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주주의 제안으로 내부 감사 선정 지배구조 투명성 움직임에 시장 환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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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크기획에 대한 SM의 일감 몰아주기는 전형적인 ‘터널링(tunneling)’이다. SM의 의결권 있는 주식 총수의 0.91%를 보유한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은 SM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주주제안’으로 새 감사인을 추천했다. 0.91%에 불과한 지분을 보유한 얼라인파트너스가 내부 감사 선임에 성공한 것처럼 주주들이 직접 기업 경영의 감시자로서 주주제안권 등을 통해 경영자의 의사결정에 적극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해 주주의 이익을 추구하는 행위를 ‘주주관여’라고 한다. 기관투자가들은 경영자 감시 및 견제에 소요되는 비용 대비 효익이 크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경영자를 감시하고 견제함으로써 대리인 비용을 낮추고자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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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3월31일 정기주주총회가 종료된 정오를 전후해 SM의 주가는 8만5600원까지 상승했다. 전 거래일 대비 7.53%(6000원)가 오른 가격에 주식이 거래된 것이다. SM의 정기주주총회에서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 뉴스 기사들은 속보로 ‘곽준호 감사 선임’을 앞다퉈 타전했다. GS홈쇼핑 해외사업팀 차장, SK하이닉스반도체 금융팀 차장, 케이씨에프테크놀러지스 경영지원본부 CFO 등을 지낸 전문 경영인. 그러나 자본시장이 반응한 것은 선임된 감사의 경력이 아니라 그가 선임된 배경이었다. 그는 의결권 있는 주식총수의 0.91%1 1공시에 따르면 2021년 말 기준 얼라인파트너스는 SM 지분 0.21%(4만8500주)를 보유했으며 특수관계자 지분 0.70%(16만3194주)를 합산한 지분율은 0.91%이다. 닫기 를 보유한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이하 ‘얼라인파트너스’)이 주주제안으로 추천한 인물이었다.

얼라인파트너스는 사업 성과와 케이팝 선도 기업의 위상에 비해 SM의 주가가 저평가돼 있다고 주장해왔다. 월등한 앨범 판매량과 다양한 신사업 분야의 성공에도 SM의 시가총액(2022년 2월25일 종가 기준)은 1조7000억 원으로 방탄소년단의 소속사, 하이브의 시가총액 11조8000억 원의 7분의 1 수준으로 평가되고 있었다. 그뿐만 아니라 SM의 시가총액은 매출 규모가 절반 이하인 JYP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얼라인파트너스는 자본시장이 SM을 저평가하는 이유로 대규모 특수관계자 거래에 따른 이익률 저하와 이로 인한 신뢰도 상실을 꼽았다.

SM은 20년 넘는 기간 동안 라이크기획에 앨범 프로듀싱을 아웃소싱하고 있다. 거래 조건의 일부 변경을 거치며 수차례 연장돼 온 계약은 현재 SM 매출의 최대 6%를 지급하는 조건이다. 상장 이후 2021년까지 1400억 원 이상을 인세로 지급해왔다.2 2SM은 1997년 라이크기획과 용역 계약을 체결했으며 2000년부터 2014년까지는 음반 매출의 15%를, 2015년 이후부터는 매출의 최대 6%를 인세로 지급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닫기 이는 SM 영업이익의 30%에 이르는 금액이다. 그런데 문제는 라이크기획이 이수만 총괄의 개인 회사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