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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tation의 물결, 개인 맞춤화로 접근하라

쇼샤나 주보프 | 67호 (2010년 10월 Issue 2)

자본주의가 여러 장으로 구성된 책이라면, 우리는 이제 막 새로운 장을 펼치고 있다. 자본주의의 역사에서 소비의 속성은 약 100년을 주기로 근본적인 변화를 거듭하면서 기존 기업들이 결코 충족시킬 수 없는 새로운 수요를 창출했다. 대다수의 소비자들이 원하는 상품 혹은 서비스가 기존 체제 하에서 여전히 프리미엄 가격을 구가하고 있다면(이 글에서는 이런 조건을 ‘프리미엄 퍼즐’이라고 명칭), 더 낮은 가격으로 신규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혁신적 경쟁업체의 전격 등장을 위한 비옥한 토양이 마련됐다. 헨리 포드와 모델T(포드자동차의 모델명)가 등장하기 직전의 자동차 산업이나 스티브 잡스와 아이팟이 등장하기 이전의 음반 산업이 바로 프리미엄 퍼즐의 대표적 사례다.
 
포드 시대에 나타난 소비패턴의 변화는 엘리트 계층으로부터 일반 대중으로 소비 계층이 이동한 것이었다. 반면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변화는 대량 소비의 시대에서 개인화된 소비 시대로의 전환이다. 교육수준, 생활수준, 사회적 복잡성 및 수명의 변화로 지난 한 세기 동안 소비자들은 자신이 중시하는 부분을 스스로 제어하고 자신만의 목소리를 내며 자신의 방식으로 사회적 관계를 구축하는 등 자신의 삶을 스스로 결정하려는 욕구를 갖게 됐다. 소비의 주요 축이 제품 및 서비스로부터 쌍방향(interactive) 기술을 통해 구현되는 수단 및 관계 중심으로 전환되고 있는 것이다. 오늘날 이런 시장의 프리미엄 퍼즐을 성공적으로 공략하고 있는 대표적 기업은 아마존닷컴, 애플, 이베이, 유튜브를 들 수 있다. 이머징 마켓의 모바일 서비스기업인 셀바자(CellBazaar), 교육업체인 튜터비자(TutorVisa), 언어교육 업체인 라이브오차(Liveocha) 등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기업들까지 포함하면 그런 기업은 훨씬 많다.
 
이들 사례는 단순히 혁신 및 산업재편에 따른 예외적 사례로 치부되기 쉽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즉, 이들 사례는 일종의 자본주의의 변종(mutation)을 나타낸다. 그렇다면 혁신과 변종의 차이는 무엇인가? 혁신은 기업들의 제품 및 서비스 생산, 유통 및 구현 체계가 개선되는 것을 의미한다. 반면 변종이란 완전히 새로운 프레임워크의 등장이다. 물론, 새로운 내용을 구현하기 위해 기술이 활용되기는 하지만, 단지 새로운 기술 차원에 그치는 것은 아니다. 역사적으로, 이런 변종은 소비자 수요가 근본적으로 변하면서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목적, 방법, 결과 등 새로운 접근법이 기업들에 요구될 때 혁신을 대체하며 등장해 왔다.
 
대량생산이 산업의 궤적을 소규모 공장에서 대형 공장 중심으로 바꿔 놓았듯, 새로운 자본주의는 그간 중요시됐던 규모의 경제, 자산의 집약, 집중화, 중앙화된 관리에 기반한 비즈니스 모델로부터의 탈피를 뜻한다. 그렇다고 해서 공장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양질의 저가 제품을 공급할 때 공장은 개인화된 소비를 가능케 하는 기술과 관련돼 여전히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량생산 제품 간의 동질성은 점차 약화되고 있다(나이키의 맞춤형 스니커즈 제조 역량을 생각해 보라). 많은 제품 및 서비스와 관련해 새로운 비즈니스 프레임워크는 끊임없이 등장하고 있다. 다양한 산업부문에서 협업(collaboration)의 가치와 목표를 공유하는 기업들은 협업체계를 통해 개인 소비자들에게 가치 있는 자산들을 직접적으로 유통한다. 또 이를 통해 소비자들이 구매 시기 및 방법은 물론 소비의 대상 및 내용까지도 스스로 정확하게 결정할 수 있게 한다. 이런 변화로 기업 간 경쟁 구도가 재편될 뿐 아니라 업종 간의 경계나 생산자와 소비자 간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심지어 무의미해진다. 음반 산업이나 신문 산업은 이런 변화의 흐름을 대수롭지 않게 간주하다가 큰 위기를 맞이했다. 따라서 업종을 막론하고 새롭게 펼쳐지는 자본주의 질서 하에서 진정한 기업 성장을 추구한다면 이에 걸맞은 새로운 방안을 반드시 모색해야 한다.
 
경제학자 조지프 슘페터는 새로운 경제발전의 형태가 언제나 거창한 모습으로 나타나는 것은 결코 아니라고 지적했다. “‘새로운 시대’가 언제나 베세머강 혹은 방폭형 전동기(explosion motor)와 같은 모습으로 시작되는 것은 아니다. 디어풋(Deerfoot) 소시지의 모습으로도 얼마든지 시작될 수 있다.”1) 그렇다면 ‘디어풋 소시지’처럼 언뜻 보기에는 사소하지만 자본주의 경제체제의 새로운 장을 열게 될 오늘날의 변종들에는 무엇이 있을까? 또 이런 변종들은 서로 어떻게 연결돼 있으며, 이를 통해 경제 체제가 어떻게 변화될까? 많은 경영진들이 이 글을 통해 이를 인식하고 그에 대응할 수 있는 새로운 길을 만들어가거나, 적어도 고민을 시작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물론 이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기술과 실제 세계에서의 소셜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해당 산업 내의 프리미엄 퍼즐을 공략해서 현격하게 낮은 가격으로 개인화된 상품 및 서비스를 소비할 수 있는 방안을 만들어내는 기업들은 성공할 것이다. 이들 기업은 예전의 비즈니스 모델에 매몰돼 있는 기업들에서는 결코 볼 수 없는 새로운 가치의 원천들을 발굴해낼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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