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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 파괴하고 싶은 사람에게 '유망한 인재'라고 말한다

한근태 | 242호 (2018년 2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독일 총리 앙겔라 메르켈, 미국 정치가 벤저민 프랭클린, 메이저리그 최초의 흑인 선수 재키 로빈슨… 이들이 인생의 전환점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자신만이 중요한 존재라는 본능적인 믿음, 즉 ‘에고’를 통제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작은 승리나 실패에 연연하지 않고 목적을 향해 부단히 전진했다. ‘에고’라는 적은 내가 모든 것을 다 알아서 더 배우거나 훈련할 필요가 없다고 속삭이고 현실에 안주하게 만들면서 성공의 씨앗을 제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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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갑질을 비판하는 여론이 커지고 있다. 교만함에 대한 비판이다. 권력을 가졌다고 거들먹거리고, 돈 좀 벌었다고 사람 우습게 보고, 이름 좀 알려졌다고 사람을 마구 대하다가는 세간에 회자되고 망신을 당하기 십상이다. 예로부터 많은 경구가 교만의 위험을 경고해왔다. 병교필패(兵驕必敗, 교만하면 반드시 망한다)나 오만이 앞서면 치욕이 뒤따른다(Pride goes before, shame follows after)는 말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만이 사라지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에고(Ego), 즉 자신만이 가장 중요한 존재라고 믿는, 건강하지 못한 믿음 때문이다. 책 『에고라는 적』은 교만의 위험을 경고하는 책으로 주목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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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고이스트는 개인주의자와 다르다. 개인주의는 자신을 중시하지만 다른 사람 역시 중요하게 생각한다. 반면 에고이스트는 오로지 자신만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다른 사람은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자신만이 최고라고 생각하고, 자신만이 대접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겉으로 보이는 조건에 눈이 멀어 있다.

하지만 권위를 갖는 것과 권위 있는 자리에 있는 것은 같지 않다. 예컨대 어떤 사람이 승진한다고 반드시 그 사람이 일을 잘하는 것은 아니다. 가치 있는 사람이 되는 것도 아니다. 의무, 명예, 조국이란 말은 자칫하면 자만, 권력, 욕심으로 변질될 수 있다. 에고는 인생에서 진정으로 중요한 것을 지우고 그 자리에 중요하지 않은 것을 채운다.

배움의 이유

유명 밴드 메탈리카는 기존 멤버 중 한 명을 내보내고 커크 해밋이란 젊은 기타리스트를 새로 뽑았다. 이미 검증된 인물이었다. 그런데 그는 들어온 후 2년간 조 새트리아니에게 다시 레슨을 받았다. 일정 경지에 오른 사람이 뭐가 부족하다고 또 레슨을 받았을까? 덕분에 그도, 그를 가르친 선생도 한 단계 성장하며 새로운 음악의 지평을 열었다.

이종격투기 개척자이자 여러 체급을 동시에 석권했던 프랭크 샴락은 자기만의 훈련방식을 갖고 있다. 그는 세 종류의 사람과 대련하면서 훈련했다. 자기보다 기량이 나은 사람, 못한 사람, 비슷한 사람이다. 이유는 다음과 같다. “자신에 대한 착각은 스스로를 망가뜨린다. 나는 늘 배우는 학생의 자세를 유지한다. 무술인은 겸손이 몸에 배어 있어야 한다. 배우고자 하는 사람은 누구나 신뢰하는 사람 앞에 고개를 숙여야 한다.”

무언가를 배운다는 것은 에고를 내려놓는 의미를 가진 행위다. ‘나는 부족하다, 난 뭔가를 배워야 한다, 선생이 나보다 뛰어나다’는 점을 인정해야 비로소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에고가 강한 사람은 배우기를 중단한다. 더 이상 배울 게 없다고 생각한다. 배울 자세가 된 학생은 스펀지와 같이 주변에 있는 것은 무엇이든 빨아들이고 자기 것으로 만들고자 한다. 늘 스스로를 돌아보고 동기 부여하고 끊임없이 개선하려고 노력한다. 다음 도전 과제로 넘어갈 수 있도록 역량을 키운다. 이런 학생 내면에 에고가 들어설 자리는 없다.

열정이라는 병

대부분의 사람들이 열정만 있으면 뭐든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저자의 생각은 다르다. 열정적인 사람은 미친놈의 그럴듯한 표현에 지나지 않다. 열정은 가야 할 길을 해치는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UCLA 시절 세 차례나 우승했던 농구 선수 압둘 자바는 당시 존 우든 감독의 훈련 방식을 다음과 같이 표현했다. 감정에 좌우되지 말고 열정에 사로잡히지 말라는 것이다. 우든 감독은 선수들 감정을 고무시키는 열광적인 얘기를 하지 않았다. 쓸데없는 감정은 오히려 짐만 될 뿐이라고 여겼다. 존 우든 감독이 12년 동안 10번 우승할 수 있었던 비결은 열정보다는 시스템을 만들고 선수들로 하여금 그것을 따르게 한 덕분이다. 그 안에는 명확함, 계획적 신중함, 방법론 등을 바탕으로 부단히 노력을 축적한 과정이 있었다.

대부분의 실패는 맹목적 열정에서 비롯된다. 열정에 넘쳤던 나폴레옹은 러시아 침공에 비참하게 패배했다. 실패로 판명된 1인용 전동 스쿠터 ‘세그웨이’의 발명가와 투자자도 열정이 과도했다. 열정보다는 오히려 성공을 위해 거쳐야 할 과정이 중요하다. 예상되는 문제, 장애물, 내가 꼭 해야 할 일 등을 따지는 게 더 중요하다. 열정은 비판적 인지기능을 무디게 만든다. 제자리에서 공회전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무언가 하고 있다는 착각을 일으킨다. 반면 목적은 감정을 휘두르지 않는다. 그 자체로 존재한다.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정교한 계획을 세우고 무엇이 필요한지 따져보는 등 여러 가지를 고려해야 한다. 무엇이 되고 싶다는 열정보다는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무슨 일을 해야 할지를 분명히 해야 한다. 지나친 열정에 사로잡히지 않는 것이 그 출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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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근태

    한근태kthan@assist.ac.kr

    - (현) 한스컨설팅 대표
    - 서울과학종합대학원 겸임 교수
    - 대우자동차 이사 IBS 컨설팅 그룹 상무
    - 한국리더십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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