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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키드 애자일 外

이미영 | 287호 (2019년 12월 Issue 2)


이제 ‘디지털 전환’은 모든 기업이 고민하는 최우선 과제가 됐다. 해결책을 모색하는 기업들이 요즘 그 방법론 중 하나로 듣게 되는 개념이 바로 ‘애자일’이다. 이제 많은 이가 애자일이 무엇을 뜻하는지는 어느 정도 인지하게 됐다. 바로 ‘조직을 민첩하고 유연하게 만들어 기업의 혁신 동력으로 삼는 것’이다.

그런데 애자일을 각 기업에서 어떻게 실천할 것인가에 대해 이야기하면 상황은 달라진다. ‘수평적 조직문화를 먼저 도입해야 한다’ ‘직원들에게 권한을 위임해야 한다’ 등 다양한 솔루션이 난무한다. 그런데 과연 이는 애자일을 제대로 이해한 것일까?

애자일 조직을 취재하고 또 연구하고 있는 저자들은 애자일을 표면적으로 접근하면 반드시 실패하고 말 것이라고 경고한다. 애자일을 바라보는 태도부터 바꿔야 한다. 애자일은 하나의 혁신 방법론이 아니라 경영 패러다임의 변화로 이해해야 한다. 기업의 철학, 리더십, 전략, 구조, 프로세스 등 기업 내 집단행동에 영향을 주는 모든 것이 변화해야 한다. 즉, 조직문화의 관점에서 바라봐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조직문화’라는 이야기가 나오자마자 대부분의 경영진, 실무진은 손사래를 친다. 현장 인력에게 권한을 위임하고, 빠른 의사 결정 구조를 만들고, 모든 정보를 투명하게 공유하는 ‘애자일’은 스타트업에서나 가능하지 대기업에선 불가능하다는 생각 때문이다.

과연 그럴까. 마이크로소프트(MS) 사례를 통해 이 생각은 선입견에 불과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013년 MS 최고경영자로 취임한 사티아 나델라는 애자일 경영과 대척점에 있던 대규모 조직을 애자일 경영 조직으로 탈바꿈, 5년 만에 미국 뉴욕 증시 시가총액 1위 자리(2018년 11월30일 기준)를 차지했다.

나델라의 선택은 역설적이게도 중앙집권적 통제였다. 강력한 개입을 통해 조직원들에게 ‘클라우드 서비스’라는 명확한 목표를 제시하고, 이에 맞는 새로운 가치관을 이식했다. 조직도 새로운 사업 방향성과 맞지 않으면 과감하게 없애거나 다시 구성했다. 단, 이 모든 과정은 조직이 새로운 비즈니스에서 민첩하게 구동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조직이 점진적으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조직문화를 만들어낸 것이다.

저자들은 그동안의 애자일 코칭 경험, 사례 분석을 토대로 애자일 조직에 대해 쉽게 오해하는 부분들을 족집게처럼 집어내 명쾌하게 해설한다. 또한 애자일 조직을 꾸리는 데 도움이 될 만한 실무 정보들을 다양한 사례를 들어 설명해준다. 애자일은 한번 휩쓸고 가는 유행이 아니라 이미 힘을 다한 테일러리즘의 새로운 대안이자 ‘경영의 미래’라고 강조하는 저자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보자.




조금 과장을 보탠다면 지금은 기업의 수난 시대다. 사람들은 더 이상 기업을 신뢰하지 않는다. 많은 사람이 기업은 부정한 방법으로 돈을 벌고 제대로 분배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한국에서만의 이야기는 아닌 듯하다. 미국 국민 중 겨우 6%만이 기업을 신뢰한다고 대답했다고 하니 말이다. 저자는 이러한 기업 혐오 현상이 과장됐다고 본다. 그리고 더 나은 사회와 새로운 번영을 창조하기 위한 기업가들의 노력이 과소평가되고 있다는 점도 지적한다. 통계자료를 인용해 기업 CEO가 터무니없는 연봉을 받고 있지 않다는 점을, 기업의 택스 갭(Tax gap)이 일반인보다 훨씬 적다는 점을 내세운다. 기업의 역할과 책임에 대한 의견은 분분할 수 있지만 적어도 기업가들의 입장을 들여다보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



사람의 운은 타고나는 것일까. 각자가 살아가는 모양새가 다르고 사회적 통념상 기준으로 보는 불행과 행복의 차이가 어쩔 수 없이 존재하는 것을 보면, 이 말이 틀린 것 같진 않다. 어떤 이들은 이 운명을 겸허히 수용하고, 어떤 이들은 이 운명을 거스르기 위해 발버둥 친다. 적어도 지은이는 후자를 지지할 것이다. 운은 하나의 조건에 불과하다고 믿기 때문이다. 두개골 골절, 파산, 백수 생활 등 온갖 불운을 달고 살던 저자는 자신이 왜 이토록 불운한지를 알기 위해 심리학과 뇌과학을 연구했다. 그는 운은 운명이 아니라 스스로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저자는 불운을 행운으로 바꾼 ‘개척자’들로부터 직접 들은 이들의 ‘행운의 원리’를 전해준다. 추운 겨울, 인생이 뭔가 불운해졌다고 믿는 이들에게 따뜻한 위안이 될 수도 있겠다.


이미영 기자 mylee0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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