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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수도꼭지 外

이미영 | 250호 (2018년 6월 Issue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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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서 매끼 호텔급 고급 식사를 공짜로 제공한다면? 개인 심부름을 해 줄 수 있는 ‘심부름센터’를 회사가 손수 마련해 준다면? 이것도 모자라 회사가 엄청난 인센티브까지도 챙겨준다면? 듣기만 해도 아이디어가 샘솟고 야근도 불사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런 회사라면 평생을 바쳐 열심히 일하겠노라며 ‘충성 서약’을 자처할 수도 있다.

꿈에만 존재하는 회사가 아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구글, 자포스, SAS 등은 최고의 인재들에게 최고의 대우를 해준다고 알려졌다. 복지제도야말로 이 회사들이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도전정신으로 성장할 수 있는 비결이라는 평가도 종종 나온다.

조직행동 전문가인 윤정구 이화여대 교수는 사람들이 혁신기업의 복지제도에 집중하는 현상을 우려한다. 이 회사들이 성공한 본질을 심각하게 왜곡하고 있기 때문이다.

회사의 복지제도가 좋다는 얘기는 곧 회사에 돈이 많다는 얘기다. 여유가 있으니 직원들에게 선심을 쓰는 거다. 결국 돈만 있다면 직원들을 살 수 있다는 ‘팔로 더 머니(Follow the money)’ 전략으로 귀결된다.

하지만 돈을 따라가는 전략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돈, 승진, 복지는 인간의 욕망과 관련이 깊다. 욕망은 한계효용 체감의 법칙을 따른다. 이전보다 더 많은 혜택을 받아야 기쁘다. 1년 전에 100만 원을 성과급으로 받았다면 올해는 150만 원을 기대하는 게 사람의 심리다. 결국 직원들은 보상 프레임에 갇힌다. 직원들이 잠재력을 발산하지 못해 회사의 성장도 주춤해진다.

앞서 소개한 회사의 직원들이 열정과 열의를 가지고 일하는 진짜 이유는 무엇일까? 이들이 회사와 공유하고 있는 가치, 그것을 실현해 내고자 하는 열망 때문이다. 즉 ‘일의 진정한 목적’ 때문이다. 저자는 이를 ‘목적 경영(management by purpose)’이라고 칭한다.

이 기업들은 고객에게 어떤 가치를 줄 수 있을지 명확히 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SAS는 혁신과 성과의 추동력이 되는 ‘검증된 솔루션’을 고객에게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구글의 창업자인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은 기존 경영자들처럼 천박하게 경영하지 않아도 돈을 벌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회사를 차렸다.

이러한 회사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직원들이 전문성을 키울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제공한다. SAS는 비상장 상태를 유지하면서 재무적 결과와 상관없이 직원들이 마음껏 일할 수 있도록 했다. 자포스는 관리자를 없애 직원들이 위계질서 없이 자율적으로 일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었다.

경영 환경이 바뀌었다. 플랫폼을 통해 전혀 다른 분야의 기업들이 연결되기도 하고 심지어 경쟁사와 협력하기도 한다.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경쟁의식은 흐릿해졌다. 제품과 서비스 자체를 팔아 매출을 내고 수익을 내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기업의 목적을 팔고 그것으로 소비자들의 지지를 얻어야 한다.

한 바이킹이 한 지역에서 물이 콸콸 나오는 황금 수도꼭지를 보고 반해 황급히 이를 훔쳤다. 잔뜩 기대한 그가 집에 돌아와 수도꼭지를 틀어봤지만 물이 나오지 않았다. 물이 나오는 근원을 파악하지 못하고 현상에만 집중한 결과다. 우리 기업들도 근본적인 원인에 대한 깊이 있는 고민 없이 결과만 보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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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스티브 발머가 직원들을 평가해 등수로 평가하는 제도를 폐지한다고 밝혔다. 팀워크를 해친다는 이유에서다. 이 소식을 들은 GE의 잭 웰치 CEO는 코웃음을 쳤다. 잘하는 직원에게 더 많은 보상을 해주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이를 통해 팀워크가 더 좋아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2년 뒤 자신만만했던 잭 웰치는 자신의 주장을 철회하고 절대평가제도를 도입했다. ‘시대에 맞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많은 기업 CEO가 잭 웰치와 같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혁신적인 서비스와 제품을 내놓기 위해선 직원들의 유연한 사고와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글로벌 기업들의 조직관리 혁신 사례를 자세히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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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하루에 몇 번에나 스마트폰을 볼까? 한 연구기관에 따르면 사람들은 하루 최소 80회 이상 스마트폰을 확인한다. 출퇴근 중에, 친구를 기다리면서, 또는 사무실에서 휴식을 즐길 때 스마트폰을 본다. 5분이건, 10분이건 짧은 시간을 활용해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하고, 동영상을 보고, 텍스트를 읽는다. 기업들이 이 순간을 놓칠 리 없다. 저자는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수익을 내는 노력을 ‘틈새 경제’라고 말한다.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대하는 태도, 콘텐츠를 소비하는 목적을 자세히 분석했다. 저자는 사람들의 일상생활 사이사이의 빈틈을 제대로 포착하면 새로운 기회가 열릴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미영 기자 mylee0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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