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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저의 헌신=기업의 젖줄

스콧 쿡 | 19호 (2008년 10월 Issue 2)
올해 초 필자는 인튜이트의 중역 70명과 함께 한 나절 동안 회의실에 틀어박혀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눴다. 우리 목표는 회사 외부의 사람들로 하여금 자발적으로 시간과 에너지, 전문성을 투입해 우리 회사의 고객들이 더 나은 삶을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었다. 좀 이상하게 들리는가. 여러분이 속한 조직에서 이런 방법을 사용하지 않고 있다면 비즈니스 판도를 바꾸고 있는 엄청난 변화의 물결 속에서 기회를 놓치는 것이나 다름없다.

매일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유용한 정보에서부터 컴퓨터 자원에 이르는 다양한 방식으로 자발적인 공헌을 한다. 사용자의 자발적인 공헌은 고객과 주주에게 엄청난 가치를 안겨준다. 몇 년 전 처음으로 자발적인 공헌에 대해 알게 됐을 당시에는 이해할 수 없었다. 자발적인 봉사는 자선단체에나 해당되는 것이지 돈벌이에 혈안이 돼 있는 기업에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건 시작에 불과했다. 세계에서 가장 성장 속도가 빠르며 가장 뛰어난 경쟁 우위를 보유하고 있는 몇몇 기업들이 사용자 공헌(user contributions)을 통해 많은 혜택을 받고 있었다. 심지어 사용자 공헌이 비용 절감 효과를 가져와 산업 전체 구조를 바꾸어 놓는 경우도 있었다. 이베이의 경우를 생각해 보자. 이베이는 온라인 매장이지만 자체적으로 단 하나의 상품도 갖추지 않은 채 팔고 싶은 물건을 진열하는 일을 고객에게 맡겨 두고 있다. 그렇다면 위키피디아는 어떨까. 위키피디아는 무보수로 활동하는 아마추어들의 도움으로 내용을 채워나가는 무료 온라인 백과사전 서비스를 통해 230년의 역사를 지닌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이 제안하는 가치의 핵심을 전달하고 있다.

 
사용자의 공헌이 확연히 드러나진 않지만 기업의 가치 제안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경우도 있다. 인터넷 전화 서비스 스카이프의 인터넷 기반 전화 시스템은 고객이 보유하고 있는 개인 컴퓨터의 유휴 처리 역량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자본 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다. 구글도 사용자 공헌을 바탕으로 한다. 구글의 검색 엔진은 사용자가 생성하는 웹사이트 링크의 알고리즘 집합을 기반으로 하며, 구글의 광고 시스템은 사용자의 클릭이라는 행위를 통해 얻어지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다.

이 글을 읽는 독자 여러분 모두에게 조직을 사용자 공헌을 기반으로 하는 구글 또는 스카이프 같은 형태의 비즈니스 모델로 바꿀 수 있다거나, 그래야 한다는 얘기를 하려는 게 아니다. 사용자 공헌의 막강한 위력을 이해하고 제품 개선, 더 나은 서비스 제공, 신규 사업 출범, 비용 절감, 고객 성과 개선 등 다양한 기업 활동을 개선하기 위해 사용자 공헌 시스템을 활용하는 혼다, 프록터앤드갬블(P&G), 베스트 바이, 하얏트 등의 사용자 공헌 시스템 도입 사례가 주는 교훈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어떤 기업이든 사용자 공헌 시스템을 잘 활용하면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

사용자 공헌이라는 개념 자체는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니다. 그러나 성공적인 인터넷 기업들과 전통적인 대기업 등 앞에서 언급한 기업들은 필자가 ‘사용자 공헌 시스템’이라 부르는 새로운 무언가를 탄생시켰다. 즉 이들 기업은 사용자의 공헌 또는 행동을 다른 사람들에게도 도움이 되는 방식으로 모으고 사용하는 방법을 찾아냈다.

여기서 사용자는 고객이 될 수도 있고 직원 및 잠재 고객, 심지어 지금까지 회사와 아무런 관련이 없는 사람이 될 수도 있다. 공헌은 일, 전문성, 정보 등 적극적인 형태로 나타날 수도 있고, 소극적인 형태 또는 거래나 활동을 통해 자동으로 수집되는 행동 데이터 등 본인이 인식하지 못하는 형태로 나타날 수도 있다. 여기서 시스템은 사용자가 공헌한 내용을 수집해 자동으로 다른 사람에게 유용한 무언가로 변환시키는 방법을 뜻하는 것으로, 주로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다. 기업 측에서 직접 시스템을 통제하고 디자인을 변화시킬 수도 있지만, 이 시스템을 이용하면 회사 측의 간섭이 전혀 또는 거의 없다 하더라도 입력된 자료를 실시간으로 유용한 결과물로 변환시킬 수 있다.

이런 시스템은 개인의 특성을 고려한 상품 추천, 희귀한 상품을 거래하는 판매자와 구매자 연결, 새로운 인간관계 또는 비즈니스관계, 저렴한 가격, 소속감, 흥미, 모든 종류의 정보 등 사용자에게 전달되는 가치의 결과물로 기업의 가치 창출에 도움을 준다.(‘사용자 공헌 분류’ 참조)

최고경영자(CEO)가 직면한 과제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우선 사용자 공헌을 바탕으로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기회를 포착하는 방법을 익혀야 한다. 두 번째로 가치 창출의 기회를 활용할 때 중요한 권한을 회사 외부인에게 넘겨준다는 생각으로 자연적으로 나타나는 조직의 저항을 극복해야 한다.(바로 이 두 번째로 인해 특히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성공과 실패, 흥분되는 순간, 사용자의 손에 엄청난 권한을 넘겨주는 데 대한 두려움을 극복해야 했던 순간 등 인튜이트에서 겪은 개인적인 경험을 토대로 몇 가지 조언을 하고자 한다.
 
혁신적인 가능성, 힘을 잃어가는 통념
당시에는 미처 깨닫지 못했지만 사용자 공헌 시스템에 처음 관심이 생기기 시작한 것은 1990년대 초 붉은 색의 얇은 책자를 접하면서였다. 레스토랑 안내 책자인 자갓은 한 명의 비평가가 한두 번의 방문으로 평가한 점수가 아닌 수많은 고객이 내린 평가를 근거로 평점을 매기고 필요한 설명을 곁들인다. 자갓에 기재된 내용은 돈을 받고 음식에 대한 비평을 작성하는 전문가가 아니라 필자와 같은 평범한 고객의 의견을 바탕으로 한다. 그러나 10년이 지난 뒤에야 비로소 그 방법이 인튜이트에서도 빛을 발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우수한 인터넷 기업들의 눈부신 성과를 지켜보고 있노라니 깨달음의 순간이 찾아왔다.

각종 언론 및 비즈니스 전문가들은 선두 인터넷 기업의 성공에 대해 지겹도록 떠들어댔다. 좋건 싫건 인터넷은 사회와 전 세계 수억 명의 선호도를 반영한다. 서적 베스트셀러 목록과 마찬가지로 대중에게 가장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사이트 순위는 대중의 관심을 끌기 위한 전투에서 누가 성공을 거두고 있는지를 잘 보여 준다.

최근 위키피디아, 유튜브, 페이스북, 크레이그스리스트, 마이스페이스 등이 아마존, 이베이, 구글 등 좀 더 긴 역사를 갖고 있는 사이트들과 더불어 인기 사이트 목록에 가세했다. 이 사이트들은 각각 정보 정리, 흥미 위주의 동영상 제공, 인맥 교류, 광고, 쇼핑, 인터넷 검색 등 서로 관련이 없는 분야에 속해 있어 공통점이 거의 없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 사이트 중에는 사용자에게 요금을 부과하는 곳도 있고 무료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도 있으며, 비영리 단체도 있고, 공개기업 중 가장 높은 수준의 수익을 내는 곳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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