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를 위한 성격심리학

“나는 할 수 있다” ‘학습된 낙관주의’ 조직에 심어라

175호 (2015년 4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자기계발

 

 

마틴 셀리그만 교수가 만들어낸학습된 낙관주의이론은 심리학 분야에서 예측력과 설명력이 뛰어난 이론 중 하나다.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수영선수 실험에서, 하버드대 성인발달 연구 과정에서 그 위력이 검증됐다. 타고나는낙천적 기질과는 달리 분명 학습 가능한 부분이 있기 때문에 기업에서 활용할 수 있는 부분이 매우 많다. 셀리그만 교수가 개발한 ABCDE 모델에서 ABCDE는 나쁜 일(Adversity), 신념 (Belief), 결과(Consequences), 반박(Disputation), 활력(Energization)에서 영어 단어의 제일 앞 글자를 따온 것이다. 이 모델에 따르면 사람들은 부정적인 사건(A)이 일어나면 자동적으로 부정적인 사고(B)가 나타나고 그 결과로서 부정적인 감정(C)을 경험하게 된다. 비관적인 사람들의 특징은 ABC까지만 진행하고 거기서 멈춰버린다는 점이다. 반면에 낙관적인 사람들은 비관적인 사람과 마찬가지로 ABC를 똑같이 경험할지라도 그 후에 의식적인 노력을 통해 D E 단계를 추가한다. 기업에서는 낙관성 검사를 통해 이미 학습된 낙관주의를 갖고 있는 직원을 적절히 배치하는 한편 ABCDE 모델을 활용해 낙관주의를 조직에 심을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편집자주

심리학은 현재 경영의 거의 모든 분야에서 유용하게 쓰이고 있습니다. 가장 고독하게, 그리고 치열하게 경영현장에서 글로벌 경쟁을 치르고 있는 CEO들은 정작 자신의 마음을 돌아볼 시간적 여유가 없습니다. 임상심리학자이면서 각종 이론심리학에도 정통한 고영건 교수가 CEO 여러분들이 심리학 이론을 통해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도록 ‘CEO를 위한 성격심리학을 연재합니다.

 

 

한국고용정보원이 2012년에 대졸자 18050명을 대상으로 추적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한국의 젊은이들이 대학 졸업 후 첫 직장을 2년 이내에 그만두는 비율은 무려 75.4%에 달한다. 그중 절반에 가까운 47.3% 1년도 채 안 돼서 직장을 그만두는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임시직처럼 일자리가 불안정할수록 첫 직장에서의 이직률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들이 첫 직장에서 이직하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 남녀 모두더 나은 경제적 보수를 얻기 위해라는 답변과일에서의 불만족 때문에라는 답변을 가장 많이 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에 소개하는 메트라이프(MetLife)생명보험사의 사례는 이러한 이직률 문제와 관련해서 중요한 시사점을 준다.

 

메트라이프생명보험사의 낙관성 실험

1982년 메트라이프생명보험의 CEO 크리돈(John J. Creedon)은 펜실베이니아대의 심리학자인 셀리그만(Martin E. P. Seligman) 교수에게 당시 보험업계가 직면하고 있는 난제에 관한 자문을 의뢰했다. 크리돈은 셀리그만 교수에게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들려줬다. “보험 판매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에요. 웬만해서는 이 일을 버텨내기 힘들지요. 매년 저희는 약 5000명의 신규사원을 채용합니다. 6만 명쯤 되는 지원자들 중에서 검사와 면접, 그리고 집중 훈련 등을 거쳐 매우 신중하게 선발하지요. 그래도 이렇게 채용한 인원의 절반 정도가 1년 안에 회사를 떠납니다. 그나마 남아 있는 사원들의 실적도 점점 감소하다가 입사한 지 4년이 지나면 80%가 회사를 그만둡니다. 이직 문제 때문에 회사가 사원 한 명을 채용하는 데 드는 비용도 무려 3만 달러가 넘습니다. 이러한 문제는 저희 회사에만 국한된 것이 아닙니다. 사실상 보험업계 전체가 그렇습니다.”

 

크리돈은 셀리그만 교수에게 왜 보험회사 사원들이 입사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부터 이직을 하는지에 관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가장 훌륭한 영업사원들조차도 하루에 수차례씩 사람들로부터 거절을 받게 됩니다. 사실상 거절하는 사람들이 줄지어서 기다리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죠. 이러한 상황에서는 평범한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의욕이 꺾일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매일 꾸준히 고객들에게 전화를 걸고 그중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거절을 당하더라도 결코 좌절하지 않을 수 있는 사람들만 영업의 세계에서 성공할 수 있습니다.”

 

짧은 만남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셀리그만과 크리돈은 자신의 과거 경험을 바탕으로학습된 낙관주의(learned optimism)’가 보험업계의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해 줄 결정적인 열쇠라는 데 동의했다. 문제는 낙관적인 사람과 비관적인 사람을 어떻게 구분하는가 하는 점이었다. 두 사람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예비 연구에 착수하기로 합의했다.

 

셀리그만은 귀인양식(attribution style)1 의 원리를 바탕으로 제작된 낙관성 척도를 갖고 메트라이프생명보험사의 경력사원들에게 테스트를 실시했다. 그들 중 절반은 실적이 우수한 사원들이었고 나머지 절반은 실적이 저조한 사람들이었다. 그 결과, 낙관성 점수가 높은 집단이 낮은 집단보다 영업 실적이 더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영업사원의 낙관성 수준이 영업 실적과 밀접한 관계가 있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이러한 결과만으로는 낙관성이 영업실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해석하기는 어려웠다. 왜냐하면 영업실적이 좋은 사람들이 주로 낙관적인 성향을 나타내는 것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을 고려해 두 사람은 그 다음 단계로 이동해 낙관성이 실제로 미래의 영업실적을 효과적으로 예측해주는지를 확인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이 프로젝트를 위해 메트라이프생명보험사는 연구비로 약 300만 달러를 투자했다.

 

그들은 메트라이프생명보험사의 신입사원으로 지원한 약 15000명을 대상으로 전통적인 신입사원 선발방식에 더해 추가로 낙관성 테스트를 진행했다. 그들은 지원자들을 두 집단으로 구분했다. 한 집단은 전통적인 선발방식을 통해 입사가 결정된 신입사원들이었다. 또 다른 집단은 전통적인 신입사원 선발방식의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해 선발되지는 못했지만 낙관성 테스트에서는 높은 점수를 나타낸 특수 인력 129명이었다. 보험업계의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메트라이프생명보험은 이 129명을 추가 채용했다. , 이렇게 입사한 일반 사원과 특수 인력은 누가 어느 집단에 속하는지 아무도 모르도록 비밀에 부쳐졌다.

 

 

입사한 첫해에 낙관성 점수가 높은 일반 사원들은 비관적인 일반 사원들에 비해 약 8% 더 우수한 영업실적을 올렸다. 하지만 2년이 지났을 때 그 격차는 더 벌어졌다. 2년이 지났을 때 낙관성 점수가 높은 일반 사원들은 비관적인 일반 사원들에 비해 무려 31%씩이나 더 우수한 영업실적을 나타냈다. 이보다 인상 깊은 것은 오직 낙관성 점수만을 가지고 선발했던 특수 인력의 영업실적이었다. 2년이 지났을 때 특수 인력은 전통적인 방법으로 선발된 일반 사원들에 비해 27% 더 높은 판매실적을 나타냈으며 비관적인 일반 사원들에 비해 57% 더 높은 판매고를 올렸다.

 

 

 

낙관성 테스트

아마도 메트라이프 명보험사의 실험 결과를 읽은 사람이라면 자신의 낙관성 점수를 확인하고 싶어질 것이다. 아래의 문항들은 메트라이프생명보험사에서 활용한 낙관성 검사의 일부이다. 낙관성 검사에 응답하기에 앞서 먼저 아래의 문항에 답을 해보기 바란다.

 

 

 

 

당신은 얼마나 낙관적인 사람입니까?

① 매우 비관적

② 다소 비관적

③ 평균 수준

④ 다소 낙관적

⑤ 매우 낙관적

 

이번에는 충분한 시간적 여유를 가지고 아래의 6문항에 응답하기 바란다. 반드시 아래의 낙관성 검사에 응답한 후 이후에 소개되는 설명에 관해 읽기 바란다. 각 항목에 서술된 상황을 읽고서 스스로 그러한 상황에 놓여 있다고 상상하면서 응답해 보라. 어떤 사람은 아마도 아래의 문제 상황에 실제로 직면한 적이 한번도 없을 수도 있다. 그리고 어떤 사람은 보기의 두 가지 답변 중 어느 것도 마음에 들지 않을 수 있다. 설사 그렇다 하더라도 자신과 조금 더 가까운 보기를 하나 선택하기 바란다. 이때 바람직한 답변을 고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해당 문제 상황에 실제로 직면했을 때 나타내게 될 것 같은 답변을 골라야 한다. 보기 중 어느 하나를 선택하기 어렵더라도 반드시 6문항 모두에 응답하기 바란다.

 

1. 내가 리더로 있는 팀의 프로젝트가 성공리에 끝났을 때

① 내가 리더로서 리더십을 잘 발휘했기 때문이다.

② 팀원들이 모두 이 프로젝트에 시간과 힘을 바쳤기 때문이다.

 

2. 승진을 위한 면접시험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을 때

① 나는 원래 면접에 강하다.

② 면접을 치르는 동안 컨디션이 매우 좋았다

 

3. 직장 상사가 내게 조언을 구했을 때

① 나는 조언을 매우 잘하는 편이야.

② 그 분야에서는 내가 전문가니까.

 

4. 상대방이 내 선물을 마음에 들어 하지 않을 때

① 상대방의 취향이 까다로운 편이다.

② 선물을 고를 때 상대방의 취향을 잘 고려하지 못했다.

 

5. 컨디션이 좋지 않다고 느껴질 때

① 그 주에 특별히 일이 많았기 때문이다.

② 평상시에 늘 쉴 시간이 부족했다.

 

6. 내가 산 주식이 오르지 않을 때

① 내가 주식을 잘못 골랐다.

② 전체적으로 주식 경기가 좋지 않았다.

 

 

나의 낙관성 점수 확인하기

6개의 문항으로 구성된 낙관성 검사를 채점하는 요령은 간단하다. 6개의 문항 모두에 대해서 보기 중 1번을 선택한 문항의 개수를 세는 것이다. 만약 6개의 문항 중 3개의 문항에서 1번 보기를 선택했다면 당신의 낙관성 점수는 3점이 된다. 그 결과를 아래의 해석 기준과 비교해 보기 바란다.

 

 

 

 

 

 

 

해석 기준

1점 이하: 매우 비관적

2: 다소 비관적

3: 평균 수준

4: 다소 낙관적

5점 이상: 매우 낙관적

 

다음으로 낙관성 검사 결과를 앞에서당신은 얼마나 낙관적인 사람입니까?”라는 질문에 제시된 보기 항목과 비교해 보기 바란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두 가지 결과가 불일치하는 경향이 있다. 한 문항짜리 질문에서는 ‘④ 다소 낙관적또는 ‘⑤ 매우 낙관적을 선택하는 반면 실제 검사 결과에서는 다른 결과(①, ②, 또는)를 보이는 식이다.

 

그 이유는 두 가지 질문에 응답할 때 사람들은 서로 다른 기준을 활용하기 때문이다. 흔히 사람들은당신은 얼마나 낙관적인 사람입니까?”라는 질문에 답하는 경우 자신의 모습을 돌이켜본 후에 특별히 비관적이지 않으면 스스로 낙관적인 사람이라고 판단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6문항짜리 낙관성 검사에서는 단순히 비관적이지 않다고 해서 낙관적인 사람이라는 판정이 내려지지 않는다. 낙관성 검사에서 낙관적인 사람이라는 판정이 내려지기 위해서는 낙관적인 사람이 보이는 행동적 특징을 실제로 나타내야 한다.

 

이러한 낙관성 검사에서 수검자가 자신의 실제 모습보다 더 좋은 인상을 주기 위해서 인위적으로 노력하는 것은 그다지 효과적이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한 실험에서 셀리그만 교수는 연구 참여자들에게 면접상황에서 최대한 좋은 인상을 주기 위해 노력하는 형태로 응답을 하라고 요구했다. 특히 참여자의 동기유발을 위해 1등에게는 100달러를 지급하기로 약속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열심히 노력했음에도 불구하고 낙관성 점수를 높이는 데는 성공하지는 못했다. 이러한 결과는 낙관성 검사 결과를 의도적으로 좋은 인상을 주는 방향으로 조작하기는 매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

 

학습된 낙관주의의 기원

긍정심리학(positive psychology)이라는 개념을 제안한 셀리그만은학습된 무력감(learned helplessness)’이라는 현상을 발견함으로써 학계에서 일약 스타로 등극했다. 학습된 무력감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셀리그만은 개들을 세 집단으로 나눴다. 첫 번째 집단의 개들은 간단한 조작을 통해 충분히 회피할 수 있는 형태의 전기 충격을 받았다. 그리고 두 번째 집단의 개들은 그 어떠한 조작으로도 전기 충격을 회피할 수 없었다. 세 번째 집단의 개들은 동일한 실험상자 안에 들어갔지만 전기 충격을 받지 않았다.

 

첫 번째 집단의 개들은 전기 충격이 가해질 때 코로 칸막이 문을 밀쳐 옆방으로 건너감으로써 전기 충격을 피할 수 있었던 반면에 두 번째 집단의 개들은 오로지 첫 번째 집단의 개들이 옆방으로 건너갈 때에만 전기 충격을 피할 수 있었다. 따라서 첫 번째 집단과 두 번째 집단의 개들은 전기 충격을 똑같은 양만큼 받았지만 첫 번째 집단의 개들은 전기 충격에 대한 통제감을 획득할 수 있었던 반면에 두 번째 집단의 개들은 그렇지 못했다.

 

세 집단의 개들에게 이러한 사전 경험을 거치도록 한 다음에 다시 이들을 새로운 실험 상자 안에 들어가도록 했다. 그 실험 상자는 전기 충격이 주어질 때 낮은 칸막이를 뛰어 넘어감으로써 개들이 전기충격을 쉽게 피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었다. 첫 번째 집단과 세 번째 집단의 개들은 전기 충격이 주어질 때 쉽게 탈출하는 방법을 학습할 수 있었다. 하지만 사전 경험을 통해 전기 충격이 피할 수 없는 사건이라는 점을 학습한 두 번째 집단의 개들은 전기 충격이 가해져도 마냥 웅크리기만 한 채 탈출하려는 시도조차 보이지 않았다. 셀리그만은 이러한 실험 결과에 대해 두 번째 개들이 사전 경험에서 무력감을 학습했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셀리그만과 히로토(Donald Hiroto)는 개를 대상으로 한 실험을 통해 얻어진 결과가 실제 인간의 삶에서도 적용될 수 있는지를 살펴봤다. 그들은 피험자들을 세 집단으로 나눴다. 첫 번째 집단은 실험과정에서 귀에 거슬리는 소음을 듣게 됐을 때, 책상 위의 버튼을 누르는 것을 통해 소음을 중단시키는 것이 가능했다. 두 번째 집단은 소음을 듣게 됐을 때, 아무리 버튼을 조작하더라도 결코 소음이 중단되지 않도록 설계했다. 하지만 이들 역시 첫 번째 집단의 피험자들이 버튼 조작을 통해 소음을 중단시킬 경우 자동적으로 소음을 안 들을 수 있었다. 세 번째 집단은 소음을 전혀 듣지 않았다. 그 다음 절차에서 세 집단 모두를 실험실로 데리고 가서 소음이 들려올 때 소음을 중단시키기 위해 버튼을 누르라고 알려줬다. 첫 번째 집단과 세 번째 집단은 소음을 듣자마자 버튼을 누름으로써 소음을 중단시켰다. 하지만 두 번째 집단의 피험자들 중 약 3분의 2 정도가 소음이 들려와도 아무런 조작을 하지 않은 채 무기력한 모습을 나타냈다. 이러한 결과를 통해 셀리그만과 히로토는 학습된 무력감이라는 개념이 개나 쥐에게만 적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인간에게도 마찬가지로 적용 가능한 이론이라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1975년에 셀리그만은 이러한 학술성과에 힘입어 옥스퍼드대에서 초청강의를 하게 됐다. 강연장에는 당대의 석학들이 운집해 있었고 그들 중 대다수는 셀리그만의 학습된 무력감 개념을 높이 평가해 줬다. 하지만 강의가 끝난 뒤에 영국의 임상 심리학자였던 티스데일(John Teasdale)이 그때까지 셀리그만이 간과하고 있었던 중요한 포인트를 지적해 줬다. 그 포인트란 학습된 무기력감 실험조건에 할당된 연구참여자들의 경우, 3분의 2가 무력감을 학습한 반면에 3분의 1은 그렇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결과는 세상에는 문제 상황에서 학습된 무력감에 빠지는 사람들이 있지만 동시에 그 어떠한 상황에서도 좌절하지 않는 낙관적인 사람들도 존재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티스데일은 셀리그만에게 학습된 무력감 이론 그 자체도 중요하지만 학습된 무기력감 실험조건에서도 왜 피험자들의 3분의 2는 무력감을 학습한 반면에 3분의 1은 좌절하지 않았는지를 설명하는 것도 이론적으로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일깨워줬다.

 

이 일을 계기로 셀리그만은 연구 방향을 수정하게 된다. 그는 티스데일을 만난 이후로학습된 무력감의 이론가로 남는 대신학습된 낙관주의이론가가 되기로 결심하였다.

 

 

진정으로

일이 잘 풀릴 것이라고 믿기 위해서는

합리적인 근거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타당한 근거도 없는 상태에서

그저잘될 거야라는 말을 남발하는 것은

‘낙관성’이 아니라 현실의 고통 때문에

환상과 공상의 세계로

도피해버리는 것이다.

 

 

 

 

긍정적 환상과 건강한 낙관성의 차이

많은 사람들이 오해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건강한 낙관성은 난관에 부딪혔을 때 무작정일이 잘 풀릴 거야라는 말을 막연하게 되풀이하는 것과는 다르다. 인생에서 단순히 알맹이가 빠진 빈말을 하는 것만으로는 결코 삶을 의미 있게 변화시킬 수 없다. 진정으로 일이 잘 풀릴 것이라고 믿기 위해서는 합리적인 근거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타당한 근거조차 갖지 못한 상태에서 막무가내로잘될 거야라는 말을 남발하는 것은 낙관성에 해당되기보다는 현실의 고통 때문에 환상과 공상의 세계로 도피해버리는 것에 해당된다.

 

한때 전 세계적으로 <시크릿(the secret)> 열풍이 불었던 적이 있다. <시크릿>이라는 서적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게 된 데는 당시 전 세계적인 경제위기 상황도 상당 부분 영향을 줬던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전 세계적으로 신드롬을 일으켰던 그 서적의 결론은 의외로 단순하다. 그것은 바로세상 일 모두가 생각과 믿음대로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시크릿>에 따르면 부와 성공을 이루기 위한 방법은 무척 간단한데 그것은 바로 긍정적인 생각과 간절한 믿음을 갖고 끊임없이 도전하면 된다는 것이다. 세계적인 경제위기 속에서 이러한 <시크릿>의 단순한 메시지는 심리적인 위안을 찾고자 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그렇다면 과연 <시크릿>에 매혹된 사람들은 그 책을 읽기 전보다 부와 명성, 그리고 행복에 한층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었을까? 심리학적인 관점에서 본다면 그에 대한 전망은 결코 밝지 않다.

 

<시크릿>의 주장은 확고한 믿음을 통해 원하는 모든 것을 이룰 수 있다고 주장한다는 점에서긍정적 환상(positive illusion)’의 한 형태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긍정적 환상은 자신과 세상에 대한 비현실적인 낙관주의를 말한다. 사실 긍정적 환상은 어떤 면에서는 적응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같은 기대감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왜냐하면 이러한 긍정적 환상들은 좌절감을 유발할 수 있는 상황에서 자아를 보호해주고 또 주관적인 행복감을 경험하는 데 기여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긍정적 환상은 현실에 대한 왜곡된 지각을 전제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건강한 낙관성과는 구분된다.

 

일반적으로 정신건강을 판별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 중 하나는 현실검증력, 즉 현실을 바라보는 과정에서 왜곡이 존재하는지 여부다. 그런데 긍정적 환상은 사람들이 실패나 불운에 직면했을 때 현실을 부정하고 지나치게 방어적으로 행동하도록 만들 위험성을 지니고 있다. 따라서 만약 <시크릿>처럼 현실을 왜곡하는 형태의 낙관주의가 개인의 행복감을 증진시키기 위한 중심 전략으로 자리 잡게 되면 장기적으로는 적응에 매우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오프라 윈프리(Oprah Winfrey) CNN 래리킹 쇼(Larry King Show)에 출연해 <시크릿>의 주장이 대중들에게 맹목적으로 수용될 경우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음을 경고하기도 했다.

 

심리학적인 관점에서 본다면 긍정적 환상 기제가 나타나기 위해서는 억압적인 방어 과정이 필요하다. 왜냐하면 세상과 자기 자신을 비현실적인 형태의 낙관성을 가지고 바라보기 위해서는 그러한 기대와 일치하지 않는 현실적인 사고 내용 및 사건들에 대해서는 억압이 이뤄져야 하기 때문이다. 신경증적인 기제 중 하나인 억압(repression)은 견디기 힘든 내면의 갈등을 잊어버리는 것을 말한다. 도저히 견뎌낼 수 없다고 느껴지는 것을 잊어버리는 것은 적어도 잊고 지내는 동안만큼은 내면의 고통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도록 해준다. 그런 의미에서 억압도 적응적인 기능을 지니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억압은 날이 개고 나면 간밤에 천장에서 비가 샜다는 사실을 잊어버릴 때와 비슷한 문제를 가지고 있다.

 

긍정적 환상이 개인에게 주는사고상의 마취효과는 실제로 의미 있는 심리적인 효과를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 위선적인 효과만을 나타낸다. 비유적으로 표현하자면 긍정적 환상의 효과는 마치 분식 회계가 실물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과 유사하다고 할 수 있다. 회사가 거짓 장부에 의지해 위기를 모면하는 경우 외견상 그러한 조치가 약효를 나타낸 것처럼 보인다 하더라도 언젠가는 그러한 회계장부가 독소(毒素)의 역할을 하게 될 수밖에 없다.

 

<시크릿>의 주장은 브레이크 장치 없이 비현실적인 기대에 대한 가속 페달만을 강조한다는 점에서 사람들을 긍정적 환상의 함정에 빠트릴 수 있다. 여기에서 긍정적인 환상과 현실적인 낙관성 간의 미묘한 차이에 관해 알아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기본적으로 현실적인 낙관주의에서는 세상일은 마음먹기에 달려 있다는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의 신념을 강조한다. 비록 여기에서일체라는 표현이 명백히 광대하게 펼쳐져 있는 무한한 영역을 지칭하는 말에 해당할지라도 그것이 세상에 존재할 수 있는 모든 일들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세상에는 노력해도 안 되는 일 역시 무한대로 존재하기 때문이다. “노력하면 이룰 수 있는 일이 무한대로 존재한다는 이야기와노력하면 세상 모든 일을 이룰 수 있다는 이야기는 비슷하지만 서로 차원이 다른 주장에 속한다. 전자는 건강한 낙관주의에 속하는 반면에 후자는 <시크릿>의 주장과 같은 비현실적인 낙관성 및 긍정적 환상에 속한다.

 

세상에는 아무리 노력해도 안 되는 일들이 무수히 많다. 사실 <시크릿>의 주장처럼 노력하면 뭐든지 다 이룰 수 있다고 믿는 것은 그 자체가 실패를 두려워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사람들은 보통 무서울 경우에 무섭다고 말한다. 하지만 심리적인 세계에서는 때때로 공포에 떠는 사람이 속으로는 덜덜 떨면서도 겉으로는하나도 안 무섭다고 말할 수도 있다. 하지만 무서워하는 사람이 안 무섭다는 말을 되풀이한다고 해서 공포가 실제로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단지 그들은 극심한 공포감을 남과는 다르게안 무섭다는 말로 표현하는 것일 뿐이다. 이것을 심리학에서는반동형성(reaction formation)’이라고 부른다. 반동형성은 신발에 돌맹이가 들어간 직장 여성이 엘리베이터에서 참고 웃으며 서있어야 할 때처럼 신경증적인 고통을 유발한다.

 

긍정적 환상이 위험한 이유는 그러한 영역에서는 실패가 곧 절망감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시크릿>의 주장에 따르면 사실상 불가능한 일들을 목표로 세운 상태에서도 본인 스스로는 목표를 이룰 수 있다고 믿고서올인을 해야 한다. 그렇기에 긍정적 환상에 빠진 사람들이 사후에 느낄 좌절감은 매우 심각할 수 있다. 왜냐하면 그들은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확신했던 영역에서 실패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반면에 현실적인 낙관주의에서는 실패를 한다 할지라도 그 심리적인 충격은 상대적으로 크지 않을 수 있다. 왜냐하면 실패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서 도전하는 사람은 예상을 통해 미리 실패의 아픔에 대해서도 대비해 두는 일종의이중사고 과정을 나타내기 때문이다.

 

 

 

 

 

낙관성의 심리학

삶에서 낙관성은 매우 중요하다. 이러한 낙관성은 기질적 낙천성과는 다른 것이다. 기질적 낙천성은 기본적으로 타고나는 것이다. 반면에 여기서 말하는 낙관성은 본질적으로 경험을 통해 학습하는 것이다. 셀리그만은 경험적으로 검증된 학습된 낙관성의 효과를 다음과 같이 소개했다.

 

● 낙관적인 정치인이 선거에서 승리한다.

● 낙관적인 스포츠 선수가 경기에서 승리한다.

● 낙관적인 비즈니스맨이 성공한다.

● 낙관적인 사람은 건강하며 장수한다.

● 낙관적인 사람이 다른 사람들에게 더 큰 호감을 준다.

● 낙관적인 사람은 우울증에 빠지지 않는다.

● 회사는 분위기가 낙관적이어야 발전한다.

 

사람들은 누구나 행복하고 낙관적이기를 바라지만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마치 불행해지기를 갈망하는 것처럼 사고하고 행동할 때가 있다. 셀리그만은 낙관성을 세 가지 차원으로 분류했다. 그 세 가지 차원은 지속성(permanence), 확산성(pervasiveness), 개인화(personalization).

 

지속성은 좋은 일 또는 부정적인 사건이 일상생활 속에서 반복해서 일어날 수 있도록 사건을 해석하고 믿으며 또 그러한 판단에 기초해서 행동하는 것을 말한다. 셀리그만에 따르면 부정적인 사건에 대한 지속성 수준이 높은 사람은 스스로 불행해지기를 원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동일한 사건이 삶에서 지속될 수밖에 없는 쪽으로 사고하고 행동하게 된다. 예를 들면, 실수로 중요한 서류를 빠트리고 출근한 경우 부정적인 사건에 대한 지속성 수준이 낮은 사람은오늘은 깜빡했네라는 식으로 말한다. 하지만 지속성 수준이 높은 사람은나는 매일 이래라는 식으로 말한다. 이때 만약 본인 스스로 내뱉은 말이 사실이라면 앞으로도 중요한 서류를 집에 두고 오는 부정적인 사건이 재발될 가능성이 높다. 왜냐하면 스스로나는 매일 그렇다고 생각하는 자신의 습관을 개선을 하기 위한 노력을 덜 기울일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부정적인 사건에 대한 지속성 수준이 높은 사람은 상대적으로 스트레스 상황에서 무기력감을 경험할 가능성이 높다.

 

지속성은 긍정적인 사건에 대해서도 적용될 수 있다. 어떤 모임에서 다른 사람들로부터 매우 좋은 평가를 받은 상황을 예로 들어 보도록 하자. 이때 긍정적인 사건에 대한 지속성 수준이 낮은 사람은그날 따라 유난히 옷매무새가 좋았어라고 말할 수 있다. 반면에 긍정적인 사건에 대한 지속성 수준이 높은 사람은나는 언제나 사람들에게 인기가 있어라는 식으로 말한다. 물론 사람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는 경험은 긍정적인 사건에 대한 지속성 수준이 높은 사람들이 훨씬 더 자주 경험하게 될 것이다.

 

 

확산성은 좋은 일 또는 부정적인 사건에 대해서 그러한 일이 일상생활의 다른 영역들에서도 일반화될 수 있도록 사건을 해석하고 믿으며 또 그러한 판단에 기초해서 행동하는 것을 말한다. 셀리그만에 따르면, 부정적인 사건에 대해서 확산성 수준이 높은 사람은 스스로 불행해지기를 원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그러한 사건이 삶에서 만연될 수밖에 없는 쪽으로 사고하고 행동하게 된다. 예를 들면, 직장 상사와 트러블을 일으킨 경우 부정적인 사건에 대한 확산성 수준이 낮은 사람은나는 김 부장과는 잘 안 맞는 것 같아라는 식으로 말하지만 확산성 수준이 높은 사람은나는 직장 상사와는 관계가 안 좋아라고 말한다. 후자의 경우 만약 본인 스스로 내뱉은 말이 사실이라면 그는 그날 문제가 됐던 직장 상사 이외에도 앞으로 함께 일하는 모든 상사들과도 관계가 안 좋아질 확률이 높다. 왜냐하면 직장 상사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노력을 덜 기울일 것이기 때문이다.

 

확산성 역시 긍정적인 사건에 대해서도 적용될 수 있다. 어떤 프로젝트에서 매우 좋은 성과를 일궈낸 상황을 예로 들어 보겠다. 이때 긍정적인 사건에 대한 확산성 수준이 낮은 사람은나는 역시 기획에 능해라고 말할 수 있다. 반면에 긍정적인 사건에 대한 확산성 수준이 높은 사람은나는 내가 맡은 일은 뭐든지 잘해내라는 식으로 말한다. 물론 업무에서 좋은 성과를 내는 경험은 긍정적인 사건에 대한 확산성 수준이 높은 사람이 훨씬 더 많이 경험하게 될 것이다.

 

개인화는 좋은 일 또는 부정적인 사건에 대해서 자신에게 얼마만큼 책임이 있다고 해석하고 또 믿는가 하는 점을 평가한다. 셀리그만에 따르면, 부정적인 사건에 대해서 개인화 수준이 높은 사람은 스스로 불행해지기를 원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그러한 사건이 자신의 잘못 때문이라고 지각하게 된다. 예를 들면, 친구 결혼식에 늦은 경우 부정적인 사건에 대한 개인화 수준이 낮은 사람은청첩장에 안내가 제대로 안 돼 있어서 그랬어라고 말한다. 하지만 개인화 수준이 높은 사람은나는 길눈이 어두워라고 말한다. 후자의 경우 만약 본인 스스로 내뱉은 말이 사실이라면 그는 앞으로도 모임에 늦는 일이 많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왜냐하면 스스로 길눈이 어둡다고 믿기 때문에 개선을 위한 노력을 더 적게 기울이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개인화 역시 긍정적인 사건에 대해서도 적용될 수 있다. 남편이 퇴근하면서 좋은 선물을 사가지고 온 주부를 예로 들어 보도록 하자. 이때 긍정적인 사건에 대한 개인화 수준이 낮은 사람은오늘 직장에서 좋은 일이 있어나 봐라고 말할 수 있다. 반면에 긍정적인 사건에 대한 개인화 수준이 높은 사람은내가 지난밤에 맛있는 요리를 해줘서 그래라는 식으로 말한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만약 남편이 직장에서 좋은 일이 있었다는 식으로 해석한다면 남편이 또 선물을 사가지고 오기 위해서는 직장에서 좋은 일이 또다시 일어나야 하는 것이지 주부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없게 된다는 것이다. 반면에 만약 주부 스스로 자신이 요리를 잘해줘서 그랬다고 믿는다면 그 다음에도 요리를 잘해줄 경우 선물을 또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셀리그만의 낙관성 이론은 수많은 심리학 이론들 중에서도 대단히 높은 수준의 예측적 타당성을 갖추고 있는 이론 중 하나다. 일반적으로 인간의 행동을 정확하게 예측한다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과제라고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과거에는 많은 심리학적 이론들이 사후 약방문식의 오류를 범하기도 했다. 현재 대부분의 심리학자들이 예측적인 연구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예측적인 타당성이 입증된 이론은 그리 많지 않은 편이다. 하지만 셀리그만의 낙관성 이론은 특별한 지위를 가지고 있다. 셀리그만 이론의 타당성은 다양한 장면에서 검증됐지만 이 글에서는 그중 대표적인 연구 세 가지만 소개하도록 하겠다.

 

 

 

 

대통령 선거와 낙관성

1983년에 셀리그만과 줄로(Harold Zulow)는 낙관성 이론을 미국의 선거에 적용하는 연구에 착수했다. 그들은 약 2년에 걸쳐 낙관성을 평가하는 질적인 평가도구인 케이브(CAVE·Content Analysis of Verbatim Explanation)를 사용해 1900년에서 1984년까지의 대통령 선거 후보자들의 연설문들을 평가했다. 예를 들면, 다음에 소개되는 링컨(Abraham Lincoln)의 연설은 남북전쟁을 눈앞에 둔 상황에서 이뤄진 것으로서 낙관적인 연설의 대표적인 사례다.

 

 

“우리들은 적이 아닙니다. 친구입니다. 우리들은 절대로 적이 아닙니다. 열정 때문에 긴장하게 될 수는 있어도 그것이 우리들의 결속력을 해치지는 못할 것입니다. 신비한 추억의 메아리가 전장에 있는 애국지사들의 무덤에서 빠져나와 모든 사람들의 심금을 울림으로써 우리의 천사 같은 본성을 일깨워 줄 뿐만 아니라 화합의 찬가가 울려 퍼지도록 해줄 것입니다.”

 

 

이러한 방식으로 대통령 후보들의 낙관성을 평가한 결과 총 22차례의 선거에서 케이브에서 낙관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 후보들이 18번 승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승산이 없는 것으로 평가된 선거들에서 예상을 뒤엎고 극적인 승리를 거둔 후보자들은 모두 상대 후보보다 낙관성 점수가 높은 사람들이었다. 또 후보들 간 득표 수 차이는 낙관성 점수가 높은 상관을 나타냈다. 선거 결과를 좌지우지할 수 있는 무수히 많은 변수 중에서 단 하나의 요인인 낙관성을 가지고 선거 결과의 약 82%를 설명할 수 있다는 것은 놀라운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과거의 선거에서 케이브가 높은 적중률을 보이자 셀리그만과 줄로는 미래의 선거에도 적용해보기로 했다.

 

1988 1월에 미국에서는 공화당과 민주당의 대통령 후보 예비 선거가 열렸다. 공화당에서는 로버트 돌(Robert Doll) 의원과 부통령이었던 조지 부시(George Bush)가 유력한 후보였다. 하지만 정치적인 판세에 발 빠르게 움직이는 로비 자금은 로버트 돌 의원 쪽으로 몰려들고 있었다. 그리고 민주당에서는 게리 하트(Gary Hart) 의원이 우위를 점하는 가운데 듀카키스(Michael Dukakis) 주지사를 포함한 나머지 후보들이 각축을 벌이고 있었다. 다만 민주당 후보 중 잭슨(Jesse Jackson) 목사는 흑인 표를 겨냥해서 출마한 것일 뿐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뉴욕타임스>는 각 후보들의 연설문을 여러 날에 걸쳐 게재했다. 셀리그만과 줄로는 공화당과 민주당의 모든 후보들의 연설문들을 케이브로 평가한 뒤에 그 분석 결과를 선거결과가 발표되기 전에 <뉴욕타임스>사로 발송했다.

 

케이브는 선거 결과를 정확하게 예언했다. 민주당 후보들 중에서 낙관성 점수가 으뜸이었던 듀카키스가 대통령 후보로 지명됐다. 낙관성 점수가 우울증 환자 수준이었던 게리 하트는 일반적인 관측과는 달리 참패했다. 잭슨 목사는 다른 후보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낙관성 점수가 높았으며 예비 선거에서 의외로 선전해 세계를 놀라게 했다.

 

공화당에서도 후보들 중 낙관성 점수가 가장 높았던 부시가 일반적인 예상과는 달리 압승을 거뒀다. 가장 유력한 후보자였던 돌 의원은 낙관성 점수가 상대적으로 바닥권이었다. 케이브는 선거 결과를 완벽하게 예측하는 데 성공함으로써 세계적인 명성을 얻게 됐다.

 

셀리그만과 줄로는 대통령 선거에도 도전했다. 예비 선거에서 각각 자신의 소속 정당 내에서 가장 낙관적인 후보들로 평가됐던 부시와 듀카키스는 둘 다 대통령 후보 수락 연설에서 대단히 낙관적인 메시지를 선보였다. 하지만 시간이 점차 지남에 따라 듀카키스의 연설에는 비관의 그림자가 드리워지기 시작했다. 덜 강력한 경쟁 상대와 치른 예비 선거에서는 그럭저럭 감출 수 있었던 듀카키스의 비관적인 태도가 본 선거에서는 꼬리를 드러내고 만 것이다. 특히 듀카키스의 흔들리는 모습은 TV 토론이 시작되면서 더욱 분명해졌다.

 

듀카키스는 대통령 후보 수락 연설에서 정치적 현안들에 관해해낼 수 있다는 표현을 강조했다. 하지만 그는 두 번째 TV 토론에서우리들 중 그 누구도 이 일을 해낼 수 없을 것이며 사실상 이 문제와 관련해서 어떤 일이 일어나게 될지를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는 방법은 존재하지 않습니다라는 말을 했다. 이러한 발언이 시사해주듯이 선거일을 목전에 둔 시점에서는 그는 더 이상 낙관적인 사람이 아니었다. 반면에 부시는 시종일관 낙관적인 태도를 유지했다.

 

1988 10월 말에 셀리그만과 줄로는 케이브를 통해 부시가 9.2% 차이로 듀카키스를 제치고 대통령으로 당선될 것으로 예측했다. 그리고 같은 해 11월에 열린 대통령 선거 결과, 부시는 실제로 듀카키스보다 8.2% 더 많이 득표했다. 이러한 결과는 낙관적인 정치인이 언제나 선거에서 승리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사람들은 낙관적인 지도자를 더 선호하기 때문이다.

 

서울 올림픽 수영경기와 낙관성

버클리(Berkeley)대의 수영선수 맷 비욘디(Matt Biondi) 1988년 서울 올림픽에 출전할 당시에 수영 부문에서 불세출의 세계 챔피언으로 각광받고 있었다. 미국 언론들은 그가 88올림픽 때 수영에서 7개의 금메달을 독식하는 불멸의 대기록을 수립할 것이라는 점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

 

비욘디가 출전했던 첫 번째 경기는 200m 자유형 경기였다. 실망스럽게도 그는 첫 번째 경기에서 3등을 했다. 두 번째 경기는 100m 평영 경기였다. 그는 이때 출발할 당시부터 선두를 고수했지만 결승점을 2m 남긴 상황에서 무명의 선수에게 추월당하고 말았다. 그러자 전 세계 언론들이 들끓기 시작했다. 두 경기에서 은메달과 동메달을 따낸 것은 최악이라고 말할 수는 없는 상황이었지만 주요 언론들은 두 경기의 결과를 수영 황제가 몰락하기 시작한 증거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셀리그만은 주요 언론의 비관적인 전망 기사들을 읽으면서도 비욘디가 곧 슬럼프에서 벗어날 것이라고 굳게 믿었다. 당시에 셀리그만은 미국 올림픽 선수단의 자문 심리학자였기 때문에 모든 선수들의 낙관성 검사 자료를 가지고 있었다. 그 결과에서 비욘디의 낙관성 점수는 최상위 권에 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올림픽에 참여하기 위한 훈련기간 동안 비욘디는 낙관성 검사를 받은 다음에 일련의 심리학 실험에 참여했다. 실험 과정에서 비욘디의 수영코치는 그에게 100야드를 평영으로 수영하도록 지시했다. 첫 번째 시도에서 비욘디의 100야드 수영 기록은 50.2초였다. 이것은 대단히 뛰어난 기록이었지만 비욘디의 코치는 그에게 고의로 거짓 기록을 알려줬다. 그는 비욘디에게 51.7초라는 실망스러운 기록이 나왔다고 알려준 것이다. 비욘디는 그 얘기를 듣고 크게 당황했을 뿐만 아니라 실망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잠시 휴식을 취한 뒤에 코치는 비욘디에게 다시 수영을 해보라고 주문했다. 비욘디는 다시 도전을 했고 이번에는 50.0초만에 결승점을 통과했다. 좌절을 겪은 후에 오히려 기록이 더 향상된 것이었다. 이러한 점은 낙관적인 사람의 전형적인 특성 중 하나다.

 

실제로 비욘디는 서울 올림픽 때 두 번의 좌절을 겪은 후에 치러진 나머지 다섯 경기 모두에서 금메달을 따냈다. 낙관성이 수영 황제를 부활시킨 것이다.

 

하버드 성인 발달 연구와 낙관성

셀리그만과 베일런트(George E. Vaillant)는 하버드대의 머레이센터(Murray Center)에서 수행한 성인 발달 연구의 그랜트 표본(Grant Sample)에 속하는 피험자들을 대상으로 낙관성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를 진행했다.

 

그랜트 표본은 1938년에 하버드대 보건소의 내과의사인 알리 보크(Arlie Bock) 박사와 클라크 히스(Clark Heath) 박사가 수집하기 시작했다. 그들의 연구는 자선사업가 윌리엄 그랜트(William T. Grant)의 후원으로 이뤄졌기 때문에 일명 그랜트 스터디(Grant Study)라고 불린다.

 

인간의 삶에 대한 과학적인 연구로서 그랜트 스터디는 매우 독특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 그것은 세계적인 명문대 학생들 중에서도 가장 우수하다고 생각되는 학생들을 선발한 다음에 그들의 실제 삶에 대한 장기-종단적인 연구를 수행했다는 점이다.

 

하버드 대학생들 중에서도 특히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건강하기 때문에입학 허가를 내준 것이 자랑스러운 학생” 268명을 선발해 대학 졸업 후의 삶을 60년 이상 추적 조사한 결과, 예상대로 연구대상자들은 정계, 법조계, 경제계, 학계, 언론계 등 사회 거의 대부분의 영역에서 발군의 실력을 발휘했다. 하지만 모든 연구 대상자들이 성공적인 삶을 산 것은 아니었다.

 

그랜트 스터디 결과의 중요한 시사점 중 하나는 성공적인 삶의 요소는 20대에 이미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그랜트 스터디에 참여했던 피험자들은 대학생 시절에 이미 지적인 능력, 경제적인 부, 그리고 신체적 건강 등 일반적으로 성공 요인으로 간주되는 특성들을 거의 다 갖추고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연구대상자들 중 약 30%는 명백히 성공적인 삶을 살지만 또 다른 30%는 삶에서 좌절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연구 결과에 기초해서 셀리그만과 베일런트는 인간의 운명을 최종적으로 결정짓는 요인 중 하나가 낙관성일 수 있다고 믿었다.

 

셀리그만은 그랜트 스터디 대상자들의 성인기 이후의 정보들에 관해서는 전혀 알지 못한 상태에서 2차 세계대전 무렵에 그랜트 스터디 대상자들이 썼던 글들을 케이브로 분석했다. 그러한 글들에는 아래에 나와 있는 것처럼 낙관성을 평가할 수 있는 내용들이 담겨 있었다.

 

 

그 배는 제독이 어리석었기 때문에 침몰했다.

나는 그 사람들과 잘 어울릴 수 없었다. 왜냐하면 그들은 내가 하버드 출신이라는 것을 불만스러워 했기 때문이다.

 

 

분석을 마친 뒤에 셀리그만은 베일런트의 연구실로 날아가 연구 대상자들이 평균적으로 25살 때 쓴 글을 통해 낙관성을 평가한 자료와 수십 년이 지난 다음의 적응 상태를 비교해봤다. 그 결과, 케이브에서 비관적인 것으로 평가된 사람들은 중년기 초기부터 질병에 시달리기 시작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또 케이브에서 낙관적인 것으로 평가된 사람들은 노년기에 이르러서도 여전히 25살 때처럼 활동적이고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러한 결과는 건강 문제의 경우에도 단순히 유전적으로 강한 체질을 물려받는 일회적인 사건보다는 살아가면서 꾸준히 낙관적인 태도를 유지하는 지속적인 행동이 더 중요한 영향을 끼친다는 점을 보여준다.

 

 

 

 

낙관적인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을 변별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비관적인 사람을

낙관적인 사람이 되도록

변화시키는 것이

사실은 더 중요한

일일 수 있다.

 

세상에서 가장 낙관적인 사람

탯줄이 목에 감긴 채로 뇌에 산소가 공급되지 않아 뇌성마비로 태어난 릭(Rick Hoyt)이라는 아이가 있었다. 생후 8개월이 됐을 때 의사는 부모에게 릭은 혼자서는 걸을 수도, 앉을 수도, 말조차 할 수 없을 것이기 때문에 특수아를 위한 보호시설로 아이를 보내고 마치 태어나지 않았던 것처럼 잊고 살라는 조언을 해줬다. 의사는 친절하게도 같은 조건에 처한 대부분의 부모들은 그렇게 한다고 귀띔해주기까지 했다. 아마도 이 정도면 삶에서 충분히 비극적인 사건이 일어났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릭이 행복해질 수 있을까? 릭이 행복해지는 것은 가능하기나 한 일일까?

 

1977 15살이 되던 해에 릭은 컴퓨터 의사소통장치를 이용해 아버지에게 부상당한 운동선수 치료비 마련을 위한 8㎞ 자선달리기 대회에 출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37살의 평범한 아저씨였던 아버지 딕(Dick Hoyt)은 그전까지 달리기 연습조차 해본 적 없었지만 릭을 위해 휠체어를 개조한 후 함께 달리기로 결심했다. 딕이 그러한 결심을 하게 된 이유는 릭이 변화를 원하고 있는 것이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놀랍게도 부자는 달리기대회에서 완주했을 뿐만 아니라 제일 마지막으로 결승선을 통과하지도 않았다. 그들보다 더 늦게 들어온 선수가 있었던 것이다.

 

달리기 대회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릭은 컴퓨터를 통해처음으로 몸에서 장애가 사라지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비록 릭은 휠체어에 앉은 상태였을지라도 마음속으로는 아버지와 함께했다. , ‘마음속 달리기를 한 것이다. 쥐 실험 내용을 떠올려보라. 찰나의 순간일지라도 비극적인 사건에서 온전하게 벗어날 수 있기만 하면 비극적인 사건 때문에 삶이 망가지지 않을 수 있다!

 

이후에 이들은 호이트 부자가 함께 달린다는 의미에서 팀호이트(Team Hoyt)라는 이름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들의 도전은 계속됐다. 마라톤에서 철인 3종 경기로, 그리고 6000㎞에 이르는 거리의 미 대륙횡단으로. 철인 경기 때에는 보트에 아들을 태운 상태에서 아버지가 자신의 허리와 보트를 끈으로 연결해 수영했고 자전거는 특별히 제작한 2인승 자전거를 이용했다.

 

처음에 많은 사람들은 이들 부자가 철인 3종 경기에 도전하는 것을 만류했다. 그 이유는 단순했다. 위험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들 부자는 불굴의 의지를 갖고 철인 3종 경기에 도전했다. 팀호이트, 특히 아들 릭이 철인 3종 경기에 매료된 이유는 철인 3종 경기가 탄생하게 된 배경을 보면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현대 철인 3종 경기의 창안자 콜린스(John Collins) 중령은 전체 풀코스를 완주한 사람은철인이라는 칭호를 받게 된다고 선언했다. 뇌성마비로 태어나 혼자서는 걸을 수도, 앉을 수도, 그리고 말조차 할 수 없었던 릭이 아이언맨이 된 것이다.

 

팀호이트는 마라톤 64회 완주, 단축 철인 3종 경기 206, 보스톤마라톤 24회 연속 완주의 대기록을 수립했다. 특히 팀호이트의 마라톤 최고 기록은 2시간4047초로서 이는 정상 성인조차 엄두를 낼 수 없는 대기록이었다.

 

이러한 체험을 하고난 뒤에 릭은 컴퓨터의 도움을 통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나는 무엇이든지 해낼 수 있다.”

 

아마도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은 바로 이 말을 자신 있게 하고 또 그 말을 세상 사람들로부터 객관적으로 공인받을 수 있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말이 중요한 이유는 그 말을 하는 순간부터 살면서 어떤 일이 닥치더라도 불행해지는 것이 불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생각해 보라. 그 말을 자신 있게 하고 또 세상으로부터 자격을 공인받는 사람이 어떻게 불행해지겠는가? 물론 그러한 말은 세상 사람들 중 오직 한 사람만이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릭과 같은 체험을 한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그러한 말을 할 수 있는 자격을 공인받을 수 있다. 그리고 릭의 말에서무엇이든지라는 표현은 자신이 해낼 수 있는 일이 무한대로 많다는 의미지 자신이 세상의 모든 일들을 실제로 다 해낼 수 있다는 의미가 아니라는 사실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릭은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보스톤대에 진학했다. 릭은 무려 9년간의 노력 끝에 1993년에 특수 교육 전공 학위를 받았다. 팀호이트는 1989년부터 호이트재단을 설립해 장애인들이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도록 돕는 일을 하고 있다.

 

 

 

 

학습된 낙관주의 훈련하기

낙관적인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을 변별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비관적인 사람을 낙관적인 사람이 되도록 변화시키는 것이 사실은 더 중요한 일일 수 있다. 다음에 소개하는 셀리그만의 ABCDE 모델은 낙관성을 향상시키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ABCDE 모델에서 ABCDE는 나쁜 일(Adversity), 신념(Belief), 결과(Consequences), 반박(Disputation), 활력(Energization)에서 영어 단어의 제일 앞 글자를 따온 것이다. 이 모델에 따르면 사람들은 부정적인 사건(A)이 일어나면 자동적으로 부정적인 사고(B)가 나타나고 그 결과로서 부정적인 감정(C)을 경험하게 된다. 이런 점에서 나쁜 일이 일어났을 때 그 결과로서 부정적인 감정을 경험하는 것은 인지상정(人之常情)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다.

 

비관적인 사람들의 특징은 ABC까지만 진행하고 거기서 멈춰버린다는 점이다. 반면에 낙관적인 사람들은 비관적인 사람과 마찬가지로 ABC를 똑같이 경험할지라도 그 후에 의식적인 노력을 통해 D E 단계를 추가한다. 어느 영업사원이 실적을 올리는 데 실패하고 난 뒤 경험하는 것을 도식적으로 표현하면 아래의 그림과 같다. 학습된 낙관주의 훈련에서 가장 핵심적인 요소는반박부분이다. 영업사원이 실적을 올리는 데 실패한 후에 부정적인 감정을 경험하는 것은 불가피한 일일 수 있다. 하지만 지속성, 확산성, 개인화의 원리를 이용해 부정적인 신념(B)에 대해 논박할 경우 실적을 올리는 데 실패한 후에도 부정적인 결과(C) 대신 활력(E)을 얻는 것이 가능하다. 이것이 바로 낙관적인 사람들이 세상에 더 효과적으로 적응하는 심리학적인 비결이다.

 

기업 내에서 학습된 낙관주의 원리 활용하기

세상에는 다양한 일들이 있다. 그중에는 뛰어난 현실 감각과 정확성이 요구되는 일들도 있다. 그러한 업무들의 예를 들자면 다음과 같다.

 

▶ 설계 및 안전관리 업무

▶ 재무관리와 회계 업무

▶ 법률

▶ 통계

▶ 품질관리 업무

 

이러한 활동 영역에 낙관적인 사람을 배치하는 것은 그다지 효율적인 방식이 아니다. 이러한 영역에는 저돌적인 사람보다는 자기성찰적인 현실주의자가 더 적합할 것이다. 왜냐하면 이러한 업무에서는 다른 어떤 특성들보다도 정확성이 더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반면에 해당 업무가 커다란 끈기와 추진력을 필요로 하는 동시에 좌절에 대한 인내심을 요구하는 경우, 비관적인 사람들보다는 낙관적인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더 좋은 성과를 나타낼 수 있다. 그러한 업무들의 예를 들자면 다음과 같다.

 

▶ 판매

▶ 중개

▶ 홍보

▶ 자금조달

▶ 경쟁이 심한 업무

▶ 스트레스가 심한 업무

▶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업무

 

이러한 활동 영역에 비관적이거나 현실감각이 뛰어난 사람을 배치하는 것은 그다지 효율적인 방식이 아니다. 이러한 업무에서는 정확성보다는 심리적 회복력이 더 중요하기 때문에 자기성찰적인 현실주의자보다는 낙관적인 사람이 더 적합하다.

 

만약 이러한 업무를 담당할 신입사원을 선발한다면 학습된 낙관주의의 원리를 지혜롭게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이직률 문제에서 중요한 측면 중 하나는 실제로는 본인이 잘 견뎌내기 힘든 일들에 대해서 처음에는 견뎌낼 수 있다고 착각하고서 일을 시작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메트라이프생명보험사 신입사원들의 경우에도 이들 중 절반은 1년 안에 그만두지만 처음에 이들은 자신이 영업 관련 업무를 잘 견딜 수 있다고 착각했기 때문에 지원했던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낙관성 척도를 통해 판매 업무를 비롯해 높은 수준의 낙관성이 요구되는 업무가 주는 스트레스를 견뎌내지 못할 사람들을 사전에 변별해내 해당 파트에 배치하지 않는다면 그만큼 업무 관련 불만족 때문에 신입사원들이 이직을 하게 되는 빈도를 낮추는 데도 기여할 것이다.

 

 

고영건 고려대 심리학과 교수 elip@korea.ac.kr

필자는 고려대 심리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서울삼성병원 정신과 임상심리레지던트를 지냈고 한국임상심리학회 임상심리전문가와 한국건강심리학회 건강심리전문가 자격을 따기도 했다. 미국 예일대 심리학과에서 박사 후 과정을 했으며 현재 고려대 심리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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