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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R Column

‘경험의 저주’ 피하려면… 루키에게 물어라

정인호 | 309호 (2020년 11월 Issue 2)
“라떼는 말이야.”

과거의 경험에 근거해 미래를 예측하고 대비하는 것은 이성을 가진 인간에게 기대되는 합리적인 행동 양식이다. 명인의 안정된 손놀림, 존경받는 교수의 넓고 깊은 지식, 수십 년간 고통스러운 수행 끝에 얻은 구루의 혜안 등이 모두 경험의 산물이다. 영국의 비평가 겸 역사가인 토머스 칼라일도 “경험은 최고의 교사”라고 했다.

그러나 과연 오늘날에도 경험이 최고의 교사일까? 5000년에 걸쳐 축적된 데이터의 양이 단 하루 만에 생성되고, 새로운 생물학적 데이터가 5개월마다 네 배씩 늘어나고, 전 세계 방송사가 60년간 제작한 것보다 많은 영상이 3개월 새 유튜브에 업로드되는 시대다. 급변하는 환경에서는 경험이 오히려 진전을 저해할 수 있다. 과거의 경험을 일반화시켜 사건이 다른 방식으로 일어날 가능성을 보지 못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이 경우 경험은 ‘지혜’가 아닌 ‘저주’가 돼 낡은 행동 방식 안에 우리를 가둔다.

그렇다면 이런 예측 불가능한 환경에 대응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전 헤비급 챔피언인 마이크 타이슨의 말에 정답이 있다. “누구나 한 방 얻어맞기 전에는 다들 그럴듯한 전략을 갖고 있다. 세상이 빠르게 변할 때는 루키의 마인드를 가진 사람을 링에 올려야 한다.” 루키(Rookie)란 ‘젊은 신입 사원’ ‘신입생’ ‘신참’을 뜻한다. “CEO 혹은 전문가인 내가 루키로부터 배우라고?” 하며 순간 발끈했다면 링 위에 올라가 제대로 얻어맞아야 한다.

루키의 첫 번째 특징은 경험 부족이다. 그러나 우리가 흔히 핸디캡으로 생각하는 경험 부족이 급변하는 비즈니스 환경에서는 장점이 된다. 오늘날 리더는 똑같은 문제를 두 번 마주하지 않는다. 이런 환경에서는 무엇을 아느냐보다 얼마나 신속하게 배우느냐가 더 중요하다. 미국의 사회철학자 에릭 호퍼가 저서 『인간의 조건』에 썼듯 ‘모르면 대담해진다’. 경험이 많은 이들도 폐기 학습을 통해 관행과 지식을 버려야 다시 채울 수 있다. ‘경영의 예언자’라 불리는 세계적인 경영학 석학 C. K. 프라할라드 교수도 신선한 생각을 떠올리기 위해 매 학기 강의 노트를 버린 것으로 유명하다. 구글의 인사 책임자들은 채용할 때 경력을 가장 덜 보는 대신 학습 능력, 리더십, 지적 겸손을 핵심 기준으로 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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