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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 Biz Books

포사이트: 미래를 꿰뚫어보는 힘 外

김윤진 | 288호 (2020년 1월 Issue 1)


1960년대 스탠퍼드대의 윌터 미셸 교수는 지금은 널리 알려진 ‘마시멜로 테스트’를 통해 당장 눈앞의 과자를 먹지 않고 나중을 위해 참았던 아이들이 커서 상대적으로 높은 SAT 점수와 학위를 받았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그러나 이 연구 결과는 인생 성공의 중요한 지표가 되는 어린 시절의 자제력이 선천적으로 타고나는 것처럼 혼동할 여지를 남겼고, 미셸 교수는 이 같은 오해를 불식하기 위해 생애 마지막까지 노력하다 세상을 떴다.

실제로 후속 연구에 따르면 만족을 뒤로 미루는 아이의 능력은 선천적인 게 아니라 환경에 적응하는 행동에 불과했다. 만족을 유예했던 아이들의 경우 대개 어른을 믿었다가 약속이 이행된 ‘경험’을 기억하고 있었다. 반대로 그렇지 않은 아이들의 경우 과거에 약속이 지켜지지 않는 것을 목격했기 때문에 확실하고도 즉각적인 보상을 택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마시멜로 테스트 이면에 있는 진실은 사람들이 천성에 따라 근시안적인 결정을 내리는 게 아니라 누구나 제대로 문화적인 관행이나 규범을 학습하기만 하면 미래를 내다본 결정을 내릴 수 있음을 보여준다.

MIT의 비나 벤카타라만 교수는 『포사이트(foresight)』에서 개인과 집단이 ‘왜 현재의 이익에만 치중한 결정을 내리는가’에 의문을 품고 어떻게 하면 미래를 꿰뚫어 보고 더 똑똑하게 ‘대비’할 수 있는지, 장기 의사 결정의 핵심을 소개했다. 생물학, 심리학, 경제학, 고고학 등 학제를 넘나든 7년간 연구의 집대성인 책에는 미래 예측을 잘한 사례와 잘못한 사례들이 정리돼 있다.

한 예로 ‘베이조스 레터’를 보내 20년간 주주 배당을 거부한 아마존은 포사이트, 즉 선견지명이 있는 기업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혔다. 아마존의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는 20년 가까이 주주들에게 배당금을 거의 지불하지 않았다. 그는 대신 닷컴 거품이 절정이던 1997년 주주들에게 편지를 보내 분기별 수익과 단기 주가 대신 고객 증가만을 지표로 삼을 계획이라고 선언하고, 현금을 미래의 성장에 재투자하겠다며 양해를 구했다. 이처럼 창업자의 비전이 명확했기에 주주들은 장기간 제로에 가까웠던 수익에도 불구하고 인내심을 잃지 않을 수 있었다. 그리고 결국 아마존은 소매유통업 및 클라우드 컴퓨팅 제국을 건설하며 독보적인 재정적 가치를 주주들에게 돌려줬다.

베이조스는 현재의 수익에 골몰하는 대부분 기업의 CEO들과는 상반된 길을 걸었다. 수익이 나더라도 월스트리트를 만족시키는 대신 새로운 사업과 기술에 투자한 것이다. 그렇다면 이 같은 차별화된 행보는 그 같은 ‘비범한’ 인물만이 보일 수 있는 것일까. 벤카타라만 교수는 결코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마시멜로 테스트의 가면이 벗겨지면서 드러났듯이 ‘평범한’ 사람도 경험적으로 포사이트의 지혜를 배우고 혁신가가 될 수 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지금, 혹시 조급하진 않은가. 개인과 가정, 기업과 조직, 자치단체와 사회 차원에서 어떻게 포사이트를 키우고 학습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면 이 책의 일독을 권한다.




미국 하버드대에서 비교종교학을 공부하던 스물두 살 재미교포 청년이 1987년 불쑥 한국행을 택했다. 암울한 세상과 인간 존재에 대한 의문을 해소하지 못하고 귀국길에 올랐다는 저자는 1990년 한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선사로 꼽히는 송담 스님을 만나 그의 제자로 인천 용화사에서 출가했다. 학교에서 답을 구하지 못했던 학생이 오랜 수행을 통해 한국의 전통 참선에서 발견한 것은 무엇이었을까. 불안, 분노, 자괴감, 우울 같은 내적 고통에서 이제는 자유로워진 걸까. 지금 현재, 마음이 괴로운 사람이라면 20여 년 만에 절을 나와 세상과의 소통에 나선 이 현실 수행자의 혜안을 빌려보자.




회사 사람들이 내 아이디어를 하찮게 여기거나 대수롭지 않게 취급하는가. 사업은 남다른 감각이 있는 사람이 해야 한다는 생각에 선뜻 용기를 내지 못하는가. 저자는 “나도 그랬다”고 말한다. 6년 만에 다니던 회사 문을 박차고 나와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던 작은 아이디어로 사업을 시작한 루디 마조키는 이제 4개 회사의 CEO 및 회장을 맡은 어엿한 자수성가의 표본이 됐다. 이 책은 시골 도넛 가게의 가난한 집 둘째 아들이 어떻게 2000억 원대 규모의 회사를 일굴 수 있었는지, 그가 어떻게 사업의 불꽃(spark)에서 너지(nudge)를 발견해 성공 가도에 올랐는지를 담았다.

김윤진 기자 truth3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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