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cle at a Glance이제는 최고경영자(CEO)들도 자신의 역할을 새롭게 창조하지 못하면 도태되는 시대가 왔다. 그렇다면 리더들은 어떻게 이런 변화에 잘 적응하면서 뒤처지지 않을 수 있을까. 아마존, 구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등 하이테크 기업의 CEO 5명은 성공하는 기업의 리더들이 얼마나 회사의 제품 발명과 제작에 지속적으로 관여하고, 전문 지식 개발에 헌신하는지를 보여준다. 이들은 모두 취임 이후 본인 이름으로 더 많은 특허를 내면서 제품의 혁신을 꾀했고, 권위 있는 저널에 논문을 게재하는 등 회사에 필요한 전문 지식을 학습했다. 직원들 위에서 일하지 않고 직원들 옆에서 함께 일하며 영감을 주고 동기를 불어넣었다.
편집자주 이 글은 MIT 슬론 매니지먼트 리뷰(SMR) 2020년 겨울 호에 실린 ‘How Tech CEOs Are Redefining the Top Job’을 번역한 것입니다. |
돌직구 발언에 강의실은 쥐 죽은 듯이 조용해졌다. 2017년, 당시 시스코시스템스(Cisco Systems)의 대표였던 존 챔버스(John Chambers)가 하버드경영대학원(HBS)의 최고경영자 프로그램에서 경고 메시지를 던지자 참석자들은 동요했다.
“십수 년 전만 해도 CEO들은 자신의 집무실에서 스프레드시트를 보면서 전략을 실행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시장의 요구에 귀를 기울이고 그 변화를 포착하지 못하면, 혹은 3∼5년마다 스스로를 꾸준히 재창조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하면 여러분은 CEO로서 살아남지 못할 겁니다.” 챔버스는 이렇게 경고했다.
챔버스는 시스코시스템스에서 20년간 재직하면서 눈부신 성장의 시대를 견인했고, 그의 임기 동안 연 매출은 약 10억 달러에서 490억 달러로. 치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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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HBS 강연에서 자신의 성공 비결은 시장과 함께 진화해나간 데 있다고 강조했다. 챔버스는 CEO들에게 모든 기업, 심지어 기술이 주력 사업이 아닌 곳도 사실상 디지털 기업이 됐고, 다가오는 혁신을 알아볼 줄 아는 다재다능한 리더를 필요로 한다고 말했다. “저희 최고위 임원 100명 가운데 5년 이상 요직을 지킨 사람은 딱 한 명밖에 없었습니다. 나머지는 전부 여기저기 자리를 옮겨 다녀야 했습니다.”
100명 중 1명만 살아남는다. 챔버스는 이런 압도적인 확률로 본인들도 도태될 수 있다는 청중의 불안감을 자극했다. 2017년에 실시한 한 설문 조사에서 최고경영인들은 본인이 가진 기량이 10년 전보다 두 배나 빨리 평가 절하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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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변화에 대응해야 한다는 사실을 아는 것과 그 방법을 아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그렇다면 CEO들은 필요한 기량을 어떻게 연마할 수 있을까? 그들의 에너지와 관심을 어디에 맞춰야 할까? 챔버스는 자신만의 전략 하나를 공유했다. “저는 제 고객 중 다른 어떤 집단보다 새롭고 창조적인 아이디어가 자주 나오는 스타트업들과 많은 시간을 보냅니다. 스타트업들은 선형적 사고가 아닌 지수적 사고를 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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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경영인들이 어떻게 시간을 쓰는지를 들여다보면 그들이 자기 역할의 핵심적인 부분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를 파악할 수 있다. 필자들은 근래 가장 존경받는 CEO들의 공통점을 찾기 위해 아마존의 제프 베이조스, 구글의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 애플의 스티브 잡스 등 소수의 파급력 높은 인물에 대한 사례 연구를 진행했다. 각각 다른 기업을 이끄는 만큼 이들 경영인이 시간을 쓰는 방식엔 어느 정도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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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연구 대상들 간에 중요한 유사성을 발견했다. 5명 모두 각자의 함선을 조종하는 중에도 상품을 발명하고 제작하는 일에 직접 관여했다는 점이었다.
이런 실무적 접근이 전략적 사고를 방해할 것이라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필자들에 따르면 21세기의 가장 유능한 CEO들은 폭넓은 활동에 직접 참여하면서 자신들의 지식 기반을 지속적으로 확장해 나갔다. 필자들이 연구한 5명의 리더는 경영학 전문가들과 유명 매체들이 모두 모범 사례로 꼽는 인물이다. 5명 모두 하이테크 분야의 선구자라는 점에서 그들의 습관은 테크 이외의 산업들까지 점점 더 디지털 진보에 좌우되는 시대에 다른 리더들에게 귀중한 통찰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또 혁신을 향한 이들의 열정도 유명하다. 스티브 잡스는 코닝사의 고릴라 글라스(Gorilla Glass)를 비롯해 아이폰의 주요 디자인 요소들을 본인이 직접 선정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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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게이츠 역시 마이크로소프트 창업 초창기에 회사 프로그래머들이 개발한 코드를 전부 한 줄 한 줄 검토한 것으로 익히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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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프 베이조스는 킨들 전자책 리더기를 개발할 때 실질적인 디자인 책임자(designer-in-chief) 역할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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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이 구글 검색 엔진의 동력이 되는 페이지랭크(PageRank) 알고리즘을 발명한 일을 간과하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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