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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멘탈 케어 시장의 성장

챗봇으로 대화만 나눠도 우울 증세 급감
AI 융합으로 정신 건강 이슈 해결

김수진 | 330호 (2021년 10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정신 질환은 복잡하고 복합적인 요인이 영향을 미치는 영역이라 지금까지 발전이 더뎠지만 최근 디지털 기술의 발전과 함께 성장세가 두드러지는 영역이다. 특히 의미 있는 진단 방법을 찾지 못했던 과거와 달리 디지털 바이오마커 분석, 감성 인식 기술과 감성 추론 기술 활용, VR 활용 등을 통해 인간의 마음을 이해하는 새로운 방법들이 대거 출현하고 있다. 다만 디지털 기술이 인간의 복잡한 감정과 행동을 완벽히 모델링할 수 있을지 여부와 사용자가 디지털 기술을 거부감 없이 받아들일지 여부 등은 디지털 멘탈 헬스 케어 시장의 숙제로 남아 있다.



정신을 과학의 관점에서 바라보기 시작한 것은 불과 100여 년밖에 되지 않았다. 19세기만 해도 정신 질환자들은 귀신 들린 사람이나 범죄자로 여겨졌고 대부분 집이나 감옥 또는 보호시설에 수감됐다. 최초의 근대 의약품인 모르핀이 일찍이 805년에 발명됐음에도 최초의 정신 질환 약물인 클로르프로마진은 1953년에나 발명된 것만 봐도 의학 중에서 정신의학은 한참 더딘 발전을 거쳐 왔다.

가장 큰 이유는 정신 건강에서 다루는 감정, 행동, 성격, 지능이 고차원으로 이뤄진 영역이어서 과학적인 접근 방식을 적용하기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의학은 문제의 기전을 규명해 그에 따라 질환을 정의하고, 그 기전을 진단하거나 치료하는 방법을 개발하는데 정신의학은 기전이 밝혀진 것이 현재까지도 많지 않다. 가장 대표적인 정신 질환인 우울증만 봐도 ‘우울하다’는 증상을 단일한 개념으로 정의하지 못하고 있고, 유전자, 세포 내 신호 전달, 환경 등 여러 분야에서의 연구가 아직 통합되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우울증을 정량적으로 진단하는 방법은 여전히 없으며 통상 면담을 통해 임상가가 우울증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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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기술의 발전과 멘탈 헬스 시장의 기회

전통적인 접근 방식에서 이러한 한계를 가졌던 정신 건강은 최근 디지털 헬스케어 영역에서 새로운 기회를 맞고 있다. 첫째, 현상학적으로 분류한 임상 체계에서 벗어나 좀 더 단순한 하위 개념으로 접근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여러 개의 병인이 뒤섞여 있는 ‘우울 장애’를 공략하는 게 아니라 ‘슬픔’ ‘무의욕’ ‘자살 사고’ 등의 하위 증상별로 원인을 규명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를 통해 거꾸로 병인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진단 체계를 수립할 수 있다. 그 일환으로, 미국 국립정신건강연구소(National Institute of Mental Health, NIMH)는 증상 중심 진단 체계인 기존의 미국정신의학회의 정신 질환 분류체계에서 탈피해 바이오마커 1 중심의 일반 의학 기준 프레임워크 개발로 방향 전환을 추진 중이다. 둘째, 의미 있는 진단 방법을 찾지 못했던 기존 진단 도구에서도 딥러닝을 통해 진단 능력 향상을 기대해 볼 수 있다. 또한 신체 상태, 호르몬, 안면 인식, 대화 등을 분석해 감정의 지속 상태를 파악하는 감성 인식 기술과 감성 추론 기술을 활용해 인간의 마음을 이해하는 새로운 방법론을 기대할 수 있다.

이런 흐름은 데이터 과학을 기반으로 태동한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에서도 마찬가지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 큰 흐름 속에서 AI, 클라우드, 웨어러블 디바이스 등의 발전으로 본격적인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이 열린 것이다. 시장 조사 기관 퀀털라인리서치(Quantalign Research)에 의하면 세계 디지털 정신 건강 시장은 2021년에서 2027년 사이 연평균 28.6% 성장해 2027년에는 200억 달러(약 22조9000억 원) 규모의 산업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2020년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 사태는 이 성장세를 가속화하는 계기가 됐다. 원격 의료에 대한 니즈가 예상보다 급격히 커지면서 원격 의료를 빠르게 적용하기에 용이한 분야로 정신 건강 영역이 주목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2020년 UN이 발간한 ‘COVID-19 and the Need for Action on Mental Health’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야기된 정신 건강 문제는 일시적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며, 장기적으로 사회경제적 비용 절감을 위해 이 분야를 저평가해오던 관행을 재고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하지만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 수요를 투자가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018년 발표된 ‘Lancet Commission on global mental health and sustainable development’는 “우울과 불안 개선에 1달러를 투입하면 건강과 생산성에서 4달러의 비용 효과를 가져올 수 있지만 전 세계적으로 이 영역의 투자 수준은 여전히 개발도상국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평가했다.

국내 상황은 이보다 더 열악하다. 특히 국내 시장은 주요 선진국과 비교해 미충족 수요자의 비율이 높다. 국내 정신 질환 1년 유병률은 11.9%, 평생 유병률은 25.4%에 달한다. 이 중 정신 건강 서비스 이용률은 22.2%로, 캐나다 46.5%, 미국 43.1%에 비해 낮은 경향을 보인다. 가장 큰 이유는 진료 기록이 남는 것에 대한 우려와 진료 정보에 대한 부족 때문이다. 또한 빠르게 개인화, 비대면화돼 가는 사회적 변화는 가족과 사회적 지지 체계가 필수적인 정신 건강의 악화를 초래할 수 있다. 우울과 같이 스스로 문제를 인식하지 못하거나 치매와 같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증상의 특성상 집에서 개인이 주도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디지털 서비스가 그 해결책이 될 수 있다. 이와 같이 전 세계와 국내 정신 건강 시장의 여러 문제가 IT와 접목된 디지털 헬스케어로 상당 부분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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