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화장품 소비량이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나라가 어디일까요. 바로 대한민국입니다. ‘K-뷰티’ 대국(大國)의 명성에 걸맞은 위상이 아닐 수 없습니다. ‘K-팝’의 첨병인 아이돌 가수들의 비주얼은 어떤가요. 곱게 색조 화장을 한 남자 아이돌의 얼굴은 중성적인 분위기를 뛰어넘어 아름답기까지 합니다. 유교의 영향으로 ‘남성의 멋’에 대해 터부시했던 역사 따윈 과거에 불과하다고 비웃기라도 하듯 요즘 남자들은 예쁘게 치장하고, 이를 남들에게 적극적으로 과시합니다.

<남자의 종말>의 저자 해나 로진의 주장대로 물리적 힘이 아닌 정보와 힘의 시대, ‘4차 산업’ 시대가 열리면서 수컷 본능, 그리고 전통적인 남자의 역할은 실제로 사라지게 될까요. 이에 대해 당장 정답을 찾기란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가장으로서의 짐을 덜게 된 남성들이 새롭게 연마하고 있는 무기가 ‘신체 자본’이라는 주장은 설득력이 높습니다.

이번 호 스페셜 리포트는 남성의 아름다움이 경쟁력이 된 시대, 그리고 이 시대에 발맞춰 빠르게 진화하고 있는 남성 타깃 마케팅의 행보와 여성과 차별화되는 남성의 소비 심리, 남성 패션의 역사적, 사회적 변화 등을 면밀히 짚었습니다. 한동안 소비 시장을 주도해온 여성에 비해 신흥세력인 남성 소비자는 목적지향성이 뚜렷하고, 구매 결정이 빠르고, 피드백도 신속합니다. 이들을 공략하기 위해 이 시대 마케터들은 어떤 ‘신무기’를 장전해야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