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 인기를 누리다 사라졌던 셀프 사진 부스가 화려하게 부활했다. 일본에선 편의점식 헬스장이 큰 인기고, 요즘 음악 팬들은 ‘키트 앨범’을 구매한다. 냉장고가 숨겨진 거실 테이블, 선 없는 TV 등도 소비자를 유혹한다.
시장 개발/제품 개발/신규 카테고리 창출/시장 침투 전략을 적절하게 구사한다면 파괴적 혁신을 선보이지 않더라도 경기 하락기에도 성공하는 제품을 만들 수 있다. 이 전략 구사의 핵심은 시대와 상황에 따라 변화하는 소비자의 불편과 열망을 얼마나 정확하게 읽어내느냐다. 자기 브랜드와 제품의 역량에 맞춰 영리하게 소비자 욕구에 대응한다면 불황의 터널이 아무리 길더라도 이기는 길로 나아갈 수 있다.
“모든 가치는 고객으로부터 나온다. 고객을 중심에 놓고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 어떤 때 감동받는지를 주의 깊게 들여다보고 집중하고, 또 집중해야 한다. 고객 자신조차 미처 몰랐던 욕구를 먼저 찾아내 만족시켜야 살아남을 수 있다.”11『천원을 경영하라』, 박정부, 139쪽, 쌤앤파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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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원짜리 상품들로 3조 원의 매출을 만들어낸 다이소 창업주 박정부 회장의 말이다. 저가 균일가 매장의 ‘고객 중심’ 운영 철학은 경기 침체를 맞아 갈팡질팡하는 기업들에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경기 침체기에는 기업도 소비자도 긴장한다. 돈이 돌지 않아 소비자는 움츠리고, 얼어붙은 소비 심리를 돌파할 길이 없다고 판단한 기업은 겁을 먹는다. 그러나 소비자 심리를 면밀하게 파악함으로써 이러한 환경에서도 성장하는 기업들은 언제나 있어왔다. 이러한 기업들에는 다음과 같은 특징이 있다. 1) 없어서는 안 될 꼭 필요한 제품을 선보이거나 2) 소비자 삶의 빈 공간을 찾아 기존 시장이 해결하지 못한 문제를 해결해주거나 3) 새로운 경제 환경에 맞춰 새로운 가치를 제공했다.
기업이 성장과 혁신을 고안할 때 취할 수 있는 전략은 도전하는 시장이 기업 입장에서 기존 시장이냐 신시장이냐, 제품에 대한 고객의 인식이 기존 제품을 근간으로 하는가 아니면 전에 없던 신제품이냐에 따라 달라진다. 즉 △시장 침투 △시장 개발 △제품 개발 △신규 카테고리 창출이라는 4가지 전략 방향을 도출할 수 있다.
이 4가지 전략의 핵심과 각각의 전략으로 승리를 거둔 사례를 살펴보도록 하자. 이 글에서 제품은 제품과 서비스를 모두 포괄하는 용어다.
① 시장 개발 전략
존재하는 제품으로 새로운 시장 뚫기
먼저 경기 침체라는 외부적 조건을 맞아 제품 변형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전략을 살펴보자. 이 경우 기업은 전혀 없었던 제품을 만드는 것은 아니다. 자신이 이미 행하던 것, 보유하고 있던 역량 중에 변화된 소비자가 좋아할 만한 것을 찾아내 소비자 구미에 맞춰 제품을 제공한다.
에어비앤비는 최근 이 전략을 성공적으로 실천한 기업이다. 에어비앤비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여행 업종의 대표 주자다. 그 여파로 2020년 5월 전 직원의 25%에 해당하는 1900명을 해고하기도 했다. 그러나 에어비앤비는 이후 아주 빠른 기간 내에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 2021년부터는 코로나 팬데믹 이전의 매출을 넘어섰다. (그림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