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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세대의 상징, 유튜브 크리에이터

253호 (2018년 7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눈을 뜨면 유튜브를 켠다"는 시대, 유튜브를 발판으로 인기를 얻는 크리에이터들이 늘어나면서 MCN 산업 규모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이들 중 게임 크리에이터인 ‘도티’가 세운 샌드박스네트워크는 창립 3년 만에 투자금 150억 원을 유치하고 연 매출 140억 원을 달성하면서 고속 성장 중이다. 특히 샌드박스는 현직 크리에이터로서 느낀 MCN 생태계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크리에이터 중심의 MCN 업체를 세우고 유능한 크리에이터들을 과감히 영입해 동영상 업로드 수익과 광고 수익 외에 브랜디드 콘텐츠 수익, 캐릭터 IP 수익, 출판, 음반 출시 등 다양한 수익 모델을 만들고 있다.

편집자주
이 기사의 제작에는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 인턴연구원 최소정(연세대 경영학과 3학년) 씨가 참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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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검색어에서 방탄소년단, 엑소, 빅뱅 등 인기 아이돌보다 높은 순위를 차지하고 있는 크리에이터가 있다. 바로 게임 분야 크리에이터이자 MCN(다중채널네트워크·Multi Channel Network) 기업 샌드박스네트워크(Sandbox Network)의 최고콘텐츠관리자(Chief Contents Officer)인 ‘도티’ 나희선 씨다.

도티라는 이름이나 크리에이터라는 단어가 기성세대에게 생소할 수 있지만 도티는 요즘 10대들, 그중에서도 초등학생들 사이에서는 최고의 스타다. 도티는 "눈을 뜨면 ‘유튜브(YouTube)’를 켠다"는 시대에 유튜브 게임 동영상을 올리며 10대들의 우상으로 떠올랐다. 특히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는 ‘마인크래프트’를 활용해 초등학생 눈높이에 맞는 영상을 제작해 큰 인기를 얻었다. 그는 현재 도티TV(유튜브)와 도티&잠뜰TV(TV 프로그램)를 운영 중이다. 도티TV는 지난 1월 한국 게임 채널 최초로 유튜브 구독자 200만 명을 돌파하기도 했다. 또 애니메이션 전문 케이블 채널 애니맥스에서 방영 중인 ‘도티&잠뜰TV’ 시리즈는 애니메이션 채널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기록한 적이 있을 정도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도티&잠뜰TV는 온라인 개인 방송을 TV 채널 프로그램으로 편성한 첫 사례다.



유튜브상에서 도티는 주로 ‘마인크래프트’라는 게임을 한다. 마인크래프트는 캐릭터와 블록 등을 활용해 게임 안에서 다양한 스토리를 만들 수 있다는 특징 때문에 ‘게임계의 레고’라고 불린다. 규칙과 미션이 있는 보통의 게임들과 달리 마인크래프트는 유저들에게 거대한 놀이터를 제공할 뿐이다. 단순한 그래픽과 자유도 높은 게임 방식이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고 싶어 하는 초등학생들의 취향을 저격해 초등학생들 사이 ‘최애(最愛) 게임’으로 불린다. 도티는 이 게임을 활용해 매일 한 편의 게임 속 예능 프로그램을 제작해 초통령(초등학생들의 대통령)이라는 별칭을 얻었다. (DBR Minibox ‘마인크래프트’ 참고.)

DBR minibox 1 마인크래프트

마인크래프트는 기존 게임들과 다르다. 일단 얼핏 보기에도 그래픽이 엉성하다. 픽셀 형태의 그래픽 디자인은 보기에 따라 성의 없어 보인다. 하지만 이 단점이 마인크래프트의 최대 경쟁력이다. 마인크래프트만의 독특한 사물의 조합 방식이 플레이어의 창의성을 끊임없이 자극해 게임을 보다 실감 나게 해주기 때문이다.
마인크래프트를 수식할 수 있는 가장 적합한 단어는 ‘샌드박스 게임(sandbox game)’이다. 샌드박스 게임은 문자 그대로 모래사장에서 아이들이 자신들이 만들고 싶은 것들을 자유롭게 만드는 것처럼 게임 속에서 특별한 목표 없이 자유롭게 자신이 하고 싶은 행동들을 할 수 있게 해 주는 게임을 뜻한다.

실제 마인크래프트에서 플레이어는 네모난 블록으로 만들어진 세계 속에서 자원을 채취하고, 집을 짓고, 농사도 지을 수 있다. 밤이 되면 몬스터들이 나타나 위협을 하지만 지하를 파고 들어가 은신처를 만들어 이들을 피하면 된다. 생존에 필요한 곡괭이, 도끼, 칼, 삽 등의 도구는 자연에서 얻는 나무나 돌 등의 재료로 만들면 되는데 마인크래프트는 이러한 아이템 제작 시스템에서부터 창의적인 면모를 보여준다. 또 몬스터들과의 싸움이 싫으면 생존 모드(survival mode) 대신 자유롭게 건축물을 만들 수 있는 창조 모드(creative mode)를 선택하면 된다. 이 창조 모드를 통해 플레이어들은 세계적인 건축물을 만들면서 놀기도 하고, 커뮤니티를 통해 자신이 만든 다양한 형태의 구조물을 서로 나누면서 게임을 즐기기도 한다. 이처럼 마인크래프트는 특정한 미션이나 목표 대신 플레이어의 창의성을 자극하는 방식으로 게임의 재미를 추구한다.

그동안 게임은 개발자가 만들어 놓은 세계에서 정해진 규칙을 지키며 플레이하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마인크래프트는 유저들에게 그저 거대한 놀이터를 제공할 뿐이다. 자유도가 높은 탓에 초기부터 UCC(User Creative Contents) 제작에 많이 활용됐다. 마인크래프트가 전 세계의 유저들에게 전파될 수 있었던 것도 이런 UCC의 힘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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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티의 인기는 어른들의 상상을 초월한다. 요즘 초등학생에게 장래 희망을 물어보면 “커서 ‘샌드박스네트워크’에 취업해 ‘도티’처럼 게임도 잘하고 말도 재밌게 하는 멋진 크리에이터가 되는 것”이라고 대답하는 학생이 많다. 2017년 MBC 인기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에서 유재석이 길에서 우연히 만난 초등학생에게 자신을 모르냐고 물으니 "유재석은 몰라도 '도티'는 알아요"라고 답한 장면은 그의 높은 위상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1 그만큼 그는 10대들의 우상으로 군림하고 있다.

그가 창업한 샌드박스네트워크 역시 짧은 시간에 국내 대표 MCN 업체로 자리매김했다. 현재 샌드박스에는 도티를 필두로 잠뜰, 태경, 쁘띠허브 등 대표 마인크래프트 크리에이터를 필두로 풍월향, 김재원, 말이야와 친구들, 츄팝, 떵개떵, 라온, 장삐쭈, 띠미 등 다양한 영역의 스타급 크리에이터들이 소속돼 있다. 이들이 생산하는 콘텐츠의 월간 조회 수는 8억~9억 뷰 수준에 이른다. 이들의 인기에 힘입어 샌드박스네트워크는 2015년 6월 창업 후 총 150억 원 이상의 투자 유치에 성공하며 국내 대표 MCN 업체로 승승장구하고 있다. 또 도티 등 크리에이터들과 그들의 콘텐츠를 활용해 다양한 수익모델을 개발해 연간 매출도 150억 원에 육박할 정도로 성장했다. MCN 업계 후발 주자로 출발해 규모나 자금력 면에서 뛰어난 다른 대형 MCN회사들을 제치고 크리에이터들이 가장 가고 싶어 하는 회사로 자리매김한 샌드박스네트워크의 성장 전략을 DBR이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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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국 PD 꿈꾸던 청년, 경험 쌓으려고 시작한 일이 직업이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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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드박스네트워크는 국내 게임 크리에이터 중 가장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도티(나희선 샌드박스네트워크 이사)가 2015년 자신의 대학 동기이자 10년 지기 친구 이필성 대표와 손잡고 만든 회사다. 나 이사는 처음부터 크리에이터를 꿈꾼 것은 아니다. 2013년 유튜브를 통해 게임 크리에이터 생활을 시작하기 전까지 그는 그저 게임을 좋아하고 진로에 대해 고민하는 평범한 대학생이었다. 사실 나 이사가 처음 크리에이터 일을 시작할 때는 크리에이터라는 직업이 막 생겨나던 시점이었다. 당시 나 이사는 제대를 앞두고 진로 고민을 하고 있었다. 원래 꿈은 방송국 PD가 되는 것이었지만 당장 PD가 되기에는 자신만의 경력이나 스토리가 부족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당시 구글코리아에 입사해 일하고 있던 대학 동기 이 대표에게 조언을 구했다. 구글에서 유튜브라는 플랫폼의 성장 가능성을 눈여겨보고 있던 이 대표는 나 이사에게 유튜브를 활용한 디지털 콘텐츠 시장에 관심을 가져볼 것을 추천했다.

디지털 콘텐츠를 눈여겨보라고 조언한 이유에 대해 이 대표는 “뉴스 기사나 책, 만화, 게임 등 콘텐츠 산업이 빠르게 모바일 중심으로 재편된 것에 반해 동영상 콘텐츠는 모바일화가 더디게 진행되면서 이 지점에서 기회가 생기지 않을까 생각했다”며 “시기적으로 유튜브 수익 모델의 등장과 아프리카TV 출신 크리에이터들의 인지도 상승 등 여러 가지로 좋은 기회라고 봤다”고 말했다.
나 이사가 ‘도티’라는 이름으로 게임 방송을 시작한 것은 2013년 10월. 당시 유튜브에서는 '마인크래프트'가 '붐'을 일으키고 있었다. 특히 10대들 사이에서는 게임을 넘어 이미 문화로 자리매김하고 있었다. 평소 이 게임을 즐기던 나 이사는 마인크래프트로 초등학생을 타깃으로 한 예능 프로그램을 만들면 성공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고 이를 실행에 옮긴다.

예상은 적중했다. 한때 KBS 2TV에서 방영돼 인기를 끌던 예능 코너 '위험한 초대'를 모티프로 삼아 제작한 영상이 조회 수 50만 건을 기록하며 '대박'을 터뜨렸다. 이후 잠뜰 등 유튜버 크루들과 함께 1300여 개의 동영상을 제작해 인기 크리에이터로서의 명성을 획득한다.

이후 도티는 방송 시작 두 달도 안 된 12월, 대기업 계열 크리에이터 그룹인 CJ E&M과 계약을 맺고 2014년 1월에는 아프리카TV 베스트 BJ로 선정되며 전용 앱인 ‘도티 in me’를 출시할 정도로 빠르게 인기를 얻는다. 같은 해 5월 유튜브 구독자 10만 명을 달성한 도티는 과감하게 CJ E&M과의 계약 해지를 단행하고 샌드박스네트워크를 설립한다. 안정적인 직장을 그만두고 창업을 선택한 셈이다. 창업을 결심한 이유는 무엇일까. 구글이라는 좋은 직장을 포기하고 나 이사와 의기투합해 샌드박스네트워크를 창업한 이 대표는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나희선 이사의 경우 크리에이터로 활동하면서 유튜브 크리에이터 생태계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그래서 직접 MCN 회사를 세우고 이 생태계를 건강하게 만들어 크리에이터를 포함한 업계 종사자들이 제대로 대우받고 성장할 수 있게 만들고 싶은 목표가 있었죠. 그리고 저는 유튜브와 크리에이터들의 인기가 기존 미디어 시장과 콘텐츠 시장을 크게 변화시킬 수 있다고 봤기 때문에 이 변곡점에서 무언가 기여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취향이 이야기가 되는 시대 Z세대 취향을 저격하다
전통적으로 미디어 산업의 핵심은 ‘영향력’이다. 그리고 그 영향력은 사람들이 많이 봐줄 때 생긴다. 하지만 전통 미디어들은 고객의 숫자나 특징 등을 정확히 알기 어려웠다. 신문이나 잡지는 발행부수, 방송은 시청률 같은 지표가 있기는 했지만 그 안에 허수가 어느 정도 포함돼 있는지 알 수 없었고, 특히 어떤 사람들이 그 콘텐츠를 소비하는지 알아내는 것은 불가능했다.

그러나 디지털 콘텐츠 시대가 도래하면서 사정이 달라졌다. 고객의 숫자가 명확히 측정됐고 고객의 특성까지 파악이 가능해졌다. 타깃 고객이 명확해지니 그들의 취향에 맞는 맞춤형 콘텐츠들이 생겨났다. 유튜브와 같은 동영상 플랫폼의 등장은 이런 변화에 불을 붙였다.

크리에이터들의 탄생은 이런 배경에서 출발했다. 그리고 이런 개개인의 취향을 반영한 콘텐츠에 가장 열광한 세대는 Z세대 다. Z세대는 어려서부터 스마트폰 등 디지털 기기와 함께 성장했다. 그 때문에 TV보다 스마트폰 등 1인 IT 기기에 익숙하고 면대면 커뮤니케이션보다 SNS를 활용한 커뮤니케이션을 편안해 한다. 어렸을 때 식당에서 뛰어다니면 엄마가 스마트폰으로 ‘뽀로로’를 보여주던 아이들이 성장한 게 지금의 Z세대2 다. Z세대는 크게 두 가지 배경 안에서 자랐다. 첫째, IT와 함께 자라났다는 점이고 다른 하나는 위기 상황과 함께 자라난 세대라는 점이다. 이런 시대적 배경에서 자란 Z세대는 다음과 같은 이전 세대들과 뚜렷이 다른 특징을 지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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