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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으로 완성되는 자동차의 ‘공감 능력’

아이를 태우니, 내 차가 조심스러워졌다

코리나 아파치테(Dr. Corina Apachite) | 290호 (2020년 2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공감 능력은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한 인간의 사회 기능 중 하나다. 자동차의 공감 능력 또한 인간과 기계 간의 직관적인 대화를 돕는 역할을 수행한다. 인공지능(AI)은 공감 능력을 갖춘 차량 내부 공간 설계를 위한 바탕이 된다. 감지(Sensing), 인식(Perception), 인지(Cognition), 구동(Actuation)의 4단계 과정에 기반한 AI를 통해 차량은 탑승자에 대해 적절히 반응하며 차량 운행에 따른 사용자 경험을 개선할 수 있다.



차량은 더 이상 운송 수단이 아니다

자동차는 편리한 운송 수단의 역할뿐만 아니라 개인적인 자유를 누릴 수 있는 공간이자 신분의 상징이기도 했다. 그러나 오늘날 디지털화와 커넥티비티(connectivity)로 인해 자동차 시스템에 큰 변화가 일고 있다. 지금까지는 차량의 하드웨어가 중요했다면 이제는 사물인터넷의 한 요소로서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한 기능의 중요성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점차 자동차 구매를 결정하는 데 있어 ‘효율성’과 ‘친환경성’ 요인이 중요해지면서 하드웨어 측면에서 상호 유사성은 더욱 증가하고 있다. 따라서 운전자는 대다수 비슷비슷해 보이는 하드웨어를 벗어나 차별화될 수 있는 다른 요소들을 찾게 된다. 이를테면 자동차가 정보 접속, 소셜미디어, 클라우드 서비스 등과 같은 디지털 라이프와 얼마나 매끄럽게 통합되는지, 자동차에서 디지털 라이프를 얼마나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지, 차량 내 신규 기능을 통해 어떤 새로운 사용자 경험을 만들어주는지를 더욱 중요하게 보게 된다.

이와 함께 자동차는 고도 자율주행(운전자가 수동 운전으로 복귀할 수 없는 상황에서도 스스로 안전한 자율주행을 할 수 있는 Level 4 및 탑승자가 원하는 목적지를 말하면 사람의 개입이 완전히 중단된 상태에서 자동차 스스로 주행하는 Level 5)에 기반한 자동화된 주행이라는 새로운 역할도 맡고 있다. 자율주행 차량에서 운전자는 탑승자로 역할이 바뀌어 단순히 차량의 기능 수행 과정을 지켜보게 된다. 자율주행 기술이 인간 운전자보다 운전을 더욱 효율적으로 할 수 있게 되면 차별화된 경험 요소들을 자동차에 접목할 수 있지 않을까.

이에 대한 해답은 스마트폰의 성공 사례에서 찾을 수 있다. 특정 가격대 이상에서는 기능적 측면에서 실제로 차이가 거의 없음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수준의 브랜드 인지도 차이가 존재한다. 스마트폰은 사용자에게 많은 것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며 재미있게 즐길 수 있도록 했다는 점에서 대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 따라서 기기의 기능적인 이점을 경험하는 데 있어 사람들이 이를 어떻게 인식하고 평가하는가가 소비자 반응을 이끄는 결정적인 기준이라 할 수 있다. 당연히 차량 내부, 즉 운전석과 실내 공간에서도 이 원칙은 적용된다.

운전자와 탑승자는 차량 실내에서 승차감을 경험하는 과정을 통해 자신의 사용자 경험과 차량 자체에 대한 평가를 내린다. 운전 방식에 있어 차이가 발견된다면 자동화에 대한 수용도는 감소할 것이며, 신뢰도 역시 낮아질 것이다. 사용자 경험을 위한 공간으로서 차량 내부가 제공하는 기능은 인간과 기계가 얼마나 성공적으로 협력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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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 내부 공간에 적용되는 AI 요소

AI는 경험(experience)과 학습(learning)에 기반한 규칙과 패턴을 감지하는 알고리즘을 대상으로 프로그래밍과 훈련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 AI는 이러한 능력을 통해 인간 운전자와 마찬가지로 뜻밖의 상황에 유연하고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다. 지금까지 이러한 능력은 주로 차량 주위 환경에 대한 복잡성을 처리한다는 맥락에서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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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뿐만 아니라 AI는 인간과 차량 간 직관적 대화를 위한 토대가 될 수 있다. AI가 딱딱하게 기계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이 아니라 인간과 공감하며 의사소통을 할 수 있다면 인간은 더 큰 만족감을 느끼게 될 것이다. 이는 기계가 인간 운전자의 감정을 인식해 적절한 방식으로 대응할 수 있음을 뜻한다. 예를 들어, 운전자 개개인의 운전 방식은 다양하다. 브레이크 밟는 법, 가속 방식, 앞차를 추월하는 시점과 이동 경로 등의 요소는 개인마다 큰 차이가 있다. 만약 자동화 기능이 그 일부 역할을 수행할 경우 본연의 목적(예: 사고 예방, 안전성)은 충족시킬 수 있으나 운전자 본인은 이러한 (자동) 운전 방식에 대해 짜증을 느낄 수도 있다. 그 주요 원인은 운전 방식과 관련한 인간의 전형적인 방식과 자동화 주행 기술 사이에 눈에 띄는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운전자와 탑승자를 모니터링하고, 도출된 결론에 따라 기계의 행동 방식을 조정하는 과정을 통해 얼마나 그 차이를 좁히는지가 성공의 척도라 할 수 있다. AI는 이러한 인간과 기계 간의 피드백 순환 과정을 실현하는 데 있어 핵심적인 기술이다. 무엇보다도 AI는 인간의 상태가 정상적인지, 아니면 부주의하거나 신체적으로 이상이 생겨 운전이 불가능한 상태인지를 구분할 수 있다.


탑승자 관련 정보를 습득하는 다중 모드 센서 데이터베이스

‘공감적 내부 설계’에 맞춰 제작된 차량에는 탑승자에 관한 정보를 습득하기 위해 다양한 센서가 사용된다. 이 센서들은 자연언어, 심박동 수, 혈압, 혈당 등을 감지할 뿐 아니라 안면 인식 기능도 수행한다. 차량 내부에 운전자를 바라보도록 설치된 카메라는 운전자 시선의 방향이나 집중도를 감지할 수 있다. 미래의 차량은 AI 기반의 알고리즘을 통해 운전자의 안면을 인식할 수 있어 운전자 개인별 취향에 대한 이전 경험들을 바탕으로 차량의 행동 방식 설정을 조정하거나 변경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공감적 내부 설계는 실제 차량 내부 구조 그 이상의 사적인 정보들을 제공하게 되며, 이러한 이유로 인해 차량 내부에서 생성되는 정보는 차량 외부로 유출되면 안 된다는 규칙이 준수돼야 한다. 운전자에 관한 정보는 차량 운행 중 인간과 기계 간 협력을 최적화하기 위해 사용돼야 한다. 안전과 관련 없는 기능들에 분산형 연산 기능이 적용되는 경우라 해도 클라우드상에서 운전자의 성향에 대한 분석을 할 때에는 익명의 데이터만 사용돼야 한다.


공감적 인테리어 설계 관련 지각 및 인지 기능

내부 공간 설계에 있어 AI의 활용은 4단계 과정을 통해 이뤄진다. 1단계로 각 센서를 통해 데이터를 ‘감지(Sensing)’한 후, 두 번째 ‘인식(Perception)’ 단계에선 가공되지 않은 개인 정보가 활용 가능한 내재적 정보로 전환된다. 예를 들어, 심박 수, 혈압, 호흡, 얼굴 표정, 제스처, 신체 언어 등에 관한 데이터뿐만 아니라 클라우드를 통한 음성 분석을 통해 스트레스 수치를 확인할 수 있다. 이를 토대로 AI가 결론을 도출하는데 이게 세 번째 ‘인지(Cognition)’ 단계다. 이에 따라 어떤 상황은 위험 상태로 분류될 수도 있으며, 또는 특정 대화의 의미를 파악해 요약할 수도 있다. 이렇게 인식·인지된 내용을 기반으로 차량이 반응하는 게 마지막 ‘구동(Actuation)’ 단계다. 구동 단계에서 차량은 운전자에게 맞춤형 보조 기능을 제공하거나 스트레스 수치를 낮추기 위한 기분 전환 요소를 제공하는 방식 등으로 반응할 수 있다.

예컨대, 필자가 몸담고 있는 콘티넨탈은 현재 개발 중인 ‘디지털 동반자(Digital Companion)’ 솔루션을 통해 이를 구현할 예정이다. 탑승자들이 보다 편안한 여행을 할 수 있도록 내부 공간 관측 AI 알고리즘을 바탕으로 하는 디지털 동반자는 운전 방식(자동 vs. 수동)에 따라 동반자, 코치, 엔터테이너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가령, 추가 카메라를 이용해 △탑승 인원 감지 △특정 요구 사항을 지닌 어린이 탑승자 유무 △어른(특히 운전자)에게 떼를 쓸 가능성 등을 감지한다. 각 탑승자의 상태를 자세히 파악할수록 보다 정확한 보조 서비스를 제공하고, 적절한 제안이나 혜택도 제안한다. 예를 들어, 뒷좌석의 아이들이 지루함을 느낀다면 디지털 동반자가 탑승자의 나이나 감정 상태에 따라 뒷좌석의 엔터테인먼트용 화면에 아바타를 표시해 그에 맞는 엔터테인먼트를 제시하거나 보조 기능을 제공하게 된다. 이러한 보조 기능을 통해 운전 중인 부모는 안심할 수 있으며 가족은 편안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AI는 운전자나 탑승자가 원하는 취향에 더 집중할 수 있으며 지속적인 관찰을 통해 해당 모델을 더 개선할 수 있다. 이 같은 동적 형태의 AI 애플리케이션은 상황에 따라 데이터를 수집함으로써 스스로 성능을 개선할 수 있다.

AI 기반 기능 중 어떤 부분을 차량 내에서 수행하고, 어떤 부분을 클라우드로부터 아웃소싱할 것인지 결정하는 데 있어 관건은 안전에 대한 관련성과 응답 대기 시간이다. 음성 분석과 같이 편안함 위주의 기능들은 주고받는 데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릴 것을 가정해 클라우드로 배분할 수 있다. 이 경우, 방대한 데이터 저장 용량을 보유한 차량 외부의 클라우드에서 결론이 도출되더라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반면, 내비게이션과 같은 안전 관련 기능들은 현재 이 같은 용도에 해당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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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공간에 관한 현재와 미래의 AI 용도

현재 AI 응용 분야로는 운전자의 시선 방향 및 졸음 가능성 감지가 있다. 가상 언어 동반자 또한 상호작용 개념의 한 요소로서 자연어 통신을 제공할 수 있으며, 이는 자체 솔루션 또는 알렉사(Alexa, 아마존의 클라우드 기반 음성 서비스)를 통해 가능하다. 이 밖의 용도로는 AI를 탑재한 차량이 외부로부터 전송받는 데이터의 처리와 해석을 통해 “전방 다음 코너 주변 주의”처럼 위험 가능성에 대비해 운전자 경고 신호를 보낼 수 있다.

운전자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파악해 운전자를 좀 더 편안하게 만들어 줄 수 있는 기능들(예: 교통 혼잡 구간에서 운전자가 원하는 문화 관련 소식을 선택해 기분 전환 유도) 역시 개발 중이다. 또한 중기적인 관점에서 볼 때 내부 공간에 카메라를 추가 설치함으로써 현재 운전자 한 사람만을 대상으로 하는 모델에서 모든 탑승자를 포함하는 모델로 확장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 밖에 다중모드 입력 기능의 일부인 언어 동반자 기능 또한 AI의 발전에 따라 향상될 것이다.


필자소개 코리나 아파치테 콘티넨탈 차량 네트워킹/정보 사업본부 AI 총괄
코리나 아파치테(Dr. Corina Apachite)는 루마니아 알렉산드루이오안쿠자대에서 컴퓨터공학 학사 학위를, 독일 알베르트루트비히대에서 응용컴퓨터공학 석사와 컴퓨터공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알베르트루트비히대 하이브리드 시스템 안정성 검증 연구소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학과장을 지냈고, 세계적인 자동차 부품제조 업체인 독일 로버트 보쉬에서 섀시시스템컨트롤 사업부 빅데이터 수석 전문가를 지냈다. 현재 독일 콘티넨탈 차량 네트워킹/정보 사업본부에서 인공지능 및 빅데이터 솔루션 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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