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로템이 현대위아의 방산 조직을 인수하면서 현대차그룹 내 방산사업이 현대로템 한 곳으로 일원화됐다. 현대로템은 3583억8600만 원을 들여 내년 3월 말까지 전차와 자주포 포신 등을 생산하는 현대위아 특수사업부 인수를 완료할 예정이라고 19일 공시했다.
두 회사의 방산사업부 거래는 현대자동차그룹 차원의 ‘선택과 집중’이 배경이 됐다. 현대로템은 방산 분야에서 수직계열화에 나서는 한편, 현대위아는 미래 모빌리티에 사업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특수사업부를 인수하는 현대로템은 “방산사업을 수직계열화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고 수출 물량의 현지화 품목을 늘려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현대로템은 1970년대에 K1 전차를 개발했고 지금도 한국에서 유일하게 전차를 만드는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에 인수하는 현대위아 특수사업부가 그룹 계열사와 경쟁사를 가리지 않고 육상 및 해상 무기의 포신 대부분을 납품하던 상황을 고려하면 앞으로 현대로템의 방산 사업 주도권이 더욱 강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현대로템은 최근 방산 수출 호황으로 현대위아를 인수할 충분한 자금을 보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특수사업부를 매각하는 현대위아는 “급변하는 모빌리티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특수사업부 양도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현대위아 전체 매출 중 특수사업부 비중은 약 5% 수준으로 크지 않았다. 이 사업부를 매각하고 차량 공조 시스템, 배터리 온도 관리 시스템 등 모빌리티 사업과 주차로봇 등 로보틱스 사업에 집중해 현재 8조8000억 원 수준인 매출을 2035년에는 14조8000억 원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그동안 한 그룹 내에서 두 회사가 방산 사업을 따로 영위해온 이유는 각각 전신이 달랐기 때문이다. 현대로템은 현대중공업 철도차량사업부에서 시작해 현대차량으로 분사된 뒤 1985년 현대정공으로 합병되는 등 범현대가에서 사업을 이어왔다.
반면 현대위아는 1976년 기아산업의 자회사인 삼원제작소에서 출발한 회사다. 105mm, 155mm 견인 곡사포 등을 주력으로 생산했고 K2 전차와 K9 자주포 포신도 이 회사가 제작해 왔다.
현대위아는 다음달 27일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사업부 매각 안건을 처리할 방침이다. 현대자동차와 기아,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등의 지분이 합계 40.74%에 이르기 때문에 주주총회에서 이변이 생길 일은 없을 것으로 회사 측은 전망하고 있다. 현대로템은 공시 당일 이사회 의결을 마쳤다.
공시 당일 두 회사의 주가는 일제히 상승했다. 이날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에서 현대위아 주가는 하루 전 대비 6.89% 상승한 5만2000원에, 현대로템 주가는 3.72% 오른 10만500원에 각각 마감했다.
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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