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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를 위한 성격심리학

억만장자의 기행이 이해되지 않는가? CEO의 내면 속 원형과 그림자를 보자

고영건 | 166호 (2014년 12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 자기계발, 인문학

분석심리학은 인간 행동의 상징적 의미를 읽어내는 학문이라고 할 수 있다. 칼 융은 인간의 무의식이개인무의식집단무의식이라는 두 가지 층으로 나뉜다고 봤다. 개인무의식의 대표적인 예가 바로그림자. 집단무의식의 대표적인 예는원형이다. CEO와 관계된 원형의 대표적인 예는 영웅, 창조자, 낭만가, 절약가, 분석가, 수호자 등이다. 이 원형에 그림자가 각기 어떻게 반영되느냐가 한 CEO의 성격과 특성을 결정짓는다. 예를 들어 창조자의 원형인 스티브 잡스는 몰개성의 그림자가 강했다. , ‘몰개성을 혐오하고 본인이 그렇게 보이는 것을 극도로 싫어했다는 것이다. 나는 어떤 사람인지, 어떤 리더인지 칼 융의 분석틀을 통해 살펴보자. 자신의 그림자를 깨닫는 것만으로도 성격과 행동은 바뀔 수 있다. 

 

편집자주

심리학은 현재 경영의 거의 모든 분야에서 유용하게 쓰이고 있습니다. 가장 고독하게, 그리고 치열하게 경영현장에서 글로벌 경쟁을 치르고 있는 CEO들은 정작 자신의 마음을 돌아볼 시간적 여유가 없습니다. 임상심리학자이면서 각종 이론심리학에도 정통한 고영건 교수가 CEO 여러분들이 심리학 이론을 통해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도록 ‘CEO를 위한 성격심리학을 연재합니다.

 

1957 <포천>지는 폴 게티(Jean Paul Getty)를 미국 최초의 억만장자로 선정했다. 게티는 게티오일(Getty Oil)의 창업자로서자신의 돈을 실제로 계산할 수 있는 사람은 진정한 부자가 아니다라고 큰소리 칠 정도로 막대한 부를 축적했다. 폴 게티는 자신의 재산에 광적으로 집착했으며 온갖 기행을 일삼았다.

 

폴 게티의 기행에 관한 유명한 이야기 중 하나는 서턴 플레이스(Sutton Place) 대저택에 관한 일화다. 서턴 플레이스는 영국 런던 인근의 역사적인 유적지인 동시에 호화 택지다. 당시에 그의 서턴 플레이스 저택에는 영국에서 가장 큰 홀이 있었으며 14개의 특실과 더불어 대정원이 있었다. 그는 이러한 대저택에 살면서도 손님들이 장거리 전화를 걸 때 발생할 수 있는 전화 요금을 아끼기 위해서 공중전화를 설치했다. 그 후에 이 공중전화는 그가 저택을 대중들에게 공개했을 때 사람들이 가장 먼저 찾는 최고의 인기 관광 상품이 됐다. (그림 1)

 

폴 게티는 사업상 이뤄지는 거래에서 단 한 푼도 낭비하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예를 들면, 한 거래에서 그는 자신이 235만 달러에 구입했던 한 호텔을 750만 달러에 되팔아 막대한 이득을 얻었다. 이렇게 큰 소득을 올린 거래에서도 그는 전보를 통해 변호사에게 계약서 내용을 알려주고 인증을 받기 위한 전보 비용을 끝까지 고집을 부려 상대방에게 떠넘겼다.

 

폴 게티는 예술품을 수집하는 데도 광적인 집착을 보였다. 그는 자신의 이름을 딴 게티박물관을 설립하고서 막대한 자금을 동원해 세계 각지의 예술품들을 사들였다. 그가 일생 동안 수집했던 예술품의 금전적인 가치는 뉴욕 메트로폴리탄박물관 소장품 가치의 25배가 넘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하지만 폴 게티는 소장품의 예술적 가치보다는 경제적인 가치에 더 집착했기 때문에 막대한 문화유산들을 소장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예술품들이 선사하는 즐거움을 온전하게 누리지는 못했다. 더구나 그가 소망했던 것과는 달리 게티박물관은 그가 공들인 것에 비해서는 세계적 명성을 얻지 못했다. 왜냐하면 그는 예술품을 싸게 사들이는 데만 혈안이 돼 진품 여부가 불확실한 작품들까지도 무분별하게 수집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그의 소장품 중에는 예술적인 가치가 떨어지는 것들이 많았고 결과적으로 예술적인 안목이 형편없다는 세간의 조롱마저 받았다.

 

폴 게티는 놀라운 사업 수완을 갖고 있었으나 비인간적일 정도로 인색하게 행동했기 때문에 가족들로부터 존중받지도, 사랑받지도 못했다. 아마도 폴 게티의 인색함에 관한 유명한 이야기 중 하나는 손자납치 사건에 관한 것일 것이다.

 

 

 

1973년 폴 게티의 손자인 게티 3세가 로마에서 납치됐을 때의 일이다. 처음에 범인들은 폴 게티에게 손자의 몸값으로 1700만 달러를 요구했다. 폴 게티가 납치범들로부터 처음 전화를 받았을 때는 문제아였던 손자가 자신에게서 돈을 빼내기 위해 자작극을 벌인 것으로 오해했다. 폴 게티는 자신의 아들이 간청함에도 불구하고 단호하게 몸값 지불을 거절했다. 사건이 일어난 지 넉 달이 지났을 무렵, 초조해진 납치범들은 몸값을 지불하지 않으면 손자의 신체를 절단내버리겠다는 협박과 함께 손자의 귀를 잘라서 발송했다. 손자의 신체에 실제로 위해가 가해졌음에도 불구하고 폴 게티는 몸값을 100만 달러로 낮춘 다음에야 자신의 손자를 데려오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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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영건

    고영건elip@korea.ac.kr

    고려대 심리학부 교수

    필자는 고려대 심리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서울삼성병원 정신과 임상심리 레지던트를 지냈고 한국임상심리학회 임상심리 전문가와 한국건강심리학회 건강심리 전문가 자격을 취득했다. 미국 예일대 심리학과에서 박사 후 과정을 마쳤다. 한국임상심리학회장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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