. 리더 역량에 대한 만족도가 낮기 때문에 리더들이 실제 역량에 비해 과도한 권한을 보유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분위기도 뚜렷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리더 역량에 대한 낮은 만족도가 직장인들이 자신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기보다 리더가 해결해 주기를 바라는 성향과 관계가 있다는 분석을 제기하기도 한다. 유교 문화의 전통에 익숙한 한국 직장인이 상사에게 ‘부모형 리더십’을 바라는 경향이 짙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바람직한 리더십 역할 모델을 창출하려면 리더뿐 아니라 추종자(follower) 역시 자기계발과 리더에 대한 의존성을 낮추려는 노력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리더 역량 만족도 35% 불과… ‘리더 능력에 비해 권한도 커’
한국 직장인들은 자신의 리더가 보유한 역량에 대해 매우 낮은 만족도를 보였다. 직속 상사의 역량에 관한 전반적인 만족도를 묻는 질문에 불과 34.7%만이 ‘만족한다(매우 만족 6.3%, 약간 만족28.4%)’고 답했다. 반면에 ‘불만족스럽다’는 응답은 28.9%(약간 불만족 21.4%, 매우 불만족 7.5%)였다.(표1)
세부 항목별로 직속 상사의 역량을 평가하는 항목에서도 상당히 낮은 점수를 줬다. 리더의 역량을 △업무 능력 및 전문성 △책임감 △코칭 및 직원 육성 △커뮤니케이션 능력 △도덕성 △공정하고 적절한 보상 및 평가 △비전 제시 △갈등 조정 역량 △창의성 △감성 역량 등 10가지 항목으로 나눠 최고 10점, 최저 1점으로 평가해 달라는 항목에 응답자들은 10개 가운데 8개 문항의 평균 점수(100점 만점 환산)를 50점대, 2개 문항의 점수를 60점대 초반으로 줬다. 전 항목에 F 학점을 준 셈이다.
가장 점수가 낮은 항목은 코칭 및 직원 육성과 창의성으로 각각 평균 56.3점을 기록했다. 이어 갈등 조정 역량(57.1), 업무 능력 및 전문성(57.3), 비전 제시(58.5) 낮은 점수를 받았다.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항목은 도덕성과 책임감으로 각각 62.4점과 61.2점이었다. 그러나 이 항목 역시 최저 항목과 별 차이가 없는 점수여서 리더에 대한 만족도가 얼마나 낮은지를 다시 한 번 보여 줬다.(표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