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직장 내 피드백은 주로 상사에 의해 이뤄진다. 하지만 다른 피드백과 달리 360도 다면평가는 동료, 관리자, 직속 부하 등 당신의 모든 주변인들이 평가자가 된다. 심지어 고객의 평가가 포함될 때도 있다. 이런 종류의 평가 방식이 지닌 가치 있는 특징은 모든 의견들이 익명으로 처리된다는 점이다. 익명성이 보장되기 때문에 평가 참가자들이 그만큼 진솔하게 답을 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진실이 항상 아름답기만 한 건 아니다. 360도 다면평가 결과, 부정적인 피드백을 받은 사람은 누구나 기분이 상하게 마련이다. 특히 여러 사람들이 당신에 대해 부정적 평가를 내놨을 때는 마음이 더 상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올바른 태도로 접근하면 모든 임직원이 360도 평가를 통해 긍정적인 경험을 할 수 있다. 즉 평가 결과 자체보다 평가 결과를 받아들이는 방식이 훨씬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360도 다면평가를 시작하기 전에 열린 사고방식을 취하는 게 중요하다. 그 누구도 완벽하지 않다. 아무리 노련한 관리자라 해도 개선의 여지는 항상 있게 마련이다.
하버드 맥린 코칭 재단의 공동 책임자이자 증거기반 심리학 LLC의 창립자인 수전 데이비드는 최고의 리더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최고의 리더란 360도 다면평가에서 최고점을 받는 리더가 아니다. 최고의 리더는 매우 뛰어난 강점을 갖고 있는 리더다.” 리더가 해야 할 일은 자신의 약점, 즉 다면평가에서 낮은 점수를 기록한 항목을 개선시킬 방법을 찾아내는 것이다.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의 조직행동 교수이자 <감정의 사회적 삶(원제: The Social Life of Emotions)>의 공동 저자인 라리사 타이든도 같은 견해를 갖고 있다. “부정적인 평가를 받은 후 자신의 행동을 돌아보고 변화하는 사람들이 처음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 사람보다 한층 강렬한 인상을 남길 때가 많다. 즉, 당신의 평가 결과가 부정적으로 나왔다면 다른 사람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고 배우려는 자세를 갖고 있다는 점을 증명해 보이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평가 결과가 그다지 좋지 않을 때 고려해야 할 원칙은 다음과 같다.
반성 후 반응하라
피드백을 받았다면 먼저 반응부터 보이지 마라. 우선 결과에 대해 충분히 생각해 봐야 한다. 타이든은 “이따금 사람들은 평가 결과에 대해 충분히 생각해 보기도 전에 지나치게 성급한 반응을 보인다”고 설명한다. 특히 방어적인 태도를 취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데이비드는 “피드백을 받으면 자신이 갖고 있는 가장 취약하고 자기 비판적인 부분이 전면에 드러날 수 있다”고 얘기한다. 질문을 던지고 건설적인 비판을 제공하는 사람들과의 교류를 통해 이런 본능에 맞서 싸워야 한다. 데이비드는 “피드백을 받을 때 가장 바람직한 태도는 자신이 갖고 있는 호기심과 이해를 활용하기 위해 의식적으로 노력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자신이 갖고 있는 여러 특성 중 진정으로 무언가를 배우고, 듣고, 이해하기를 원하는 특성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일단 시간을 들여 자신이 받은 피드백을 처리하기 시작했다면 그 피드백에 진실성이 담겨 있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 과연 그 피드백이 과거에 받았던 평가, 업무 외적으로 만나는 사람들을 포함해 주위 사람들이 들려주었던 평가에 담겨 있던 건설적 비판과 유사한가? 때에 따라 당신의 동료, 관리자, 멘토 등을 만나 추가 의견을 구하는 게 도움을 주기도 한다.
마녀 사냥을 피하라
360도 다면평가는 익명으로 진행된다. 하지만 누가 어떤 의견을 내놓았는지 쉽게 판단할 수 있는 사례도 있다. 비판적 의견을 내놓은 사람이 누구인지 알아내고 싶은 욕구를 견뎌내기가 쉽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평가에 참가한 사람들을 찾아가 상대의 평가 내용에 관한 의견을 나누려 해서는 안 된다. 타이든은 다음과 같은 의견을 내놓았다. “응답자들은 자신들이 내놓은 개별적인 의견에 대해 추후에 답을 내놓을 필요가 없을 거라는 판단 아래 피드백을 제공한다. 따라서 평가에 참여한 개개인이 어떤 의견을 내놓았는지 알아내려 한다면 평가 과정에서의 신뢰도를 저하시킬 수 있다.”
하이드릭 앤드 스트러글스의 이사회 컨설팅 및 리더십 컨설팅 업무 부문 파트너로서 CEO 승계 계획 및 전환 관리 업무의 일환으로 수백 건의 360도 다면평가를 진행해 온 러스티 오켈리도 익명성 보장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참가자들이 솔직한 의견을 내놓을 수 있도록 피드백 제공자들을 보호하는 일이 중요하다. 피드백을 제공하는 사람들이 솔직한 의견을 제시하기보다 외교적인 답만 내놓는 상황이 조성되면 평가가 실패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