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용 절감의 핵심은 조직의 경쟁력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저비용 구조를 정착시키는 것이다. 비용 집행 주체, 목적, 사용처 등이 방대한 판관비의 경우 ‘제로베이스 예산 편성(Zero Based Budgeting, ZBB)’ 원칙을 활용해 비용 관리 원칙과 기준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제조원가 중 재료비의 경우 공급 시장 특성을 고려해 품목별로 구매 전략을 차별화하며, 제조 가공비의 경우 설비종합효율과 인시생산성에 기반해 TOP(Total Operational Performance)와 같은 제조 생산성 혁신 프로그램을 추진한다. 인공지능(AI) 등 다양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보다 효과적인 비용 절감 관리 체계를 구축하고 모니터링을 강화할 수 있다.
미국으로부터 촉발된 고금리의 파도가 전 세계를 덮치면서 기업들의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고 경영 활동에 제약이 커지고 있다. 최근 대한상공회의소가 전국 2172개 제조 업체를 대상으로 ‘경제 상황 관련 기업 자금 사정’을 조사한 결과, 자금 조달의 주요 수단이 은행/증권 차입(64.1%)에 집중돼 있었다.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고금리 기조는 기업들에 조달 비용에 대한 이자 부담으로 크게 다가오고 있다. 이자 비용의 증가는 이자보상배율(Interest Coverage Ratio, ICR)11이자보상배율은 영업이익을 이자 비용으로 나눈 값으로 영업 활동을 통한 이익으로 이자 등 금융 비용을 충분히 갚을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이다. 이자보상배율이 1보다 작으면 영업 활동으로 번 돈으로 이자를 지불할 수 없다는 의미다.
닫기을 급격히 낮춰 기업이 열심히 영업 활동을 해도 이자조차 내지 못하는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 금융 조사 업체인 애프앤가이드가 2022년 상반기 1675개 상장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자보상배율이 1에 못 미치는 기업이 690개로 조사됐다. 40% 이상의 상장 기업이 이자조차 내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고금리가 심화된 2022년 하반기에는 이 수치가 더욱 악화됐을 가능성이 크다. 특히 고금리로 인한 달러 강세는 외화 차입금 비중이 높은 회사에 더 치명적일 수 있다. 이 같은 대외적인 환경 변화로 인해 2023년 들어 많은 기업은 대내적으로 ‘긴축 경영’을 검토하고 있다.
1. 비용 절감의 원칙
기업은 어떻게 비용 절감으로 성과를 개선할 수 있을까? 기업의 비용 절감은 손익을 직접적으로 개선한다는 측면에서 기업 활동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비용을 자른다는 명목으로 ‘군살’이 아닌 ‘중요한 제 살’을 깎을 경우 경쟁력을 상실해 기업 자체가 위태로워질 수 있다. 비용 절감의 성패는 다이어트와 비슷하다. 군살만을 선별적으로 줄여야 하며 ‘요요 현상’이 오지 않도록 지속성이 담보돼야 한다. 또 기업 구성원 스스로 동기부여가 되지 않으면 성과를 담보하기 어렵다. 즉, 비용 절감의 핵심은 조직의 경쟁력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저비용 구조를 정착시키는 것이다. 기업들의 비용 절감 활동은 그 목적성에 따라 여러 가지 방법론으로 분류할 수 있지만 공통적으로 크게 다음의 두 가지 방향성을 가진다.
첫째, 재료비, 제조 가공비 등 특정 부문별로 효과적인 방법론을 적용한다. 예컨대, 원부자재 공급 시장을 분석해 체계적인 구매 전략을 도입하고 점진적 재료비 절감을 꾀하거나 공정 흐름의 병목을 제거해 공정 생산성을 개선함으로써 제조 경비를 절감한다. 연구개발의 경우 출시 이후 생산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개발 원부자재를 공용화, 표준화하고 양산 단계에 적용 가능한 공정으로 설계할 수 있도록 프로세스를 개선해 재료비, 제조경비도 절감한다. 이 같은 절감 활동을 추진할 때는 대상이 되는 업무 영역의 특성 혹은 전문성을 감안해 전문화된 방법론들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