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siness Manners
편집자주
과학화된 최신 경영기법과 최첨단 IT 솔루션을 바탕으로 비즈니스가 이뤄지는 지금 시대에도 결국 거래를 성사시키는 건 ‘사람’입니다. 대한민국의 많은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해 활약하고 있는 요즘에는 각국과 지역의 문화와 관습을 이해하고 그에 걸맞은 매너와 에티켓을 지켜야 비즈니스에서도 성공할 수 있습니다. 고객 서비스와 커뮤니케이션, 그리고 비즈니스 매너를 연구하고 강의해 온 박영실 박사가 국가별 비즈니스 매너를 연재합니다.
사례 중국 비즈니스 파트너와 중요한 계약을 추진하던 박 모씨는 최근 황당한 일을 겪었다. 분명 상대와 코가 비뚤어질 때까지 술을 마셨고 이 과정에서 계약조건을 들은 중국 거래처 직원이 분명 ‘좋다’는 말을 했기 때문에 계약의 성사를 의심하지 않았다. 계약서에 사인만 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본사에 관련 내용 보고까지 마친 상태였다. 그러나 분명 계약사항에 대해 ‘좋다’고 말했던 중국 파트너는 ‘나중에 다시 이야기 하자’고 나왔다. 어디서 문제가 꼬인 걸까.
서두르지 않는 중국인의 우회적인 비즈니스문화
‘두고 보자’라는 뜻의 ‘칸칸看看’은 호전될 가능성이 없다는 뜻이다
“한국인은 오늘 협상하면 내일 계약하자고 달려든다. 중국에서는 어떤 화끈한 술자리에서 서로 다 합의한 것처럼 분위기가 형성되더라도 절대 계약은 쉽게 이뤄지지 않는다.”
중국 비즈니스 경험이 많은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한국인들은 어떤 분야에서든, 심지어 중요한 비즈니스 계약을 앞둔 상황에서도 일을 서두르는 경향이 있다. 한국 경제발전의 원동력이었던 ‘빨리빨리’ 습성을 여전히 간직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비즈니스를 하는 한국인들의 성급한 태도를 본 중국인 대다수는 처음에는 이를 매우 당혹스러워한다. 그리고 일부는 이러한 한국인의 조급성을 역이용하기도 한다. ‘협상의 달인’인 이들은 신중하게 생각하고 느긋하게 일을 처리한다. 앉은 자리에서 바로 답을 내놓으려는 우리나라 방식과는 다르다. 이들은 절대로 섣불리 “이번 건에 회사의 사활이 달려 있다”는 식으로 자신의 조급함을 드러내지 않는다. 우회적으로 구사하는 그들의 표현만 봐도 느긋함이 배어나온다. 예를 들어서 “좋다”라는 말인 ‘하오(好)’도 때로는 그저 그 상황 자체가 좋은 것에 불과한 의미일 수 있고 “두고 보자”라는 뜻의 ‘칸칸(看看)’은 두고 봐도 호전될 가능성이 없는 경우에 쓰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나중에 다시 이야기합시다”의 말로 쓰이는 ‘짜이숴(再說)’는 완곡한 거절의 표현인 경우가 많다. 절대로 방심할 수 없는 것이 중국인 파트너와의 비즈니스라는 얘기다.
일이 없을 때 밥을 먹고 일이 생기면 부탁하라
중국인들은 일반적으로 상대가 시간에 쫓길 때는 만만디(느리게), 자신이 유리할 때는 콰이콰이디(빠르게)의 비즈니스법칙을 따른다. 협상교과서에 나오는 당연한 전술이지만 이를 체질적으로 잘한다는 뜻이다. 따라서 서두르기보다는 ‘미리미리’ 만사를 준비해야 한다. 협상 테이블에서 중국 파트너들에게 자신의 조급함을 드러내거나 한국식의 돌발 제안을 꺼내지 말아야 한다. 신중하게 생각하고 느긋하게 결정하는 중국 상인들에게 휘둘리지 않으려면 그들보다 더한 느긋함이 필요하다. “일이 없을 때 밥을 먹고 일이 생기면 부탁한다”라는 중국속담은 즉흥적이지 않고 서두르지 않는 은근한 중국인의 청탁문화를 담고 있다. 즉 평상시에 자주 식사를 하면서 친분을 쌓아 놓아야 부탁할 일이 있을 때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문제는 중국인들은 ‘식사 초대’ 자체가 친구가 되는 걸 의미하기 때문에 식사 자리 한번 마련하는 게 쉽지 않다는 것이다. 그래서 더욱 느긋해야 한다. 식사 초대를 받아 친구가 될 기회를 얻었다고 곧바로 ‘계약’을 들이밀면 안 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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