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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T Slogan Management Review

가상탈의실에서 입어보면 반품 ‘뚝↓’ 옴니채널 세상, 승리의 길 찾기

데이비드 R. 벨(David R. Bell) | 164호 (2014년 11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질문

소매업체들이 옴니채널 환경에 효과적으로 적응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연구를 통해 얻은 해답

- 소비자들의 옴니채널 행동으로 인해 소매업체들이 정보와 제품을 공급하는 방식 역시 획기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 전통적인 소매업체와 온라인 소매업체 모두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접근방법을 고려해야 한다.

- 하이브리드 접근방법에는 제품 판매 없이 오직 진열만 해놓는 전시실, 온라인에서 결제하고 오프라인 매장을 직접 방문해 제품을 수령하는 방법 등이 있다. 

 

 

편집자주

이 글은 슬론 매니지먼트 리뷰(SMR)> 2014년 가을 호에 실린 와튼 경영대학원 마케팅 교수 데이비드 R. (David R. Bell), 턱 경영대학원 경영학 조교수 산티아고 갈리아노(Santiago Gallino), 켈로그 경영대학원 관리 경제학·의사결정학 조교수 안토니오 모레노(Antonio Moreno)의 글 ‘How to Win in an Omnichannel World’를 번역한 것입니다.

 

연구 내용

옴니채널 현상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기 위해 크레이트 앤 배럴, 보노보스닷컴, 와비파커닷컴이 수집한 방대한 양의 고객 데이터베이스를 사용했으며 필요한 경우 그 외의 공개 자료에서 확보한 데이터를 추가로 활용했다(잠시 후에 자세히 설명할 계획이다). 이론적으로 흥미롭고 학계의 관심을 끌 만할 뿐 아니라 소매업체들에 실제로 경제적인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는 연구 문제를 좀 더 자세히 파헤치기 위해 경영자들과 긴밀히 협력했다.

 

본 연구에 참여한 기업 경영진은 개별 고객에 관한 정보(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세부사항은 수정했다), 거래 일자, 거래 품목, 거래 가격, 고객 (배송) 우편번호 등의 데이터를 제공했다. 뿐만 아니라 필자들은 웹사이트 방문, 제품 견본 활용 데이터, 반품 데이터 등 중요한 고객 활동에 관한 정보도 확보했다. 연구에 참여한 경영진은 특정한 개입 방안(: 웹사이트 개선)이 판매, 반품, 그 외의 고객 행동에 미치는 영향을 필자들이 파악할 수 있도록 각 개입 방안을 활용한 시기와 각 개입 방안의 본질에 관한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했다.

 

뿐만 아니라 필자들은 각 지역에 거주하는 고객의 유형과 이들이 택할 수 있는 쇼핑 방법이 다르기 때문에 온라인 경로를 통한 판매가 지역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인다는 사실을 간과하지 않았다.i 필자들은 이 같은 사실을 감안해 연구에 참여한 기업들이 제공한 판매 데이터에 풍부한 지리인구통계 데이터를 추가했다. 지리인구통계 데이터에는 미 통계국(U.S. Census), 지리 정보 시스템 공급업체 에스리(Esri) 등 정부나 기업으로부터 무료로, 혹은 저렴하게 데이터를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필자들은 현지 주민들의 연령, 소득, 교육, 인종, 총인구, 인구 밀도 등 각 지역과 관련된 여러 특징에 따라 미국 내 각 지역(우편번호)의 특징을 분류했다. 뿐만 아니라 필자들이 연구하는 기업들이 운영하는 웹사이트와 경쟁할 가능성이 있는 오프라인 매장의 수, 오프라인에서 각 제품 카테고리에 지출되는 비용, 오프라인 소매업체를 방문하기 위해 이동하는 거리 등 현지 오프라인 소매 환경과 관련된 여러 측면을 묘사할 수 있었다.

 

필자들은 고객 데이터와 관리 개입 데이터를 취합한 후 계량경제 모형을 활용해 중요한 관리 개입 방안이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평가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관리 개입 방안이 기대한 효과를 냈는지(예컨대, 온라인에서 구매하고 매장에서 물건을 찾는 프로그램이 웹사이트 매출 증가에 도움이 됐는지), 만일 그랬다면 긍정적이건 부정적이건 의도치 않은 결과가 있었는지 평가했다. 필자들이 분석한 대상을 소위자연 실험으로 볼 수 있는 경우가 많았다. 관리 개입 활동이 실제 소매 환경 내에서 발생했으며 실질적인 구매 경험을 갖고 있는 다수의 실제 고객들이 실험에 노출된 반면 다른 고객들은 이와 같은 변화로부터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았을 뿐 아니라 대조군으로 분류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2013 <월스트리트저널(Wall Street Journal)>은 매사추세츠 애슐랜드에 거주하는 폴라 쿠네오(Paula Cuneo)라는 교사가 갭(Gap Inc.) 웹사이트에서 다양한 크기와 색상의 코듀로이 바지 10벌을 주문한 다음 7벌을 반품했다는 내용의 기사를 보도했다.1 쿠네오는 자신도 모르는 새 오늘날의 옴니채널 소매 환경, 즉 소비자들이 다양한 온라인 경로와 오프라인 경로를 통해 쇼핑을 하는 환경 내에 존재하는 매우 중요한 도전과제를 대변하는 대표 사례가 돼 버렸다. 옴니채널 소매업체들이 직면한 도전과제는 바로제품 주문 처리(제품 전달) 과정을 악화시키지 않으면서 소비자에게 정보(어떤 제품이 가장 잘 어울릴지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라는 것이다.

 

옴니채널 환경은 정보와 제품 처리의 측면에서 새로운 도전과제와 기회를 동시에 제시한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출발한 갭과 같은전통소매업체든, 뉴욕에 기반을 두고 있으며 온라인 판매에서 출발한 안경 브랜드 와비파커(Warby Parker) 같은새로운소매업체든 마찬가지다. 모든 소매업체가 제품 처리 과정과 정보 제공 과정을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방식으로 관리해야 한다. 하지만 각 소매업체는 자사가 어디에서, 어떻게 비즈니스를 시작했으며, 어떤 유형의 개선 활동이 가장 커다란 도움이 될지를 감안해 세부사항을 수정해야 한다.

 

필자들은 정보 제공 및 제품 주문 처리 부문의 중요한 혁신을 통해 옴니채널 환경에서 승리하는 법을 알려주는 고객 중심 틀을 소개할 계획이다. 필자들은 전통적인 소매업체 및 비전통적인 소매업체들과 함께 연구를 진행한 끝에 이와 같은 틀을 찾아냈다. 새로운 환경하에서 번성하려면 모든 소매업체들이 유형과 근간이 되는 비즈니스의 기원을 막론하고 구매 과정 내의 모든 단계에서 마찰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되는 정보·주문 처리 전략을 활용해야 한다. 다시 말해 비용 효율적이면서 이야기를 강화하는 방식으로 초기 불확실성과 구매 장벽을 제거하는 정보를 제공하는 동시에 소매업체가 가장 편리하고 저렴한 방식으로 소비자에게 제품을 전달하는 데 도움이 되는 주문 처리 방식을 제시해야 한다.

 

필자들은 옴니채널 소매업체들로부터 방문, 구매, 반품 등 세부적인 고객 행동 데이터를 수집했다. 그런 다음, 이런 데이터를 활용해 웹사이트 개선, 전시실 개장 등을 비롯한 관리 개입(management intervention) 활동이 전반적인 수요와 주문 처리 효율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통계 분석했다. (‘연구 내용참조.) (1) 고객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방법과 (2) 정보와 주문 처리라는 2개의 핵심적인 활동을 중심으로 기업의 활동을 바라보는 방법이 옴니채널 환경을 헤치고 나아가는 데 가장 도움이 되는 이유가 무엇인지 설명할 생각이다. 마지막으로(그리고 가장 중요하기도 하다), 정보·주문 처리 매트릭스를 구성하는 핵심 요소들을 상세하게 설명하고 이와 같은 요소들이 옴니채널 소매 관행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설명할 것이다.

 

고객 중심 틀

필자들은 옴니채널 전략을 고객 중심적인 시각으로 바라봤다. 그동안의 연구와 경험을 통해 응집력 있고 효과적인 계획을 수립하려면 고객 중심 틀이 가장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고객 중심 틀에는 단순하지만 핵심적인 2개의 질문이 포함돼 있다. 첫 번째 질문은고객은 구매 결정을 내리기 위해 필요한 정보를 어떻게 얻을까이며, 두 번째 질문은어떤 식으로 거래 주문을 처리할 것인가. (그림 1)

 

먼저 주문 처리에 대해 이야기를 하자면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손에 넣기 위해 매장을 찾아갈 수도 있고소매 매장이 직접 고객을 찾아가제품을 배송할 수도 있다. 정보 역시 마찬가지다. 고객이 오프라인 정보를 얻기 위해 매장을 방문할 수도 있고 온라인이나 카탈로그 등 원격 방식으로 정보를 찾을 수도 있다.

 

인터넷이 등장하기 전에는 소매업체가 두 부류로 나뉘었다. 첫 번째 부류의 소매업체는 매트릭스 좌측 상단 사분면(1번 사분면)에 놓여 있었다. 1번 사분면에서는 제품에 관한 모든 정보가 오프라인 매장을 통해 오프라인으로 전달되며 고객은 거래를 처리하기 위해 직접 매장을 방문한다. 여전히 많은 소매업체들이 1번 사분면에서만 활동한다. 대표적인 소매업체로 로스 스토어스(Ross Stores), 홈굿즈(HomeGoods) 등을 들 수 있다. 두 번째 부류는 카탈로그 소매업체였다. 카탈로그 소매업체는 오늘날의 온라인 전용 소매업체(4번 사분면)의 효시와 같다. 4번 사분면에서는 (카탈로그가 아니라) 인터넷을 통해 정보가 고객에게 직접 전달되며 배송을 통해 제품 주문 처리 과정이 진행된다.

 

상업용 인터넷의 발달 덕에 인터넷으로 정보를 전송하고 배송을 통해 주문을 처리할 수 있게 되자 온라인 전용 인터넷 소매업체(4번 사분면)의 수가 증가했다. 아마존닷컴(Amazon.com), 오버스톡닷컴(Overstock.com)이 대표적인 경우다. 하지만 인터넷 덕에 새로운 소매 비즈니스가 가능해졌다는 사실뿐 아니라 2번 사분면과 3번 사분면에서 소매 전략이 등장하는 좀 더 미묘하고 심오한 현상에서도옴니채널 혁명(omnichannel revolution)’이 제시하는 위대한 약속을 확인할 수 있다.

 

이 글에 소개돼 있는 정보·주문 처리 매트릭스를 보면 모든 소매업체가 4개의 사분면 중 어느 곳에서건 활동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즉각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정보 전달 방식과 주문 처리 방식을 어떤 식으로 조합해야 특정 비즈니스 유형에서 성공할 수 있으며, 그 이유가 무엇인지 통찰력을 얻으려면 먼저 1번 사분면과 4번 사분면을 살펴봐야 한다. 1번 사분면과 4번 사분면에서 활동 중인 대표적인 기업들을 집중적으로 살펴보고 해당 기업들이 어떤 제품과 경험에서 두각을 나타내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

 

‘전통적인’ 소매업체들은 모두 매장 내 경험을 통해 고객에게 정보를 전달하고 매장에서 고객의 요구를 충족시키는 등 1번 사분면에서 비즈니스를 시작했다. 다른 기업의 브랜드를 취급하는 소매업체, 애플(Apple), 나이키(Nike), 파타고니아(Patagonia)같이 자사에서 생산한 브랜드를 판매하는 수직 통합 소매업체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하지만 옴니채널 세계에서 승리하려면 전통적인 소매업체들도 2번 사분면과 3번 사분면, 4번 사분면으로 뻗어나가야 한다. 마찬가지로, 온라인에서만 활동하는 소매업체들 역시 2번 사분면과 3번 사분면을 공략하기 위한 전략을 수립하고 전통적인(1번 사분면) 소매업체들과 파트너 관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2

 

고객 중심 틀을 탐색하라

선진 시장에서건, 신흥시장에서건 1번 사분면 소매가 우세하다. 2013년에 전체 소매 시장에서 전자상거래(여행 제외)가 차지한 비중이 영국에서는 10%, 미국에서는 8%, 중국과 인도에서는 각각 1%에 불과했다.3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다수의 전통 소매업체들이 4번 사분면에 진출해 전자상거래 비즈니스를 구축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뿐만 아니라 4번 사분면 진출을 피할 수 없을 가능성이 가장 크다. 미국 안팎에서 4번 사분면 소매가 빠른 속도로 성장 중이다.4 필자들은 소매 부문에서 다음과 같은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한다. 먼저, 소매업체들이 1번 사분면 활동과 4번 사분면 활동을 동시에 추구하는동기화(synchronized)’ 방식이 좀 더 굳건히 자리를 잡을 것으로 보인다. (동일한 경로에서 정보 활동 및 주문 처리 활동이 진행된다.) 뿐만 아니라 새로 진입하는 기업들은 1번 사분면이나 4번 사분면에서 비즈니스를 시작하겠지만 2번 사분면과 3번 사분면에 해당되는 전략과 활동이 신생기업의 운영 활동에 커다란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1번 사분면과 4번 사분면의 정보 측면과 주문 처리 측면을 분리하면 새로운 기회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먼저 정보 측면부터 살펴보자.

 

정보: 원격 접속과 직접 접속

온라인 영역(2번 사분면과 4번 사분면)에서 활동하는 소매업체들은 카탈로그나 웹사이트 등 원격 수단을 활용해 고객에게 제품 정보를 제공한다. 이와 같은 정보 전달 방식은()디지털속성을 거의, 혹은 전혀 갖고 있지 않은 제품에 가장 적합하다.5 물리적으로 직접 검토하는 과정이 생략되면 비디지털 속성(의류가 몸에 맞는 정도와 의류가 주는 느낌, 그 외의 유사한 범주, 제품의 맛과 질감)을 제대로 관찰하고 평가하기가 힘들다. 비디지털 속성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소비자의 온라인 구매 의지를 꺾는 핵심 장애물이며 온라인에서 최초 구매를 하려는 의도를 저해하는 특히 중요한 방해물이다.6 소비자가 일단 특정 브랜드나 제품을 경험하고 나면 차후에는 온전히 온라인 정보에 의지해 온라인에서 구매를 할 수도 있다.

 

반대로, 매트릭스 상단(1번 사분면과 3번 사분면)에서 활동하는 기업들은 소비자들이 물리적으로 제품에 접근해 직접 제품 정보를 습득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중요한하이 터치(high-touch)’ 요소나 중요한 서비스 필요조건, 중요한 비디지털 속성을 갖고 있는 제품을 판매하는 경우라면 이와 같은 정보 전달 방법이 특히 잘 어울린다. 사실, 1번 사분면 소매가 갖고 있는 이와 같은 강점이 1번 사분면에서만 활동하는 소매기업들에 어려움을 안겨주기도 한다. 1번 사분면에서만 활동하는 소매기업들이 소비자들의쇼루밍(showrooming, 오프라인 매장에서 제품을 살펴본 후 온라인에서 저가로 구매하는 현상)’에 특히 취약하기 때문이다.7 쇼루밍 완화나 제거는 전통적인 소매업체들의 중요한 경영 목표다.8 소비자들이 특정 소매업체로부터 정보를 얻은 다음 온라인에서 경쟁기업을 통해 제품을 구매하면 아무런 이익도 없이 전시실 역할만 한 소매업체가 커다란 피해를 입게 된다.

 

소비자가 특정 제품에 대한 자신의 기대치에 대해 적정 수준의 확실성을 갖고 있거나 생동감 넘치는 고객 서비스 경험이 제한적인 가치만을 제공할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라면 4번 사분면이 적합하다. 또한 하이 터치 요소를 갖고 있지만 쇼루밍 현상에 매우 취약한 제품을 판매하는 경우에는 1번 사분면이 적합하다. 이와 같은 사실을 감안하면 하이브리드 경험(2번 사분면과 3번 사분면)에서 흥미로운 가능성을 찾을 수 있다. 하이브리드 접근방법은 고객 경험과 소매업체의 실적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된다.

 

주문 처리: 배송과 방문 수령

주문 처리에 대해서 생각해 보면, 좌측에 위치한 사분면(1번 사분면과 2번 사분면)과 우측에 위치한 사분면(3번 사분면과 4번 사분면)은 고객 경험과 소매업체에 미치는 비즈니스 영향의 측면에서 중요한 차이를 보인다. 고객의 관점에서 보면 물리적인 장소(매장)를 방문해 제품을 손에 넣는 방식에는 장점도 있고 단점도 있다. 고객은 배송비를 지불하거나 제품이 배송되기를 기다릴 필요가 없다. 하지만 매장까지 이동하는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마찬가지로 고객의 입장에서 보면 배송을 받는 방법에도 장점이 있고 단점이 있다. 단점으로는 대기 시간(그리고 지연된 만족), 배송비 등이다. 장점으로는 이동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 절감, 반드시 오프라인 매장에 전시돼 있지 않을 수도 있는 제품에 접근할 수 있는 능력 등이다.9

 

매장에서 주문을 처리하는 방식(1번 사분면과 2번 사분면)이나 배송을 통해 주문을 처리하는 방식(3번 사분면과 4번 사분면)을 활용했을 때 소매업체는 전혀 다른 도전과제에 직면한다. 매장에서 주문을 처리하는 경우에는 입지와 매장 설계에 관한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 매장은 고객에게 접근할 수 있는 장소에 위치해 있어야 하며 재고를 보관할 수 있을 정도로 규모가 커야 한다. 이와 같은 제약 조건으로 인해 부동산과 관련된 상당 수준의 비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뿐만 아니라 매장에서 거래를 처리하려면 소매업체가 적절한 매장에서, 적절한 제품을, 적기에 취급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본사가 각 오프라인 매장에서 어떤 제품을 취급할지 결정하고 각 제품과 매장의 수요를 정확하게 예측해야 한다. (개별 매장 차원에서 예측을 하는 것은 여러 매장을 한데 모아 종합적으로 예측을 하는 것보다 훨씬 어렵다.)10 각 매장 차원에서 수요 불확실성이 높으면 공급 불일치 비용(supply-mismatch cost)이 증가한다. 과잉 재고, 품절로 인한 판매 기회 손실 등의 형태로 공급 불일치 비용이 발생한다.

 

반대로, 배송을 통해 주문을 처리하면(3번 사분면과 4번 사분면) 오프라인 매장을 지을 때 고려해야 하는 설계상의 제약조건이 줄어든다. 먼저, 오프라인 매장이 보유 중이던 제품을 배송하는 경우도 있긴 하지만 상대적으로 저렴한 지역에 위치한 유통센터를 활용해 주문 처리 과정을 중앙 집중화할 수 있다. 둘째, 중앙 집중화된 주문 처리 방식을 채택하면 수요 예측이 수월해진다. 좀 더 종합적인 차원에서 수요를 예측해 공급-수요 불일치 비용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11 다양성이 높고(SKU의 숫자가 매우 많은 경우) 개별 제품에 대한 수요가 낮은 경우에는 이와 같은 효율성이 특히 중요하다.12

 

온라인에서 정보를 제공하고

오프라인에서 주문을 처리하는 방식

일리노이 노스브룩에 위치한 크레이트 앤 배럴(Crate & Barrel) 1번 사분면에서의 강점과 유산을 갖고 있으며 4번 사분면에서도 활발하게 활동 중인 전통적인 가구·가정용품 소매업체다. 크레이트 앤 배럴은 1번 사분면과 4번 사분면에서 동시에 활동하는 전략을 토대로 현저히동기화된경험을 제공한다. 그렇다면 크레이트 앤 배럴은 하이브리드 경험을 토대로 하는 2번 사분면 전략을 통해 전반적인 성과를 개선할 수 있을까? 크레이트 앤 배럴 경영진은 하이브리드 전략의 잠재력을 검증하기 위해 미국 전역의 매장에서온라인 결제, 오프라인 방문 수령(BOPS·buy online, pick up in store)’ 방식을 도입했다. 토이저러스(Toys “R” Us), 홈디포(Home Depot) 등 다른 소매업체들도 지난 몇 년 동안 유사한 방안을 선보였다.13

 

크레이트 앤 배럴은 미국과 캐나다에서 수많은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오직 미국에서만 BOPS 서비스를 제공했다. 필자들은 BOPS가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파악하기 위해 양국 소비자들의 행동(: 특정한 제품 범주의 매출 수준, 매장을 찾는 전체 고객 규모)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 관찰했다.14 미국 매장과 캐나다 매장에서 관찰되는 다른 차이점을 모두 통제했기 때문에 양국 매장에서 관찰되는 매출 차이 및 매장을 방문하는 고객 규모의 차이는 BOPS 서비스 선택 가능성 여부에서 비롯됐다고 볼 수 있다.

 

BOPS는 고객들에게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갖고 있는 최고의 장점을 모두 제공한다. 다시 말해 구매 전에 필요한 정보를 모두 제공하는 동시에 즉각적으로 고객의 주문을 처리한다.

 

이론상으로는 BOPS가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이유 때문에 고객들에게 강렬한 가치 제안을 선사한다고 볼 수 있다. 첫째, 고객은 주문을 하기 전에 별다른 어려움 없이 자신이 흥미를 갖고 있는 제품의 가격과 입수 가능성에 대해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둘째, 고객은 오프라인 매장에서 직접 제품을 수령할 수 있다. , 구매한 제품에 즉각적으로 접근함으로써 만족감을 얻게 된다. 따라서 BOPS는 고객을 중요한 검색 마찰(search friction)에서 해방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소비자들이 매장에서 특정한 제품을 구할 수 있을지, 해당 제품의 가격이 얼마나 될지 궁금해 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BOPS는 온라인 쇼핑 경험과 관련된 핵심적인 결함, 즉 구매한 제품이 배송되기까지 기다려야 하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된다. 사실, BOPS는 고객들에게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갖고 있는 최고의 장점을 모두 제공한다. 다시 말해 구매 전에 필요한 정보를 모두 제공하는(검색 마찰이 없다) 동시에 즉각적으로 고객의 주문을 처리한다(제품이 배송되기까지 기다릴 필요가 없다).

 

경영진은 BOPS 서비스를 도입하면 미국 내에서 온라인 매출이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놀랍게도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오히려 웹사이트 방문자 수가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온라인 매출은 줄어들었다. 그 이유가 궁금하다면 크레이트 앤 배럴이 취급하는 제품들이 대개 온라인상에서 전달하기 어렵고직접 만져보고 느껴야 하는(touch-and-feel)’ 비디지털 속성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결국 BOPS는 고객들이 직접 구매를 하기에 앞서 가격과 입수 가능성에 대한 불확실성을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긴 했지만 고객들이 제품의 비디지털 속성에 관한 불확실성에 대처하는 데는 도움이 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프라인 매장의 전반적인 매출은 증가했다. 자신이 원하는 제품이 매장에 있으며 해당 제품의 가격이 적절하다는 사실을 확인한 고객들은 직접 매장을 방문해 제품을 살펴보고 구매했다. BOPS가 도입되자 온라인상에서 효율적으로 전달될 수 있는 정보(가격, 재고 현황)와 관련된 검색 마찰이 사라지고 구매 이후에 제품이 배송되기를 기다릴 필요가 없어졌다. 하지만 온라인에서 구매를 하는 방법은 고객들이 느끼는 비디지털 속성에 대한 불확실성을 제거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았다.

 

BOPS를 변형시킨 쇼핑 방식으로 온라인 조사, 오프라인 구매(ROPO·research online, purchase offline), 혹은역쇼루밍(reverse showrooming)’을 들 수 있다. 예컨대, 전통적인 소매업체가 온라인에서 가격과 재고에 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며 판매를 제외한 다른 온라인 영역에서 고객들을 효과적으로 상대하면 좀 더 많은 고객을 매장으로 유인하고 매출을 늘릴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필자들의 경험에 의하면 BOPS 고객 및 ROPO 고객들은 매장을 방문하는 이유가 됐던 최초의 제품을 구매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여러 제품 범주에서 좀 더 많은 제품을 구매한다.

 

오프라인에서 정보를 제공하고

온라인에서 주문을 처리하는 방식

크레이트 앤 배럴이 1번 사분면에서 2번 사분면으로내려가좀 더 풍부한 온라인 정보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면 와비파커 역시 4번 사분면에서 3번 사분면으로 확장해 나갈 수 있다. (초창기에 인터넷에서만 활동했던 다른 소매업체들 역시 마찬가지다.) 앞서 설명했듯이 서비스를 필요로 하며 직접 만져보고 느껴야 하는 여러 요소를 갖고 있는(혹은 둘 중 한 가지 조건을 충족시키는) 제품의 경우에는 소비자들이 오프라인에서 전달되는 제품 정보를 좀 더 높게 평가할 가능성이 크다. 브랜드 인지도 개선, 긍정적인 브랜드 정당성 강화 등 다른 장점이 있을 수도 있다.

 

많은 고객들이 구매를 결정하기 전에 안경을 직접 만져보고 느끼기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던 와비파커 경영진은 비즈니스를 처음 시작했을 때부터홈 트라이 온(Home Try-On)’이라는 견본 프로그램을 활용했다. 와비파커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고객들에게 무료로 5벌의 안경테를 주문해 5일 동안 사용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며 왕복 배송 서비스 또한 무료로 제공한다.15 뿐만 아니라 와비파커의 웹사이트에 접속한 고객은 가상 착용 시스템을 활용해 자신의 얼굴 사진을 업로드한 다음 다양한 안경테를 사진에 씌워볼 수 있다. 하지만 와비파커 경영진은 이와 같은 2개의 경로만으로는 일부 고객 세그먼트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어려울 수도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따라서 와비파커 경영진은 제3의 경로, 즉 제품을 전시하는 역할만 하는 진열 전용 전시장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와비파커는 일부 상품을 판매하기 위해 1번 사분면에서도 활동한다. 와비파커는 뉴욕, 보스턴, 로스앤젤레스에 위치한 자사 소유 소매 매장에서 선글라스를 진열하고 현장 판매한다.)

 

와비파커는 자사가 판매하는 모든 안경테를 전시하는 제3의 장소(대개 의류와 액세서리를 판매하는 매장)를 진열 전용 전시장으로 활용한다. 고객들은 필라델피아 올드시티에 위치한 전시실을 비롯한 매장을 방문해 안경테를 직접 착용해 본 다음 온라인상에서 주문을 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제품이 배송되기를 기다린다. 진열 전용 전시장은 오프라인에서 정보를 전달하지만 배송을 통해 거래를 완료한다. 따라서 진열 전용 전시장은 3번 사분면의 대표 사례다.

 

필자들은 이와 같은 진열 전용 전시장이 수요와 브랜드 인지도, 반품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해 보고 싶었다. 하이브리드 경험이 마케팅과 운영 효율성의 측면에서 어떤 이익을 안겨주는지 파악하기 위해 전시실의상권(대개 전시실 근처 반경 30마일)’을 정의하고 전시실이 문을 열었을 때 이뤄진자연 실험(natural experiment)’을 분석했다.

 

전시실이 생기기 이전과 이후에 상권 내에서 매출과 반품 수준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단순 비교하는 방법만으로도 진열 전용 전시장이 미치는 영향을 평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접근하면 각 지역에서 매출과 반품에 영향을 미치는 다른 요소를 고려할 수 없다. 따라서 필자들은 성향점수 일치 기법(propensity score matching) 및 이중차분법(differences in differences)을 활용했다. 와비파커 경영팀이 전시실의 위치를 무작위로 선택하기보다 계획적으로 결정했다는 사실을 감안해실험 도시(treatment city)’, 즉 전시실이 있는 도시와대조 도시(control city)’, 즉 전시실이 없는 도시 간의 매출 차이를 비교했다. 필자들은 조정된 데이터를 활용해 전시실이 도입되기 전에 실험 도시와 대조 도시의 매출이 어떤 차이를 보였으며 전시실이 도입된 후에는 실험 도시와 대조 도시의 매출이 어떤 차이를 보였는지 비교했다.16

 

회귀 분석 결과 와비파커의 전시실에 여러 가지 장점이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첫째, 전시실이 위치한 상권에 속하는 장소에서 총매출이 (그리 놀랍게 보이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9% 증가했다. (다른 측면에서는 유사하지만 전시실이 없는 다른 지역과 비교한 상대적인 결과라는 사실을 기억하기 바란다.) 와비파커는 오프라인에서 정보를 제공해 매출을 늘릴 수 있었다. 둘째, 전시실이 위치한 상권에서 비롯된 웹사이트 매출(우편번호를 기준으로 측정) 역시 약 3.5%나 증가했다. 따라서 전시실이 브랜드 인지도를 개선시키고 브랜드 정당성을 강화해 새로운 고객을 온라인 경로로 끌어들인다고 볼 수 있다.

 

전시실이 홈 트라이 온 프로그램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기 위해 매출 자료와 더불어 직접 프로그램을 사용한 고객의 숫자를 분석했다. 전시실이 문을 연 후 홈 트라이 온을 통한 판매가 5.5% 줄어들었으며 견본 프로그램을 활용하는 총 고객 숫자는 8% 감소했다. 견본 프로그램을 통한 판매가 줄어들긴 했지만 견본품 주문이 실제 구매로 전환되는 경우가 대폭 늘어나면서 견본 프로그램의 효율성이 한층 높아졌다.

 

따라서 온라인 중심적인 소매업체가 오프라인에서 제품 정보를 제공하기 시작하면 실제 매출로 이어지는 수요가 증가하고 운영 효율성이 개선된다. 와비파커가 얻은 중요한 효율성 개선 효과로 표본 프로그램의 전환율 증가를 들 수 있다. 다른 부분에서도 효율성이 개선됐다. 전시실 상권이 위치한 지역에서 온라인 반품이 줄어들었다. 개별 고객이 홈 트라이 온을 통해 여러 차례 주문을 하는 경우도 줄어들었다. 따라서 온라인 소매업체가 전시실을 추가하는 것은 단순히 브랜드 인지도와 총수요를 늘리기 위한 방법이 아니다. 전시실을 추가하면 구매 이전 단계에 제공되는 정보와 관련해 고객이 어떤 욕구를 갖고 있는지 파악해 고객들을 고객 개개인이 선호하는 경로로 유인할 수 있다.17

 

임시 매장, 팝업스토어를 활용하더라도 똑같이 긍정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상설 전시실에서 긍정적인 수요 효과를 확인했듯이 나날이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팝업 스토어나 이동형 매장에서도 동일한 효과를 관찰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18 예컨대, 와비파커는 스쿨버스를 개조해 몇 달 동안 미국 전역을 돌아다니며 수많은 도시에서 자사 제품을 소개한다.19 이와 같은 활동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분석한 끝에 버스가 멈춰서는 지역에서 총매출과 웹사이트를 통한 매출이 모두 증가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는 곧 팝업 매장이 매출 증진과 브랜드 인지도 개선에 도움이 된다는 뜻이다. 단기적인 팝업 소매를 활성화시키는 새로운 플랫폼이 등장함에 따라 단기 팝업 소매가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흥미로운 사례로예술가와 디자이너, 소매업체를 아름다운 현지 소매공간과 연결해 주는웹사이트 더스토어프론트닷컴(thestorefront.com)을 들 수 있다.20

 

고객에게 정보가 얼마나 중요할까

제품 정보는 두 가지 경로를 통해 잠재 고객에게 전달된다. 첫 번째 경로는 소매업체고 두 번째 경로는 해당 소매업체의 다른 고객이다. 관리자들은 물리적인 위치의 차이와 오프라인 환경 유형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이미 연구를 통해 인구 밀도, 매장 접근성 등 현실 세계에 존재하는 요인의 변화에 따라 상품화된 제품의 온라인 매출이 크게 달라진다는 사실이 드러났다.21 하지만 필자들은 이런 요인들이 비디지털 속성을 갖고 있는 제품에도 똑같이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전자상거래를 핵심적인 유통 경로로 활용하는 남성 패션 브랜드 보노보스닷컴(Bonobos.com)과 함께 진행한 연구 결과는 이 같은 주장을 한층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됐다.

 

보노보스는 와비파커와 마찬가지로 4번 사분면에서 온라인 전용 소매업체로 비즈니스를 시작한 후에 소위 오프라인안내 매장(guideshops)’이라 불리는 매장을 설립했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고(대개 약 1200평방피트 정도) 서비스 수준이 높은 안내 매장은 고객이 원하는 의류를 착용해 보는 데는 문제가 없지만 매장에서 직접 구매해 즉시 집으로 가져갈 수는 없을 정도의 재고를 유지한다. 다시 말해 보노보스는 와비파커의 전시실과 동일한 온라인 주문 처리 방식을 활용한다.22 이와 같은 3번 사분면 전략은 그동안 보노보스에 매우 커다란 도움이 됐다. 보노보스는 현재 공격적인 확장 전략을 계획하고 있다.23 뿐만 아니라 보노보스가 판매하는 일부 제품은 미국 전역의 노드스트롬(Nordstrom)백화점에서 구매 가능하다. 이와 같은 전통적인 1번 사분면 소매 영역은 보노보스의 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해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자들은 고객이 오프라인에서 정보를 전달하는 행위 역시 중요한 요인이라고 짐작했다. 필자들은 사회학자들이사회적 자본(social capital)’이라 부르는 요소(같은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서로 정보를 공유하고 상호 작용하며 신뢰하는 정도)가 오프라인에서 어떻게 변화하는지 주목했다.24 먼저 보노보스 사이트가 문을 연 200710월부터 누적된 온라인 매출 데이터를 검토했다. 그런 다음 스토스에 위치한 코네티컷대(University of Connecticut) 로퍼 여론조사 센터(Roper Center for Public Opinion Research)를 통해 확보한 사회적 자본에 관한 지역사회 벤치마크 설문조사(SCCBS·Social Capital Community Benchmark Survey) 데이터와 비교했다.25

 

결과는 놀라웠다. 첫째, 지역 매출 분산 현황을 통계 분석한 결과사회적 학습(social learning)’이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보노보스닷컴을 처음 방문한 신규 고객의 최초 매출 중 최대 50%가 부분적으로나마 사회적 학습의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둘째, 사회적 자본이 좀 더 발달된 지역에서 매출이 좀 더 빠른 속도로 증가했다. 두 번째 결과는 상당히 미묘했다. 오프라인의 사회적 자본이 발달돼 있다는 사실 자체가 온라인 매출 증가에 직접적으로 기여를 하는 것은 아니었다. 대신, 특정 지역에서 사회적 자본이 발달하면 해당 지역에서 정보 이동의 효율성이 높아졌다. 다시 말해, 사회적 자본이 제대로 발달되지 않은 지역에 비해 사회적 자본이 발달된 지역에서 사람들 사이에서 오고 가는 말이 좀 더 신뢰할 만하고 믿을 만한 것으로 여겨졌다. 따라서 긍정적인 입소문이 퍼지면(보노보스의 경우처럼) 매출이 좀 더 빠른 속도로 증가했다.26

 

관리자들이 항상 SCCBS 같은 학문적인 데이터세트에 접근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필자들은 즉각적으로 활용 가능하며오프라인 정보 효과를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되는 대리 변수를 찾을 수 있을지 연구했다. 그 결과, 특정 지역의 일인당 술집·주류 판매점 숫자를 유행을 선도하는 25∼45세 남성(보노보스닷컴의 목표 고객) 집단 내에 존재하는 사회적 자본을 파악하기 위한 대리 변수로 활용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 외의 모든 변수가 같다면 일인당 술집·주류 판매점 숫자가 높은 지역에서 온라인 매출이 좀 더 많다.27

 

가상 탈의실은 반품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앞서 설명했듯이 기존 고객과 잠재 고객 사이에서 오프라인 정보 교류가좀 더 원활하게이뤄지는 지역에서 온라인 매출이 좀 더 높은 편이다. 뿐만 아니라 오프라인 전시실이 위치한 지역에서는 반품률이 낮다. 이와 같은 중요한 정보 편익은 온라인 세계에도 적용된다. 필자들은 연구를 통해 온라인 사이트에서 원활하게 정보 전달이 이뤄지면 반품이 줄어든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 같은 사실은 판매업체들에 매우 중요하다. 사실 반품은 항상 전통적인 소매 환경(1번 사분면)의 일부였다. 하지만 인터넷 경로의 발전으로 반품이라는 도전과제가 완전히 새로운 수준으로 올라갔다. 보노보스의 공동 설립자이자 CEO인 앤디 던(Andy Dunn)대개 반품이 총매출과 순매출 간의 차이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28 사실 반품이 모든 온라인 소매업체의 순익에 미치는 영향이 나날이 확연해지고 있다. 예컨대, UPS(United Parcel Service) 2013년 휴가철에 반품이 전년 동기 대비 15%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인터넷에서 판매된 모든 제품 중 3분의 1이 반품된다고 추산한다.29

 

웹사이트에탈의실을 설치하면 반품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된다. 좀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면 가상 탈의실을 제공하면 고객들이 구매 결정을 내리기에 앞서 제품이 자신에게 얼마나 잘 맞는지 정확한 정보를 얻고 치수에 관한 추천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필자들은 가상 탈의실 기술 기업 미테일(Metail)과 지속적으로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해 오고 있다.30 미테일과 함께 연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가상 탈의실과 같은 유형의 도구를 활용해 온라인을 통해 좀 더 풍부한 정보를 제공하면 매출이 늘어나고 반품이 줄어드는지 살펴봤다.

 

가설 검증을 위해 규모가 큰 온라인 의류 소매업체를 이용하는 고객들을 무작위로 분류해 2개 중 하나의 환경에 노출시켰다. 다시 말해서, 일부 고객에게는 미테일 가상 탈의실 서비스를 제공했고 일부 고객에게는 가상 탈의실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았다. 연구를 통해 가상 탈의실 도구에 접근 가능한 고객들은 그렇지 않은 고객에 비해 전환율이 높고 반품률이 낮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뿐만 아니라 고객 개개인의 특성이 반영된 맞춤형 정보는 옴니채널 소매 환경에서 벌어지는 가장 중요한 전투 중 하나, 즉 반품률을 낮추기 위한 싸움에 임하는 데 커다란 도움이 될 가능성이 크다. 온라인 경로를 통해서 정보가 전달된다고 해도 마찬가지다.

 

옴니채널 고객을 상대하라

2013, 에릭 브린욜프슨(Erik Brynjolfsson), 유 제프리 후(Yu Jeffrey Hu), 모하매드 S. 라만(Mohammad S. Raman) 슬론 매니지먼트 리뷰>에서 다음과 같은 예측을 내놓았다. ‘소매산업이 빈틈없는옴니채널 소매경험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만큼 물리적인 소매와 온라인 소매 간의 차이가 사라지고 이 세상은 벽이 없는 전시실로 바뀔 것이다.’31 필자들도 같은 생각이다. 또한 이 글이 판매업자들에게 이와 같은 새로운 환경을 헤쳐나가는 데 도움이 될 만한 틀을 제시한다고 생각한다.

 

이 글의 첫머리에서 정확하게 자신이 원하는 제품을 손에 넣기 위해 기업이 활용하고 있는 정보·주문 처리 방안의 효율성을 저해한 고객에 관한 일화를 소개했다. 이와 같은 비효율성을 해결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 때문에 정보·주문 처리 매트릭스, 즉 정보 전달 방식(온라인·오프라인)과 수요 충족 방식(고객이 직접 매장을 방문해 수령하는 방식·배송)을 명시하는 고객 중심 틀을 개발하게 됐다.

 

크레이트 앤 배럴 같은 전통적인 소매업체가 제품의 비디지털 속성에 관한 온라인 정보를 개선하면 상당한 이익을 얻을 수 있다. 기업이 이와 같은 노력을 기울이면 고객은 매장 환경 밖에서 소매업체와 상호작용하고 매장을 방문해 거래를 종결하기 전에 온라인에서 부분적으로 거래를 마무리할 이유와 의지를 갖게 된다. 온라인에서 가격과 재고에 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면 오프라인 매장을 방문하는 고객의 수와 오프라인 매장의 매출을 대폭 늘릴 수 있다.

 

또한 와비파커 같은 온라인 중심 소매업체들 역시 오프라인에서 자사의 제품을 소개하는 방법을 통해 상당한 이익을 얻을 수 있다. 오프라인 전시실은 전시실이 있는 상권 내에 위치한 지역에서 매출, 반품, 브랜드 인지도, 견본 제품을 활용하는 방안의 효율성 등에 경제적으로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 뿐만 아니라 고객들은 자신의 욕구에 가장 부합하는 경로를 택할 수 있다. 구매를 결정하기 전에 직접 만져보고 느끼기를 원하는 고객은 전시실을 방문할 가능성이 가장 크다.

 

좋든 싫든 간에 고객의 사고와 행동이 옴니채널화되고 있다. 판매업자들도 그래야만 한다. 처음에는그럴듯한 추가 요인으로 여겨졌던 옴니채널 특징들이 점차필수 요인으로 바뀌고 있다. 판매업체들은 더 이상 옴니채널 전략을 실행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질문을 던지는 수준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그보다는 옴니채널 전략을 가장 효과적으로 실행할 방법이 무엇인지 질문을 던져야 한다. 결국 얼마든지 넘나들 수 있는 정보·주문 처리라는 경계를 자유롭게 오가며 고객이 원하는 다양한 경험을 적절히 조합해내는 소매업체가 옴니채널 혁명에서 승리할 것이다.

 

번역 |김현정 translator.khj@gmail.com

 

데이비드 R. ·산티아고 갈리아노·안토니오 모레노

데이비드 R. (David R. Bell)은 펜실베이니아 필라델피아에 위치한 펜실베이니아대(University of Pennsylvania) 와튼 경영대학원(Wharton School) 신메이 장 융거 다이 교수(Xinmei Zhang and Yongge Dai Professor) 겸 마케팅 교수다. 산티아고 갈리아노(Santiago Gallino)는 뉴햄프셔 하노버에 위치한 다트머스대(Dartmouth College) 턱 경영대학원(Tuck School) 경영학 조교수다. 안토니오 모레노(Antonio Moreno)는 일리노이 에번스턴에 위치한 노스웨스턴대(Northwestern University) 켈로그 경영대학원(Kellogg School of Management) 관리 경제학·의사결정학 조교수다. 이 글에 관한 의견이 있으신 분은 http://sloanreview.mit.edu/x/56115에 접속해 메시지를 남겨 주시기 바란다. 저자와의 연락을 원하시는 분은 smrfeedback@mit.edu e메일을 보내 주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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