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네기재단이 성공한 사람들 1만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성공에서 능력이 차지하는 비율은 15% 밖에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85%는 인격이었다. 어떤 심리학자가 직장에서 해고된 사람들을 조사한 결과도 흥미롭다. 90%는 능력 때문이 아니라 자기 경영에 실패했기 때문에 해고됐다고 한다. 이 책은 양창순 정신과 전문의가 삼성경제연구소의 SERI CEO에서 심리클리닉을 연재하면서 국내 기업 CEO 및 임원들을 대상으로 해온 상담 경험을 바탕으로 쓴 심리 분석서다.
저자는 정신의학과 경영학 간에는 공통점이 많다고 말한다. 첫째, 두 분야 모두 사람을 대상으로 한다. 사람에 대해 알고자 하면 그의 심리를 아는 수밖에 없다. 그가 내리는 모든 결정과 선택의 이면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 심리 상태(무의식 포함)이기 때문이다. 두 번째 공통점은 단점보다 장점을 본다는 것이다. 정신 의학은 사람이 갖고 있는 능력을 스스로 발견해 그것을 키워나가도록 도와주는 학문이다. 경영도 마찬가지다. 어느 기업에나 리스크는 있지만 그보다는 기업의 장점, 즉 가치를 보고 투자를 결정하는 것이 경영이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마지막으로는 최종 목표가 같다는 점이다. 정신의학의 궁극적 목표는 개인의 창의성과 잠재력의 개발이다. 경영 역시 기업의 창의성과 잠재력을 개발해 더 큰 단계로 도약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그러기 위해서는 스스로에 대한 통찰력과 인간 심리에 대한 이해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실제로 리더가 스스로에 대한 통찰 없이 훌륭한 리더십을 발휘하기는 어렵다. 자기 성찰을 통한 마음 경영과 인간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 대인관계는 리더십에서 가장 중요한 두 개의 축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재미있는 예로 이를 설명한다.
‘다들 홍보팀의 김 부장이 좋다고 한다. 그런데 나는 이유 없이 그가 싫다. 그래서 무의식적으로 그에게 가야 할 정보를 차단할 때도 적지 않다. 그러다가 상담을 받고 보니 김 부장에 대한 나의 불편한 감정 뒤에는 숨은 원인이 있었다. 김 부장이 늘 나와 경쟁관계에 놓여 있던 친형을 닮은 데가 있어서 미워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저자는 마음경영을 위해서는 먼저 자신의 과거를 해결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과거의 정서적 상처가 고착된 채로 남아 있으면 끊임없이 문제를 일으키기 때문이다. 자신의 역사를 이해하게 됐다면 지금의 나는 누구며 지금 서 있는 곳이 어디인지도 알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CEO 및 임원들이 성공 이후 주로 느끼는 정신적 공허감을 메워줄 새로운 가치 모색의 길을 차근차근 제시한다. 인생 전반기에 돈, 명예, 사회적 지위, 권력 등 외부 세계에 기울였던 관심을 점차 내부 세계로 옮겨가라고 말한다. 예를 들어 아내 대신 설거지를 하고, 주말에 아이와 야구장에 가고, 부하직원에 대한 칭찬과 격려의 빈도를 높이는 등의 소소한 일부터 실천하라고 조언한다. 또 자신의 지위와 스스로를 동일시해 쓸데없는 파워를 추구하지 말라고 말한다. 그래봤자 파워를 누릴 수 있는 시간은 일시적인 반면, 지위를 잃었을 때의 후유증은 너무 깊고 오래 지속되기 때문이다. 그것을 알면서도 어느 순간 또 그 길로 달려가는 것이 우리 본연의 모습이지만 틈틈이 멈춰 서서 자신의 정체성을 돌아보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성과를 올려야 한다는 끊임없는 압박과 조직을 통제해야 한다는 스트레스에 시달리면서도 정작 자신의 이야기는 누구에게도 할 수 없는 CEO들. 이 책에는 부와 명예에도 불구하고 고독한 내면을 간직한 CEO들의 진솔한 고민과 이에 대한 저자의 애정 어린 조언이 모두 담겨있다.
저자는 지난 20여 년간 사기와 사마천을 꾸준히 연구해온 사기(史記) 전문가다. 이 책은 2006년 출간된 ‘사기의 인간경영법’ 전면 개정판으로, 문장을 새롭게 다듬고 좀 더 심층적인 분석을 곁들였다. 죽음의 문제를 고민한 ‘존엄을 위한 위대한 선택’, 유머를 주제로 한 ‘삶의 질과 유머’, 역사에서의 각종 악법과 제도의 문제를 통찰하기 위한 ‘법과 제도를 움직이는 사람들’ 등 새로운 장을 추가했다. 현대 기업의 경영자에게도 인간의 본질을 이해하고 대처하는 것은 최고 차원의 전략이자 역량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다양한 인물들을 날카로운 시각으로 재해석했다. 독자들은 경영의 핵심인 인간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력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해럴드 제닌은 1960∼1970년대 부실기업이던 ITT를 세계적인 복합 기업으로 만든 경영의 대가다. 그는 “경영에서 가장 본질적이고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음가짐이다. 헌신은 반드시 마음으로부터 우러나와야 한다. 이러한 태도는 함께 일하는 사람들에게 전염된다. 목표의식과 헌신은 경영자와 경영자가 아닌 사람을 구분하는 잣대다. 진정한 경영자는 경영을 해야 한다는 말을 깨달은 사람이다”고 말했다. 유니클로의 야나이 다다시 회장은 이 책을 읽은 후 “나의 경영 개념은 180도 변했다”며 자신의 경영바이블이라고 소개했다. 저자가 생각하는 기업가 정신, 리더십, 인수합병과 성장 등 제닌이 경영자로서 경험하고 체득한 노하우가 담겨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