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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가는 간이역, 자기의 한계 살피는 계기로…

전재영 | 6호 (2008년 4월 Issue 1)
Q 평가의 굴레에서 벗어나려면?
요즘 마음이 초조하고 불안합니다. 회사에 들어서면 숨부터 턱하니 막힐 지경입니다. 당연히 일은 손에 잡히지 않고, 이렇게 가다가는 결국 회사에서 내쳐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마저 듭니다. 재작년까지만해도 회사에서 인정받았던 저는 작년 초에 부임한 상사로 인해 대단히 어려운 상황을 맞았습니다. 올해 초 저는 전혀 예상치 못했던 C라는 고과 점수를 받았습니다. 이전의 상사는 일과 능력을 중요시하는 편이라 말 그대로 일만 잘하면 됐습니다. 그런 면에서 저랑 많이 통했던 것도 같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상사는 일뿐만 아니라 팀워크도 중시하는 편이라 능력보다는 얼마나 상사에게 충성을 다하느냐, 팀 화합을 얼마나 잘 이루냐에 상당한 비중을 두고 있습니다.
 
최고의 성과를 내기 위해 가족, 건강, 개인적 행복까지 희생하면서 오직 모든 것을 일에 쏟아 부은 저로서는 이처럼 낮은 평가를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지금껏 살면서 이렇게 비참한 느낌은 처음 겪어 봅니다. 가족들에게 낮은 고과 점수 때문에 힘들다고 얘기하자니 무능력한 남편이자 아빠로 비춰질까 봐 차마 말도 꺼내지 못하겠습니다. 솔직히 일류 대학 나온데다, 이제껏 남들한테 일 못 한다는 소리를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평가가 좋지 않아 고민하는 저 자신을 스스로도 용납할 수 없습니다. 제게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니까요.
 
남들은 좋은 회사에 다녀 좋겠다고 하지만 정작 요즘 제 자신은 너무 불행하고, 보잘 것없이 느껴집니다. 그렇다고 고과 잘 받아보려고 30대 중반이 넘은 나이에 상사에게 아부하는 것 또한 적성에 맞지 않구요. 어쨌든 지금의 위기는 넘어가야 할텐데 좋은 방법이 없을까요? ( ID: 최고남)
 
A 평가의 다양성 인정해야
그간 당신의 강점을 제대로 봤던 상사를 만났다면 이제는 당신의 단점을 제대로 보는 상사를 만난 셈이군요. 제 답변이 “샘통이다” 라는 투로 들렸나요? 그렇다면 당신은 지금도 양쪽 눈이 아니라 한쪽 눈만 뜨고 있는 겁니다. 지금은 고약하다 싶은 그 상사야말로 당신이 양눈을 모두 뜨도록 만들어 줄 은인일지도 모르지요. 만일 지금의 기회마저 없다면 당신은 영원히 애꾸눈인 상태로 평생을 마감했을지 모르니까요. 당신은 이제껏 사용하지 않았던 한쪽 눈을 떠야하는 상황에 처했기 때문에 괴롭고 힘든 겁니다. 왜 이렇게 괴롭고 힘든지 알아볼까요.
 
최고남 님뿐 아니라 당신 주변의 많은 사람들도 ‘최고’가 되기 위해 애씁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각자의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상대적 만족감을 갖고 자신의 삶을 만들어 갑니다. 당신은 당신이 최선을 다했다는 것 자체보다 그 결과가 최고가 아니라는 현실이 너무도 괴롭고 힘든 겁니다. 이는 자신의 우월성은 인정하지만 타인의 우월성은 인정할 수 없다는 얘기이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타인의 우월성을 인정하기에는 그동안 당신이 자신을 위해 희생한 부분이 너무도 많기 때문이죠.
 

아마 당신은 일류대와 최고 직장에 들어가기 위해, 직장에서는 최고 고과를 받기 위해 수없이 자신을 재촉했을 겁니다. 자신의 삶에서 기쁨과 휴식을 누릴 겨를도 없었겠죠. 그런데 너무도 가혹하리만큼 자신을 담금질하면서 살아온 당신에게 최고를 증명해 줄 성과마저 날아갔으니 얼마나 비참한 노릇입니까. 그렇다고 놀 것 다 놀고, 누릴 것 다 누리면서 ‘최고’가 될 수 있는 방법도 없구요. 물론 힘들어도 이렇게 쉼없이 달려가면 언젠가는 여유롭고 안락한 삶을 누릴 것이라고 기대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때 당신은 누리고 싶은 것을 누리기에는 몸이 늙어 버렸거나, 즐거움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사람들이 이미 떠나고 없을지 모릅니다.
 
그렇다면 최고의 평가를 받지 않아도 어떻게 행복을 느낄 것인가를 연구하는 것이 현명하지 않을까요? 인생의 목표는 최고가 아니라 행복한 결말이어야 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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