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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xury & Premium Frontiers: 이사도어 샤프 포시즌스호텔 회장

“영국서 성공하고 유럽 진출까지 20년 걸려… 사업은 기다림이다”

김현진 | 219호 (2017년 2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호텔 산업의 변방 캐나다에서 유대인 난민 출신 부모 밑에서 태어난 이사도어 샤프는 현재 41개국에 걸쳐 101개의 호텔 및 리조트를 운영하는 ‘포시즌스’의 수장으로 럭셔리 호텔의 트렌드를 선도하고 있다. 그는 호텔의 성공 조건 첫 번째로 사람을 꼽는다. 사람이 결국 호텔의 이미지를 결정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제대로 된 인성 및 태도를 갖춘 직원을 뽑는 일을 최우선 과제로 꼽는다. 교육보다 앞서는 것이 채용이라는 믿음 때문이다. 이렇게 뽑힌 좋은 직원들은 ‘고객을 응대하는 방식으로, 직원을 대하는’ 포시즌스의 ‘골든 룰’에 따라 존중과 책임감을 익힌다. 서비스 기업의 베스트 프랙티스로 꼽히는 포시즌스의 신화는 이렇게 탄생했다.




편집자주

이 기사의 제작에는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 인턴연구원 박민혁(연세대 사회복지학과·경영학과 4학년) 씨와 박혜린(동국대 경영학과 4학년) 씨가 참여했습니다.



아버지는 유대인 강제수용소로 유명한 폴란드 아우슈비츠 출신이었다. 캐나다에 정착한 뒤 아버지는 돈을 벌기 위해 배관공, 목수 등으로 닥치지 않고 일했다. 어머니는 생활력이 강하고 엄격한 사람이었다.

물질적으로는 부족했지만 정신적으로는 늘 든든한 울타리가 돼 줬던 부모에게서 어린 시절부터 독립성을 배웠다. 전 세계적으로 101개의 체인 호텔 및 리조트를 거느린 ‘포시즌스 호텔&리조트’의 설립자, 이사도어 샤프의 어린 시절 이야기다. 2015년 10월 서울의 중심, 광화문 사거리에 문을 연 6성급 호텔, ‘포시즌스호텔 서울’을 둘러보기 위해 지난해 말 한국을 찾은 샤프 회장을 DBR이 만났다. 각종 비즈니스 전문 서적들이 서비스 영역에서 최고의 럭셔리 브랜드라 칭송하는 ‘포시즌스’를 설립하고 지금까지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었던 가장 큰 비결로 호텔업계 전문가들은 단연 샤프 회장을 꼽는다. 직원과 고객, 즉 사람을 비즈니스의 중심에 둔 결과 한 세기를 대표하는 호텔 브랜드를 만들 수 있었던 샤프 회장은 85세라는 고령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꼿꼿하고 다부진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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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무려 20년 만에 방문한 것으로 안다.

이렇게 오랜만에 한국을 찾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20년 전에 방문했을 때, 새로운 사업 기회가 있지 않을까 싶어 찾았다. 당시 많은 업체들을 만났지만 성공적이진 않았다. 새로운 도시에 진출할 때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진출 시기(timing)가 아니라 제대로 된 상품을 갖출 수 있는지(right product) 여부다. 일찍이 고급 호텔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했던 광화문을 눈여겨봤지만 파트너나 부지 모두 마땅치 않았다. 뒤늦게 좋은 파트너를 만나 전격적으로 호텔을 세우게 된 것이다.1

이런 ‘제대로 된 상품’을 갖기 위해서는 인내심이 필요하다. 고급 호텔 사업을 런던에서 처음 시작했고, 성공을 거둔 뒤 다시 유럽에 진출하기까지 20년이 걸렸다. 남이 선점하지 않은 좋은 자리를 찾기 위해 이탈리아 밀라노, 프랑스 파리 등에서도 하염없이 기다렸다. 호텔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부지라는 생각에 긴 세월을 투자한 셈이다. 비즈니스를 할 때 빠른 결정도 중요하지만 ‘기다림’도 못지않게 중요하다.



호텔을 비롯해 모든 럭셔리 브랜드의 기본 원칙은일관성이다.

도시별로 호텔의 테마는 다를 수 있겠지만 고객들이 포시즌스라는 럭셔리 브랜드에 기꺼이 지갑을 열게 되는 일정치의 기대 수준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경제 위기 때도 포기하지 않은 게 있다면 품질이다. 경쟁 호텔들이 직원 수를 줄이거나 숙박요금을 낮출 때도 포시즌즈는 숙련된 직원을 지키려고 애썼고, 숙박 요금도 낮추지 않았다. 은행 대출을 받아야 해 당장의 부담은 컸지만 이렇게 해야 일관성을 지킬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사실 이렇게 원칙을 지키는 이유를 경영학 교과서를 통해 배운 것은 아니었다. 나는 경영학을 따로 공부한 적도 없고, 건축업으로 커리어를 시작했기에 호텔 경영에 대해선 잘 몰랐다. 하지만 본능적으로 이런 원칙은 양보하지 않아야 한다고 믿었다. 예컨대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8년을 기준으로 봐도 고객들이 씀씀이를 줄이는 시기라고 해서 고급 호텔을 선택할 때의 기준이 달라지지 않았다. 그전이나 이후나 더 좋은 서비스, 더 좋은 입지, 더 좋은 상품, 인지도, 이 네 가지 요소가 고객들이 호텔을 고르는 선택 기준이었다. 여기서 입지와 상품은 우선순위가 달라질 수도 있다. 예컨대 도시 중심에 있는 호텔이라면 상품보다는 입지가 중요할 것이고, 리조트 환경이라면 입지보다는 상품이 더 가치 있게 느껴지겠지만 이 네 가지 요소 중 하나도 빠뜨릴 수가 없다.



포시즌스호텔은 16년 연속 <포브스>가 선정한 ‘일하고 싶은 기업’ 100위 안에 이름을 올려놓고있다.

기업 문화에 대한 남다른 소신이 있는 듯한데.

지금까지 말한 입지, 상품, 건물 자체의 디자인 등 모든 것이 중요하지만 그 가운데 으뜸은 사람이다. 사람이 호텔의 이미지를 결정한다. 과거 포시즌스 이스탄불의 한 식당에서 이 호텔의 소유주인 부부와 식사를 한 적이 있는데 그들은 그곳에서 일하던 직원이 당연히 터키인이 아니라고 믿었다. 뭔가 특별한 교육을 받은 외지 사람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하지만 포시즌스는 직원의 대부분을 호텔이 자리 잡고 있는 해당 지역사회에서 채용하고 있다. 이렇게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최고의 서비스를 실천하게 된 이유를 거슬러 올라가면 직원들에게도 고객에게 적용하는 것과 동일한 ‘골든 룰’을 적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회사가 직원에게 기대하는 고객 응대 방식과 동일하게 회사는 직원 역시 공정하게 대우하려 애쓴다. 또 호텔을 업그레이드할 때도 가장 먼저 직원 시설을 개선하는 데 힘을 쓴다. 한편 비관리직 직원들은 언제든 총지배인 같은 고위임원에게 호텔 시스템 개선과 관련한 제안을 할 수 있다.

또 인원 감축은 되도록 피하지만 경기 침체 등으로 불가피한 경우로 해고한 직원에게도 지속적으로 연락을 취한다. 그리고 경영 상황이 나아지면 최우선적으로 재고용한다. 이런 믿음이 있기에 일시적으로 고객 수요가 늘어 파트타임 직원이 필요할 때 해고자들이 가장 먼저 소매를 걷어붙이고 달려온 사례가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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