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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이 돈이 되는 순간 外



모차르트의 천재성은 영화 ‘아마데우스’에서 두드러진다. 기괴한 웃음과 한없이 가벼운 행동거지, 방탕한 사생활까지 갖춘 그가 피아노 건반 앞에만 서면 명곡을 ‘뚝딱’ 지어낸다. 아무리 노력해도 그의 재능을 따라갈 수 없는 그의 라이벌 살리에리는 모차르트를 ‘하늘이 선택한 특별한 존재’로 더욱 빛나게 한다.

사실 모차르트 신화는 허구에 가깝다. 그는 혹독한 훈련과 노력으로 자신의 실력을 키워낸 노력파다. 그는 3세 때부터 피아노를 쳤다. 엄격한 아버지는 그를 쉴 새 없이 몰아붙였다고 한다. 이렇게 매일 14년간 노력한 끝에 17세라는 어린 나이에 협주곡을 작곡할 수 있었다. 그가 즉흥적으로 머릿속에 떠오른 곡을 일필휘지로 써내려 간 일화도 가짜였다. 그 악보는 모차르트의 열혈 팬이 조작한 증거라는 게 밝혀졌기 때문이다.

범인(凡人)이 할 수 없는 생각으로 세상을 바꾸는 사람을 흔히 천재라 부른다. 사람들은 그들의 기발한 상상력과 아이디어를 그저 부러워할 뿐이다. 애플의 스티브 잡스, 아마존의 제프 베이조스 등 한순간에 세계 경제를 주름잡는 거물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천재에 대한 관심은 더욱 증폭했다. 하지만 데이터 마케팅 전문가인 저자는 천재는 사람들이 만들어 낸 신화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그가 예술계, 학계, 경영계의 세상을 바꾼 거물들을 만나 인터뷰하고 분석한 결과, 평범한 사람도 충분히 세상을 바꿀 만한 창의성을 갖출 수 있었다. 저자가 발견한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이었을까.

이들은 무턱대고 신박한 아이디어를 밀어붙이지 않았다. 새로움과 익숙함을 적절히 조화할 줄 알았다. 페이스북도 이 원칙을 지켜 원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캠퍼스네트워크를 압도했다. 컬럼비아칼리지에서 시작한 캠퍼스 네트워크는 프로필과 연락처만 올리는 페이스북보다 훨씬 더 세련되고 다양한 기능을 갖추고 있었다. 사진도 올리고, 사용자끼리 메시지도 공유할 수 있게끔 고안했다. 그럼에도 페이스북에 완벽히 패배했다. 너무 새로운 서비스가 한꺼번에 올라오자 사람들이 거부감을 느낀 탓이다. 반면 페이스북은 사람들이 수용하기 쉬운 지점에서 시작해 천천히 새로운 기능을 확대해 나갔다.

한 분야에 대한 전문성과 애착을 갖추는 것도 필수다. 넷플릭스의 콘텐츠를 좌지우지하는 최고콘텐츠책임자 테드 사란도스는 원래 비디오 대여 가게 점원이었다. 그에게는 여느 점원들이 갖추지 못한 필살기가 있었다. 가게 내 모든 영화를 섭렵해 누구보다 영화를 잘 알았다. 고객들은 그와 대화를 나눈 후 자신의 취향에 맞는 비디오를 빌려 가기 위해서 줄도 섰다. 훗날 그의 강점은 넷플릭스의 핵심 서비스를 구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혹자는 테드의 노력을 ‘1만 시간의 법칙’에 빗댈지 모르겠다. 하지만 절대 시간의 양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 자신이 애착을 가지고 있는 분야에 얼마나 집중하느냐, 즉 시간의 질이 더 중요하다는 게 저자의 설명이다.

‘괴짜 천재’들이 세상을 주름잡는 시대라고 한다. 평범한 생각을 하고 평범한 교육을 받은 99%의 사람들은 좌절감을 느낀다. 천재 신화에 압도당하기보다 세상을 면밀히 관찰하고 내가 자신 있는 분야를 찾아 몰두해보는 건 어떨까.



아마존, 알리바바 등 거대 전자상거래 기업들의 전성시대다. 이들은 압도적인 제품의 양과 쇼핑 편의성을 내세워 고객들을 홀린다. 이 기업들은 자신들을 찾는 수십억 명의 고객 데이터를 가지고 새로운 사업 전략과 서비스를 창출해내면서 성장한다. 이들에게 대항하는 것은 계란으로 바위 치는 것보다 더 어려운 일일지도 모른다. 저자는 이들이 제공하지 않는 틈새 서비스나 개성을 내세워 성장하고 있는 리테일 기업들의 사례를 통해 새 시대에 걸맞은 유통 전략을 제시한다.



미국과 중국의 거대 디지털 기업들이 부상하면서 유럽은 잊혔다. 상대적으로 시장이 작고, 자본이 부족한 이들의 성장 전략도 관심에서 멀어졌다. 하지만 잊지 마시라. 럭셔리 브랜드의 본고장이 파리, 빈티지 브랜드를 성장시킨 핵심지가 런던, 미니멀 라이프 스타일의 본고장이 코펜하겐이란 사실을. 이들은 저비용 고효율 브랜드 전략을 내세워 조용히 성장하고 있다. 저자는 각 사회의 소비자와 브랜드가 가장 많이 모이는 각 도시의 ‘핫’한 마트를 돌며 찾은 비즈니스 인사이트를 차곡차곡 기록했다.

이미영 기자 mylee0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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