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화탄소 배출량 등 기후변화와 관련된 디테일한 기준에 사로잡히다 보면 청정한 공기를 되돌리자는 지속가능성의 큰 뜻을 잊어버리기 쉽다. 하지만 기후변화 대응은 이제 인류의 존재론적 문제와 직결된,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과업인 동시에 재생 가능 에너지로의 전환, 전기차 발전 등을 이끄는 글로벌 메가트렌드다. 이런 흐름에 맞춰 기업들은 인간과 지구를 생각하는 넷 포지티브(Net Positive)를 실행에 옮겨야 하며, 이를 위해 1) 목표를 세우고 2)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3) 사업성을 확보해야 한다. 앤드루 윈스턴 에코스트래티지스 창립자, 『넷 포지티브(Net Positive)』 저자
기후변화와 지속가능한 비즈니스 전략 분야의 세계적 사상가이다.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세상을 더 나은 방향으로 만드는 활동을 적극 실천하는 방법에 대한 자문과 기고, 연설 활동을 하고 있다. 폴 폴먼 전 유니레버 CEO와 공동 집필한 베스트셀러 『넷 포지티브』는 2021년 파이낸셜타임스가 선정한 '올해 최고의 경영 도서' 중 하나로 꼽힌다. 3M, HP, 메리어트, 펩시코, PwC, 유니레버 등이 그의 철학을 자사 전략으로 도입하고 있다. 프린스턴대(경제학 학사), 컬럼비아대(경영학 석사, MBA)를 거쳐 예일대에서 환경 관리 전공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으며 지속가능 기업 ‘에코스트래티지스’의 창립자이기도 하다. HBR(하버드비즈니스리뷰)에 ‘기후 행동의 시대를 이끄는 방법(Leading a New Era of Climate Action)’ 등을 기고했으며 경영자들의 필독서로 꼽히는 『빅 피벗(The Big Pivot)』 『그린 투 골드(Green to Gold)』 등을 집필했다.
디테일에 가려진 지속가능성의 큰 뜻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은 왜 어려울까? 이산화탄소 배출량 등 기후변화와 관련된 여러 디테일한 기준에 사로잡히다 보면 대의를 잊기 쉽다. 그럴 때 큰 그림으로 돌아갈 필요가 있다. 멀지 않은 과거에는 로스앤젤레스, 밀라노 등 전 세계 도시 공기가 청정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런데 이제는 이런 시절이 낯설 만큼 현재 도시 인구의 99%는 숨 쉴 때마다 더러운 공기를 마시고 있다. 그나마 맑았던 날을 떠올리면 2019년 초 팬데믹 때문에 세계 경제가 멈췄을 때다. 경제를 다시 멈추라는 얘기는 아니다. 다만 지속가능성을 논할 때 많은 이가 이런 청정한 하늘의 모습이 어떻게 생겼는지를 잊어버리곤 한다. ‘전기차를 탄다면?’ ‘재생 가능 에너지를 쓴다면?’ 이런 생각을 하느라 전 세계 도시가 다시 과거의 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음을 잊곤 한다.
몇 년간 세계는 빠르게 변했고, 기업의 기대도 변했다. 지속가능성 부문에서 오랜 시간 일해 왔지만 지난 50년과 비교했을 때 팬데믹 이후 큰 변화가 있었다. 팬데믹 이전에도 소위 이해 당사자 자본주의, 즉 주주 자본주의에 대한 논의가 많았고 CEO들은 회사가 이해 당사자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말해 왔다. 그런데 팬데믹을 계기로 검증의 순간이 다가왔다. 그리고 이 시험대에서 단기 이익을 차치해 두고 고객을 위해 일하는 기업들도 속속 나타났다. 가령 산소호흡기를 제조하는 의료기기 업체 메드트로닉(Medtronic)은 의료 접근성이 떨어지는 지역의 사람들도 산소호흡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회사의 설계 사양을 모두 공개하고 다른 업체들이 회사의 지식재산 일부 혹은 전부를 복사할 수 있도록 했다. 즉, 지속가능성의 디테일에 얽매이는 대신 기업의 사회적 역할을 고민하고 행동한 것이다. 자신들이 누구이고, 누구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인지 거시적으로 생각한 결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