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의 임무는 무겁고 가야할 길은 멀다

57호 (2010년 5월 Issue 2)

공자는 자신의 인생을 회고하면서 50대를 지천명(知天命)의 나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나에게 하늘이 부여한 명(命)이 무엇인지를 깨닫는 나이라는 것이다. 여기서 천명(天命)은 하늘이 나에게 부여한 임무(Mission)다. 주체적으로 인생을 사는 사람은 그 임무에 대한 소명의식이 있어야 한다. 그저 나 혼자만의 영광과 출세가 아니라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한 리더로서의 의무와 책임에 대한 질문이 바로 천명(天命)이다.

선비는 그 천명(天命)을 일생의 가장 중요한 실천항목으로 여기며 사는 사람이다. 그래서 이순신 장군은 보민(保民)과 보국(保國)을 천명으로 알고 전쟁터에서 초개와 같이 자신의 목숨을 던질 수 있었다.
다산(茶山) 정약용은 18년간의 유배생활에서도 굴하지 않는 용기로 천명을 실천하기 위해 노력했다. 복사뼈가 문드러지도록 책을 읽어 실학(實學)이라는 거대한 꽃을 피워냈던 것이다. 역사 속에서 ‘위대함(GREAT)’은 모두 천명(天命)을 목숨처럼 실천하려고 노력하였던 인물에게서 피어났던 꽃이다.
 
 
<논어(論語)>에는 선비의 삶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에게 맡겨진 소명(召命)을 실천하는 것이라고 한다. ‘임중도원(任重道遠)이라!’ 공자의 제자 증자(曾子)는 선비란 모름지기 넓고 굳은 마음으로 자신에게 맡겨진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고 하면서 이렇게 말하고 있다.
 
선비는 자신이 가고자 하는 길에 대해 넓고 큰 뜻을 가져야 한다(士不可以不弘毅). 왜냐하면 맡겨진 임무는 무겁고 가야할 길은 멀기 때문이다(任重而道遠)!”
 
세상을 위해 소명의식을 가지고 사는 선비의 기개가 느껴지는 글이다. 그저 한 세상 자신의 배를 채우고 가족만을 위한 인생이 아니라 세상에 품은 자신의 꿈과 이상을 굳고 넓은 마음으로 달성해 내야 한다는 의지를 강조하고 있다. 증자는 이어서 선비의 임무는 무엇인지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남을 배려하고 사랑하는 것을 나의 임무로 삼아야 한다(仁以爲己任). 그러니 얼마나 중대한 임무인가(不亦重乎)? 죽음에 이를 때까지 그 임무를 수행해 내야 한다(死而後已). 이 얼마나 멀고도 먼 길인가(不亦遠乎)?”
 
조직의 리더로서의 이 숙명적 임무에 대해 공자보다 130여 년 뒤의 맹자(孟子)는 ‘종신지우(終身之憂)’라고 정의한다. 이는 내 몸이 죽을 때까지 평생 잊지 말아야 할 숙명 같은 리더의 소명의식이다. 그 근심은 개인의 근심이 아니라, 지도자로서 백성들을 위해 몸이 다할 때까지 봉사하고 혼신을 다하는 근심이다. 맹자는 종신지우와 대비되는 개념으로 ‘일조지환(一朝之患)’을 말한다. 이는 아침나절의 짧은 시간에 내 가슴 속에 맺혔다가 사라지는 근심거리를 말한다. 돈과 명예, 지위는 아침나절에 파도처럼 밀려왔다가 사라지는 근심으로 지도자가 평생 가지고 갈 우환은 아니라는 것이다. 맹자는 이렇게 말한다. “군자는 종신지우를 가지고 살지언정 일조지환을 가지고 살아서는 안 된다(君子有終身之憂, 無一朝之患).” 나 혼자 잘 먹고 잘 살려면 절대로 조직의 리더가 돼서는 안 된다. 내 직원과 나라를 위해 평생을 멍에처럼 지고 가야할 종신의 임무를 가지고 있는 사람만이 진정 아름다운 리더의 모습이다. 이런 리더의 소명의식은 자신의 영광과 명예보다는 이웃과 사회의 안위에 더 신경을 써야 한다는 동양의 ‘노블레스 오블리주’라고 할 수 있다. 임중도원(任重道遠)이라! 나에게 맡겨진 임무는 너무나 무겁고, 가야할 길은 너무나 멀도다! 리더로서 한 시도 잊어서 안 되며, 평생 안고 살아야 하는 삶의 화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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