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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R mini box II : . 박소연 『팀장스쿨』 저자 북토크

“팀장 역할은 ‘팀원 통해 성과 내는 것’,
감이 아닌 눈에 보이는 지표로 관리하라”

지희수 | 391호 (2024년 4월 Issue 2)
“팀 목표를 세우는 게 어려워요”

“자꾸 놓치는 일들이 생겨요”

“팀원들의 성과는 어떻게 관리해야 하나요”

현업의 팀장들은 박소연 『팀장스쿨』 저자를 만날 때마다 늘 일 잘하는 팀장이 되고 싶다는 고민을 털어놓는다. 박 저자는 2015년 당시 몸담던 회사에서 최연소 팀장으로 발탁됐다. 그리고 팀장을 맡은 첫해, 23개 팀 중 최고 고과를 받았다. 이처럼 누가 봐도 높은 성과를 이룬 사람들을 보면 자연스럽게 그 비결이 궁금해진다. 지난 2월 저자가 국내 최대 팀장 커뮤니티 ‘팀장클럽’ 회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팀장스쿨』 북토크 내용을 정리해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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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연 저자는 서울대 국제대학원 졸업 후 경제단체에 입사해 후진타오 주석, 조지 부시 대통령 등이 참석한 국제 행사(APEC CEO SUMMIT), 대통령 해외순방 경제사절단, 글로벌 기업 협력 산업 정책 발굴 등 대규모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운용했다. 현재는 작가이자 ‘시간과생각’ 대표로 일하며 일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일하는 사람을 대상으로 강연을 하고 있다. 대표 저서로는 『팀장스쿨』 『일 잘하는 사람은 단순하게 말합니다』 『일 잘하는 사람은 단순하게 합니다』 등이 있다.


요즘 ‘팀장 시키면 나가겠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팀장을 기피하는 추세다. 팀장을 해야 하는 이유가 있나.

흔히들 두려운 마음이 앞서는 것 같다. 내가 팀장 역할을 잘 수행할 수 있는 인재일까. 그런데 사실 팀장이 되기 적합한 특별한 ‘체질’은 없다. 경영진이면 몰라도 팀장은 정말 체질과 무관하다. 누구나 배우면 잘할 수 있고 어떤 유형의 팀장이 되느냐가 달라질 뿐이다. 팀장 경험은 곧 경영 수업이다. 팀장은 흡사 스타트업 CEO와 같다. 회사로부터 분배받은 독립된 인력이 있고 예산과 업무가 있다. 이를 바탕으로 성과를 만들어 내야 한다. 한 팀을 이끄는 경험을 하고 나면 그 후 어디 가서 어떤 일을 하든 두렵지 않다. 외부 상황이나 남에게 휘둘리지 않는 본인만의 진짜 커리어를 쌓게 된다. 창업을 해도 시행착오가 비교적 적고 크게 어렵지 않다. 관리자가 아닌 전문가 트랙으로 계획하고 있다 해도 이러한 경험은 필요하다. 팀 단위 프로젝트도 관리하지 못하는 실무자가 10년, 20년 동안 한 분야의 전문가로 살아남기는 어렵다. 프로젝트를 이끌 수 있는 실력이 돼야 전문가로서도 인정받을 수 있다.


팀장이 되면 수행해야 할 역할은 무엇인가.

명심해야 할 것은 팀장은 팀원 하고 잘 지내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도 아니고 팀원을 상담해 주는 사람도 아니라는 것이다. 팀장은 팀 단위 성과(What)를 팀원을 통해(How) 내는 사람이다. 그런데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주어진 일을 열심히 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성과는 어떻게 해야 낼 수 있는가.

성과 측정은 연초에 세운 사업 목표를 바탕으로 이뤄진다. 그런데 사업 목표를 제대로 세우지 못해 첫 단추부터 끼우지 못하는 팀장도 부지기수다. 예를 들어 영업팀 팀장이라면 다음과 같이 사업 목표 및 계획을 발표한다.

“먼저, 신규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둘째, 기존 고객 만족도를 높이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신규 고객을 유치하는 것은 영업팀에게 본래 주어진 업무다. 팀 소개에 지나지 않는 내용을 발표하고 있으니 경영진은 무관심으로 대응하거나 화를 낼 수밖에 없다.


어떤 사업 목표가 좋은 목표인가.

팀이 맡은 고유의 과업을 ‘어떤 방식으로 더 잘해낼 것’이라 말해야 한다. 앞선 영업팀 팀장은 다음과 같이 목표를 발표했어야 한다.

“저희는 올해 기존 고객의 재계약률 80%를 가장 중요한 목표로 설정했습니다. 저희 팀은 최근 3년 동안 신규 고객 유치에 주력해 안정적인 사업 기반을 다질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작년부터 높은 신규 계약률에도 불구하고 전체 매출은 떨어지는 모순이 발생했습니다. 기존 고객의 재계약률이 50%에 불과하다 보니 새로 유입되는 고객보다 빠져나가는 고객이 더 많아진 게 원인이었습니다. 따라서 올해는 기존 고객의 재계약률을 80%까지 끌어올리는 데 집중할 계획입니다. 이를 통해 전체 매출이 20% 증가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지금부터 구체적인 세 가지 전략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첫째….”

신규 계약에 집중하던 에너지를 기존 고객의 재계약으로 돌렸기에 결과적으로 일의 양을 늘리지 않으면서도 인정받을 수 있는 영리한 목표를 수립할 수 있다.


‘더 잘’ 해내기 위해서는 기준이 되는 목표와 방향성이 필요하다.

사업 목표와 업무의 우선순위는 ‘조직의 목표’에 따라 결정된다. 조직은 매년 사업 목표, 즉 우선 과제를 설정한다. 매년 발표하는 조직의 목표를 단순하게 넘기지 말고 방향성의 지표로 삼고 사업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팀에서 중점을 둬야 할 핵심 업무는 성과가 많이 나오는 업무가 아니라 조직의 우선순위에 기여하는 업무다. 회사가 올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우리 팀에 업무를 의뢰한 것이나 다름없다. 예컨대 앞서 예를 든 회사가 신사업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면 영업팀에선 기존 고객 유지보다 신규 고객 확보가 더 중요할 것이다. 연말에 ‘올해 조직이 달려가는 방향에 어떤 성과로, 얼마큼 기여했다’고 발표할 수 있어야 한다.


팀원들의 성과관리도 늘 고민이다.

동시다발적으로 여러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팀원도 한두 명이 아니기 때문에 누구에게나 팀 관리는 쉽지 않다. 이에 많은 회사가 MBO, KPI, OKR 등 성과관리 툴을 도입한다. 하지만 업무에 실질적으로 활용하기보다 연초나 분기별로 한 번씩 작성하는 숙제가 돼 버린 경우가 많다. 툴을 사용하는 목적은 모두 같다. 목적 달성 여부를 알기 위해서다. 그렇기 때문에 팀원들과 공통의 목표를 공유해야 한다. 이는 경영진에게 목표를 발표하는 것과는 또 다른 문제이다. 의외로 같은 팀 내에서도 저마다 목표를 다르게 생각하며 일한다. 같이 축제를 기획하는 팀이라도 누군가는 ‘관람객 수’, 누군가는 ‘언론 보도 횟수’, 또 누군가는 ‘참여 기업 수’를 성공의 척도로 바라본다. 사전에 무엇을 성공으로 볼 것인가를 협의하고 명시해야 한다.

공통의 목표를 정했다면 달성 여부를 측정할 수 있는 지표를 설정해야 한다. ‘해당 목표로 다가갈 때 이런 모습들이 나타날 것이다’라는 기준을 지표로 삼으면 된다. ‘무엇을 하겠다’보다 ‘무엇이 되겠다’고 정하는 게 더 좋다. 회사 워크숍을 기획한다고 가정해 보자. 모두가 참여하고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행사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그렇다면 아래 사항들을 구체적인 지표로 설정할 수 있다.

- 임직원 50% 이상이 체육 활동에 2번 이상 참여한다.

- 막내가 일하는 시간이 30분 이내다.

- 얼굴만 알던 사람 5명 이상과 대화를 나눈다.

이후 해당 지표에 따라 나머지 계획이나 프로그램을 짜면 된다. 지표를 설정하고 나면 ‘저 팀원은 저렇게 쓸데없는 일을 왜 저렇게 열심히 하고 있지’와 같이 서로의 업무 수행을 이해하지 못하는 생각이 줄어든다. 팀원들은 팀장이 갖고 있는 우선순위와 계획을 이해하며 업무를 수행할 수 있어 원하는 성과에 더 가깝게 일할 수 있다. 이처럼 성과관리 도구를 이용하면 연간 숙제가 아닌 현업에 정말로 도움 되는 효과적인 도구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목표와 지표를 잘 설정해도 막상 일을 하다 보면 할 때는 이를 잊고 허둥지둥하게 되기도 한다.

성과관리 도구가 유용한 또 다른 이유는 머릿속 짐작이 아니라 눈으로 성과를 관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팀장들은 일이 워낙 많기 때문에 ‘할 일 목록(To Do List)’에 과업을 적어 두고 하나씩 지워 나가는 방법은 추천하지 않는다. 혼자 일할 때는 효과적일 수 있지만 팀원들의 업무 흐름까지 파악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칸반 보드(Kanban Board)’ 같은 템플릿으로 2주 혹은 3주 단위의 주요 업무를 한 번에 지켜보며 팀원들의 업무 흐름을 살피는 게 좋다.

더불어 템플릿 상단에 팀 사업 목표와 조직 사업 목표를 적어 둔다면 이를 계속해서 놓치지 않을 수 있다. 갑자기 팀에 새로운 업무가 들어온다 해도 어떤 맥락에서 들어왔는지 파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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