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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의 원천은 냉철한 절대고독

서진영 | 70호 (2010년 12월 Issue 1)

맨주먹으로 시작해 매출 4조5000억 원의 웅진그룹을 일궈낸 윤석금 회장. 무엇이 오늘날의 그를 만들었을까? 윤석금 회장은 바로 자신의 ‘꿈’이라고 대답한다. 실패에 굴하지 않고 꿈을 향해 전진한 것이 그가 지금의 자리에 있게 된 이유다.
 
그렇다면 윤석금 회장의 ‘꿈’을 만들게 한 원동력은 무엇일까? 바로 ‘엘랑 비탈’이다. 생소한 단어인 엘랑 비탈은 프랑스 철학자 베르그송이 그의 저서 <창조적 진화>에서 소개한 개념이다. 프랑스어로 엘랑(Elan)이란 도약과 약동을 의미하고 비탈(Vital)은 생명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 베르그송의 엘랑 비탈이란 ‘생명의 도약을 달성하는 근원적인 힘’을 의미한다. 저자 윤철호는 엘랑 비탈이라는 개념을 오늘날의 시각에서 평범한 사람이 빛나는 삶을 살도록 돕는 ‘인생 가치관’으로 설명하고 있다. 즉, 위대한 삶을 이루기 위한 보편적인 법칙인 셈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엘랑 비탈을 가질 수 있을까? 베르그송은 엘랑 비탈에 이르는 배에는 두 가지 돛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첫째는 에너지의 점진적인 축적이고, 둘째는 변화 가능하고 비결정적인 방향으로 축적된 에너지의 통로를 만드는 작업이다. 이제부터 두 가지 돛과 그 안에 존재하는 6가지 도구를 살펴보겠다.
 
열정, 절대고독, 지식
엘랑 비탈에 이르는 첫 번째 돛은 에너지 축적이다. 에너지를 축적하기 위해서는 열정, 절대고독, 지식의 도구가 필요하다고 한다. 먼저 에너지 축적의 첫 번째 도구인 ‘열정’은 지속적으로 에너지를 축적하고 연소시키는 과정을 되풀이하면서 엘랑 비탈의 불쏘시개 역할을 한다. 짐 콜린스는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기업들이 가져야 할 필수적인 요소로서 3가지의 단순한 개념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첫째, 당신이 세계 최고가 될 수 있는 일. 둘째, 당신의 경제 엔진을 움직이는 일(지속적이고도 활발한 현금흐름). 셋째, 당신이 깊은 열정을 가진 일. 이 일들의 공통집합을 생각하면 ‘당신이 세계 최고가 될 수 있고 지속적이고도 활발하게 현금흐름도 만들면서 깊은 열정을 가진 일’이 될 것이다. 자신이 하는 일에 깊은 열정을 가지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짐 콜린스 역시 역설하고 있다.
 
에너지 축적의 두 번째 도구는 ‘절대고독’이다. 열정의 활화산을 계속 타오르게 만들고 간직하기 위해서는 그것을 지탱할 차갑고도 냉철한 절대고독의 심연이 필요하다.
 
엘랑 비탈을 위한 에너지 축적의 세 번째이자 마지막 도구는 바로 ‘지식’이다. 하워드 가드너는 지식의 습득에 관해 매우 중요한 점을 시사한다. 다중지능이론으로 널리 알려진 가드너 박사는 그의 저서 <열정과 기질>에서 인간의 창조성을 연구하기 위해 20세기의 거장들이라 할 수 있는 7명의 천재들에 대해 폭넓은 연구를 수행했다. 가드너는 이 연구를 통해 어느 분야의 전문지식에 정통하려면 아무리 열심히 몰두하더라도 적어도 10년은 꾸준히 노력하는 시기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즉, 어느 분야에서 창조적인 도약을 이루기 위해서는 그 분야에서 통용되는 지식에 통달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 10년 정도의 꾸준한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가드너 이론은 우리를 고무시킨다. 즉, 평범한 사람들도 각자의 분야에서 지식과 정보를 지속적으로 쌓아나가고 이를 서로 연결해 나간다면 앞으로 각자의 분야에서 창조적이고 창의적인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다는 말이기 때문이다.
실패, 온리원, 소달치
엘랑 비탈에 이르는 두 번째 돛은 엘랑 비탈로 나아가는 통로를 확보하는 일이다. 근원적인 힘을 축적해 인생의 도약을 이루는 엘랑 비탈에 도달하기 위해 필요한 통로에는 실패, 온리 원, 소달치(疏達治)가 있다.
 
엘랑 비탈로 가는 첫 번째 통로는 실패다. 도쿄대 명예교수 하타무라는 실패야말로 진정한 교훈을 준다고 말한다. 흔히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고 하는데 이를 맹목적으로 해석해서는 곤란하다고 덧붙인다. 그는 실패를 경험하면 실패의 원인을 분석하고 거기서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도출해내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그렇지 않으면 ‘실패는 실패의 어머니’일 뿐이라는 것이다.

엘랑 비탈로 가는 두 번째 통로는 남이 가지 않은 길을 가라는 것이다. 어떤 문을 통해서 가야 여기에 다다를까? 여기서는 몇 개의 좁은 문들 중에 두 가지를 소개한다. 먼저, 재미없는 일을 해야 한다. 최경주 프로, 박태환 선수, 김연아 선수가 지금의 자리에 있기까지는 엄청나고 지독한 훈련을 견뎌냈기 때문이다. 그들이 매일 하는 훈련은 과연 그들에게 재미있고 즐거운 시간이었을까. 그들은 힘들고 재미없는 시간을 견뎌내야 했다. 오랜 시간의 축적 위에 오늘 그들의 영광도 찾아왔다.
 
또 천천히 가는 문을 통해야 한다. 음악의 아버지라 불리는 바흐는 일생 동안 명예를 추구하지 않았다. 그는 아무리 하찮은 곡일지라도 음악적 완성도를 추구했다. B단조 미사곡은 탄생하는 데 20년이 걸렸다. 오랜 기간 조금씩 모은 것을 하나로 통합해낸 것이다. 단기적 성과는 안중에 없었다. 그저 하루하루를 천천히 자신의 속도로 쉬지 않고 살았다. 그것이 바흐의 엘랑 비탈이었다.
 
엘랑 비탈로 가는 세 번째이자 마지막 통로인 소달치는 소통, 달통, 치통이다.
 
소통(疏通)은 세종대왕의 사례를 들 수 있다. 우리나라 역사상 가장 위대한 임금으로 추앙받고 있는 세종대왕. 그는 무엇으로 위대한 임금이 되었는가. 바로 백성들의 어려운 삶을 헤아리고, 그들이 자신들의 생업을 영위하면서 즐겁게 살 수 있도록 좋은 정치를 펼치기 위해 인재들의 발굴에 힘썼다. 한 번 기용한 인재들을 믿고 맡기며 그들의 의견을 경청해 정책을 펼쳐나간 세종은 위대한 소통의 달인이었다.
달통(達通)은 어떤 일이 즐겁고 재미있어서 그 일에 몰입하는 것을 말한다. 일에 몰입하면 기분이 좋아지고 육체적, 정신적 잠재력이 커진다. 무엇보다 몰입은 궁극적으로 삶의 질을 높여준다.
 
마지막으로 치통(治通)에 대한 사례는 칭기즈칸을 들 수 있다. 칭기즈칸이 이끄는 몽골군은 뛰어난 기동력과 전투력을 가진 부대였다. 여기에는 칭기즈칸의 탁월한 치통이 숨어 있었다. 칭기즈칸은 먼저 조직을 단순화했다. 몽골의 전사들은 아르반이라 불리는 분대로 편성됐는데 아르반은 모두 10명의 전사들로 구성된다. 아르반이 10개 모이면 자군이라 불리는 중대가 된다. 자군이 10개 모이면 밍간이라 불리는 연대가 되고 밍간이 10개 모이면 투멘이라 불리는 사단이 구성된다. 투멘을 이끄는 사단장은 칭기즈칸이 직접 임명했다. 이러한 조직의 단순성을 통해 누구라도 다스리기 쉬운 구조를 만들어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었던 것이다.
 
열정, 절대고독, 지식, 실패, 온리원, 소달치(疏達治)의 여섯 가지 도구를 가지고, 근원적 에너지를 축적하고, 에너지가 소통하는 통로를 만든다면 돛을 제대로 펴고 인생을 순항할 수 있다.
 
필자는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에서 경영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전략과 인사 전문 컨설팅 회사인 자의누리경영연구원 (Centerworld Corp.) 대표로 있으며, 최고경영자(CEO)를 위한 경영 서평 사이트(www.CWPC.org)를 운영하고 있다. OBS 경인TV ‘서진영 박사의 CEO와 책’ 진행자로도 활동 중이다.
  • 서진영 서진영 | - (현) 자의누리경영연구원(Centerworld Corp.) 대표
    - 최고경영자(CEO)를 위한 경영 서평 사이트(www.CWPC.org)운영 - OBS 경인TV ‘서진영 박사의 CEO와 책’ 진행자
    sirh@centerworl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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