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릿 外

214호 (2016년 12월 Issue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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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을 결정짓는 요소는 무엇일까. 지능, 성격, 경제적 수준, 외모 등을 이야기할 수도 있다. 최근 국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사태들을 감안하면 부모의 능력이 가장 중요하다는 대답이 나올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러나 저자는 다른 어떤 조건보다 성공과 실패를 가르는 가장 중요한 요인을 ‘그릿’이라고 정의한다.

‘불굴의 의지’ ‘투지’ ‘집념’ 등으로 번역되는 그릿은 ‘열정이 있는 끈기’, 즉 ‘실패에 좌절하지 않고 자신이 성취하고자 하는 목표를 향해 꾸준히 정진할 수 있는 능력’을 뜻한다.

그릿의 저자인 앤절라 더크워스 펜실베이니아대 심리학과 교수는 버락 오바마, 빌 게이츠 등 세계적 리더들에게 극찬을 받은 심리학자다. 고등학교 수학교사로 근무할 당시 그는 머리가 좋은 학생 중 일부가 예상 외로 그저 그런 성적을 거두고, 사회 통념상 머리가 좋지 않다고 판단되는 학생 중 상당수가 높은 성적을 보이는 점에 의문을 품었다. 또 고등학교 때 형편없는 수학 점수를 받았던 학생이 로켓을 만드는 세계적 공학자로 성공하는 모습을 보면서 ‘성공에는 재능이나 성적보다 더 중요한 무언가가 작용한다’는 확신을 가졌다. 그리고 그 ‘무언가’를 알아내기 위해 심리학 연구를 시작했다.

저자는 힘들기로 악명 높은 미 육군사관학교 신입생 훈련(비스트 배럭스)에서 누가 중도에 탈락하고, 누가 끝까지 훈련을 받는지, 문제아들만 있는 학교에 배정된 초임 교사 중 누가 그만두지 않고 아이들을 가르치는지, 거절이 일상인 영업직에서 어떤 영업사원이 중도에 포기하지 않고 좋은 판매 실적을 내는지를 연구했다. 그리고 그 모든 성공의 한가운데에 ‘그릿’이 있음을 밝혀냈다.

그는 심리학 분야 최고 권위자인 마틴 셀리그먼 박사의 지도를 받으며 이 주제를 연구했고 10년 이상에 걸쳐 진행된 종단연구를 수많은 학술 저널에 기고하면서 인지도도 얻게 됐다. 그릿에 대한 독보적인 연구를 인정받아 2013년 맥아더 펠로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책은 그릿에 대해 그저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적용방법까지 명쾌하게 전달하고 있다. 그릿의 중요성을 알기 쉽게 설명하기 위해 성공 = 재능 × 노력⊃2;이라는 공식을 제시한다. 즉 아무리 기량이 뛰어나고 재능이 있다고 하더라도 노력과 끈기를 견지하지 않으면 위대한 성취를 이루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어 그릿을 기를 수 있는 ‘네 가지 심리적 자산’을 설명하며 누구나 이런 경지에 오를 수 있다고 말한다. 첫째는 내가 하는 일을 즐기게 하는 ‘관심’이고 둘째는 더 나아지고자 하는 ‘연습’이다. 셋째는 자신의 일이 중요하다는 확신인 ‘목적’이며 마지막은 위기에 대처하게 하는 끈기가 담긴 ‘희망’이다.

저자가 밝힌 성공한 사람들의 공통점은 회복력이 대단히 강하고 근면했다는 점이다. 또 자신이 원하는 바가 무엇인지 매우 깊이 이해하고 있었다. 그는 “성공한 사람들은 결단력이 있을 뿐 아니라 나아갈 방향도 잘 알고 있었다. 성공한 사람들이 가진 특별한 점은 열정과 결합된 끈기였다”고 거듭 강조했다.

책은 의지의 힘을 과학적으로 제시하는 사례도 소개하고 있다. 1940년 미국 하버드대 연구자들은 대학 2학년생 130명에게 5분간 러닝머신에서 뛰어보라고 요청했다. 학생들의 지구력과 의지력을 측정하기 위해 표준 체력보다 훨씬 높은 강도로 기계를 세팅해놓은 탓에 5분을 버텨낸 학생들은 손에 꼽을 정도였다. 연구자들은 실험대상이 된 학생들이 대학을 졸업한 뒤에도 2년에 한 번씩 연락해 근황을 묻고 기록했다. 어느덧 학생들이 60대가 된 시점에 조지 베일런트라는 정신과 의사는 추적연구를 통해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이들이 수십 년간 겪은 직업적 성취도와 사회적 만족도, 심리적 적응 수준은 스무 살 때 러닝머신에서 버텨낸 시간에 비례한다는 점이었다.

10년 넘는 연구와 관련 사례들, 각계각층 인물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드러나는 ‘그릿’의 힘은 성공을 꿈꾸는 수많은 이들에게 생생한 영감을 준다.

장재웅 기자 jwoong0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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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의 속도가 그 어느 때보다도 빠른 시대다. 변화를 읽고 트렌드를 따라가는 것만으로도 새로운 기회를 엿볼 수 있는 시대이기도 하다. 2016년 기업이 가장 관심을 가진 트렌드는 ‘집’이었다. 가족 구성원이 바뀌고 집의 의미가 바뀌면서 집을 대하는 태도가 빠르게 변하고 있다. 이런 태도 변화는 금융, 제조, 유통 등 대부분의 산업군에 영향을 미쳤다. 2017년은 어떨까? 빅데이터 분석업체 다음소프트는 ‘평타’ ‘참견’ ‘코스프레’ ‘선물’ ‘덕후’ ‘인생사진’을 6가지 키워드로 꼽았다. 이들 키워드는 2017년에 뜰 아이템이 아닌 우리 사회를 보는 새로운 프레임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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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의 20대와 지금의 20대를 비교해 보자. 지금의 20대들은 과거 어느 세대보다 높은 학점과 뛰어난 어학 실력, 다양한 자격증을 갖췄다. 그러나 취업은 훨씬 힘들다. 왜 그럴까. 저자는 ‘사회경제구조의 변화’에서 해답을 찾는다. 결국 인간이 2030년에 걸맞은 인재가 되기 위해서는 단순히 스펙을 쌓아 올리는 것이 아니라 미래의 기준에 맞춘 역량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첨단기술의 시대에 숙련공은 큰 의미가 없다. 정교한 기계가 그 자리를 메우기 때문이다. 기계와 인간이 공존하는 융복합의 시대, 경계 파괴의 시대에는 자기 분야에서 전문성을 갖추는 수준을 넘어 ‘융합적 인재’로 거듭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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