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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R4. 커뮤니티 비즈니스, 불변의 가치와 리스크 관리

혈연 지연 뛰어넘는 ‘커뮤니티 인연’
상징성-지속성-연결성이 3가지 축

김재윤 | 369호 (2023년 05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악몽과도 같았던 코로나19 팬데믹이 잠잠해지면서 커뮤니티 비즈니스 업계에도 활기가 돌기 시작했다. 결국 사람들이 원하는 건 ‘연결’이다. 다시 ‘대면의 시간’이 돌아오면서 커뮤니티 비즈니스 업계는 또 한 번 변화의 시간을 맞았다. 단절의 시간 동안 커뮤니티 비즈니스 업계는 다양한 변화로 팬데믹에 맞서 생존을 모색했다. 현금 회전이 빠른 커머스 마켓을 운영하거나 굿즈를 판매하는 등 비즈니스 모델을 변화시킨 곳도 있다. 긴급 자금 지원으로 버티기에 돌입한 곳, 아예 비즈니스 모델 자체를 커뮤니티를 주관하는 것에서 커뮤니티 구성을 돕는 플랫폼 형태로 바꿔버린 곳도 있다. 운영 측면에서도 커뮤니티 모임의 규모는 줄이고, 공간은 확장하고, 온·오프라인을 믹스하는 형태의 변화가 일어났다. 이 같은 변화를 발판 삼아 앞으로 더 다양한 형태의 커뮤니티 비즈니스가 등장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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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세기 프랑스에는 문화인들이 모여 지식, 예술, 정치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해 토론하는 살롱 문화가 있었다. 지식의 교류와 예술, 문화 등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역할을 했으며 프랑스혁명 전까지 이어졌다. 2015년 전후로 서울에도 1990년대생들을 중심으로 살롱 문화가 관심을 끌기 시작했다. 하버드비즈니스리뷰(Harvard Business Review)를 읽고 토론하는 모임으로 시작한 직장인 자기 계발 커뮤니티 HFK(2013년), 독서 모임 기반 커뮤니티 트레바리(2015년), 관심사 기반 커뮤니티 문토(2017년), 회원제 문화 살롱 취향관(2018년), 소셜 살롱 크리에이터클럽(2018), 넷플연가(2020년) 등 여러 커뮤니티에 밀레니얼세대가 모였다. 왜 그들은 살롱 문화를 표방한 커뮤니티에 노크를 했던 것일까?

관계의 밀도는 교류의 횟수에 비례한다. 2009년 아이폰 출시 이후 사람들 사이에 인맥의 의미는 달라졌다. 스마트폰이 대중화하면서 과거 혈연, 지연, 학연에 기반했던 관계의 축에 이제는 취향과 관심사라는 새로운 축이 자리를 잡았다. 같은 지역, 학교, 회사 등 물리적인 공간 기반의 관계는 온라인상의 수많은 커뮤니티로 대체되고 있다. 같은 관심을 가진 사람들을 만나고 교류하는 횟수가 늘면서 이제는 커뮤니티가 명실상부 새로운 인맥의 중심축이 됐다.

특히 개인의 삶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젊은 세대는 같은 학교를 졸업했다는 이유 혹은 같은 지역 출신이라는 이유로 쉽게 마음을 열지 않는다. 주어진 관계보다는 나와 맞는 사람들을 선별해 만나고, 그들과 더 깊게 교류하고 싶어 한다. 자신과 비슷한 관심사와 취향을 가진 사람들 사이에서 안정감을 느끼고 만족감을 채운다. 매슬로의 욕구 5단계에 따르면 배고픔과 추위의 욕구가 해소되면 사람은 애정과 소속의 욕구를 채우고 싶어 한다. 배고픔과 추위의 시대를 지나 풍요의 시대에 태어난 밀레니얼세대가 애정과 소속의 욕구를 좇아 커뮤니티를 찾는 것은 어찌 보면 너무도 당연한 현상이다.

커뮤니티, 팬데믹 터널을 지나
다시 기지개를 켜다

새로운 인적 네트워크가 커뮤니티에서 시작되고 커뮤니티에 사람들이 몰리는 현상을 본 VC(벤처캐피털) 관계자들은 커뮤니티를 하나의 비즈니스 기회로 보고 투자를 하기 시작했다. 투자를 받은 커뮤니티들은 마케팅에 투자하며 더 많은 사람을 모으고 지역을 확장하면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의 탄생을 예고했다.

하지만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생각지도 못한 변수가 등장했다. 관심사 기반의 오프라인 모임을 기획하고 운영하던 커뮤니티들에 코로나19는 사망 선고와 같았다. 몇몇 커뮤니티는 빠르게 온라인으로 전환하며 코로나가 잠잠해지길 기다렸다. 하지만 팬데믹은 쉽게 종식되지 않았고 오프라인을 경험한 사람들은 온라인에 만족하지 못하고 하나둘 떠나가기 시작했다. 사람이 모이지 않으니 모임을 위한 공간 대관료를 내기도 어려워졌다. 모임 운영에 필요한 인력의 인건비도 제대로 주기 어려운 상황이 돼버렸다. 어떤 커뮤니티는 멤버의 75%를 떠나보내야 했고, 한때 유료 회원만 2000명이 넘었던 한 커뮤니티는 서울 강남과 강북 두 곳의 공간에서 문을 닫으며 환불 절차를 밟기도 했다. 새로운 비즈니스로 각광받던 커뮤니티들은 그렇게 하나둘 문을 닫기 시작했다.

그렇게 3년, 악몽과도 같았던 코로나19가 잠잠해지면서 얼어붙었던 커뮤니티 비즈니스 업계에도 다시금 따뜻한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판교의 IT 회사에 다니는 지인의 이야기다. 본인은 회식을 좋아하지 않는 편인데 코로나 기간이 길어지고 하루 종일 혼자서 재택을 하다 보니 사람이 그립고 동료와의 맥주 한잔이 생각날 때가 있었다고 한다. 너무 가까워지면 멀어지고 싶지만 완전히 멀어지면 다시 가까워지고 싶은 것이 사람들의 공통점이다. 우리는 소속감을 갖고 서로를 느낄 수 있을 때 안전하다고 생각한다. 결국 사람들이 원하는 건 ‘연결’이다.

커뮤니티를 안 하는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하는 사람은 적다. 같은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과 교류한다는 것은 뜻밖의 즐거움을 준다. 때론 일상을 잠시 벗어나는 해방감을 주기도 한다. 새로운 만남과 비일상이 커뮤니티의 가장 큰 매력이다. 코로나19가 끝나기 무섭게 사람들이 다시 커뮤니티에 노크를 하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다.

단절의 시간, 더 간절해진 대면

사회적 거리 두기로 온라인이 일상이 된 시기가 있었다. 수많은 커뮤니티에서도 온라인으로 다양한 교류의 장을 만들고 새로운 시도를 했다. 온라인 독서 모임, 온라인 치맥, 심지어 연말 파티도 온라인으로 진행했다. 많은 시간을 랜선을 통해 만났다. 하지만 수개월이 지난 후 온라인 커뮤니티 활동에 열심히 참여한 사람들의 말을 들으니 ‘채워지지 않는 무언가’가 있었다고 했다. 온라인은 기존의 관계를 이어줄 수는 있었지만 새로운 연결을 이끌어 내기엔 역부족이었다.

HFK도 코로나19가 시작되면서 온라인 모임을 운영했다. 그 덕분에 코로나 기간에도 사람들은 온라인상에서 교류하며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고 일에 도움이 되는 영감을 얻을 수 있었다. 심지어 외국에 체류 중인 사람들도 새롭게 참여했다. 코로나19로 시작된 온라인 교류는 새로운 기회로 보였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한계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커뮤니티는 단순 정보 습득의 장이 아닌 교류의 장이다. 이 측면에서 온라인에서 시작된 관계는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HFK는 3개월 단위로 시즌을 운영한다. 많은 멤버가 HFK에서 여러 시즌을 함께하고 있다. 그 이유를 들어보면 자신과 같은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과 교류하는 즐거움에 계속 참여하고 있다는 대답이 가장 많다. 하지만 온라인으로 HFK를 처음 접한 사람들 중엔 커뮤니티에 계속 머무는 사람이 적었다. 오랜 시간 현상을 관찰한 결과, 이유는 결국 사람이었다. 만나서 대화하고 공감하며 감정을 나눈 사람들 사이에는 관계가 형성된다. 좋은 관계가 이어지면 커뮤니티에 대한 소속감도 생긴다. 하지만 온라인에서는 감정의 교류가 없었다. 지식 교류는 가능했지만 모니터 너머의 사람에게서 감정을 느끼기는 어려웠다.

어느 날의 날씨, 공간의 온도와 습도, 조명 아래 사람들의 표정과 행동, 말소리, 이런 아날로그적 요소들은 사람의 온기를 전해준다. 모임 전후로 옆에 앉은 사람들과 사적인 대화를 나눌 때 관계가 깊어진다. 교류의 밀도가 결국 사람들을 가깝게 만들어주고 이 커뮤니티가 나의 커뮤니티라고 느끼게 한다. 한번 소속감을 경험하면 오래 머물게 된다. 온라인을 통해 커뮤니티를 처음 접한 사람들에겐 바로 이 ‘교류의 밀도’가 낮았던 것이다. 커뮤니티의 좋은 점과 온라인의 한계를 경험한 사람들이 엔데믹과 함께 다시 커뮤니티로, 오프라인으로 돌아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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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이후 커뮤니티들의 달라진 사업 전략

커뮤니티 비즈니스의 1차 매출은 커뮤니티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멤버십 비용에서 나온다. 기획에 따라 1회성 또는 다회성 모임을 구성하게 되는데 1회성의 경우 금액이 낮아 참여자의 부담이 적은 대신 커뮤니티 운영자에게는 챙겨야 할 운영 부담이 는다. 다회성 모임의 경우 참여자의 부담은 높아지지만 커뮤니티의 결을 유지하고 재무적으로 안정된 상태를 유지하기에 좋은 방식이다. 많은 커뮤니티에서 다회성 모임을 기준으로 멤버십을 운영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코로나 시기를 겪으면서 멤버십 커뮤니티에 비상이 걸렸다. 사회적 거리 두기 등으로 인해 오프라인으로 사람이 모일 수 없으니 멤버십 등록이 기존 대비 70% 이상 줄었고 고정비를 감안할 때 바로 적자 상태가 됐다. 당장 임대료와 인건비를 지급할 여력이 없는 커뮤니티는 전략적 선택을 해야 했다. 멈추거나 버티거나. 멈추기로 결정한 곳은 코로나가 언제 끝날지 모르니 일단 커뮤니티 서비스는 종료하고 현금흐름을 확보할 수 있는 사업에 더 집중했다.

버티기로 결정한 곳은 크게 세 가지 방식으로 위기에 대응하며 엔데믹을 바라보는 현재까지 커뮤니티를 운영하고 있다. 첫째, 비즈니스 모델 변화다. 멤버십 수입으로는 한계를 느낀 커뮤니티들은 수입원의 다변화를 고려하기 시작했다. 일부 커뮤니티는 온라인으로 전환하거나 기존의 서비스를 확장하는 식의 방식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변화시켰다. 우선 비대면 환경에 맞춰 온라인 환경을 구축했다. 다양한 기술의 도입을 통해 온라인에서 만나고 교류할 수 있었다. 하지만 기술에 친숙하지 않은 커뮤니티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현금흐름을 확보하기 위해 굿즈를 만들어 판매하고 다양한 1회성 이벤트로 비록 적지만 생존을 위한 수입을 만들어냈다. 커뮤니티 비즈니스와는 별개로 당장 현금 회전이 빠른 마켓, 식음료 매장을 오픈한 곳도 있다.

둘째, 긴급 자금 지원을 받았다. 재무적으론 수입이 없는 상황에서 비용은 계속 발생했다. 이미 투자를 받은 곳은 낮은 밸류에이션에 추가 투자를 유치하거나 긴급 대출로 비용을 감당했다. 정부 지원을 받은 곳도 있다.

셋째, 비즈니스 모델 자체를 바꾸기도 했다. 모임 기반 커뮤니티 몇 곳에서는 직접 모임을 기획하던 모델에서 누구나 모임을 개설하고 중간에서 수수료를 얻는 플랫폼 형태로 모델을 변경했다. 공급을 늘려서 수요를 일으키는 방식으로 전환한 것이다.

운영 측면에서도 크게 3가지 변화가 눈에 띈다. 첫 번째 변화는 인원수 제한이다. 코로나 전에는 하나의 모임에 많게는 스무 명이 넘는 사람이 참여했다. 적은 인원의 모임을 여러 개 운영하는 것보다 많은 인원의 모임을 적게 운영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비용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코로나를 거치면서 한 모임에 서른 명 가까운 사람이 모이는 것이 어려워졌다. 공간을 확보하는 것도 쉽지 않다. 따라서 요즘에는 많은 커뮤니티가 15명 규모로 인원을 제한하고 운영하는 추세다.

두 번째 변화는 커뮤니티 공간 확장이다. 멤버들이 모일 수 있는 자체 공간이 있다는 것은 멤버들의 소속감을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대관해서 사용할 수 있는 공간도 많지만 그 공간에는 사람들의 추억이 쌓이지 않는다. 사람들은 함께한 시간의 흔적들이 쌓여 있는 공간을 애정하고 그곳에서 안정감을 느낀다. 자체 공간에 대한 수요와 공급은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이다.

세 번째 변화는 온오프믹스이다. 코로나로 온라인 기술을 습득한 커뮤니티들은 필요에 따라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병행하고 온라인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지식의 교류는 온라인으로 진행하고 교류의 밀도를 높일 수 있는 다채로운 이벤트는 오프라인에서 하는 식이다.

‘윈윈’의 비즈니스 모델, 커뮤니티

‘넥스트 라운드’를 맞이한 커뮤니티 비즈니스는 관계자 모두를 ‘윈윈’으로 이끄는 매력적인 모델이다. 커뮤니티 참여자, 커뮤니티 운영자, 커뮤니티 이해관계자 세 가지 측면에서 커뮤니티 비즈니스를 살펴볼 수 있다.

첫째, 참여자에게 커뮤니티는 새로운 학습과 교류의 장이다. 커뮤니티는 좋은 배움터가 된다. 과거에는 조직이 리스크를 감수했지만 이제는 개인이 리스크를 관리하는 세상이 됐다. 저성장 시대로 돌입하면서 더 이상 회사는 개인의 성장을 관리해주지 않는다. 과거 고도 성장기 때는 회사가 성장하면서 개인도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았다. 새로운 사업이 시작되고 조직에선 다양한 시도가 많았다. 그 과정에서 개인도 많은 경험을 축적하며 성과를 내며 높은 자리로 승진할 수 있었다. 하지만 저성장 시기로 돌입하면서 기업들은 새로운 투자보다는 비용을 줄이고 내실을 다지는 쪽으로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조직의 개인들이 과거처럼 책임과 권한을 가지고 성과를 낼 수 있는 기회가 적고 조직도 리스크를 줄이고자 큰 성과보다는 작은 성과를 추구하기 시작했다. 이런 상황에서 개인들은 이제 커뮤니티에서 자신의 커리어를 위한 새로운 배움을 학습하고 다양한 사이드 프로젝트를 통해 자신의 성과를 축적하고 있다. 회사 밖에서 만들어낸 성과들이 쌓여 이직과 승진에 필요한 포트폴리오로 활용되고 있다.

교류 측면에서는 현대인의 외로움이 사람들을 커뮤니티로 눈 돌리게 하고 있다. 혼자서 즐길 수 있는 콘텐츠는 많아졌지만 사람들과 대화하고 교류할 수 있는 기회는 그만큼 줄었다. 고립감이 깊어질수록 사람들은 세상 밖에 더욱 호기심을 가지게 된다. 하지만 아무나 만나고 싶지는 않다. ‘만나야 하는 사람’ 말고 ‘만나고 싶은 사람’에 대한 욕구가 더 많아졌다. 내가 관심 있어 하는 주제를 같이 이야기하고 함께 덕질할 수 있는 사람들을 만나기 위해 커뮤니티로 모이기 시작했다.

둘째, 커뮤니티 운영자에게는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가 생겼다. 교류를 원하는 사람들을 위해 유료 모임을 제공할 수 있다. 운영자가 직접 모임을 기획하고 운영할 수도 있고 아니면 하나의 플랫폼이 돼 취향과 관심사로 사람들이 모이는 장을 제공할 수도 있다. 내가 만나고 싶은 사람들을 만나는 데 사람들이 돈을 쓰기 시작한 것이다. 내가 평소 관심을 가지던 사람이 유료 커뮤니티에서 독서 모임을 열면 기꺼이 돈을 내서라고 참여하고 만나고 싶어 한다. 또한 나와 비슷한 관심사와 취향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이라면, 말이 통하는 사람들을 만나고 싶다면 이제는 그런 사람들을 모아주는 커뮤니티에 사람들이 모이고 있다.

온라인상에 다양한 커뮤니티가 있지만 막상 오프라인에서 만나기는 쉽지 않다. 문제는 신뢰와 안전이다. 하지만 검증된 누군가 모임을 기획하고 좋은 사람들을 잘 모아준다면 돈을 내서라도 동참하고 싶어 하는 시대다. 그만큼 사람에 대한 갈증이 있다. 신뢰할 수 있는 운영자 또는 사업자가 운영하는 커뮤니티 수요는 더 많아질 것이다. 더불어 사람들이 커뮤니티에 모이면 새로운 사업 기회가 생기기도 한다. 콘텐츠로 사람의 관심을 끌고 커뮤니티에서 사람들이 교류하면서 머물게 만들고 커머스로 수익을 발생시키는 모델도 가능하다.

셋째, 커뮤니티 이해관계자에게도 도움이 된다. 공간을 가진 건물주와 브랜드사들이 주요 이해관계자가 될 것이다. 공간의 가치는 트래픽이다. 사람들이 자주 방문할수록 부동산 가치는 높아진다. 많은 건물주가 1층에 스타벅스를 유치하고 싶어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커뮤니티는 기본적으로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다. 커뮤니티를 유치함으로써 그 건물에는 사람들이 주기적으로 방문하게 된다. 재방문/재구매가 중요한 사업에서는 사람들의 왕래가 많은 곳에 위치하는 것이 좋다. 그런 사업자에게는 높은 임대료를 받을 수 있다. 커뮤니티 참여자가 많아질수록 커뮤니티를 품은 건물의 가치는 높아질 수밖에 없다. 브랜드 입장에서는 잠재 고객들이 될 사람이 모여 있는 곳에 마케팅을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커뮤니티가 일종의 마케팅과 홍보를 위한 플랫폼이 될 수 있다. 자신의 브랜드를 좋아하고 소비할 것 같은 관심사와 취향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있는 커뮤니티에 마케팅 캠페인을 한다면 높은 참여도와 전환율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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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를 잘 만들려면…

사람들의 관심사는 더욱 다양해지고 세분화될 것이다. 이를 기반으로 사람들을 모아주는 커뮤니티 또한 10년 후에 더 많아질 것이다. 경쟁력 있는 커뮤니티를 만들기 위해 무엇이 필요할까.

2013년부터 10년 넘게 커뮤니티를 운영한 경험을 돌아보고 앞으로 10년을 내다볼 때 세 가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첫째, 브랜드로서 사람들을 끌어모을 수 있는 상징성. 둘째, 오랜 시간 이어져 온 역사성. 셋째, 사람들의 만남을 이어주는 연결성이다. 상징성과 역사성, 연결성을 두루 갖추게 된다면 커뮤니티 구성원의 사랑을 받으며 롱런하는 커뮤니티가 될 수 있다. 농담처럼 들리겠지만 이런 커뮤니티에서는 무엇을 팔아도 수익을 낼 수 있다.

상징성은 결국 커뮤니티의 미션과 비전에서 시작된다. 어떤 메시지로 세상에 기여할 것인지, 커뮤니티 멤버들의 삶에 어떤 변화를 줄 것인지가 중요하다. 역사성은 멈추지 않는 것이다. 필요할 때 만들어져서 어려울 때 없어지는 커뮤니티에는 역사가 없다. 코로나19 같은 역경에도 멈추지 않고 비전과 미션을 중심으로 활동을 전개한 커뮤니티에는 이야기가 있다. 결국 이야기가 남아 역사가 되고 사람들은 그런 역사를 가진 커뮤니티에 신뢰와 소속감을 더 느낄 것이다.

연결성은 커뮤니티 내외적으로 사람들이 연결되도록 만들어주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어떤 사람들과 함께하고 싶은지 정의하고 안테나를 세워 그런 사람들을 찾고 커뮤니티로 모이게 하는 것이다. 모인 사람들을 연결시켜 주고 커뮤니티에 기여할 수 있는 역할을 제안하는 것도 해당된다. 이를 위해서는 커뮤니티가 하나의 콘텐츠 생산자가 돼야 한다. 관심사로 사람들을 모으고 커뮤니티를 통해 새로운 콘텐츠를 생산하면서 안테나를 높이면 비슷한 결의 사람들을 더 모을 수 있다. 결국 커뮤니티도 사람이 전부이기 때문에 좋은 사람들을 모으고 연결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회는 늘 우리 곁에 있다. 커뮤니티 운영자에게 기회는 늘 커뮤니티 멤버들에게 있다. 커뮤니티의 미션과 비전 아래 참여자들의 니즈와 욕구를 관찰하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솔루션을 제안하고 제공해야 한다. 이러한 노력이 이어진다면 사랑받는 커뮤니티로 오랫동안 자리매김하면서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까지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 김재윤 | 위어드벤처 대표

    필자는 연세대 정보산업공학 졸업 후 삼성SDS와 글로벌 경영컨설팅 회사 액센츄어에서 컨설팅을 했다. 기업의 성장을 도와주는 일을 하다가 2014년에 개인의 성장을 돕고자 창업을 했다. 직장인자기 계발 커뮤니티 HFK, 도심 속사색 공간 ‘마이시크릿덴’, 창작가를 위한 원테이블 라운지 ‘소정동’을 운영하고 있다.
    jae-yoon.kim@hbrforum.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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