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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간 차이에도 대응책이 필요합니다

문권모 | 5호 (2008년 3월 Issue 2)
미래학 연구방법론 중 ‘연령-세대(age-cohort) 분석’이란 것이 있습니다. 간단히 말해 세대교체의 패턴을 통해 사회의 변화를 포착하는 기법입니다.
 
연령-세대 분석은 미국의 역사연구가이자 저작가인 윌리엄 스트라우스(William Strauss)와 닐 하우(Neil Howe)가 만들어 낸 개념입니다. 그 핵심은 세대의 주기성에 있지요. 스트라우스와 하우는 4개의 특징적 세대가 미국의 식민지 시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반복적으로 등장했다는 사실을 역사적 경험을 통해 검증했습니다.
 
4개 세대는 사회의 기반을 세우는 공민(civic) 세대 앞 세대의 영향권에 안주하며, 보수적인 순응(adaptive) 세대 미래에 대한 비전을 설파하는 이상주의자(idealist) 세대 이상주의 세대와 갈등하고 자신들의 비전을 만드는 반발(reactive) 세대로 이뤄집니다.
 
미국의 대표적 공민 세대는 20세기 초에 태어난 2차대전 참전자, 순응 세대는 경제공황 이후 출생자, 이상주의자 세대는 60년대의 히피 세대, 반발 세대는 19601981년 사이에 태어난 X세대를 꼽을 수 있습니다.
 
한국 직장 세대갈등 심각한 수준
다소 장황하게 위와 같은 설명을 드린 이유는 연령-세대 분석의 세대교체론이 현재 우리나라 직장에서 벌어지는 상황을 해석해 주기 때문입니다.
 
최근 만나 뵌 인사조직 컨설팅 회사 고위 관계자 한 분은 “한국 직장에서의 세대 갈등은 다른 나라에 비해 무척 심각한 수준”이라고 말씀하시더군요. 실제로 여러분 주변에도 ‘농업적 근면성만 강조하고 머리는 쓰지 않는 구세대’와 ‘일도 제대로 못하면서 제멋대로 튀는 신세대’ 사이의 갈등이 적지 않을 것입니다.
 
이런 상황을 세대교체론의 틀에서 살펴보면 상당히 재미있습니다. 현재 기업의 상위층은 19461960년 사이 태어난 순응세대(일은 열심히 했지만 사회·정치적 주도권은 위의 세대가 가지고 있었지요)가, 중간관리자층은 19611970년 사이에 태어난 이상주의자(‘386’) 세대가 주축입니다. 문제는 중간관리자인 이상주의자 세대와 바로 아래의 반발 세대(‘포스트 386’, 19711988년 출생)가 충돌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포스트 386은, 말로는 자유를 부르짖지만 내면적으론 권위적인 윗세대에 반감을 보입니다. 합리적이지 않고 말과 행동이 다르다는 이유지요. 어떤 인터넷 게시글을 보니 부하직원들이 메신저로 ‘모의’를 한 후, 늦게까지 뭉그적거리는 상사만 두고 동시에 퇴근을 했다더군요.
 
윗세대도 불만을 토로합니다. 제가 아는 선배 한 분은 궂은 일은 피하면서 자기 일만 챙기고 ‘칼퇴근’해 버리는 후배에게 정나미가 떨어진다고 합니다.
 
선진국 기업, 신세대 체계적 연구
어떤 조직에서든 구성원들의 갈등은 성과 저하를 가져옵니다. 직장에서 인간관계가 나쁘면 구성원들 자신도 괴롭기 마련입니다.
 
선진국 기업들은 벌써 오래 전부터 새로운 세대의 등장이 조직문화와 인재관리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를 연구해 대비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신세대와 기존 인력의 조화를 이룰 것인지 고민하는 것은 물론입니다. 최근에는 사회 진출을 갓 시작한 Y세대(1980년대 이후 출생자)에 대한 연구가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조직 내 다양성’이란 차원에서 세대갈등 문제에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신세대를 무작정 억누르지 말고 다양성을 인정해야 인재 확보와 유지가 용이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제 생각엔 신세대들도 선배들을 더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할 것 같습니다. 경험상 나중에 뒤돌아보면 선배들이 하는 말이 피가 되고 살이 되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이렇게 생각하는 저도 구세대일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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