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cle at a Glance 17세기 조선의 지식인들은 정치경제적으로 급격한 변화와 혼란의 소용돌이 속에서 ‘권도’와 ‘변통’의 논리로 강도 높은 개혁을 추진해나갔다. 대동법, 양전사업 같은 시스템의 혁신은 때때로 원칙과 진리에 어긋나더라도 현실을 냉철하게 직시하고 과감하게 행동에 옮기는 판단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 속에서 신속한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오늘날 경영자들에게도 필요한 자질이다.
17세기 조선 왕조는 다양한 도전에 직면했다. 우선, 건국한 지 200여 년이 지나면서 나라의 시스템이 시의성(時宜性)을 잃었다. 전후 복구와 민생안정도 시급한 과제였다. 임진왜란, 정묘호란, 병자호란이라는 참화가 연이어 발발하면서 국토가 황폐해지고 백성들이 크게 고통받았기 때문이다. 국가 자원의 부족도 문제로 대두됐는데 경작지 11 임진왜란이 끝나고 첫 토지조사[量田]가 실시된 1601년 기준, 경작 가능 토지 결수는 30만 결이었는데 이는 세종 때의 5분의 1 수준이었다.
닫기 및 인구 감소로 인해 정책을 추진할 만한 재원이 없었다.
김준태akademie@skku.edu
성균관대 유학동양학과 초빙교수
김준태 교수는 성균관대에서 한국 철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고 동 대학 유교문화연구소, 유학대학 연구교수를 거치며 우리 역사 속 정치가들의 리더십과 철학을 연구하고 있다. 특히 현실 정치에서 조선시대를 이끌었던 군주와 재상들에 집중해 다수의 논문을 썼다. 저서로는 『왕의 경영』 『왕의 공부』 『탁월한 조정자들』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