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이 글은 2011년 가을 호에 실린 키넌-플래글러 경영대학원 부교수 크리스토퍼 B. 빙엄, 스탠퍼드대 전략·조직 교수 캐슬린 M. 아이젠하트, 브리검영대 기업가 정신·전략 부교수 네이선 R. 퍼의 글 ‘Which Strategy When’을 번역한 것입니다.
시장이 달라지고 있으며 경쟁 양상이 변화하고 있다. 또한 비즈니스가 적어도 지금 현재로서는 어려움을 겪고 있을 수도 있고 반대로 번성하고 있을 수도 있다. 자신을 둘러싼 주위 환경이 어떠하건 관리자들은 영원토록 같은 질문을 던질 것이다. ‘우리가 지금 이곳에서 어디로 가고 있으며 어떤 전략이 우리를 그곳으로 데려다 줄까?’ ‘전략적 입지를 강화해야 할까, 혹은 인접 시장으로 진출해야 할까, 그렇지 않으면 급진적일 만큼 새로운 영역으로 뻗어나가야 할까?’ 사람들은 대부분 결정을 내리기 위해 다양한 전략적 틀을 활용한다. 하지만 과연 어떤 전략적 틀이 적합한 것일까? 그리고 언제 그 전략을 활용해야 할까? 전략 컨설팅 회사가 남겨 놓고 간 전략 계획, 시장 분석, 무거운 자료 더미를 보면 5대 경쟁요인 분석(five-forces analysis), 포트폴리오 점검(portfolio review), 핵심 역량 분석(assessment of core competencies), 이익풀 검토(examination of profit pools), 경쟁환경 분석(competitive landscape) 등 온갖 전략이 뒤섞여 있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지금 현재 상황에서 어떤 분석이 가장 도움이 될까?
대부분의 관리자들은 모든 환경하에서 모든 전략이 똑같이 기대되는 역할을 해내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인정한다. 따라서 필자들은 상황에 따라 적절한 전략을 선택하는 방법을 찾아내기 위해 전 세계 경영대학원 및 공학대학원에서 사용하는 선두적인 전략적 틀의 논리를 분석했다. 이런 과정을 통해 필자들은 변화의 시기와 안정적인 시기 등 각각 다른 시기에 수십 개의 업계 선두기업이 직면한 중요한 전략적 선택과 전략적 틀을 연결시켰다. (‘연구 내용’ 참조.) 필자들은 이런 과정을 통해 2개의 놀라운 사실을 알아냈다.
첫째, 서로 다른 전략적 틀의 논리가 입지 전략(strategies of position), 활용 전략(strategies of leverage), 기회 전략(strategies of opportunity) 등 3개의 원형으로 나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주위 상황, 가용 자원, 경영진이 자원을 통합하는 방식 등에 따라 각 기업에 적절한 전략이 결정된다. (‘적절한 전략을 선택하는 방법’ 참조.)
둘째, 필자들은 대표적인 전략을 채택한 시장 선도기업을 관찰해 경쟁 우위에 관한 수많은 가정이 옳지 않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예를 들어 전략 전문가들은 전략적으로 가치 있는 자원에 대해 이야기를 하곤 한다. 하지만 아주 평범한 자원을 적절히 조합하는 것만으로도 경쟁 우위를 얻을 수 있을 때가 종종 있다. 가장 규모가 큰 시장을 건너뛰고 자사가 보유한 자원에 제일 적합한 시장에 집중하는 방법이 도움이 될 때도 많다. 기존 자원을 무시하고 새로운 시장을 공략하는 방법이 더 좋을 때도 있다. 구체적인 계획보다 경험에 의존한 대략적인 방법이 더욱 효과적일 때도 있다. 놀랍게도 복잡한 전략보다 단순한 전략을 모방하기가 더욱 힘들 때도 있다.
적절한 전략을 선택하는 방법
입지 전략, 활용 전략, 기회 전략을 추구해야 할 때가 언제인지 파악하려면 먼저 자사가 당면한 주위 환경, 현재 보유 중인 자원, 자사가 구축해온 관계 등을 살펴봐야 한다. 이런 요인들을 명확하게 이해하면 적절한 전략적 틀에서 출발하는 데 도움이 된다.
자사를 둘러싼 주변 환경을 이해하라.관리자들이 넘어야 할 첫 단계는 업계 상황을 세심하게 점검하는 일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자면 자사가 속한 업계가 안정적인지, 역동적인지, 혹은 그 중간쯤인지 평가해야 한다. 그렇다면 이 같은 역동성을 어떻게 평가할 수 있을까? 가장 먼저 자기 자신에게 ‘우리 회사가 속해 있는 업계에 관한 5개의 산업 구조 요인을 도식화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져야 한다. 구매자, 공급자, 고객, 대체자의 이름을 명시하고 진입 과정에 놓여 있는 장애물을 표시할 수 있으며 5개의 산업 구조 요인이 대개 변치 않는다면 안정적인 업계에 속해 있을 가능성이 크다. 산업 자체가 불안정해 도식화하기가 어렵거나(예: 모바일 인터넷 어플리케이션) 기본적인 원칙이 정립되고 있는 상황이라면(예: 청정 기술, 나노 기술) 역동적인 업계에 속해 있을 가능성이 크다.
이제 다음 질문을 던져봐야 한다. ‘제품 수명주기를 기준으로 봤을 때 우리 회사 제품은 어디에 속하는가?’ 안정적인 산업의 경우 표준이 명확하게 정의돼 있으며 제품에 대한 기대치가 명료하고 제품의 수명 주기가 널리 알려져 있으며(제품 수명 주기가 긴 경우가 많음) 몇 안 되는 경쟁업체들이 예상 가능한 혁신을 통해 더딘 속도로 한계를 넓혀간다. 하지만 역동적인 산업은 그렇지 않다. 표준이 존재하지 않는 경우도 있고 제품 수명주기가 짧으며 제품이 다양하고 특별히 지배적인 기술이나 제품이 등장하지 않는다. 안정과 역동의 중간쯤에 놓인 산업도 있다. 자동차 산업은 오래 전부터 안정적인 산업으로 여겨져 왔다. 하지만 신기술(예: 하이브리드 엔진, 전기 엔진), 한층 짧아진 제품 개발 기간, 변덕스러운 유가, 규제 압력 등으로 인해 역동성이 한층 강화되고 있다. 또한 자사가 처한 상황(예: 자사가 장래성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바탕으로 하는 신생업체인가, 혹은 세계 시장에서 영향력을 발휘하는 기성업체인가?)에 따라 택해야 할 전략 또한 달라진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자사의 자원 보유 상황을 점검하라.산업의 전반적인 상황을 파악했다면 자사의 상황을 점검해야 한다. 그중에서도 자사의 자원과 여러 자원 간의 연결고리를 평가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자원이 전략의 중심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자원은 기업이 자사를 경쟁업체와 차별화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인텔(Intel)의 조립 시설이나 스타벅스(Starbucks)의 입지 등 유형 자원은 상대적으로 평가가 쉽다. 하지만 아마존(Amazon)이 보유한 특허나 P&G의 브랜드 등 무형 자원은 평가가 쉽지 않다. 인도 타타그룹(Tata Group)의 인수 프로세스나 제너럴 다이내믹스(General Dynamics)의 자산 처분 프로세스 등 조직 프로세스가 경쟁 우위의 중요한 원천이 되기도 한다.
자사가 어떤 자원을 보유하고 있는지 파악했다면 그 자원이 실제로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알아내야 한다. 전략적으로 가장 중요한 자원은 가치 있고(자사가 속한 업계 내에서 유용) 희귀하며(소수의 기업만 소유) 모방이 힘들고(복제가 어려움) 대체가 불가능하다(기능의 측면에서 상응하는 대상이 없다). 이런 자원은 경쟁 우위의 강력한 원천과 같다. 하지만 우위를 제공한다고 해서 경쟁 우위 확보를 위해 이런 자원이 반드시 필요하지는 않다. 평범한 자원이라 하더라도 다른 자원과 적절히 결합시킨다면 우위를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